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수첩] 미국 항공기서 난동 피우면 2억원, 한국에선 승무원 배 때려도 100만원?

    지난 2월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한국 인천으로 향하던 하와이안 항공 여객기는 이륙한 지 4시간 만에 다시 하와이로 기수를 돌려야 했다. 만취한 한국인 47살 김모씨가 옆자리에 있던 9살 어린이의 어깨에 발을 올리고 승무원들에게 난동을 부리며 안전을 위협했기 때문이다. 그는 귀국하자마자 대기하고 있던 미국 연방수사국(FBI) 요원들에게 끌려갔다. 죄 없는 260여명의 승객들은 그 김씨 때문에 다시 하와이로 돌아와야 했다.몇 달 후 하와이안 호놀룰루 법원은 김씨에 대해 징역 6개월형을 선고했다. 그리고 여객기 회항 비용과 승객들 숙박비

  • [기자수첩] 공무원은 왜 ‘뺑뺑이’를 돌릴까

    취재를 하다 보면 종종 기사가 엎어진다.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은 몇 달을 앙가슴을 앓았는데, 알고 보니 별문제가 아니었다면 기사로 만들어내기가 애매해진다. 그래도 공무원의 무지와 불친절로 마약사건 제보자와 기자만 울었던(?) 사례를 기록해둔다.지난 14일 밤 한 통의 메일을 받았다. 마약 유통 범죄를 신고했는데 포상금이 제대로 지급되지 않은 것 같다는 내용이었다. 과거 기자가 쓴 경찰의 범죄신고 포상금, 검찰의 마약류보상금 관련 기사를 보고 메일을 보낸다고 쓰여 있었다.A씨의 사연은 이렇다. 대구에서 퀵서비스 일을 하는 A씨는 지난

  • ‘천만영화’ 의 경제학

    봉준호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손익분기점은 350만명이니 시쳇말로 초대박을 쳤다. ‘극한직업’(1626만), ‘어벤져스: 엔드게임’(1392만)과 ‘알라딘’(22일 현재 1101만) 에 이어 올해 4번째로 관객 천만명을 동원한 영화가 된 것이다. 무엇보다 한국영화 첫 칸느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이 화제 몰이에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역대 26번째 천만 영화이며, 한국 영화로는 19번째다. 극장 관계자에 따르면 ‘기생충’의 50대 이상 관객 비율은 약 15%로‘어벤져스: 엔드게임’(7.2%)의 두 배다. 중장년층

  • [기자수첩] 기업들이 준비 필요 없다던 AI 면접, ‘아찔’

    취업 전선에서 멀어진 뒤 몇 년 만에 처음 본 면접이었다. 면접관 대신 네모난 모니터 앞에서 나를 소개했다. 그것도 내 얼굴을 마주하면서. 취업준비생 시절 시작 누군가 묻기만 하면 줄줄 나오던 소개가 카메라, 내 얼굴을 비춘 화면 앞에선 자꾸만 멈칫거렸다. 냉철한 인공지능(AI) 면접은 다시 한 번 기회를 주지도 않았다.지난 19일 모의 AI 면접을 접했다. 기사 쓰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싶어 체험을 해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현재 취업 전선에 있지 않기 때문에 긴장할 이유도, 걱정도 없었다. 그럼에도 문장을 매끄럽게 완성시키

  • [기자수첩] 이의경 식약처장에게 아쉬운 점 3가지

    “아무리 그래도 제가 근무하는 조직의 수장인데 좀 좋게 써줘요.” 몇 달 전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모 과장과 오랜만에 통화하던 중 이의경 식약처장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좋은 게 좋은 건데 기자도 좋게 쓰고 싶다. 하지만 정확하게 말하면 좋게 쓰고 싶어도 이 처장은 좋게 쓸 만한 것이 적다. 보면 볼수록 이 처장에게서는 아쉬운 구석만 보이게 된다.우선 지난 1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업무보고에서의 이 처장 발언은 고개를 갸웃하게 한다. 올 상반기 큰 논란을 야기한 코오롱생명과학 인보사 건에 대해 한 여당 의원은 허가 당시 특혜 의혹을

