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수첩] LG 스마트폰, 유독 썰렁한 2월

    올해 2월은 유난히 썰렁하다. 날씨가 아닌 전자업계 얘기다. 매년 이맘때 줄 잇던 대규모 국내외 전자업계 행사들이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취소되거나 미뤄졌다. 국내선 반도체 장비 및 소재 박람회 세미콘은 물론, 한국판 CES, 해외 전시회도 모두 막을 올리지 못 했다. 대기업은 한 해 사업 전략과 포부를 밝힐 자리를, 중소·중견기업은 업체 간 교류의 기회를 잃었다. 업계 동향을 한 눈에 살필 수 있는 행사가 사라져 개인적인 아쉬움도 크다.스마트폰 업계도 울상이다. 올해 최대 영업 대목이 사라졌다.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는

  • [기자수첩]농가소득 향상 ‘총력’ 신임 농협중앙회장, 금융사업 혁신도 돌아봐야

    이성희 신임 농협중앙회장이 취임 이후 연일 현장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 4일 취임식 대신 임직원 30여명과 함께 강원 홍천군의농촌 현장을 방문해 공식업무를 시작했다. 민선 회장 시대가 열린 이후 회장 취임식이 현장 활동으로 대체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또한 지난 6일에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생업에 큰 타격을 입은 충북 화훼농가를 찾아 현장의 어려움을 청취했다. 같은날 충북 보은농협 하나로마트 로컬푸드 직매장에도 방문해 현장직원들과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이러한 이 회장의 행보는 농민과 현장을 최우선으로 하는 그의 평소

  • [기자수첩] 부동산 대책이 낳은 규제의 역설

    주택거래 시장이 꽉 막혔다. 12·16 부동산 대책 발표를 기점으로 서울의 주택거래량은 이전 대비 대폭 급감했다. 국토부는 홈페이지에 대책발표 이후 15억 원을 초과하는 주택이 하락세로 전환했고 서울 집값 상승세는 둔화됐다며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거래량이 줄고 오름세가 둔화하는 건 당연해 보인다. 각종 서류로 거래를 어렵고 불편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서울의 한 지자체는 주택 매도자에게 매도 자금 활용계획은 어떤지를 묻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이 와중에 대출문도 닫아버렸다.정부가 근본적으로 원하는 것은 시장 안정화를 통한 무주택

  • [기자수첩] 박원순표 ‘세입자 보호’···등잔 밑이 어둡다

    “전·월세 상한제 도입하고, 상가임대차 증액 한도 설정권을 달라.”박원순 서울시장은 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과 함께 상가임대차 증액한도 설정권을 지방자치단체장에 위임해달라고 정부에 꾸준히 요구해 왔다. 서울시의 임대료 상승문제를 직접 챙기겠다는 것이다.하지만 정작 서울시 자치구가 관리하는 한 전통시장에서는 임대료 상승으로 인해 상인들이 거리에 나앉을 위기에 쳐했다. 갈등을 빚고 있는 곳은 서울 서북권 최대 전통시장인 마포농수산물시장이다.마포농수산물시장은 서울시가 지난 1998년 폐기물처리장을 리모델링해서 만들었다. 시는 난지도매

  • [기자수첩] 국민 무시한 우체국의 ‘중국행 소포 배송 중지 해프닝’

    최근 우체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따른 항공편 축소로 ‘중국행 소포 접수 중지’를 고객들에게 하루 전 고지하고 몇 시간 만에 철회한 일이 있었다. 그 사이 중국에 가족이 있는 국민들은 혼란을 겪었다.지난 3일 현장의 일부 우체국과 우편취급국은 고객들에게 ‘4일부터 중국행 소포 접수 중지를 고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중국과 한국 사이 비행기 운항 횟수가 줄은 반면 중국행 물량은 500% 이상 늘었기 때문이다.우체국이 당장 내일부터 중국행 소포 접수를 중지하겠다고 하자 시민들은 우왕좌왕했다. 중국에 가족이 있

