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수첩] 동학개미운동, 욕심보다는 차분함이 필요한 때

    ‘동학개미운동’이 증권업계를 넘어 사회적인 신조어로 떠올랐다. 최근 급락 장세에서 개인 투자자가 공격적으로 매수한 것을 두고 대표적인 ‘반외세·반봉건’ 민중 봉기 사례인 동학농민운동을 빗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개인 투자자는 최근 한 달간 13조7000억원을 투매한 외국인 투자자에 대항해 12조6127억원어치를 순매수하는 기염을 토했다. 외국인의 순매도 행진이 기록적이었다면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는 기념비적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증시에서 개인 투자자들의 유입은 크게 늘지 못했다. 주식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 탓이었

  • [기자수첩] 5G 상용화 1년…아직 갈 길 멀다

    지난해 4월 세계 최초로 상용화를 시작한 5G가 어느새 1주년을 맞이했다. 5G 가입자 역시 지난 2월 기준 536만명을 기록, 500만 돌파를 달성했다. 그러나 여전히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은 크지 않다. 많은 소비자들이 잘 안터지는 5G 대신 LTE 우선 모드를 사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통신사들은 기지국 확대에 나서고 있지만, 소비자들이 원하는 수준에 도달하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전반적인 산업 자체가 위축되면서 기지국 증설에도 악영향을 미칠 공산이 크다.현재 통신사들이 전국에 설치하고 있는 기지국은

  • [기자수첩] 산업은행, 키코 배상 버티다 더 큰 손실 본다

    “은행거래의 원칙은 다소 난해하게 보일 수 있으나 그 관행은 엄격한 규칙으로 수렴될 수 있다. 어떤 경우든 터무니없는 이익을 노리고 이 규칙에서 벗어나는 것은 거의 언제나 위험을 초래하고 관련된 은행은 대개 치명타를 입는다.”여기서 중요한 내용은 이것이다. ‘터무니없는 이익을 노리는 은행은 치명타를 입는다.’ 이 글은 은행 시스템을 거부하거나 자본주의를 부정하는 사람이 쓴 글이 아니다. 시장경제 주창자인 애덤 스미스가 국부론에다 쓴 내용이다. 여기서 나온 규칙이 무엇이겠는가. 금융의 가장 기본인 ‘신뢰’가 그것이다. 이에서 벗어나

  • 셀럽들의 라이브방송, #TogetherAtHome

    예전부터 ‘안방팬’, ‘안방1열’과 같은 용어들은 팬들 중에서도 라이브 공연에 참여하지 않거나(혹은 못하거나), 영상에 나오는 셀럽들을 꾸준히 집에서(혹은 인터넷이 연결되는 모든 공간에서) 챙겨보는 팬들을 일컬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공연들이 대거 취소되면서 팬들은 비자발적으로 안방팬이 될 수밖에 없는 현상이 만연하고 있다. 코로나 19의 집단감염 우려로 인해 사람들이 집 안에서 활동하는 시간이 많아져 콘텐츠 소비 또한 실내에서 개별적으로 이뤄지기 시작한 것이다.봄은 실내뿐만 아니라 야외공연도 많아지는

  • [기자수첩] 1997년의 한국과 2020년의 미국

    미국에서 유학 중인 지인으로부터 ‘사재기’ 소식을 듣게 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로 미국에서는 마스크 한 장 구하기가 어렵고 휴지, 생수 등 생활필수품 구하기 또한 하늘의 별따기라고 한다. 한국에선 이런 현상이 벌어지지 않고 있어 다행이란 생각이 들면서도 한편으론 씁쓸했다.코로나19가 하루가 다르게 퍼지고 있다. ‘3월 말이면 잠잠해지겠지’라는 지난 2월 기자의 생각을 비웃기라도 하듯 코로나19는 곳곳에 퍼지고 있다. 2월 초만 해도 기자에게 마스크를 보내주겠다며 강 건너 불구경을 했던 미국에서 살고 있는

