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총재 "구조조정 과정에서 필요한 역할 적극 수행할 것"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 사진=뉴스1

한국은행이 발권력을 동원해 중소기업에 대출해준 자금이 20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한은 대출금은 196471억원으로 지난해 말 187296억원보다 9175억원 증가해 20조 선에 육박하고 있다.

 

한은 대출금 규모는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711월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자료에 따르면 한은 대출금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92월에는 15조원대였고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11월에는 13조원이었다.

 

한은은 지금까지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금융중개지원대출 한도를 증액하고 산업은행에도 대출을 해줬다. 금융중개지원대출은 시중은행이 중소기업에 대출을 해줄 수 있도록 한은이 연 0.5~1% 저금리로 자금을 빌려주는 것을 뜻한다.

 

한은은 중소기업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 4월 금융중개지원대출 한도를 15조원에서 20조원으로 늘리고 일부 지원 프로그램 대출 금리도 0.25%포인트 인하했다. 한은은 이달부터 금융중개지원대출 신규 증액분 5조원과 기존 한도 여유분 4조원을 추가로 지원할 계획이어서 대출금 규모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국책은행과 공기업에도 18000억원 규모로 출자했다. 지난해 말 수출입은행에는 11650억원, 주택금융공사에는 6450억원을 출자했다지난해 8월에는 산업은행의 신용보증기금에 대해 500억원 출연을 지원하기 위해 산업은행에 34000억원을 대출하기로 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2"구조조정 과정에서 필요한 역할을 적극 수행할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했지만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한은 발권력 동원이 국민의 경제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기부진으로 유동성이 떨어지는 부문을 지원하는 것은 중앙은행의 역할이지만 유동성을 늘리는데 따른 물가 상승과 화폐가치 하락은 결국 국민 부담으로 전가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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