  • [기자수첩] 우한폐렴 위기에도 中에 문 닫지 않은 정부, 노력 헛되지 않으려면

    크게 두 가지 이유 때문에 외교와 관련해선 함부로 평가를 하지 않으려고 한다. 우선 우리가 강대국이 아니기 때문이다. ‘왜 눈치 보기 외교를 하느냐’고 지적들 하는데 강대국의 외교와, 그 외 국가의 외교는 당연히 다를 수밖에 없다. 우리가 미국이나 중국처럼 외교 전략을 구상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정부도 늘 머리가 많이 아플 것이다.또 하나의 이유는 외교는 공식적으로 드러나는 것 보다 보이지 않게 이뤄지는 것들이 많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국가 간 어떤 이야기와 계산이 오가고 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함부로 이야기하기가 힘들

  • [기자수첩] ‘오독(誤讀)’이 부른 오해

    우리나라에서는 진실한 사실을 말해도 처벌받을 수 있다. 법조계 말로는 ‘사실적시 명예훼손’이라고 하는데, 이는 케케묵은 논쟁거리다. 폭로나 고발 활동을 하는 언론인들 사이에서는 이 처벌 규정을 없애자는 주장이 우세한 것 같다.그러나 나는 사실적시 명예훼손 폐지를 선뜻 동의하지 않는 입장이다. 내가 공개를 원하지 않는 사실이 타인을 통해 알려져 내 명예가 훼손된다면 참 힘들 것 같기 때문이다. 내 동의 없이 은밀한 사생활이나 가족사 등이 공개된다고 생각하면 끔찍하다.그런데 최근 생각을 달리해 본 일이 있다. 양육비 채무자의 신상을 공

  • [기자수첩] ‘조원태·박세창’ 항공3세 평행이론

    닮아도 너무 닮았다.조원태 대한항공 회장과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 이야기다. 둘은 국내 항공업계를 대표하는 한진과 금호그룹 3세다. 1975년생 동갑내기로 각자 대항한공과 아시아나항공을 이끌어갈 차세대 리더로 주목받았다.조 회장은 2017년 대한항공 사장에 취임한 후 경영 전선에 뛰어들었으며, 박 사장은 2018년 아시아나 IDT 사장으로 임명됐다. 아시아나항공 매각 이슈가 없었더라면 박 사장은 아시아나IDT를 거쳐 아시아나항공 사장을 맡게 됐을 것이다.순탄할 줄 알았던 박 사장에게 시련이 다가왔다. 부친인 박삼구 전 금호그룹

  • [기자수첩] 신종 코로나 아쉬운 IT 대응

    정보기술(IT) 강국인 우리나라지만 재난 사태가 있을 때 마다 대응이 아쉬울 때가 많다. 이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도 비슷하다. 최신 IT 기술은 온데간데없고 국민들은 통화 중이라 연결되지 않는 전화만 붙잡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의심될 때 바로 병원으로 직행하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고 질병관리본부는 강조했다. 많은 이들과의 접촉을 막기 위해서다. 그러나 질병관리본부 홈페이지는 접속조차 쉽지 않았고 질병관리본부가 제작한 포스터나 동영상도 홍보가 제대로 되지 못했다.질병관리본부 콜센터 ‘1339’는

  • [기자수첩] 우한 폐렴을 보는 낙관론과 신중론

    최근 전 세계에서 급속도로 확산되는 우한 폐렴에 대해 대한민국에 한정할 경우 낙관론과 신중론이 병립하고 있다. 어떤 시각과 전망이 맞을지 주목되는 시점이다. 우선 낙관론은 지난 2003년 발생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2015년 메르스 사태에 비해 현재는 발달된 의료 시스템과 방역 시스템을 갖고 있다는 판단을 근거로 한다. 특히 메르스 사태를 호되게 겪었던 종합병원 등 의료기관은 현재 철저한 2차 감염 방지를 진행하고 있다.기자가 지난 28일 방문한 모 종합병원은 기존 출입구를 폐쇄하고 하나의 출입구만 활용하고 있다.

