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수첩] 은행장 인사···민간에는 투명성 강조·공공기관은 ‘깜깜이’

    지난 2017년 12월 윤석헌 현 금융감독원장이 위원장을 맡았던 금융행정혁신위원회는 ‘금융행정혁신위원회 권고안’을 최종 발표했다. 당시 혁신위는 ▲금융행정의 투명성·책임성 확보 ▲인허가 재량권 행사의 적정성 확보 ▲금융권 인사의 투명성·공정성 확보 ▲금융권 영업관행 개선 등 다양한 분야에 걸친 혁신안을 제시했다.그 중 가장 주목 받았던 것은 금융권 인사 관련 부분이다. 당시 사회는 금융감독원과 은행권에서 벌어진 금융권 채용비리 사태의 충격에 빠져있었다. 혁신위 역시 “금융당국부터 금융회사까지 인사의 투명성과 공정성에 심각한 문제가

  • [기자수첩] 정비사업 규제, 거주의 질·부동산 생태계 망친다

    닷새 전 서울 한 지역에서 아파트 분양을 위한 견본주택이 개관했다. 시공사는 수많은 인파가 몰릴 것을 우려, 견본주택 오픈 전 내방객 신청을 받고 당첨자에 한해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견본주택 관계자는 관람 미당첨자가 예약 없이 찾아올 때마다 ‘내방객 모두의 입장을 허용할 경우 도깨비시장 수준이어서 어쩔 수 없이 이 같은 사전예약제를 적용할 수밖에 없다’고 읍소하듯 구구절절 설명을 해댔다. 분양가 상한제로 공급물량이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건설사로써는 집객 마케팅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사람이 몰려 다행이면서도, 한편으로

  • [기자수첩] 재건축·재개발 비리 수사, 처벌은 ‘함흥차사’

    정부는 지난해 10월 13일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시공사 선정과 관련한 비리에 대한 처분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 개정안을 시행했다. 개정안은 시공권이 박탈되거나 공사비의 20%에 대한 과징금이 부과, 2년간 정비사업 입찰참가 자격 제한 등이 주요 골자다.특히 개정안에는 용역업체를 앞세워 금품 등을 제공하고 문제가 발생하면 ‘꼬리자르기식’으로 책임을 회피하던 건설업계의 관행에 제동을 걸 수 있는 방안도 포함됐다. 건설업자가 금품 등을 직접 제공하지 않고 홍보대행사 등 용역업체를 통해 제공해도 건설업자

  • [기자수첩] 강제동원 문제 해법, ‘화해’보다 ‘불법 인정’이 우선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24일 중국에서 정상회담을 했지만 강제동원 판결에 대한 입장 차이가 여전했다.아베 총리는 한국 대법원의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판결에 대해 한일청구권협정 위반이라며 나라와 나라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한국이 책임지고 강제동원 해결책을 제시해 건전한 한일 관계를 만들라고 문 대통령에게 요구했다.이에 문 대통령은 대법원 판결에 정부가 관여할 수 없다며 해결에 속도를 내자고 했다.여기서 한국 정부가 지켜야 할 원칙은 국가 간 우호를 위해 강제동원 피해자의 희생을 강요해선 안

  • 팬들의 희열, 콘텐츠 수집가

    “이 좋은 걸 어르신들만 봤단 말인가.”KBS 정규 프로그램 ‘씨름의 희열’이 기획되기 전부터, 유튜브에서는 이미 씨름 영상이 입소문을 타고 조회수를 높이기 시작했다. 씨름은 전통적인 스포츠라기 보다 민속놀이에 가까웠고, 한동안 씨름 경기장에는 관중 또한 드물었다. 그러나 올해 몇몇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잘생기고 날렵한 씨름선수들의 영상이 한동안 화제가 됐고, 결국 ‘체급별 원픽은 하나씩은 있어야’한다는 씨름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공중파에 편성된 것이다. 영상으로만 씨름을 접하고 그토록 직관을 바라던 다양한 연령대의 콘텐츠 수집가들은

