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수첩] 이차전지 ‘깜깜이’ 투자 언제까지

    [시사저널e=정용석 기자] 청사진을 그려내면 주가가 치솟는 산업군이 있다. 제품을 공개하지 않아도, 연구·개발(R&D)에 돈을 쓰지 않아도, 특허 하나 없어도 “2차전지 분야에 진출하겠다”는 기업의 포부만으로 주가 부양 효과는 충분하다. 신발 깔창 소재·고기 불판을 만들다가 뜬금없이 배터리를 만들겠다는 식이다. 발포제 사업을 하는 금양은 지난 2021년 신규사업으로 배터리 소재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히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작년에는 국내 세 번째로 원통형 배터리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차전지 산업에 뛰어든 지 1년 반만의 일이다

  • [기자수첩] 지영미 질병청장은 ‘尹 대통령 친구 부인’ 잘 활용해라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윤석열 대통령 친구 부인’을 잘 활용해라.” 이 제목은 오해 소지가 있는데 지 청장이 과도한 권력을 행사하라는 의미는 절대 아니다. 지 청장이 최소한 질병청 위상과 힘을 법률에 규정된 수준만큼만 지키며 인사권과 예산권을 제대로 행사하길 바라는 의미에서 하는 말이다. 지 청장은 1962년 서울 출생으로 서울대 의대(80학번)를 졸업하고 런던대학교 의학미생물학 디플로마, 바이러스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전문가다. 박사 취득 후 지난 1997년 질병관리본부에서 과장으로 공직 생활을

  • [기자수첩] “라떼는 말이야”···車업계에 부는 레트로 열풍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사회 전반적으로 레트로(복고) 인기가 높아지면서 자동차 업계에서도 옛 차 복원 작업에 한창이다. 과거 인기 차들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해 내놓는 ‘레트로 카’가 나날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KG모빌리티가 무쏘의 정신적 계승작인 ‘토레스’를 출시하며 강인한 정통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부활을 알렸으며, 현대자동차그룹도 헤리티지(유산)를 담은 다양한 차량을 선보이고 있다.지난해 출시한 신형 그랜저의 경우 1세대 ‘각 그랜저’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형 그랜저가 각 그랜저에서 디자인을

  • [기자수첩] 한국거래소는 삼프로TV 상장을 허가해줄까?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유튜브 채널 ‘삼프로TV’를 운용하는 이브로드캐스팅이 스팩과 합병을 통해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이브로드캐스팅은 지난달 21일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제출했다. 엔에이치기업목적제25호(NH스팩25호)와 합병상장으로 코스닥에 입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브로드캐스팅과 NH스팩25호의 합병비율은 1대 0.0577651다. 합병 후 시가총액은 25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하지만 일각에서는 우려도 적지 않다. 일단 상장에 앞서 이브로드캐스팅이 어떤 성격의 법인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김동환, 이진우, 정영진 3인이

  • [기자수첩] 카드수수료 적격비용 개선안···총선 앞둔 ‘생색내기’ 그치나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카드수수료 적격비용 산정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작년 2월 출범했던 카드수수료 적격비용 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가 오는 3분기 중 카드수수료 적격비용 제도 개선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그러나 카드업계에서는 이번 개선안도 반쪽짜리 대책에 그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카드수수료 원가 산정방식 등 세부 사항을 손보는 것이 아닌 재산정 주기를 기존 3년에서 5년으로 연장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는 탓이다.금융당국은 2012년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 이후 3년마다 적격비용 재산정 작업을 통해 카드수수료 개편방안을 시행해오고

  • [기자수첩] 개미 잡는 테마주와 포모 장세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역사는 반복된다. 주식 시장도 마찬가지다. 단순한 기대감만으로 연결고리가 강하지 않은 종목들이 급등하는 테마주 장세가 펼쳐지면서 손실을 보는 개인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17세기에 벌어졌던 네덜란드의 튤립 투기 역사가 고도화된 현재의 자본시장에서 사실상 되풀이 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 들어 이 같은 모습이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현재진행형인 상온·상압 초전도체 테마가 꼽힌다. 조그마한 연결성만 있다면 주가가 급등했다 급락하는 큰 변동성을 보인다. 테마로 엮인 기업들이 관련성을 부인했

  • [기자수첩] 협의회 출범 활발한 바이오업계에 거는 기대

    [시사저널e=김지원 기자]“전 세계를 내 힘만으로 공략하는 모더나의 방식을 택한다면 우리는 백발백중 실패한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해 11월 개최한 ‘제4차 생명공학육성기본계획’ 수립 공청회에서 나온 말이다. 이날 묵현상 국가신약개발재단 사업단장은 “땅바닥을 파는 것부터 시작해 전 세계 점유까지 나아가는 모델은 현실적으로 어렵고 가능하지도 않다”며 “혼자 다 하려고 하면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남들하고 일을 같이하는 것이야말로 글로벌 시장에 들어가는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제약·바이오 업계는 협업과 오픈