  • 한해의 덕질을 돌아보며

    덕질의 스펙트럼은 얼마나 될까. 필자의 사적 경험에 따라 이전까지의 덕질을 헤아리거나 뒤돌아볼 때, 덕질의 대상을 제외하고도 우연히 겹치거나 떠오르는 얼굴들이 있다. 이는 다시 말해 내가 어떤 대상에 대해 덕질을 하게 돼 만난 사람들이 인생의 한 귀퉁이를 함께 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는 뜻이기도 하다. 결과적으로 취향의 공동체라는 것이(덕질 메이트) 자신을 이루는 정체성의 한 부분이 되고, 이는 결과적으로 인생에 있어 중요한 포인트가 될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기본적으로 취향이라는 것은 만들어지는 것이다. 타고난 것도 분명 있

  • [기자수첩] 연이은 금융사고 속 금감원의 ‘사후약방문’

    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에 이어 라임자산운용 사태, 그리고 최근 알펜루트자산운용의 펀드 환매 중단까지 발생하면서 금융권에 파장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사태 재발을 막기 위해 감독 체계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뒷맛은 씁쓸하다. 굵직한 금융사태가 세 차례나 연이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금감원의 모니터링 시스템이 문제를 예방하지 못했다는 사실 탓이다.지난해 DLF 중간검사 결과 드러난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의 불완전판매 정황은 심각한 수준이었다. 설명의무와 적합성의 원칙을 어긴 것은 물론, 고객

  • 우한 폐렴으로 재조명되는 의료분야 ICT기술

    최근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일명 ‘우한 폐렴’으로 인해 전세계가 들썩이고 있다. 중국과의 왕래가 활발한 우리나라 역시 확진 환자가 속속 확인되기 시작하며 국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이러한 와중에 우한 폐렴의 집단 감염 가능성을 데이터 분석을 통해 최초로 예측해 낸 캐나다의 한 스타트업이 화제가 되고 있다.우한 폐렴의 집단 감염 피해 가능성을 가장 먼저 제기한 것은 캐나다의 건강 모니터링 플랫폼인 ‘블루닷’으로,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활용하는 질병 경고 시스템이다. 이들은 1월 초 무렵에서야 우한

  • [기자수첩] 항공사 약관의 존재 이유

    “약관이란 계약의 당사자가 다수의 상대편과 계약을 체결하기 위하여 일정한 형식에 의하여 미리 마련한 계약의 내용을 말한다”.국립국어원은 약관의 뜻을 위와 같이 정의한다. 이에 따르면 항공사마다 존재하는 여객운송약관은 항공권 구매 시 소비자와 항공사 간 체결되는 계약이다. 항공사는 약관을 통해 서비스를 체계적으로 제공한다. 반대로 소비자는 이를 통해 본인이 누릴 수 있는 서비스 내용을 파악한다.문제는 약관이 모호하게 작성됐을 때다. 여객운송약관은 소비자와 항공사가 합의 하에 작성한 내용이 아니다. 항공사가 일방적으로 조항을 만든 뒤

  • [기자수첩] 젊어진 임원이 우려스런 까닭

    삼성그룹 임원인사가 계열사별로 속속 발표되고 있다.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부품·소재, 금융 등 점차 그룹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눈에 띄는 키워드가 있다. ‘60세룰’이다. 만 60세 이상의 사장급 이상 고위임원들이 대부분 교체돼왔다는 그간의 흐름이 반영돼 이 같이 불린다.절대적인 지표는 아니다. 용퇴 여부를 가늠하는 척도 중 하나일 뿐이다. 이번 인사에서도 해당 룰 적용 대상자로 분류됐던 경영인들의 연임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다만, 통계적으론 충분히 설득력 있는 대목이다.임원들이 젊어지고 있다. 사실 이는 삼성그룹뿐 아니라, 대다

