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팬들을 이야기의 세계에 끌어들이기

    법의학 팬덤이라는 용어가 있다. 미들버리 대학(Middlebury College) 미디어 연구자인 미텔(Jason Mittell)은 팬들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어디서든 즐길 수 있고 분석할 수 있는 장기적인 관여를 ‘법의학 팬덤’이라는 용어를 이용해 설명했다. 특히 현재 콘텐츠 기획자들은 이러한 법의학 팬덤의 수가 늘어나길 간절히 바란다. 그들은 하나의 콘텐츠를 제작함에 있어, 이야기의 복잡성과 함께 팬들이 함께 적극적으로 파헤칠 수 있는 방식, 즉 적극적인 관여의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콘텐츠의 성공에는 넓게 확산되는

  • 창업의 기술력과 성공의 관계

    대한민국은 명실공히 고부가가치 기술로 먹고 사는 나라다. 반도체, 스마트폰, 자동차, 석유화학, 철강 등 그동안 우리나라를 이만큼 성장하고 먹고 살 걱정을 덜어주게 만든 것들은 모두 기술집약적이고 고용을 많이 창출하며 부가가치가 큰 분야들이다.자연스럽게 우리 사회는 기술강국의 가치 아래 많은 학생들로 하여금 기술력이 얼마만큼 중요한지, 세상을 바꾸는 기술은 무엇이 될지 등에 대해 고민하게 해왔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에게 부족한 기술과 지식이 무엇인지 파악해 경쟁력을 갖추고, 좋은 기업에 입사하거나, 그 기술을 기반으로 창업을 고민하

  • 사라진 극장가 대목

    ‘반일(反日)’ 이란 사회분위기에 편승해 큰 재미를 볼 것으로 기대했던 영화 ‘봉오동 전투’가 큰 빛을 못 봤다. 정치권의 응원, 특히 여당의 단체관람에 힘입어 내심 천만관객까지 노렸던 영화는 ‘엑시트’ ‘분노의 질주: 홉스&쇼’ 등에 밀려 평범한 관객동원에 그쳤다. 원인은 지나친 국수주의·민족주의를 강요하는 이른바 ‘국뽕’ 영화였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영화는 손익분기점(450만명)을 넘기긴 했지만 500만 관객을 모으는데는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봉오동 전투’가 큰 흥행몰이를 할 것이라고 예상한 이유는 우리관객들이 정치적인 소

  • 문화와 문화산업

    얼마 전에 뮤지컬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제작: PL엔터테인먼트, 럭키제인타이틀)을 관람했다. 국내 초연한 이 작품은 ‘창작 초연’ 뮤지컬이라는 불리한 조건에서도 관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으며 이례적으로 흥행에도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객들의 ‘입소문’ 마케팅 덕이었다.이 뮤지컬은 외국 작품에 비해 유명도는 떨어지지만 젊은 연기자들의 열연과 ‘우리 전통의 것과 현대적인 것 간의 조화’ 라는 기획의도를 잘 살려 ‘ 한국적인 정서로 우리만이 만들 수 있는 한국 뮤지컬을 탄생시켰다’는 평을 받았다. 내용은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 게이머와 e스포츠, 팬덤의 삼각관계

    빅히트 엔터테인먼트가 음악-게임사 수퍼브를 인수했다. 수퍼브는 음악 지적재산권(IP) 관련된 게임을 개발하는 회사로, 음악기획사가 게임 서비스와 관련된 영역까지 확장하게 된 것이다. 사실 게이미피케이션을 음악산업에 적용한 경우는 많았다. ‘프로듀스 101’시리즈로 대표되는 서바이벌 음악 오디션프로그램이 그렇다. 그들은 대부분 프로그램 시청자들을 게이머로 위치시키고, 투표를 통해 자신이 선택한 후보자들을 데뷔시키게 만든다. 이러한 물질적 보상 및 정신적 교감은 시청자들로 하여금 아티스트나 셀러브리티의 ‘육성’에 몰입하게 만드는 기재가

