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수첩] 중대재해 기업이 사과에 인색한 이유

    [시사저널e=최성근 기자] 건설노동자 사망에 대해 원청 대기업이 사과하는 첫 사례가 나왔다. 지난 8월 11일 부산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하청노동자 고 강보경씨가 창호보수작업 중 추락사한지 102일 만에 원청사인 DL이앤씨가 공개 사과한 것이다. 지난 20일 마창민 DL이앤씨 대표이사가 고인의 분향소를 방문해 유족에게 고개를 숙였고 다음날엔 DL과 유족측 간 사과 형식과 중대재해 재발방지책, 배상 방안 등을 담은 합의 조인식을 가졌다. DL그룹 사과는 강씨 외에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DL이앤씨 건설현장에서 숨진 다른 하청근로자에

  • [기자수첩] KT·현대 홈쇼핑수수료 갈등 해소, 정부·협의체 역할 중요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유료방송사업자 KT스카이라이프와 홈쇼핑사업자 현대홈쇼핑의 ‘홈쇼핑 송출 수수료’를 둘러싼 힘겨루기가 수개월째 지속하고 있다. 앞서 현대홈쇼핑이 일방적으로 ‘송출 중단(블랙아웃)’을 예고했지만, 정부가 중재에 나서며 두 차례 연기됐다.다만, 현재까지 정부의 중재는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현대홈쇼핑이 정부 주관으로 운영하는 ‘대가검증협의체’가 종료되면 송출 중단을 재검토하겠단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즉, 협의체 운영 중 현대홈쇼핑이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또다시 송출 중단이란 카드를 꺼내겠단 엄

  • [기자수첩] 재건축 시공사 입찰제안서에 공사비 제안 내역을 없앤다면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전국의 정비사업 조합이 너 나 할 것 없이 곤경에 빠졌다. 인건비와 원자잿값 상승을 이유로 시공사들이 애초 제안했던 공사비보다 훨씬 비싼 값을 요구하고 있어서다. 건설사 사정을 들어보면 조합 입장에서도 인상의 근거는 일리 있어 보일지라도 선출직인 이상 조합원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공사비가 늘어나면 조합원 개개인이 내야 하는 추가분담금이 늘어나기 때문에 반박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비상대책위원회라는 이름으로 반기를 드는 조합원이 급증하는 순간 사업은 지연되고 조합장과 집행부는 일자리를 잃게 된다.그런데

  • [기자수첩] 모아타운 속도전···뒤도 돌아봐야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모아타운’ 추진에 열을 올리는 모양새다. 서울시는 지난 19일 속도전에 방점을 둔 모아타운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사업 전 통합심의 기능을 건축·도시계획 분야에서 경관·교통·재해·교육환경 분야까지 확대한다는 내용이다. 앞으로 하나하나 따로 심의받을 필요 없이 한 번에 안건으로 올리는 게 가능해졌다. 이를 통해 사업 기간이 3∼6개월 이상 단축될 전망이다.모아타운은 신·구축 건물이 혼재돼 있어 대규모 재개발이 어려운 10만㎡ 이내 노후 저층 주거지역을 한 그룹으로 묶어 정비사업을 추진하

  • 패러다임의 변화에 따른 대한민국 중장기 주택시장 전망

    [시사저널e=이동현 하나은행 부동산자문센터장] 국내 주택시장의 패러다임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물론 이런 추세는 경제규모의 확대, 인구통계적 추이, 사회문화적 수요패턴의 변화, 도시집중화 현상의 심화 등 다양한 요인에 기인하지만 무엇보다 인구구조의 변화(저출산·고령화 현상) 및 가구분화의 심화(1인 가구 내지 2인 가구의 급증 현상)와 관계 깊다는 것이 시장을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이와 관련, 패러다임의 변화가 주택시장에 미칠 영향들을 하나씩 살펴보고, 아울러 중장기적 관점에서 대한민국 주택시장을 전망해보자.[저출산

