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최근 검찰의 ‘KT 일감 몰아주기’ 사건 수사가 한창이다. 검찰은 지난 5월 공정거래법위반(거래상지위남용)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로 KT 본사와 광화문 지사·KT텔레캅 본사·협력업체 및 관계자들의 사무실 등 10여곳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지난 20일엔 이 사건의 핵심 인물인 구현모 전 KT 대표(사장)와 남중수 전 KT 대표(사장), 박종욱 현 KT 대표이사직무대행 겸 경영기획부문장(사장) 등 전현직 경영진에 대해 압수수색을 단행했다.27일엔 남 전 사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시사저널e=최성근 기자] 프랑스의 대표적 사회학자 장 보드리야르는 30여년 전 지구촌에 실시간 생중계된 이라크전쟁을 두고 “전쟁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뚱딴지같은 얘기라고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이 말속엔 깊은 뜻이 담겨있다. 언론에 비쳐진 전쟁 이미지는 실제 전쟁의 참혹함과는 다르다는 점을 그만의 방식으로 표현한 것이다. 실제 걸프전 당시 전쟁 현장에 있었던 주민, 군인들을 제외한 전 세계인들은 ‘전쟁 중계영상’을 보며 이라크 전쟁을 상상하고 각인했다. 보드리야르의 말은 미디어의 한계를 지적하기 위해서였지만, 우리 삶에도 적
[시사저널e=엄민우 기자] 얼마 전 주말 사이 잠실 롯데월드몰을 방문했다가 깜짝 놀랐다. 지하철역부터 인파가 마치 파도처럼 롯데월드몰 건물로 밀려들어왔고 왠만한 식당은 사람이 차서 들어갈 엄두가 나질 않았다. 결국 짧게 있다가 빠져나와 여유롭게 다른 곳에서 식사를 했다. 지인과 주말엔 절대 오지 말자는 다짐을 하며 과거를 회상했다.약 8~9년전 롯데월드몰이 개장했을 당시엔 인파가 지금처럼 많지 않았다. 서울시 주차정책 등 여러 문제가 있었지만 안전 관련 우려가 한몫 했다. 롯데월드타워 건설 당시 잠실 주변에서 싱크홀이 많이 생겼는데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전국경제인연합회에 2016년은 ‘최악의 해’로 기억될 것이다. 같은해 12월에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국회에서 열린 청문회에 재계 총수들이 무더기 출석했고, 이 자리에서 대다수 총수들이 탈퇴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고(故) 구본무 LG 선대 회장이 가장 먼저 탈퇴 의사를 밝혔고 이어 삼성과 현대차, SK 등이 잇따라 전경련을 떠났다. 당시 전경련이 경제계로부터 받던 연간 회비는 500억원 규모였다. 이 중 약 70%가 4대 그룹의 몫이었는데, 탈퇴로 정상적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또한 최순실이
[시사저널e=김태영 기자] 뱅크런 우려까지 불러왔던 새마을금고 사태가 가까스로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새마을금고의 방만한 경영행태를 비롯해 불안정성을 해소하고자 관리·감독 체계를 강화하고 비효율 구조에 대한 전면 개혁을 단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새마을금고 사태는 현재 금융회사의 '뇌관'으로 여겨지는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에서부터 시작됐다. 일부 새마을금고 지점들이 부동산 경기 둔화를 고려하지 않고 무분별하게 대출을 해주면서 비롯됐다. 지난 6월 말 기준 새마을금고 대출 연체율은 6.18%로 상호
[시사저널e=유주엽 기자] 테슬라가 저가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높은 수익을 바탕으로 후발주자들을 따돌리려 하고 있다. 최근엔 한국 시장에도 저가형 모델Y를 선보였다. 향후 4680 배터리 생산이 본격화된다면 가격 경쟁에선 현대자동차가 우위를 점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 동안 현대차의 무기였던 가격 경쟁력이 무뎌지는 셈이다. 문제는 테슬라의 경쟁력이 단지 저렴한 가격에만 그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올해 출시된 모델S 플레드의 최고속도는 322km/h에 이른다. 제로백(정지상태에서 100km/h에 이르는 시간)은 2.1초에 불
[시사저널e=정용석 기자] “회복되어가는 우리 경제에 찬물을 끼얹는 행동이다.”지난 7일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민주노총 파업을 두고 한 말이다. 이 장관은 민주노총 산별 노조가 민주노총 파업에 동참한다면 산업계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국민경제와 일상생활을 볼모로 한 투쟁”이라는 말도 덧붙였다.이 장관은 파업 대신 ‘대화와 타협’을 주문했다. 경제가 어려우니 사측의 이윤 추구 활동을 방해하지 말라는 것이다. 근로조건과 무관한 ‘정치파업’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냈다. ‘반(反)윤석열 투쟁’ 구호를 내걸었다는 게 이유