  • 일본군 둥닝 요새와 전범 진술로 ‘군 위안소 증거’ 드러나

    제2회 일본군‘위안부’기림의 날인 8월 14일 동북아역사재단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해결을 위한 역사적 과제’ 국제학술회의를 개최했다. 이 회의에서 두 명의 중국 학자가 국내 처음으로 일본군 요새 위안소와 전범이 진술한 일본군‘위안부’ 피해 실태를 발표했다. 왕중런(王宗仁) 헤이룽장(黑龍江)성 둥닝(東寧)요새(要塞)박물관 연구원은, 둥닝 요새 주변에 50여 곳의 군위안소가 설치됐다고 한다. 둥닝 요새는 일본 관동군이 중국 동북지역을 점령하고 소련과 국경지대에 구축한 아시아 최대 군사요새군(群)으로, 1934년 6월 일본군 3개 사

  • ‘국뽕’보단 힐링(healing)이 낫다

    일본의 유니클로, 아사히맥주가 안 팔린다는 소식이다. 불매운동 때문이다. 미국과 무역마찰을 빚은 중국에서도 미국산 불매운동이 일고 있다고 한다. 이같은 국가 간의 경제 대립은 서로에게 이득이 될 것이 없다. 서로가 죽는 치킨게임이다. 특히 교역으로 먹고사는 우리나라로선 빨리 정상을 회복하는 것이 최상이다.이같은 경제 대립 상황과 달리, 문화계는 우호적이진 않지만 적대시하지 않는 분위기다. 얼마 전 막을 내린 제천영화제에서 일부의 반대에도 무릅쓰고 일본 영화가 선을 보였고, 방탄소년단의 최근 일본공연도 성황리 끝났다. 한일간의 경제전

  • 군대에 부는 창업 바람

    근래 들어서 한일관계는 악화일로에 빠지고, 북한은 하루가 멀다 하고 무력시위를 해대는 데다 미국과 중국은 본격적인 환율전쟁을 시작하면서 나라의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이런 시기일수록 한결같고 든든한 국방력 유지는 고래싸움에 등 터지지 않도록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주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대한민국 남자들은 자랑스러운 국방의 의무를 맡고 약 2년간 젊음을 바쳐오고 있다.같은 국방의 의무이지만 2년간의 군생활 경험은 군필자 제각기 다양하다. 누군가는 세월아 네월아 하며 시키는 일만 했을 수도 있고, 누군가는 신문

  • 영화와 경제, 그리고 정치

    최저 임금제, 주 52시간근무제에 한일 경제전쟁, 미중 무역마찰 등 해외 악재가 겹치면서 국내 경제에 먹구름이 잔득이다. 금융시장도 불안해 보인다. 갈수록 경제가 어려워지는 형국은 확실해 보인다. 이러다가 경제적인 재난이나 오지 않을까 걱정하는 국민들도 적지 않다. 이런 나라의 정세와 연관이 있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재난영화 '엑시트'(감독 이상근)가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개봉 첫 주 300만 가까운 관객을 모으며 극장가 성수기중 하나인 여름시즌에서 승기를 잡았다. 손익분기점 350만명 돌파는 물론 500만 명이상이 점쳐진다. 제

  • 세무조사 주요 문제-수입금액 누락

    필자가 국세청에서 십수년 간 세무조사를 해본 경험에 의하면 무엇보다도 수입금액 누락이 세무조사시 가장 빈번하게 발견되는 주요 문제이다. 그렇다면, 사업자들은 수입금액 다시 말하면 매출을 정상적으로 신고하지 않고 일부를 누락하고자 하는 유혹을 왜 갖고 있는 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개인사업자가 수입금액을 누락하면 부가가치세, 소득세를 줄일 수 있다. 반면 법인사업자는 수입금액을 누락하면 부가가치세, 소득세 외에 법인세를 추가로 줄일 수 있다. 예를 들면 100원의 수입금액을 누락한다면 100원의 금액에서 개인사업자는 부가가치세 1