  • [기자수첩] 스스로 인간이길 포기하지 말자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좀처럼 억제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25일 기준 코로나19 확진자는 42만4372명, 사망자는 1만8942명 등으로 조사됐고, 이날 이탈리아, 미국, 스페인, 독일, 프랑스 등 지역에서 각각 5249명, 8650명, 2385명, 1621명, 2448명 등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한국의 경우에도 대구·경북지역에서의 집단 감염 사태 당시보다는 다소 줄어들긴 했지만, 이날 100명의 신규 확진자와 6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아직 마음을 놓을 단계는 분명히 아니다.더군다나 중앙재난안전대책본

  • [기자수첩] '불확실성'이 일상 된 전자업계

    '불확실성.' 기자가 전자기업 출입을 시작한 지난해부터 올초까지 주요 기업 경영진들의 공식 발표에서 줄곧 듣게 된 단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주요 기업들의 매 분기 실적 발표는 물론 최근 정기 주주총회 자리까지 주요 임원들의 한 해 사업 전망엔 항상 ‘불확실성’이란 말이 섞여 있었다. 기업 경영에 있어 확실한 게 있겠냐마는, 사실상 한국 경제를 이끄는 주요 기업 주축들까지 앞으로 사업 전망에 대해 ‘잘 모르겠다’는 대답을 내놓을 수밖에 없는 상황을 돌아보게 됐다.지난해 한국 경제를 견인하는 전자 제조산업은 큰 격풍을 맞았다

  • [기자수첩] 금융권 코로나19 취약 직군···콜센터만이 아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이 사회 전역에서 시행되고 있다. 금융권 역시 혹시 모를 감염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을 시행 중이다.은행권 영업점 직원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고객들을 대면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일부 부서에서는 재택근무를 실시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장기화되자 은행 직원과 고객 사이에 투명 칸막이를 설치하는 영업점도 늘어나고 있다.특히 콜센터 직원들의 영업 환경이 큰 변화를 맞이했다. 금융사 콜센터 직원들은 업무 특성상 발성이 잦고 직원들 사이의 업무 간격이 좁아 집단 감염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 [기자수첩] 감염병 재난 상황에서 ‘함께 살아가기’

    코로나19라는 감염병 재난으로 서로 도와야 함께 살 수 있는 상황이 됐다. 국민, 정부, 기업은 서로가 없이는 모두가 존재할 수 없는 사이다. 세 주체가 서로를 살려야 자신도 살 수 있다. 감염병 재난은 특수한 상황을 만들고 있다. 재난을 극복하기 위해 서로 도와야 하지만 감염 우려 등으로 서로를 꺼리게 한다. 피해가 커지는 기업들도 각자도생에 내몰리게 한다.이런 때 정부와 대기업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 정부는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고 대기업은 협력 업체들과의 상생 및 고용 안정성 강화에 나서야 한다. 코로나19로 국내와 세계

  • 〈긴급 정책 제언〉4·15총선을 ‘전국민 코로나 문진’ 기회로 활용하자

    코로나19가 지구촌을 강타하면서 자유무역을 중심으로 한 ‘자본주의’ 시스템이 위협받는 상황에 이르렀다. 전염병에서 시작된 보건위기는 전 세계 증권시장을 강타하면서 금융위기에 도달했고, 이제는 전 세계적인 실물경기 위축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실물경제는 완전히 서있는 상황이다. 기업 활동이 멈춰서면서 수출전선에 타격이 오고 있고, 전 국민의 ‘사회적 거리두기’는 역설적으로 내수경기마저 최악의 침체로 이끌고 있다.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는 데는 평시와 같은 사고보다는 전시와 같은 ‘획기적인 대책’이 중요해진다. 질병관리본부가 메