  • 착하고 용감한 정부, 이제는 ‘넛지’에 대해 생각할 때

    요즘 길을 걷다 보면 각종 신규 서비스들의 런칭 광고들을 많이 볼 수 있다. 그런데 가끔 ‘저건 죽어도 안 쓸 것 같은데···’ 싶은 서비스들이 있다. 사람마다 관심도는 다르겠지만, 꽤 많은 사람들의 외면을 받는 서비스를 기획한 주체는 보통 정부기관들이다. 현 시점에서 떠오르는 가장 대표적인 것은 단연 ‘제로페이’다. 영세 소상공인의 결제 수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등장했지만, 명분만 있고 그다지 편하지도, 빠르지도 않다.제로페이의 별명은 관치(官治)페이다. 정부가 결제 플랫폼 시장을 지배하고자 들어왔다고 보는 시각에서 생긴 별명이

  • [기자수첩] 금융당국의 제3인터넷은행 재추진···특혜시비·공정성 논란 잊었나

    금융당국이 제3인터넷전문은행 신규 인가를 오는 10월 재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 5월 제3인터넷전문은행 신규 탄생이 불발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당시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두 개 다 안 되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데 심사 결과를 오전에 듣고 상당히 당혹스러웠다”고 말했다.이번에 추진방안을 개편한 금융당국은 적어도 1곳 이상의 인터넷은행을 출범시키겠노라 마음을 단단히 먹은 것으로 보인다. 독과점 구조로 정체된 금융시장에 인터넷은행이라는 새로운 ‘메기’를 등장 시켜 경쟁과 혁신을 활성화시키겠다는 구상이다.

  • [기자수첩] “포인트 적립제도는 폐지됐습니다”

    자주 쓰는 배달대행앱이 있었다. 업계 1, 2위 기업보다 입점매장이 많아 더 자주 애용한 앱이었다. 적립금도 무려 ‘800원’이나 모았다. 배달을 자주 시켜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배달앱 포인트 적립률은 짜기로 유명하다. 하루는 친구가 배달을 시키면서 내 포인트 800원을 다 소진했다. 그런데 그 뒤로 포인트가 쌓이지를 않았다. 계속 ‘0원 적립’만 뜰 뿐이었다. 배달앱에 전화하니 포인트 적립제도가 폐지됐단다. 쥐도새도 모르게.지난달 배달앱들이 홍역을 겪었다. 특히 배달의민족은 연예인 100만원 쿠폰, 결제 통합 서비스 출시로 인한

  • [기자수첩] 진에어 제재, 어느새 1년이다

    “갑질 경영 논란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진에어에 대해서는 일정기간 신규노선 허가 제한, 신규 항공기 등록 및 부정기편 운항허가 제한 등 제재하기로 결정하였음.”국토교통부가 진에어 제재를 결정하며 발표한 문장이다. 지난해 8월 17일 국토부가 제재를 결정했으니, 한 달 후면 어느덧 제재 기간은 1년을 채우게 된다.이슈가 1년쯤 이어지다 보니 진에어를 게임 팀으로만 알고 있던 기자의 친구들도 ‘조현민’, ‘물컵 갑질’, ‘외국인 등기이사’ 등 제재 관련 주요 키워드를 쏟아내곤 한다.진에어 제재는 광고대행사 직원에게 물컵을 던져 ‘물

  • 국세청 세무조사의 개요②

    얼마 전 신문기사에서 2018년 국세 세수가 293조원이고 세무조사로 거두어 들인 세수가 전체 세수의 2% 이하라는 통계가 발표됐다. 이 기사를 보고 한 가지 의문이 들 수 있다. 세무조사로 거둬 들이는 세금이 매우 작은데 세무조사는 왜 할까 라는 것이다. 세무조사의 근본적인 목적은 세수 확보가 아니다. 오히려 세무조사로 인해 비슷한 업종에 파급효과를 노려 성실신고를 담보하는 효과가 더 크다. 다시 말하면, 사업자가 성실하게 신고하지 않으면 언제든지 세무조사를 할 수 있다는 경종을 울리는 효과를 말한다.이번에는 조사대상의 선정 절차