  • 기업지배구조 문제를 새롭게 인식하는 방법

    일반적으로 기업의 지배구조 문제를 접할 때 특정 기업의 문제만으로만 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기업지배구조에는 독특한 면이 있다. 한 기업의 사안이 어느 순간 ‘경제 전체’의 문제가 된다. 반대로, 경제 전체의 문제로 인식하고 나면 한 기업의 일이라도 다시 보이는 경우가 많다. 지배구조와 관련된 사안들은 여러가지 사정과 논리들이 얽혀 있어서 복잡하기 마련인데, 이럴 땐 오히려 ‘기본’에서 봐야 명쾌하다. 똑같은 안건이라도 경영자, 주주, 직원 등 ‘입장’에 따라 전혀 다르게 보이기도 한다. 민감한 기업지배구조 문제일수록 다양한 관

  • 잔여물은 어디까지 확산될 수 있는가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가 인터넷 소설 ‘트와일라잇’의 팬픽이라는 사실을 대부분이 알고 있을 것이다. 트와일라잇 또한 인터넷 소설이었으니 소설에 등장하는 캐릭터를 팬들이 임의적으로 이용해 또 다른 세계관을 구상하고 그 안에서 새로운 이야기들을 만들어나간 셈이라 할 수 있다. 이 두 소설 모두 영화화로 굉장한 인기를 끌었고, 심지어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는 한 영화의 소재가 되기도 했다(영화 ‘북클럽’을 보라). 2019년 8월에 국내 개봉을 예정한 ‘애프터(After)’는 놀랍게도 보이밴드 멤버를 주인공으로 한 팬픽을 영화로

  • ‘천만영화’ 의 경제학

    봉준호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손익분기점은 350만명이니 시쳇말로 초대박을 쳤다. ‘극한직업’(1626만), ‘어벤져스: 엔드게임’(1392만)과 ‘알라딘’(22일 현재 1101만) 에 이어 올해 4번째로 관객 천만명을 동원한 영화가 된 것이다. 무엇보다 한국영화 첫 칸느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이 화제 몰이에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역대 26번째 천만 영화이며, 한국 영화로는 19번째다. 극장 관계자에 따르면 ‘기생충’의 50대 이상 관객 비율은 약 15%로‘어벤져스: 엔드게임’(7.2%)의 두 배다. 중장년층

  • 착하고 용감한 정부, 이제는 ‘넛지’에 대해 생각할 때

    요즘 길을 걷다 보면 각종 신규 서비스들의 런칭 광고들을 많이 볼 수 있다. 그런데 가끔 ‘저건 죽어도 안 쓸 것 같은데···’ 싶은 서비스들이 있다. 사람마다 관심도는 다르겠지만, 꽤 많은 사람들의 외면을 받는 서비스를 기획한 주체는 보통 정부기관들이다. 현 시점에서 떠오르는 가장 대표적인 것은 단연 ‘제로페이’다. 영세 소상공인의 결제 수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등장했지만, 명분만 있고 그다지 편하지도, 빠르지도 않다.제로페이의 별명은 관치(官治)페이다. 정부가 결제 플랫폼 시장을 지배하고자 들어왔다고 보는 시각에서 생긴 별명이

  • 국세청 세무조사의 개요②

    얼마 전 신문기사에서 2018년 국세 세수가 293조원이고 세무조사로 거두어 들인 세수가 전체 세수의 2% 이하라는 통계가 발표됐다. 이 기사를 보고 한 가지 의문이 들 수 있다. 세무조사로 거둬 들이는 세금이 매우 작은데 세무조사는 왜 할까 라는 것이다. 세무조사의 근본적인 목적은 세수 확보가 아니다. 오히려 세무조사로 인해 비슷한 업종에 파급효과를 노려 성실신고를 담보하는 효과가 더 크다. 다시 말하면, 사업자가 성실하게 신고하지 않으면 언제든지 세무조사를 할 수 있다는 경종을 울리는 효과를 말한다.이번에는 조사대상의 선정 절차