  • [기자수첩] 소주 1000원? 자영업자 시름 깊어간다

    [시사저널e=이숙영 기자] 고물가를 잡기 위한 정부의 고군분투가 이어지는 이번엔 정부가 주류 가격으로 눈을 돌렸다. 음식점과 대형마트 등 소매점에서 소주와 맥주를 공급가보다 저렴하게 팔 수 있는 길을 터줬는데, 이번 정책으로 자영업자들의 부담만 가중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국세청은 지난달 28일 한국주류산업협회 등 주류 관련 단체에 '식당·마트 등 소매업자가 소비자에게 술을 구입가격 이하로 팔 수 있다'는 내용의 안내를 보냈다. 그간 국세청 고시에 따라 주류 소매업자는 주류를 구입가격 이하로 판매할 수 없었다. 경쟁자를 이기기 위

  • [기자수첩] 쏟아지는 ‘임상 중단’···효율성 제고는 선택 아닌 필수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글로벌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자금 여력이 마땅치 않은 바이오텍들이 ‘임상 중단’이란 선택의 기로에 섰다. 재정 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진 기업이 늘어나면서 임상에 들어간 투자금보다 앞으로 쏟아부어야 할 비용이 더 크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지난해 하반기부터 심심치 않게 들려오던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임상 중단 소식은 올해 들어 빈도수가 높아지고 있다. 이들은 상업화 가치가 낮고, 개발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파이프라인을 정리해 연구개발(R&D) 효율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전임상과 1~2상까진 내부 자금

  • [기자수첩] ‘중국표 음식’ 반짝 인기를 예감하며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훠궈(火锅), 마라탕(麻辣烫). 탕후루(糖葫芦)···.’최근 국내에서 MZ세대를 중심으로 중국 대표 길거리 음식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SNS는 물론이고 기자 지인들도 ‘마라’가 적혀있는 것이라면 일단 구매하고 본다. 최근에는 딸기, 포도 등 각종 과일을 꼬치에 꿰어서 먹는 중국 길거리표 디저트 ‘탕후루’가 인기를 끌고 있다.중국 음식은 과정을 보태서 국내 유통업계를 접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식당마다 ‘마라맛’이 새로운 메뉴로 등장하고 있고, 유통업체들도 일제히 ‘마라’를 내세워 신제품 마케팅에

  • [기자수첩] 내부 감시 강조해온 KT···‘이권카르텔’ 감시는 실패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최근 검찰의 ‘KT 일감 몰아주기’ 사건 수사가 한창이다. 검찰은 지난 5월 공정거래법위반(거래상지위남용)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로 KT 본사와 광화문 지사·KT텔레캅 본사·협력업체 및 관계자들의 사무실 등 10여곳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지난 20일엔 이 사건의 핵심 인물인 구현모 전 KT 대표(사장)와 남중수 전 KT 대표(사장), 박종욱 현 KT 대표이사직무대행 겸 경영기획부문장(사장) 등 전현직 경영진에 대해 압수수색을 단행했다.27일엔 남 전 사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 [기자수첩] 서울-양평고속도로 논란은 없다

    [시사저널e=최성근 기자] 프랑스의 대표적 사회학자 장 보드리야르는 30여년 전 지구촌에 실시간 생중계된 이라크전쟁을 두고 “전쟁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뚱딴지같은 얘기라고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이 말속엔 깊은 뜻이 담겨있다. 언론에 비쳐진 전쟁 이미지는 실제 전쟁의 참혹함과는 다르다는 점을 그만의 방식으로 표현한 것이다. 실제 걸프전 당시 전쟁 현장에 있었던 주민, 군인들을 제외한 전 세계인들은 ‘전쟁 중계영상’을 보며 이라크 전쟁을 상상하고 각인했다. 보드리야르의 말은 미디어의 한계를 지적하기 위해서였지만, 우리 삶에도 적

  • [기자수첩] 잠실 롯데월드몰 ‘싱크홀’ 안전 논란, 기억들은 하시나요

    [시사저널e=엄민우 기자] 얼마 전 주말 사이 잠실 롯데월드몰을 방문했다가 깜짝 놀랐다. 지하철역부터 인파가 마치 파도처럼 롯데월드몰 건물로 밀려들어왔고 왠만한 식당은 사람이 차서 들어갈 엄두가 나질 않았다. 결국 짧게 있다가 빠져나와 여유롭게 다른 곳에서 식사를 했다. 지인과 주말엔 절대 오지 말자는 다짐을 하며 과거를 회상했다.약 8~9년전 롯데월드몰이 개장했을 당시엔 인파가 지금처럼 많지 않았다. 서울시 주차정책 등 여러 문제가 있었지만 안전 관련 우려가 한몫 했다. 롯데월드타워 건설 당시 잠실 주변에서 싱크홀이 많이 생겼는데