  • 배달의민족을 통해 바라본 한국 스타트업 M&A, 그리고 국부

    올해는 국내 스타트업의 굵직굵직한 M&A(인수합병) 소식이 3건이나 있었다. 지난 9월 영국 CVC캐피탈에 인수된 여기어때, 이어서 10월 미국 코그넥스에 인수된 수아랩, 그리고 지금 가장 뜨거운 감자인 독일 딜리버리 히어로의 우아한 형제들 인수 소식이다. 인수금액으로만 따지면 여기어때가 기업가치3000억원, 수아랩이 2300억원으로 국내에서 보기 드문 높은 가치를 평가받았다. 하지만 이번에 우아한형제들이 무려 약 4조75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사상 최대금액 인수 기록을 세웠다.여기어때와 수아랩 인수소식의 경우 그다지 논란

  • [기자수첩] 서울시 지하철 임산부석 이런 식으로 운영할거면 없애는게 낫다

    제목 그대로 지하철 임산부석을 지금 이런 식으로 운영할거면 차라리 없애는 게 낫다. 취지대로 임산부들이 제도로 효과를 보기는커녕 민원만 늘어나고 피차 불편한 상황만 초래하고 있기 때문이다.대부분 사람이 그렇듯 기자도 거의 매일 지하철을 이용한다. 그런데 그렇게 수천번 지하철을 타면서 분홍색으로 표시된 임산부석에 임산부가 앉은 상황을 거의 본적이 없다. 대부분 임산부일수가 없는 사람이 앉아있는 경우가 태반이었다. 잠깐 비어있는 모습을 본적은 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아무렇지도 않게 임산부가 아닌 사람이 조만간 자리를 채운다. 주변에

  • [기자수첩] 검찰의 조국 수사, 4개월 만에 겨우 ‘감찰무마’

    검찰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지난 8월 법무부 장관에 지명된 이후 4개월 넘게 이어져 온 이른바 ‘조국 사태’가 중대한 분수령을 맞게 됐다.그런데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 사유가 ‘유재수 감찰 무마’에 따른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라고 한다. 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학사비리·사모펀드 의혹과는 무관한 범죄명이다. 검찰은 수사의 ‘본류’와 무관하게 별건 수사로 조 전 장관의 신병을 확보하겠다고 나선 것이다.그의 부인, 동생, 조카를 재판에 넘기고 딸과 아들의 범죄 가능성까지 살펴봤던 검찰이 아니던가? 검찰이

  • [기자수첩] LGU+ 헬로모바일 인수, 알뜰폰 촉매제 될까

    5G가 빠른건 네트워크 속도만이 아니다. 확산 속도도 LTE보다 빠르다. 5G 가입자 수가 빠르게 모아지고 있고 알뜰폰(MVNO)에서 5G가 LTE보다 빠르게 서비스되고 있다. 특히 높아 보였던 5G의 벽이 알뜰폰사업자에게 쉽게 개방되면서 알뜰폰이 다시 생기를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시작은 KB국민은행이었다. 덩치가 큰 기업이 규모가 작은 알뜰폰 시장에 진입했다. 그러자 쉽게 5G 물꼬가 트였다. LTE에서 그랬듯 알뜰폰에 새로운 통신서비스가 들어오는 데는 적어도 1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그러나 KB국민은행이 손을

  • [기자수첩] 근거 미상의 서울제약과 김진표 관련주 해프닝

    약업계를 포함한 대한민국에서는 조국 사태 등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일들이 적지 않게 발생한다. 최근 서울제약과 김진표 관련주 해프닝은 어떻게 발생한 일인지 원인이 무척 궁금했던 사안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7일 정세균 전 국회의장을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했다. 이에 이전까지 확산됐던 김진표 의원의 총리 지명설은 가라앉았다. 일각에서는 김진표 내정설에 대통령 지지층이 반발하자 김 의원이 청와대에 총리 지명을 고사한다는 뜻을 전달한 것이 유력 후보가 변경된 주요 원인으로 파악한다. 김 의원이 차기 총리 유력후보로 거론되고 있

  • [기자수첩] 정부만 모르는 문재인케어 ‘풍선효과’