[시사저널e=주재한 기자] 정부가 쌍용자동차 손해배상 사건(쌍용차 국가 손배)에서 법원의 강제조정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의 파기환송 취지가 명확하고, 파기환송심의 후속 판결도 강제조정안과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합리적인 이의제기인지 의문이 남는다.대한민국은 지난 6일 쌍용차 국가 손배 사건 파기환송심 재판부인 서울고등법원 민사38-2부에 이의신청서를 제출했다. 지난달 23일 전달된 법원의 강제조정안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2주 기간 만기일을 하루 앞두고서다.재판부는 이 사건 쟁점인 경찰 기중기 손상에 대한 책임변제 비율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올해 항공업계는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다.코로나19로 인해 지난 3년간 손가락만 빨던 항공업계가 엔데믹 이후 해외 여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정신없이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공항에는 해외 여행을 가는 사람들로 평일에도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이고 있으며, 7~8월 여름 휴가철 예약은 이미 다 차 만석을 기록하고 있다.유·무급 휴직으로 힘든 나날을 보내야 했던 직원들은 올해에는 역대급 실적으로 인해 성과급까지 기대할 수 있게 됐다.1분기 국내 모든 저비용항공사(LCC)들은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대부분 분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이상준 현대약품 대표는 직업이 다르고 활동 분야와 업무도 다르다. 하지만 보건의료라는 차원에서 묶어보면 최근 일부 아쉬움이 남는 언행이 엿보인다. 우선 윤 대통령은 지난달 4일 저녁 8시 경 임인택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을 직위해제하는 발령을 냈다. 이같은 사실은 다음 날 빠르게 확산됐고 관련 기사는 오후부터 나오기 시작했다.대부분 기사는 최근 보건의료계 현안에 대한 대응과 관련된 경질 가능성을 추측한 바 있다. 이에 기자는 한 달 여 가량 임 실장 직위해제 배경을 수소문하고 취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최근 국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상황을 보면 1997년이 생각난다. 경제 위기를 예고하는 목소리가 심심치 않게 제기되었고 여름부터는 동남아시아에 외환위기가 불어닥쳤다. 하지만 이 같은 위험이 한국에 불어닥칠 가능성에 대해 정부와 언론은 가능성이 낮다고 무시했다. 하지만 결국 1997년 11월 정부는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했다.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 4월말부터 금융업계와 함께 부동산PF 사업정상화 추진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있다. 7월 4일에는 2차 회의가 열렸다.회의 후 배포한 보도자료를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2020년 4월부터 3년 넘게 이어져 온 코로나19 관련 금융지원 조치 중 원금 상환유예가 오는 9월 종료를 앞두고 있다. 그간 원리금 상환을 미뤄온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은 9월 말 이후부터는 정상 상환 계획을 마련해 본격적으로 대출 원금과 이자를 갚아나가야 한다.문제는 자영업자 대출이 불어날 대로 불어난 상황이라는 점이다.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진선미 의원에게 제출한 ‘2022년 이후 분기별 자영업자 취약차주 대출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자영업자 대출은 총 1033조7000억원으로
[시사저널e=김지원 기자]질병관리청이 최근 '제3차(2023~2027)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기본 계획'을 수립했다고 밝혔다. mRNA(메신저리보핵산) 기술을 활용한 고부가가치 백신 개발을 추진하고, 해외 의존도가 높은 필수 예방접종 백신의 국산화를 지원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정부의 mRNA 백신 개발 사업 진행 상황이 궁금했다. 관련 정보를 찾아봤다. 보건복지부 보건의료기술개발과, 질병관리청 감염병백신연구과 등이 유관 부서로 나왔다. 전체 상황을 총괄하는 컨트롤 타워가 존재하는 지에 대한 의문이 생겼다. 제약·바이오 업계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유통업계 전반을 취재하다 느낀 점은 유통, 식음료 부문은 트렌드에 민감하다는 것이다. 