  • 국내에서 사업하기 힘든 구조, 산업 공동화를 우려한다

    [시사저널e=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자동차 산업에서 전기차 판매 감소 인한 하이브리드차 인기, 배터리공장 준공 지연 등 현상이 나타나며 미래 모빌리티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수출을 통해 먹거리와 일자리 창출을 지향하는 우리나라에서도 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전쟁 등 주요 지역의 수출 불확실성이 커지고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여기에 러시아 푸틴이나 중국 시진핑 리스크도 커지고 있고 내년 말에 있을 미국 대선에서의 트럼프 재집권 고민 등 심각한 문제가 지속되는 형국이다.국내 여건은 그리 달갑지 않다. 똘똘 뭉쳐도 글로벌 시

  • 팬덤은 경제적으로 환원될 수 있는가?

    [시사저널e=장민지 경남대학교 미디어영상학과 교수] 한국음악산업이 글로벌로 진출하면서 국내 아티스트와 기획사들의 체계적인 시스템뿐만 아니라, 그 저변에 자리잡은 팬덤의 끊임없는 문화적 생산성이 주목받고 있다. 한국의 팬덤문화는 오랫동안 학계의 연구 주제가 되기도 했다.특히 국내 팬덤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유무형의 생산물들은 다시 산업 생태계로 편입되면서 독특한 K-팝 문화를 만들어냈다. 무엇보다 팬덤은 자신이 응원하는 아티스트의 글로벌 확산 가능성에 다양한 방식으로 열정(및 경제적 자본)을 투자하며, 기획사는 그들의 열망을 식지 않게

  • [기자수첩] 전 정부와 다르다는 윤석열 정부, 얼마나 다른가

    [시사저널e=엄민우 기자] 윤석열 정부 출범은 전 정권과 무관하지 않다. 무관하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뗄래야 뗄 수가 없다. 지난해 대선 직후 한국갤럽이 대선투표자 1002명 가운데 윤석열 당시 당선인에게 투표한 423명을 대상으로 윤 후보에게 투표한 가장 큰 이유를 물은 결과 응답자의 39%가 압도적으로 정권교체를 이유로 들었다. 정치성향이 일치해서라는 응답은 7%에 불과했다.실제로 주변에도 태어나서 그때 보수당 처음 찍어봤다는 사람들 많이 봤다. 이유는 제각각이겠지만 사실상 전 정권에 실망한 중도층들이 대안으로 표를 던진 것으로

  • [기자수첩] 차기 금융협회장 과도한 출신 중심주의 지양해야

    [시사저널e=김태영 기자] 연말이 다가오면서 금융업권 협회장 선출을 위한 선임 경쟁이 막을 올렸다. 이달 말 임기가 만료되는 은행연합회장은 연봉이 7억원에 달하는 금융권 최고의 고연봉 직군인데다 과거 회장 중에는 이력을 발판 삼아 정부 고위직으로 옮긴 사례도 있어 매력적인 자리로 꼽힌다. 임기 또한 3년이 보장되기 때문에 민과 관 양쪽의 거물급들이 후보들이 거론되고 있다. 특히 은행연합회는 금융권에 큰 영향력을 끼치는 조직이다. 소속 금융사만 모두 57개사다. 정사원인 금융회사가 23개사, 준사원인 외국은행 국내지점은 34개사다.