  • [기자수첩] HUG, 분양가 산정기준 비공개에 ‘엿장수 맘대로’ 논란

    코로나19의 집단 감염 우려가 확산되면서 올 4월 말 시행할 것으로 예정됐던 분양가 상한제가 3개월 연기됐다. 분양가상한제를 피하려던 서울의 10여 곳 정비사업장으로썬 일정에 다소 여유가 생기며 한 숨 돌리는 모습이다. 그럼에도 어수선한 정비조합이 있다.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이다.둔촌주공 재건축조합은 수개월 째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분양가 산정을 두고 양측의 입장이 달라서다. 조합 측은 일반분양가 3.3㎡당 3500만 원을 책정하고 조합원 상대로 예상되는 추가분담금을 공지했지만, HUG는 결코 3.3㎡당

  • [기자수첩] 신뢰 바닥난 국토교통부···‘오락가락’ 정책 언제까지

    국토교통부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3개월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수백명이 모이는 총회를 개최할 경우 다수 인원 밀집으로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에 따라 분양가 상한제는 7월 29일 적용될 예정이다.국토부는 지난해 10월 말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 방침을 발표하며 다음 달 28일까지를 유예기간으로 지정했다. 이 기간 안에 입주자 모집공고까지 마친 정비사업장은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조합은 입주자 모집공고를 신청하기 전 관리처분계획 변경 등 중요 안건을 처리하는 총회를 열

  • [기자수첩] 누가 코로나19 사태 안정됐다는 소리를 내었는가

    과거 베트남 전쟁 때 포로로 잡혔다가 10년 만에 살아 돌아온 스톡데일 장군은 포로수용소에서 두 부류의 사람들이 결국 견디지 못했다고 한다. 바로 무작정 잘 될 것이라고 낙관한 사람들과 여기서 죽을 것이라고 비관한 사람들이다. 살아나간 사람들은 냉철하게 현실을 인식하고 여기서 반드시 버텨서 살아나가겠다고 다짐한 이들이었다는 전언이다.위기 순간에 낙관은 비관만큼이나 위험하다. 이런 점에서 비춰볼 때 코로나19 사태와 관련 걱정스러운 부분이 있다. 자꾸 안정되고 있다고 낙관론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다. 공교롭게도 일부 정부 및 정치권 인

  • [기자수첩] 양육비 피해자가 재판받는 ‘불합리’

    이혼 전 배우자의 양육비 미지급 행위를 주변인에게 알린 양육비 피해자가 또 재판에 넘겨졌다. 사실적시 명예훼손 혐의다. 적시한 내용이 ‘사실’이더라도 사람의 명예가 훼손됐을 경우 처벌하는 우리나라 형법이 근거가 됐다.검찰은 A씨가 양육비 미지급자 B씨를 비방할 목적이 인정된다고 결론 내렸다. 양육비 촉구 글에 삽입된 이미지에 ‘부끄럽지 않으세요?’라는 문구가 적힌 것을 두고 “비난조의 표현을 사용했다”고 봤다. 또 사업체를 운영하는 B씨가 이 사건 메시지로 파렴치한으로 간주돼 거래처와의 거래가 중단되는 등 피해를 입었다는 사실에 주

  • [기자수첩] 항공사 숨 넘어가야 호흡기 달아줄건가

    “첩첩산중, 사면초가, 설상가상, 진퇴양난”온갖 고난이 최근 항공업계에 몰아치고 있다. 오랜 기간 항공업계 종사한 사람들이 올해만큼 힘든 적은 없었다고 입을 모아 말할 정도다.항공업계는 지난해 일본 불매운동에 따른 적자 충격이 채 가시지도 않은 상황에서 코로나19로 인해 하늘길이 막히고 여행객이 급감하자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사상 최악의 위기에 무급휴직자만 전체 항공사 직원의 30%를 넘어서고 있으며, 일부 항공사는 60% 임금삭감까지 진행했다.항공사들이 생존을 위해 자구책 마련을 서둘러 내놨지만 정부는 느긋하게 뒷짐만 지고 있