  • [기자수첩] 4대 그룹에 전경련 복귀 의무는 없다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전국경제인연합회에 2016년은 ‘최악의 해’로 기억될 것이다. 같은해 12월에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국회에서 열린 청문회에 재계 총수들이 무더기 출석했고, 이 자리에서 대다수 총수들이 탈퇴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고(故) 구본무 LG 선대 회장이 가장 먼저 탈퇴 의사를 밝혔고 이어 삼성과 현대차, SK 등이 잇따라 전경련을 떠났다. 당시 전경련이 경제계로부터 받던 연간 회비는 500억원 규모였다. 이 중 약 70%가 4대 그룹의 몫이었는데, 탈퇴로 정상적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또한 최순실이

  • [기자수첩] ‘연체율 보고’ 반년에 딱 한번···방치된 새마을금고 감독체계 이번엔 고쳐질까

    [시사저널e=김태영 기자] 뱅크런 우려까지 불러왔던 새마을금고 사태가 가까스로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새마을금고의 방만한 경영행태를 비롯해 불안정성을 해소하고자 관리·감독 체계를 강화하고 비효율 구조에 대한 전면 개혁을 단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새마을금고 사태는 현재 금융회사의 '뇌관'으로 여겨지는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에서부터 시작됐다. 일부 새마을금고 지점들이 부동산 경기 둔화를 고려하지 않고 무분별하게 대출을 해주면서 비롯됐다. 지난 6월 말 기준 새마을금고 대출 연체율은 6.18%로 상호

  • [기자수첩] 對 테슬라 경쟁력 보인 ‘아이오닉5 N’···강점 강화하고 특색 살려야

    [시사저널e=유주엽 기자] 테슬라가 저가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높은 수익을 바탕으로 후발주자들을 따돌리려 하고 있다. 최근엔 한국 시장에도 저가형 모델Y를 선보였다. 향후 4680 배터리 생산이 본격화된다면 가격 경쟁에선 현대자동차가 우위를 점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 동안 현대차의 무기였던 가격 경쟁력이 무뎌지는 셈이다. 문제는 테슬라의 경쟁력이 단지 저렴한 가격에만 그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올해 출시된 모델S 플레드의 최고속도는 322km/h에 이른다. 제로백(정지상태에서 100km/h에 이르는 시간)은 2.1초에 불

  • [기자수첩] 3시간 파업하면 경제가 무너지나요

    [시사저널e=정용석 기자] “회복되어가는 우리 경제에 찬물을 끼얹는 행동이다.”지난 7일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민주노총 파업을 두고 한 말이다. 이 장관은 민주노총 산별 노조가 민주노총 파업에 동참한다면 산업계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국민경제와 일상생활을 볼모로 한 투쟁”이라는 말도 덧붙였다.이 장관은 파업 대신 ‘대화와 타협’을 주문했다. 경제가 어려우니 사측의 이윤 추구 활동을 방해하지 말라는 것이다. 근로조건과 무관한 ‘정치파업’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냈다. ‘반(反)윤석열 투쟁’ 구호를 내걸었다는 게 이유

  • [기자수첩] ‘쌍용차 손배’ 강제조정에 이의 제기한 정부···시간 끌기 아니길

    [시사저널e=주재한 기자] 정부가 쌍용자동차 손해배상 사건(쌍용차 국가 손배)에서 법원의 강제조정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의 파기환송 취지가 명확하고, 파기환송심의 후속 판결도 강제조정안과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합리적인 이의제기인지 의문이 남는다.대한민국은 지난 6일 쌍용차 국가 손배 사건 파기환송심 재판부인 서울고등법원 민사38-2부에 이의신청서를 제출했다. 지난달 23일 전달된 법원의 강제조정안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2주 기간 만기일을 하루 앞두고서다.재판부는 이 사건 쟁점인 경찰 기중기 손상에 대한 책임변제 비율

  • [기자수첩] 항공업계, 신날수록 조심해야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올해 항공업계는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다.코로나19로 인해 지난 3년간 손가락만 빨던 항공업계가 엔데믹 이후 해외 여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정신없이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공항에는 해외 여행을 가는 사람들로 평일에도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이고 있으며, 7~8월 여름 휴가철 예약은 이미 다 차 만석을 기록하고 있다.유·무급 휴직으로 힘든 나날을 보내야 했던 직원들은 올해에는 역대급 실적으로 인해 성과급까지 기대할 수 있게 됐다.1분기 국내 모든 저비용항공사(LCC)들은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대부분 분

  • [기자수첩] 尹 대통령과 현대약품 대표, 조금만 ‘역지사지’ 해 달라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이상준 현대약품 대표는 직업이 다르고 활동 분야와 업무도 다르다. 하지만 보건의료라는 차원에서 묶어보면 최근 일부 아쉬움이 남는 언행이 엿보인다. 우선 윤 대통령은 지난달 4일 저녁 8시 경 임인택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을 직위해제하는 발령을 냈다. 이같은 사실은 다음 날 빠르게 확산됐고 관련 기사는 오후부터 나오기 시작했다.대부분 기사는 최근 보건의료계 현안에 대한 대응과 관련된 경질 가능성을 추측한 바 있다. 이에 기자는 한 달 여 가량 임 실장 직위해제 배경을 수소문하고 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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