    ‘지록위마(指鹿爲馬)’란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한다는 뜻으로 얼토당토 않은 것을 우겨서 남을 속이려 할 때 쓰는 말이다. 진시황이 죽자 간신 고조가 태자 부소를 죽이고 어린 호해를 황제로 옹립시켜 조정의 실권을 장악한 뒤 호해에게 사슴을 바치며 “좋은 말 한 마리를 바칩니다”라고 거짓말을 한 데에서 유래한다. 고조는 사슴을 사슴이라 곧이 곧대로 말한 신하들을 기억해 뒀다가 죄를 뒤집어씌워 숙청했다고 한다. 지록위마의 다른 말로는 ‘눈 가리고 아웅한다’는 속담이 있다.지난 11일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인 일명 ‘문재인 케어

  • [기자수첩] 항공업과 사모펀드

    연말을 실감한다. 술자리가 늘었다. 친한 사람은 친하다는 이유로 만나고, 평소에 잘 못 보던 사람은 잘 보지 못했기 때문에 만나는 연말이다.서로 근황을 묻고 나면 딱히 할 말이 없다. 술 마시며 일 얘기 하는 게 제일 끔찍하다지만, 뭐 별 수 없다. 최대한 일 얘기가 아닌 것처럼 잘 포장해서 말하는 방법 외엔 시간을 보낼 방법이 없다.만나는 사람 중엔 항공업 종사자를 비롯해 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 그들이 전해주는 항공사 소문엔 늘 사모펀드가 있다. 신생 항공사부터 대형 항공사까지 규모를 가리지 않는다. 신규

  • [기자수첩] ‘아싸’ 기자가 보는 ‘인싸’ 스타트업

    인싸와 아싸. 인사이더(Insider)와 아웃사이더(Outsider)를 줄인 말로, 꽤나 오래된 유행어다. 이제는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외향적인 사람들이 인싸라고 불린다. 인맥을 쌓거나 트렌드를 쫓는 것도 인싸가 되는 방법 중 하나다. 그 반대는 아싸다. 이 논리에 따르면 주말엔 집에서 한발짝도 움직이지 않는 기자는 아싸라고 볼 수 있겠다.스타트업 업계는 그야말로 ‘인싸’의 장이다. 며칠 전 스타트업얼라이언스와 구글스타트업캠퍼스, 아산나눔재단 마루180이 함께 주최한 스타트업 송년회에 갔다. 창업가, 투자자, 액셀러레이터, 대

  • [기자수첩] 서울시민은 중국발 미세먼지 대책이 궁금하다

    지난 10일 오후 서울시청 인근 거리. 한낮임에도 불구하고 미세먼지로 뒤덮인 하늘은 잿빛으로 침침했다. 마스크 쓰지 않은 기자는 숨쉬기가 꺼려졌지만 ‘괜찮겠지’를 되뇄다. 하지만 다음날 아침 기자의 목은 칼칼했고, 미세먼지주의보가 계속된다는 뉴스에 불쾌한 마음을 지울 수 없었다.올겨울도 어김없이 미세먼지와의 전쟁이 시작됐다. 시민들의 짜증도 함께 시작됐다. 지난 봄 일평균 농도 최고치(135㎍/㎥)를 기록하는 등 역대급 미세먼지 사태를 겪은 서울시는 최근 각종 대책을 내놓고 있다. 현재 시행 중인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외에 수송,

  • [기자수첩] 배터리, 아직 ‘포스트 반도체’ 아니다

    “삼성전자는 40만평에서 3만4000명이 근무한다. 이익은 400억~500억원 수준이다. 반도체는 10만평에서 1만명이 근무한다. 반면 5000억~6000억원 수준의 순익을 낸다. 삼성이 대대적 변신을 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1993년 발언 중 일부다. 미국 LA에서 시작해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이르기까지 장장 68일 동안, 1800여명의 임직원들 앞에서 이 회장은 삼성의 지향점을 제시했다. 이른바 신경영 선언이다.행보의 마지막 지명을 따 ‘프랑크푸르트 선언’이라 일컬어지지만, 단순히 특정 장소에서 새로