  • [기자수첩] 法 비웃으며 美서 ‘버티는’ 김준기 전 DB그룹 회장

    연예인이 고개를 숙인다. 그는 과거 물의를 일으켰다. 한동안 자숙의 시간을 갖는 것이 일반적이다. 누구도 시키지 않았으나, 모두가 허하지 않은 자숙의 시간을 스스로 훌훌 털어내고 대중 앞에 선다. 사과의 맺음은 대게 유사하다. 연기(무대)로 보답하겠다는 식이다.보답이라는 말이 과연 적절할까. 적어도 자본주의에 바탕을 둔다면 그의 보답은 궤변이다. 적어도 보답이라 할 정도면, 다른 연예인 누구에게서도 볼 수 없는 매우 우수한 실력을 뽐내야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절대 다수의 연예인들은 또 다른 누군가로 대체가 가능하다. 다른 직군들

  • [기자수첩] 흑당의 배신을 예감하며

    엊그제 홍대 인근을 걷다가 매장 한 곳에 들어갔다. 전신을 태우는 햇빛에도 대기줄이 길게 늘어선 곳이었다. 그곳에서 파는 음료는 좀 특별하대서 별맛인가 먹어봤더니 달기만 하다. 수년간 알아온 그 단 맛. 기자는 유튜브의 문명특급이나 숨듣명, 와썹맨도 제대로 본 적 없는 비(非)밀레니얼한 밀레니얼 세대인데, 그날 먹은 그 음료가 요즘 그렇게 핫하다던 흑당버블티였다. 흑당버블티. 듣기만 들었지 굳이 찾아 먹을 생각은 안하던 밀레니얼 세대에게 흑당버블티가 그렇게 찾아온 것이다. 하지만 앞서 적은대로 예의 그 명성에 감탄하기도 전에 일반

  • 게임 산업을 보는 엇갈린 시각

    역시 게임 산업은 콘텐츠 분야 수출 '효자'였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2018 콘텐츠산업 통계조사'에 따르면 2017년도 국내 콘텐츠산업 수출액은 전년 대비 46.7% 증가한 88억1천444만달러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증가율(15.8%)과 비교하면 매우 높은 수치다. 수출액은 게임, 출판, 음악부문 등에서 높은 증가율을 보였고 방송, 광고, 영화 등에서는 감소했다.이 중 게임 산업 수출액은 2001년 1억3,047만달러에 비해 45배 이상 늘어나며 59억2,300만달러로 폭발적인 성장을 보였다. 종사자수 또한 같은 기간 2만3,

  • [기자수첩] 신규 IP가 보이지 않는 국내 게임시장

    최근 국내 게임업계에는 기존 인기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한 모바일게임 출시 열풍이 불고 있다. 신규 IP 발굴보다 흥행에 성공할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기존 인기 IP에 대한 과도한 의존이 게임산업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현재 구글 플레이스토어 등 앱마켓 매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게임들을 살펴보면, 기존 인기 IP를 활용한 모바일게임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엔씨소프트의 모바일게임 ‘리니지M’의 경우 지난 2017년 출시 이후 2년 동안

  • [기자수첩] 오프라인 위기, 자초한 결과다

    국내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위기가 점점 현실이 되고 있다. 온라인의 급격한 성장은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의 생존까지 위협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대표 주자였던 대형마트의 실적을 보면 쉽게 체감할 수 있다.이마트가 2분기 실적에서 사상 첫 적자를 낼지도 모른다는 분석이 최근 금융투자업계에서 나왔다. 이마트는 올해 1분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6% 감소한 74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내수 침체로 2분기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도 브랜드가치 1~2위를 달리는 이마트로서는 굴욕 중의 굴욕이다.

