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부 산하 핀테크포럼 VS. 금융위 산하 될 핀테크산업협회 알력

한국핀테크산업협회는 25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창립총회를 열었다 / 사진=비바리퍼블리카

핀테크 산업관련 민간 이익단체가 두 갈래로 나뉘었다. 25일 한국핀테크산업협회가 창립총회를 가지면서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한국핀테크포럼과 다른 길을 걷게 된 것이다

 

협회는 출범 전부터 포럼과 마찰이 있었다. 이 과정에서 협회가 금융위의 과보호를 받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재 한국핀테크포럼은 박소영 의장 해임 사태로 내부 갈등을 겪고 있다. 포럼 이사회는 지난 2월 박 의장 해임을 결의했다. 박 의장이 예산구조의 안정화, 회비 납부 등 포럼 발전을 위한 책무를 다 하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박 의장은 비상대책본부를 구성해 '의장 해임결의'가 무효임을 주장했다. 박 의장 측은 이사회가 끊임없이 한국핀테크포럼을 한국핀테크산업협회에 합병시키도록 요구했고 이사회에서 이런 주장을 반 강제적으로 달성시키려 했다고 주장했다.

 

한국핀테크포럼이 정상 기능을 하지 못하는 사이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가 이끄는 한국핀테크산업협회가 25일 창립총회를 열고 공식 출범하게 됐다. 협회 이사회에는 한국핀테크포럼에서 이사를 맡았던 황승익 NFC 대표가 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구태언 변호사와 함께 박소영 한국핀테크포럼 의장 해임을 주도했던 인물이다.

 

한국핀테크산업협회는 설립 초기부터 금융위 산하로 둥지를 틀겠다며 미래부 산하인 포럼과 거리를 뒀다. 협회는 아직 금융위원회에 인가신청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얼마 전 김동환 금융위 전자금융과장이 앞으로 협회가 사용할 특정 명칭을 포럼측이 사용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는 말까지 나왔다. ‘한국핀테크산업협회’, ‘한국핀테크협회라는 명칭 선점을 두고 갈등을 빚던 포럼과 협회 사이 교통정리를 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동환 과장은 "특정 명칭을 쓰지 말아달라고 포럼 측에 요구한 적이 없다""동일한 명칭이 아닌 각자 특성에 맞게 이름을 쓰면 인허가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고 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억측으로 갈등을 부추기지 말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금융위에 인가 신청도 하지 않은 한국핀테크산업협회와 미래부 산하 단체인 한국핀테크포럼의 갈등에 금융위 관계자가 개입한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미래부 산하 한국핀테크포럼 이사가 한국핀테크산업협회 이사로 등재되고 금융위까지 개입하면서 미래부와 힘겨루기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한 핀테크 업체 대표는 협회와 포럼을 놓고 당사자뿐만 아니라 정부기관, 회원사간 편 가르기가 진행되고 있다"며 "갈 길이 먼 핀테크 기업들이 금융 규제 혁파를 위해 한 목소리를 내도 부족할 판에 정부 기관까지 끌어들여 업계내 알력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