  • [기자수첩] 탄소중립 비용, 국민도 부담해야

    [시사저널e=정용석 기자] 전세계적으로 친환경 에너지 산업이 휘청이고 있다. 지난 1일 미국 뉴저지에서 추진되던 풍력발전소 프로젝트 2개가 중단된 데 이어, 미국 뉴스케일 파워가 추진 중이던 소형모듈원자로(SMR) 프로젝트도 전면 무산됐다. 문제는 비용이다. 친환경 에너지 프로젝트의 사업비용이 증가하며 발전 단가가 올랐다. 비싼 전기를 사줄 수요자도 줄었다. 막대한 재정 지원에도 업체들은 "혜택을 더 늘려달라"고 주장한다. 미국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라 신규 원전, 풍력발전 투자비의 30%에 이르는 세액공제와 대출 보증

  • [기자수첩] 재계 압박에 물러선 공정위···총수일가 면피 언제까지

    [시사저널e=주재한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사익편취 행위를 적발해 사업자(법인)을 고발할 때 ‘관여’한 특수관계인도 원칙적으로 고발하도록 하는 고발지침 개정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개정을 앞두고 재계가 거세게 반발하자 한 달도 안 돼 이를 수용한 것이다.총수 중심의 한국식 경영풍토와 부당한 이익 제공을 통한 수익이 결국 특수관계인에게 돌아간다는 점에서 공정위의 후퇴에 아쉬움이 남는다.앞서 공정위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등의 위반행위의 고발에 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지침(고발지침) 개정안을 지난달 19일부터

  • 부동산 틈새상품, 제대로 알고 투자하라

    [시사저널e=이동현 하나은행 부동산자문센터장] 부동산시장 혼조기 때마다 단골메뉴로 등장하는 부동산 틈새상품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신규 분양상가, 주거용 오피스텔, 분양형 호텔, 지역주택조합, 개발용 토지가 그렇다. 이들은 상대적이지만 아파트에 비해 초기투자자금이 적게 들어가고 각종 규제를 덜 받고 있어 투자자들을 현혹하기 십상이다. 부동산 틈새상품들은 거시적으로는 경기불황에 민감하고 금리인상에 취약할 뿐만 아니라, 미시적으로도 환금성에 취약하고 임대의 안정성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하기 전 검증절차와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

  • [기자수첩] 현대차·기아 중고차 진출, 뚜껑 열어보니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드디어 중고차 시장에 진출했다. 현대차가 중고차 시장 진출을 선언한 지 3년 만이다.이에 대해 시장 반응도 엇갈렸다. 현대차와 기아가 중고차 시장에 진입할 경우 기존 중고차 업계 생존권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의견과 반대로 비양심 중고차 딜러 대신 믿고 살 수 있는 현대차가 들어오는게 낫다는 쪽으로 나뉘었다.이 중 현대차의 시장 진출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쪽 의견이 좀 더 많았다. 중고차의 경우 대표적인 레몬마켓으로 불린다. 정보 비대칭과 낮은 신뢰로 인해 저 품질 상품만 거래되는

  • [기자수첩] 아우디 코리아-딜러사, 실적 압박보다 시너지 고민할 때

    [시사저널e=최동훈 기자] “저는 잘 모르겠는데요. 실적 부담은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아요.”며칠 전 수도권, 지방에 각각 위치한 아우디 코리아 딜러사 직원들이 통화로 들려준 얘기다. 지난달 중순 딜러사 10곳 중 8곳이 협의회를 구성한 후, 아우디 코리아의 실적 압박에 반발하며 법무법인의 검토 의견서를 보낸 사실이 알려졌다. 아우디 코리아가 올해 3만대 안팎의 판매 목표를 정해 딜러사에 통보한 후 딜러사 간 출혈경쟁이 너무 심해졌다는 것이다.의견서에는 “아우디 코리아의 과도한 판매목표 설정이 공정거래법상 판매목표 강제 행위, 거래

  • [기자수첩] 삼성전자, 애플에 쫓길 필요 없다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2010년 스마트폰이 보편화된 이래로 삼성전자와 애플은 양강구도 속 치열한 경쟁을 이어왔다. 10여년이 지난 지금은 각 사 브랜드 충성 고객층이 두껍게 굳어져 있어 이 벽을 누가 조금이라도 더 허물 수 있을지, 또 새로운 시장을 누가 먼저 선점하는지가 양사 간 승부처가 된다.2년가량 늦게 출발한 삼성전자가 최초 타이틀을 거머쥔 애플을 넘어선 점은 높게 평가할만하다. 조사 기준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적어도 판매량 기준에서만큼은 삼성전자가 2012년 이후로 작년까지 11년 연속 세계 1위 자리를 수성해왔다.