  • [기자수첩] 일본 공습에 흔들리는 반도체株···늦었지만 중기 경쟁력 키워야

    메모리 반도체 세계 1위라는 자부심은 보기 좋게 무너진 것 같다.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소식에 시총 1, 2위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요동쳤다. 결국 코스피 투자 심리에도 영향을 미쳤다. 코스피 지수는 7월 들어 2100선 아래로 내리기도 했다. 그나마 정부가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위해 매년 1조원씩 투자한다고 하면서 주가는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만큼 반도체 영향이 국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했다.주가 요동의 원인은 역시 뿌리가 약한 데 있었다. 외풍에 한국 증시는 유독 많이 흔들린다. 이번에도 마찬

  • [기자수첩] ‘직장인 브이로거 시대’, 정부 차원 기준 마련이 필요한 때

    1시간 10분. 기자가 하루 평균 유튜브를 시청하는 시간이다. 이제는 유튜브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일상의 한 흐름으로 자리 잡았는데, 이게 부업으로 시선을 옮기면 말이 달라진다. 누구나 부업에 관심을 갖고, 또 부업을 하는 직장인들도 많지만 직장인의 부업은 어딘가 모르게 불편한 것으로 인식된다.대부분의 회사에서 부업은 곧 업무에 지장을 주는 것이라는 편견이 깔려있다. ‘겸업 금지의 조항’이 이를 뒤받쳐주고 있다. 사실 주말에 과외하고, 창작물을 판매하고, 번역을 통해 수익을 얻는 직장인들의 사례는 전부터 많았다. 그런데 이제

  • 흥행과 노이즈 마케팅

    고의적 구설수를 이용해 인지도를 높이는 마케팅 기법이 노이즈 마케팅(noise marketing)이다. 시장에서 제품의 질과 상품성과는 상관없이 여러 이슈를 요란스럽게 화제화해 소비자의 이목을 끌어 판매를 늘리려는 마케팅 기법의 하나다. 부정적이라도 많은 사람들에게 기억되고 입에 오르내려 그 상품에 대해 관심을 높혀 보겠다는 것이다.이럴 경우 해당 상품에 독이 될까, 약이 될까? 단기간에 인지도를 높이고 매출에 긍정적일 수 있으나, 자칫하면 부정적 이미지가 굳어져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을 수 도 있다. 지나친 노이즈 마케팅의 경우 소

  • [기자수첩] ‘밥그릇 챙기기’ 급급한 국회

    여야가 6월 국회 일정에 합의한 지 하루 만에 자유한국당 내부에서 국회 상임위원장 자리를 둔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지난해 7월 한국당은 의원총회를 열고 자당(自黨)몫 외교통일위원회, 보건복지위원회, 국토교통위원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예산결산위원회 등 상임위원장을 2명의 의원이 1년씩 돌아가며 맡기로 합의한 바 있다.하지만 이 중 국토위‧산자위원장을 각각 맡고 있는 박순자(국토위)‧홍일표(산자위) 등 의원들이 ‘산적한 현안 처리’를 이유로 위원장직을 당장 내놓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김재원

  • 국세청 세무조사의 개요①

    벤자민 프랭클린은 사람이 살면서 피할 수 없는 두 가지가 ‘죽음’과 ‘세금’이라고 했다. 대부분의 사람에게 세금은 피하고 싶지만 피하기 어려운 반갑지 않은 손님이다. 세금으로 국가를 운영하는 나라에서는 너무 당연한 이야기다. 그렇다 하더라도 세금을 내기 위해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을 받거나, 세금을 내지 못해 신용불량자가 돼야 한다면 문제다.특히 세무조사 분야는 조사가 나오기 전에 지속적인 관심과 전문가의 조언을 받는 등 준비를 게으르지 않는다면 절세효과가 매우 크고 충분히 대비할 수 있는데도, 대부분 사업자들은 사업하기 바쁜 이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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