  • 게임 산업을 보는 엇갈린 시각

    역시 게임 산업은 콘텐츠 분야 수출 '효자'였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2018 콘텐츠산업 통계조사'에 따르면 2017년도 국내 콘텐츠산업 수출액은 전년 대비 46.7% 증가한 88억1천444만달러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증가율(15.8%)과 비교하면 매우 높은 수치다. 수출액은 게임, 출판, 음악부문 등에서 높은 증가율을 보였고 방송, 광고, 영화 등에서는 감소했다.이 중 게임 산업 수출액은 2001년 1억3,047만달러에 비해 45배 이상 늘어나며 59억2,300만달러로 폭발적인 성장을 보였다. 종사자수 또한 같은 기간 2만3,

  • 흥행과 노이즈 마케팅

    고의적 구설수를 이용해 인지도를 높이는 마케팅 기법이 노이즈 마케팅(noise marketing)이다. 시장에서 제품의 질과 상품성과는 상관없이 여러 이슈를 요란스럽게 화제화해 소비자의 이목을 끌어 판매를 늘리려는 마케팅 기법의 하나다. 부정적이라도 많은 사람들에게 기억되고 입에 오르내려 그 상품에 대해 관심을 높혀 보겠다는 것이다.이럴 경우 해당 상품에 독이 될까, 약이 될까? 단기간에 인지도를 높이고 매출에 긍정적일 수 있으나, 자칫하면 부정적 이미지가 굳어져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을 수 도 있다. 지나친 노이즈 마케팅의 경우 소

  • 국세청 세무조사의 개요①

    벤자민 프랭클린은 사람이 살면서 피할 수 없는 두 가지가 ‘죽음’과 ‘세금’이라고 했다. 대부분의 사람에게 세금은 피하고 싶지만 피하기 어려운 반갑지 않은 손님이다. 세금으로 국가를 운영하는 나라에서는 너무 당연한 이야기다. 그렇다 하더라도 세금을 내기 위해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을 받거나, 세금을 내지 못해 신용불량자가 돼야 한다면 문제다.특히 세무조사 분야는 조사가 나오기 전에 지속적인 관심과 전문가의 조언을 받는 등 준비를 게으르지 않는다면 절세효과가 매우 크고 충분히 대비할 수 있는데도, 대부분 사업자들은 사업하기 바쁜 이유도

  • 디즈니의 전성시대

    개봉 한달 째를 맞은 디즈니 영화 '알라딘'의 뒷심이 무섭다. 지난달 23일 개봉한 영화는 한국영화 '악인전', '기생충'과 같은 디즈니 영화 ‘토이 스토리4’ 까지 차례로 젖히며 흥행 선두를 달리고 있다. 관객동원 800만명을 넘어 1천만 명을 향하고 있다.'알라딘'의 흥행 질주는 쉽사리 끝나지 않을 것 같은데, 흥행의 주된 요인으로 화려한 영상미와 음악을 꼽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관객들의 음악 영화 사랑이 한몫했다. 주제곡 ‘어 홀 뉴 월드’를 비롯해 지니의 등장곡 ‘아라비안 나이트’, 자스민이 부르는 ‘스피치리스’ 등이 인기

  • 크로스오버·국악·트로트, 그리고 콘텐츠 롱 테일 전략

    크리스 앤더슨의 베스트셀러 ‘롱 테일의 법칙 : 다품종 소량생산이 지배하는 미래의 비즈니스(2006)’는 발간된지 13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콘텐츠 기획자에게 많은 부분을 시사한다. 그는 이 책에서 온라인 플랫폼과 유통이 이전보다 다양한 소재와 소수 취향에 훨씬 더 호의적인 맥락에서 작동되고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롱 테일 법칙은 높은 수익률을 최고의 미덕으로 삼는 상업 텍스트와는 다르다. 다양한 방식의 취향을 기반으로, 다양한 인프라를 통해 서로 다른 규모와 서로 다른 속도로 가치를 누적시킨다. 대중에게 광범위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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