  • [기자수첩] 복지부 고위직의 인사로비, 능력 아닌 반칙이다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일 잘하는 관료가 인사로비도 잘 한다. 여당과 야당을 구분하지 않고 전방위로 로비하는 관료들을 보면 인사로비도 능력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같은 말은 틀리다고 기자는 판단한다. 인사로비는 능력이 아니라 반칙이라는 것이 기자 생각이다. 일단 인사운동은 정부중앙부처에서 인사권을 가진 장관이나 차관 등을 상대로 운동하는 것을 지칭한다. 고전적 방법으로 문자나 카카오톡 메시지 등 예상할 수 있는 수준이다. 반면 인사로비는 강도가 더 큰 개념으로 볼 수 있다. 부처 외부의 파워 기관에서 근무하는 고위직

  • [기자수첩] 금융당국 공매도 개선 의지, 총선용 이벤트라면 곤란하다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그동안 개인투자자들의 공매도 제도 개선 요구를 묵살해오던 금융당국이 갑자기 공매도와 관련해 달라진 태도를 보이면서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희망과 의심이 교차하고 있다.앞서 지난 27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종합감사에서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 등이 공매도와 관련해 전수조사 및 전격 중단,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하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각각 전수조사와 제도개선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이는 그동안 공매도 확대를 주장하던 금융당국의 태도가 달라진 것으로 시장은 이해하고 있

  • [기자수첩] 가계부채 주범 찾기 급급한 금융당국···정책 일관성부터 돌아봐야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가계부채가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면서 금융당국은 지금의 사태를 만든 ‘주범’을 찾기 급급하다. 금융당국이 생각하는 유력한 용의자는 은행권이다. 주요 은행들이 앞다퉈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내놓으며 가계부채 급증을 부추겼다는 시각이다. 그러나 금융당국의 이러한 추리에는 어딘가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은행들이 내놓은 50년 만기 주담대 이전에 정부에서 내놓은 50년 만기 정책 상품이 있었다. 50년 만기 주담대 상품은 당초 정부가 금리 인상기에 서민들의 내 집 마련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취지로 정책금

  • [기자수첩] 계속되는 횡령, 내부통제만이 능사는 아니다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그야말로 ‘횡령공화국’이다. 잊을 만 하면 횡령 사태가 벌어진다. 오죽했으면 횡령액수에 순위를 매기는 리그테이블까지 만들어지고 있다. 이는 내부통제가 상대적으로 강한 금융투자업계에서도 심심찮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한다.금전 유출입을 시스템으로 철저히 관리하는 금융투자사는 횡령과는 거리가 먼 것으로 여겨져 왔다. 실제 IB(투자은행) 부서가 자금을 집행하기 위해선 팀장이나 부서장뿐만 아니라 재무관리나 자금기획 부서의 승인이 필요하다. 채권이나 주식 운용의 경우 원천적으로 고객의 자금을 이체하지

  • [기자수첩] 넥스트 팬데믹 대비와 정책 연속성

    [시사저널e=김지원 기자]mRNA 백신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등장했다. 개발에 착수한 지 11개월 만에 사 용승인까지 받은 초고속 백신의 등장이었다. 통상 백신 개발에는 10년이 걸리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백신이 이처럼 초고속으로 등장할 수 있었던 데에는 미국 정부의 지원이 있었다.미국 정부는 mRNA 기술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mRNA 뿐만 아니라, 닥쳐올 넥스트 팬데믹을 위한 대응책 마련에도 나섰다. 백악관은 지난 7월 대통령실에 팬데믹 대비 및 대응 정책을 총괄하는 부서를 출범한다고 밝혔다.팬데믹 대비 및 대응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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