1분기 국내 수입량 지난해 대비 2배 이상 증가

 

사진=현대오일뱅크

이란 경제제재 해제 이후 본격적으로 이란산 원유가 시장에 풀리면서 1분기 국내 수입량이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번 박근혜 대통령의 첫 이란 방문을 계기로 이란산 원유 수입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3일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에 따르면, 1분기 이란산 원유(콘덴세이트 포함) 수입 규모는 2285만배럴로 지난해 같은 기간(1002만배럴)보다 128% 급증했다.

 

이란산 원유는 품질이 좋은데다 가격도 중동산보다 저렴해 구매처 다변화 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다. 특히 그간 카타르에 의존해왔던 콘덴세이트(초경질유)가 저렴한 가격에 공급되면서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이 큰 이득을 볼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카타르와 이란, 미국 등이 콘덴세이트를 수출해 오다가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 이후 카타르가 시장을 장악하면서 가격이 급등했다.

 

콘덴세이트는 천연가스 개발과정에서 나오는 액상탄화수소다. 이를 정제하면 원유보다 낮은 가격에 휘발유와 나프타 등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초경질유인 만큼 기존 원유에 비해 수익성 있는 제품들을 다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점이 장점이다.

 

SK인천석유화학은 지난해 1분기 80만배럴 수준이었던 이란산 원유를 올해 1분기에는 10배가 넘는 911만배럴을 수입했다. SK에너지도 같은 기간 517만배럴에서 764만배럴로 48% 가량 늘렸다. 현대오일뱅크의 1분기 이란산 원유 수입량은 610만배럴로 전년 동기(404만배럴) 대비 51%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국내 정유 4사 중에서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는 곳은 SK이노베이션과 현대오일뱅크 뿐이다. GS칼텍스와 에쓰오일의 경우 각각 대주주인 미국 셰브론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람코와의 관계 때문에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지 않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인천석유화학은 1조6000억원을 투자해 콘덴세이트를 기반으로 PX 등 고부가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설비를 이미 구축한 상태다. 이란의 등장으로 콘덴세이트 가격은 떨어진 반면 PX 스프레드가 크게 증가하자 SK인천석유화학은 이란산 콘덴세이트 수입을 대폭 확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오일뱅크도 현재는 원유만을 수입하고 있지만 향후 콘덴세이트 수입을 검토할 계획이다. 현대오일뱅크는 롯데케미칼과 합작법인인 현대케미칼을 출범시키고 현재 대산공장 내에 콘덴세이트 정제공장을 짓고 있다. 공장은 오는 8월께 완공돼 연말에는 상업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한국석유공사 관계자는 “이란산 원유의 경우, 정유사들이 필요에 의해서 수입하기 때문에 석유공사가 향후 전망을 판단하긴 어렵지만 제재가 해제된 만큼 정유사들이 수입량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