  • [기자수첩] 연초 유통가 잇단 가격 인상, 우연일까

    “또 올려?”내가 올린 거라곤 절주의 서막밖에 없는데 대뜸 이런 물음을 받게 되면 그때부터 급격히 진지해진다. 내가 무엇을···. 그렇다. 기자는 방금 햄버거 가격이 200원 오른다는 기사를 쓴 것이다. 가격 인상 기사를 쓰고 나면 꼭 이런 연락을 받는다. 내가 올린 것도 아니지만, 비보는 소식의 본원뿐 아니라, 이를 전한 전달자까지도 비난의 대상으로 만들지 않나. 이때 기자가 보일 수 있는 반응은 두 가지다. ‘그러니까!’와 같은 동감의 답변과 ‘그런다네’···와 같은 초탈의 답변. 가격 인상 소식이 가장 격렬히 들려왔던 2017

  • [기자수첩] ‘1위’ 라임에 배신당한 투자자, 누굴 믿나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환매 중지 사태가 공·사모 펀드 시장에 큰 악재가 되고 있다. 환매 중지 사태를 통해 라임자산운용의 도덕적 해이가 드러나면서 펀드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떨어지고 있는 까닭이다. 가뜩이나 지난해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에서 대량 손실 사태가 발생했던 터라 투자자들의 투자 상품 거부감은 더욱 커지게 됐다.그도 그럴 것이 특정 펀드에서 당초 투자 콘셉트와는 다르게 펀드가 운용됐다는 점이 최근 밝혀졌다. 신한은행과 경남은행 등에서 판매된 라임자산운용의 ‘크레디트인슈어런스펀드’는 무역업체 매출채권에 투

  • [기자수첩] 토종 OTT, 혁신 없이는 생존 힘들다

    현재 IT업계 최대 화두 중 하나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다. 이미 전 세계적으로 넷플릭스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디즈니, 애플, 아마존 등 글로벌 대기업들도 OTT 시장에 적극 뛰어드는 모양새다.이런 상황속에서 국내 업체들도 토종 OTT 플랫폼을 만들며 안방 지키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투자 규모가 글로벌 업체들과 비교해 절대적으로 부족한 토종 OTT들의 경우, 콘텐츠 수급에 있어 상당한 제약이 따를수 밖에 없다.현재 OTT 시장 트렌드는 오리지널 콘텐츠다. 해당 OTT에서만 볼 수 있는 콘텐츠들이 많아야 이용자들이

  • [기자수첩] 부동산 ‘돈줄’ 끊는 금융당국···한숨 쉬는 증권가

    “빈대 잡으려다가 초가삼간을 다 태운다.”최근 증권가에서 가장 많이 거론되는 속담이다. 뜻이야 너무나 이해하기 쉽다. 빈대 밉다고 집에 불 놓는 어리석음을 지적한 것이다. 금융당국을 두고 업계에선 이런 지적을 내놓는다. 증권사의 리스크 관리가 걱정된다며 투자은행(IB)의 영업 가운데 부동산만 콕 찍어 돈줄을 조이겠다고 나섰으니 증권업계는 시장 자체가 죽는 결과를 걱정하게 됐다고. 특히 증권업계는 당국의 이번 정책의 진정성에 대해서도 의심한다. 정말로 부동산으로 흘러 들어가는 자금의 부실화를 걱정하는 건가, 아니면 정부의 ‘투기와의

  • [기자수첩] ‘유커 귀환’, 한한령 해제 신호탄일까

    “3년 전만해도 매장 매출 80%는 중국인들 영향이 컸다. 국적별로 매출 비교하는 데 국가별 매출 1위가 중국이었으니 말이다. 그땐 매장 여기저기서 중국어가 들려와 일하다보면 순간 여기가 중국인지, 한국인지 헷갈릴 정도였다.”면세업계에 종사하는 지인의 말이다. 2017년 중국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중국의 경제 보복으로 유커(游客·단체관광객)들이 빠르게 발자취를 감췄다. 중국이 한국내 사드 배치를 이유로 한국행 단체관광을 금지시키는 한한령(限韓令) 조치를 내려서다. 간혹 명동, 강남, 한남동 등 유명 관광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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