  • [기자수첩] 조선혜 지오영 회장 마스크 독점권에 대한 두 가지 시각

    “이 기자, 이희구 회장님이 전보다 요즘 더 욕을 많이 먹고 있죠?” “네. 제 입으로 말하긴 그렇지만 그건 사실입니다.” 기자가 최근 전국적 인물로 부상한 조선혜 지오영 회장과 10여년 전 전화통화에서 한 대화다. 기자는 16년 전인 지난 2004년 처음 조 회장(당시 사장)과 만나 들은 이야기도 정확히 기억하고 있다.당시 조 회장은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에서 봤듯이 지인의 보증을 절대 서면 안 된다는 이야기를 했다. 기자를 만나 왜 그이야기를 했는지 알 수 없지만, 조 회장은 사업을 하면서 보증을 잘못 선 사례를 주변에서

  • [기자수첩] 코로나19 마스크, ‘품절’ 믿으면 손해

    ‘코로나19’로 인한 혼란이 마스크 구매 현장으로 번지면서 꽤 많은 약국을 취재하게 됐다. 약국을 직접 방문하고 나서야 약국 앞에 나붙은 ‘마스크 품절’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매번 ‘품절’이 적힌 약국 입구를 보면서 차마 들어갈 생각을 할 수는 없었다. 대란 속에 정신 없이 바쁜 약사들에게 굳이 말을 붙이기가 미안해서였다. 취재차 혹시나 하는 마음에 마스크가 있냐고 물어보자 약사는 “얼른 이리로 와라. 지금이 기회다”라고 알려줬다.약국 문 앞에 떡하니 ‘품절’이라는 문구가 붙어있었지만 이는 무색했다.

  • [기자수첩] 타다 드라이버의 박탈감은 누가 달래나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타다 금지법)이 본회의에서 가결될 전망이다. 업계와 언론은 ‘입법부가 공유경제를 막아섰다’는 문구에 집중한다. 그러나 드라이버들은 문구가 아닌 암담한 현실을 마주했다.타다 드라이버는 서비스 17개월 만에 1만여명을 넘어섰다. 빠른 성장에 놓치는 부분도 있었다. 시민과 드라이버들의 지적·관심이 이어지면서 타다는 직장인들의 출퇴근 운송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그러나 국회의 결정을 앞두고 이들은 뿌듯함이 아닌 자책감을 느끼고 있다. 그간 기자에게 타다 드라이버 운영 제도의 문제점을 제보한 A씨는 “타다는 어엿한

  • [기자수첩] “코로나19 사태로 생계 막막”···한숨짓는 특수고용직

    "먹고 살려면 나가서 사람을 만나야 하는데 그럴 수가 없으니 당장 이번 달이 막막하다“취재 중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워진 영업 상황에 대해 한 보험설계사가 기자에게 털어놓은 말이다. 매일 2명 이상 보험 상담 및 계약 미팅을 잡아왔던 보험설계사 A씨는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된 이후 약속이 줄줄이 취소됐다고 하소연했다.이는 비단 보험설계사에게만 한정된 문제가 아니다. 카드모집인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카드모집인 상당수는 오프라인 대면 접촉을 통해 신규 고객을 유치한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사태가 점점 더 심각해지면서 외부인 출입

  • [기자수첩] 뜨거워보지 못한 사람들의 ‘기부 폄훼’

    ‘연탄재 함부로 차지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안도현 시인의 시 ‘너에게 묻는다’의 유명한 구절이다. 가정용 난방연료로서 연탄의 수요가 줄어듦에 따라, 골목 어귀에서 함부로 연탄에 발길질하는 모습을 더 이상 찾아보기 힘들어졌지만 해당 시구(詩句)가 갖는 힘은 여전하다.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의 확산으로 사회적 혼란이 증폭되는 시기다. 이 같은 위기의 순간은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수준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세계가 극찬할만한 의료수준을 선보였다. 물론 감염자 확산을 막는 데 다소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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