  • [기자수첩] 태어나서 처음으로 텀블러를 사봤다

    지난달에만 텀블러 2개를 샀다. 인생 첫 텀블러는 주말을 앞 둔 어느 금요일 저녁 고깃집에서 사라졌고, 일주일 만에 두번째 텀블러를 장만했다. 이후 기자의 잠들기 전 일과에 텀블러 세척이 추가됐다. 첫 주는 조금 귀찮았고 지금은 무념무상의 상태로 텀블러를 씻는다. 습관은 위대하다. 발단은 이랬다. 지난달부터 일회용컵 대신 머그잔이나 텀블러를 쓰자는 #펭수캠페인이 해시태그를 타고 SNS에 번졌는데, 그와 관련해 지인과 대화를 나누던 도중 "너는 당연히 텀블러 쓰지?"라는 질문을 받은 것이다. 그녀는 평소에도 쓰레기가 많이 나온다며 배

  • [기자수첩] 뜨거운 공모리츠, 시가배당률부터 따지자

    국내 증시에서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열풍이 불고 있다. 롯데리츠가 기관 수요예측과 일반 청약에서 흥행을 보인 데 이어 상장 직후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후 상장에 나선 NH프라임리츠 역시 공모에서 흥행에 성공했고 증시에서도 상한가로 데뷔했다. 올해 초 수요 부족 탓에 상장을 접어야했던 홈플러스리츠 때만 하더라도 이같은 모습은 상상하기 쉽지 않았다. 증시에 이미 상장된 리츠들의 분위기도 비슷하다. 최근 들어서야 주가가 조정을 받는 상황이지만 시계열을 길게 놓고 보면 이들 리츠는 대개 큰 폭으로 올랐다. 지난해 8월에 상장한

  • [기자수첩] 게임 구독서비스, 부분유료화 넘어설까

    최근 구글, 애플 등 글로벌 IT업체들이 앞다퉈 구독서비스 시장에 뛰어들었다. 주목할 점은 게임에도 구독방식을 적용했다는 것이다. 이들이 출시한 구독서비스는 과거 국내에서 유행했던 정액제 서비스와 여러 면에서 비슷하다. 두 서비스 모두 매월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게임을 플레이하게 된다. 차이점이라면 과거 정액제는 하나의 게임에 적용된 요금제였고 구독서비스는 적게는 수십, 많게는 수백종의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구독서비스가 국내에서도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 게

  • [기자수첩] 유통가 살리기, ‘온·오프’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이커머스에 주도권을 내준 대형마트와 SSM(기업형 슈퍼마켓) 등이 생존을 위해 활로를 모색하고 있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대형마트는 전면적 리모델링을 통해 고객을 다시 매장 안으로 끌어들이는 전략으로 맞서고 있지만 온라인이라는 거센 파도를 넘기엔 역부족하다. 대형마트는 그나마 이렇게라도 몸부림치고 있지만 SSM은 급할 때만 가는 동네 구멍가게로 전락하게 생겼다.오프라인 유통업계의 위기를 단순히 온라인으로 소비패턴의 패러다임이 변하는 과정 중의 하나라고 치부하기엔 그 파급력이 꽤 크다. 유통산업은 생산자와 소비자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

  • [기자수첩] 차기 금투협회장 후보들에게 필요한 고민

    한국 자본시장의 얼굴로 여겨지는 금융투자협회장을 선출하기 절차가 진행 중이다. 후보 공모 기간도 이틀 뒤면 끝난다. 현재 3명이 출마 의사를 밝혔다. 2일 출사표를 던진 신성호 전 IBK투자증권 대표를 포함해 정기승 KTB자산운용 부회장, 나재철 대신증권 대표가 출마 의사를 밝혔다. 공모 절차가 끝나면 후보추천위원회의 서류와 면접심사를 거쳐 최종 후보자가 결정된다. 이후 296개 정회원사가 참여하는 회원 총회에서 과반수 찬성이 나오면 회장이 선출된다. 업계에선 후보들 대해 이렇다 할 호평도 악평도 많지 않다. ‘이 사람이다 싶은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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