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마당에는 호텔·광장이, 뒤편에는 환승센터·상업지구 개발 가시화

 

 

현대건설이 지난해 7월 사들인 개포8단지 부지 가치가 상승하면서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아직 잔금 납부도 완료되지 않은 상태지만 매입 이후 대규모 개발 호재가 연이어 가시화되서다. 입찰 당시만 해도 감정가가 11900억원이 넘어 현대건설 컨소시엄 한 곳만 매입 의사를 밝혔던 곳이다. 전문가들은 대규모 재건축 단지 추진 과정에서 인프라 확충까지 맞물리면서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잠재가치는 더욱 높다고 전망한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지분 40.3%)이 자회사 현대엔지니어링(지분 33.3%), GS건설(지분 26.7%)과 함께 매입한 서울 강남구 개포동 영동대로 47 일대 개포 8단지 공무원아파트 부지를 둘러싸고 전후좌우로 대형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먼저 서울시 경제정책과에서는 서울무역전시장(SETEC, 세텍) 복합개발 추진을 위한 구상 용역을 마치고 세부계획 수립을 준비 중이다. 이곳은 현대건설 부지를 기준으로 전면에 위치해 있으며 도보 5분 거리에 지나지 않는다. 개발사업 면적은 91941(27800여 평)으로 현재보다 2배가량 확대된다. 개발 이후에는 현대건설 부지 앞마당에 호텔과 야외공연장광장, 전시컨벤션 등이 조성되는 셈이다.

 

국토교통부는 현대건설 부지 기준 뒤편으로 차로 5분 거리에 있는 수서역 일대를 교통광역부지로 지정하고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 국토부는 수서 역세권을 크게 세 구역으로 나눠 KTX 수서역사는 대중교통 간 환승에 초점을 맞춘 철도·환승센터로 개발하고, 업무상업구역에는 정보기술(IT)·바이오기술(BT) 관련 기업 유치를 목표로 업무용 빌딩과 백화점·쇼핑몰 등을 지을 계획이다. 또한 주거지구에는 2000세대에 달하는 주택이 공급된다. 이를 위해 국토부는 오는 29일 수서역세권 공공주택지구 개발을 위한 전략환경영향평가 공청회를 연다.

 

이같은 계획에 자치구인 강남구청도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지난달에는 수서역세권 복합개발 총괄자를 부구청장으로 격상시키고 도시계획선진화추진반 TF를 확대·운영하는 등 체계적 추진에 힘을 실었다.

 

또한 부지 좌측으로는 13000여 세대 미니신도시급 개포택지지구 릴레이 분양이 진행된다. 지난주 삼성물산의 래미안블레스티지가 첫 주자로 나서 주택시장 경기 침체기 돌입에도 불구 8일만에 완판을 이뤘다. 6월 경에는 현대건설의 개포3단지, 하반기에는 개포시영 내년 상반기에는 개포4단지 재건축 일반분양 일정이 잡혀 있다. 낙후된 주택들이 고가 초고층 아파트로 변신하며 국내 주택시장을 리드하는 것이다.

 

개발 가능성 덕분에 인근 시세도 껑충 뛰었다. 영동대로를 사이에 두고 개포8단지 옆에 있는 개포4단지의 경우 지난해 7월에 비해 15% 이상 집값이 올랐다. 인근 시세만큼은 개포8단지 지가도 가치가 뛰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국감정평가협회 관계자는 개포8단지와 같은 일반 매각평가 부지의 경우 시장가치가 가격산정에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된다관련주변 개발에 대한 개별 이익이 충분히 반영돼 가치가 뛰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연구위원 역시 주변 인프라 확충은 지가상승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특히 세텍 개발이 대치동과 현대건설 해당부지의 접점 지역이 돼 가치가 뛸 것이 기대된다현대건설은 낙찰 부담을 덜어낼 수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부지 인근에 호재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차질없이 계획대로 분양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