트렌드를 알려면 유통 기사를 보면 될 정도다. 일상과 가장 맞닿아있고 유통업계와 관련된 소비자 연령층도 낮기 때문이다.기자의 지인들은 가끔 유통업계가 유행을 선동한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성수동, 압구정로데오 등 소위 말하는 핫한 공간에서 하는 팝업스토어들은 모두 유통업계에서 진행한다. 편의점에서 출시를 앞둔 빵, 맥주 등은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 공간에서 큰 인기를 끈다. 최근에는 방탄소년단(BTS) 데뷔 10주년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800만건.’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지난해 하반기 신고를 받거나 적발한 스팸 문자 발송량이다. 전년 동기(634만4494건) 대비 26%(164만3515건) 늘어난 규모다.이 중 85.9%(685만9133건)는 국내에서 발송됐는데, 사업자별로 보면 통신사 KT가 차지하는 비중은 32.9%(225만6581건)로 가장 높다. 특히 전년 동기(178만4730건) 대비 26.4%(47만1851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면서 KT가 불법 스팸 문자의 ‘온상’으로 전락했단 비판을 받고 있다. 일각에선 최소 건당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서울 동작구 수도방위사령부 부지 공공분양 아파트가 지난 19일부터 사전청약을 시작했다. 한강 조망이 가능하고 더블 역세권 입지임에도 시세보다 5억원 가량 저렴하다는 점이 강조돼 입주자 모집 공고 당시부터 무주택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분양가를 보면 ‘부모 찬스’ 없인 청약에 도전하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추정 분양가는 전용면적 59㎡ 기준 8억7225만원이다. 공공분양 단지 치고는 꽤 높은 가격이다. 이번 사전 청약을 통해 함께 공급하는 남양주 왕숙, 안양 매곡 부지 분양가가 3억~4억원대로
[시사저널e=엄민우 기자] 아시아나항공 비상구 개방 사태가 일어난 지 3주를 넘어서고 있다. 항공 역사상 초유의 사태에 대한 흥분이 가라앉자, 당시 사고 원인과 재발방지 대책에 대해 갖가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당시 보고에 문제가 있었다’, ‘비상구를 여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 ‘제어할 사람이 없었다’ 등등 갑론을박이 넘쳐나는데 이번 사태와 관련한 본질에 대한 이야기는 상대적으로 나오지 않는 것 같다.사실 사태의 본질은 간단하다. ‘사람이 문제’였다. 당시 그 자리에 앉았던 A씨가 이번 사태의 핵심 문제 제공자다. 그가 다른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대우조선해양이 마침내 한화오션으로 간판을 바꿔달았다. 새 주인을 찾기 위해 강산이 두 번이나 바뀌는 시간이 걸린 결과다. 한화오션의 새로운 출발은 조선업계뿐만 아니라, 전 국민의 관심사이기도 하다. 그동안 중장기 전략의 부재로 수주와 실적 모두 저조했던 조선사가, 한화의 품에 안겨 새로운 날갯짓을 할 수 있을지 갈림길 앞에 있어서다.우선 시작은 좋은 편이다. 쌓인 일감에 비해 부족한 인력을 충원하기 위해 대규모 인재 확보에 나선 것이다. 한화에 편입되기 전 대우조선에서는 생산과 설계 분야를 중심으로 인력
[시사저널e=김태영 기자] 지난 7일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이 취임 1주년을 맞았다. 기자간담회나 특별한 일정은 없었지만 같은 날 KDB산업은행 노조는 여의도 본점과 서여의도 일대에서 '산은 이전 반대 투쟁 1주년 기념 전직원 결의대회 및 이전 반대 행진'을 개최했다. 산업은행 노조는 지난해 6월 8일 강석훈 회장 출근 저지 투쟁을 시작으로 본점 부산 이전에 반대하며 1년 째 매일 집회를 이어오고 있다. 이날도 결의대회에 참석한 산업은행 직원 1000여 명은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후문 앞에 집결해 지난 1년간의 투쟁 성과를 되돌
[시사저널e=유주엽 기자] 기아의 선전이 눈에 띈다. 특히 디자인과 관련해 호평이 잇따른다. ‘디자인의 기아’란 말도 익숙하게 들린다. EV9 등 전기차와 관련해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나온다. 최근엔 새로운 BMW, 벤틀리 등에서 근무한 외장 디자인 전문가도 영입했다. 기아의 디자인이 어디까지 발전할지 기대된다. 기아는 현대차가 갖지 못한 특유의 젊고 터프한 느낌이 있다. 어떻게 보면 현대차도 구축하지 못한 나름의 브랜드 정체성을 이미 보유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브랜드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디자인은 중요하다. 다만 디자인이 전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