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한 혼란이 마스크 구매 현장으로 번지면서 꽤 많은 약국을 취재하게 됐다. 약국을 직접 방문하고 나서야 약국 앞에 나붙은 ‘마스크 품절’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매번 ‘품절’이 적힌 약국 입구를 보면서 차마 들어갈 생각을 할 수는 없었다. 대란 속에 정신 없이 바쁜 약사들에게 굳이 말을 붙이기가 미안해서였다. 취재차 혹시나 하는 마음에 마스크가 있냐고 물어보자 약사는 “얼른 이리로 와라. 지금이 기회다”라고 알려줬다.약국 문 앞에 떡하니 ‘품절’이라는 문구가 붙어있었지만 이는 무색했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타다 금지법)이 본회의에서 가결될 전망이다. 업계와 언론은 ‘입법부가 공유경제를 막아섰다’는 문구에 집중한다. 그러나 드라이버들은 문구가 아닌 암담한 현실을 마주했다.타다 드라이버는 서비스 17개월 만에 1만여명을 넘어섰다. 빠른 성장에 놓치는 부분도 있었다. 시민과 드라이버들의 지적·관심이 이어지면서 타다는 직장인들의 출퇴근 운송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그러나 국회의 결정을 앞두고 이들은 뿌듯함이 아닌 자책감을 느끼고 있다. 그간 기자에게 타다 드라이버 운영 제도의 문제점을 제보한 A씨는 “타다는 어엿한
"먹고 살려면 나가서 사람을 만나야 하는데 그럴 수가 없으니 당장 이번 달이 막막하다“취재 중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워진 영업 상황에 대해 한 보험설계사가 기자에게 털어놓은 말이다. 매일 2명 이상 보험 상담 및 계약 미팅을 잡아왔던 보험설계사 A씨는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된 이후 약속이 줄줄이 취소됐다고 하소연했다.이는 비단 보험설계사에게만 한정된 문제가 아니다. 카드모집인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카드모집인 상당수는 오프라인 대면 접촉을 통해 신규 고객을 유치한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사태가 점점 더 심각해지면서 외부인 출입
‘연탄재 함부로 차지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안도현 시인의 시 ‘너에게 묻는다’의 유명한 구절이다. 가정용 난방연료로서 연탄의 수요가 줄어듦에 따라, 골목 어귀에서 함부로 연탄에 발길질하는 모습을 더 이상 찾아보기 힘들어졌지만 해당 시구(詩句)가 갖는 힘은 여전하다.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의 확산으로 사회적 혼란이 증폭되는 시기다. 이 같은 위기의 순간은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수준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세계가 극찬할만한 의료수준을 선보였다. 물론 감염자 확산을 막는 데 다소 미
“원래 마스크 수출업체가 아닌데, 갑자기 수출 문의가 오더라구요. 해외로 마스크 수출할 수 있냐고.”취재 중 한 대구 수출업체 직원이 말했다. 이 직원은 대구에서 중국이나 동남아시아 수출 유통을 도와주는 업무를 하고 있다. 직원은 2월부터 마스크 수출을 하지 않는 사장님들의 전화가 많이 온다고 설명했다. 한 중소기업 사장은 마스크를 100만개 정도 수출하고 싶다고 했는데, 중국인이 현금으로 돈을 미리 줬단다. 보건용 마스크 적정 가격인 한 장당 2000원에 팔았다 치더라도, 20억원을 받은 셈이다.그러나 직원은 ‘(수출) 통관될지는
10년 전 개봉해 미국 전역의 10대들을 열광적인 팬들로 만들었던 ‘트와일라잇’의 주인공 ‘벨라’는 ‘에드워드’와 사랑에 빠진 후 (영원한 젊음과 아름다움, 그리고 엄청난 힘을 가진) 뱀파이어가 되고 싶다며 에드워드에게 부탁을 한다. 하지만 에드워드는 그녀를 너무나도 사랑하기 때문에 인간 사회에서 ‘이방인’이 되는 길을 바라지 않는다며 그녀를 버린 채 도망가버린다. 결과적으로 벨라는 에드워드와의 사랑을 이루고 뱀파이어가 되지만, 트와일라잇의 초반부 설정은 인간이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존재가 되는 일과 그에 대한 사회적 반감에 대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환매 중지 사태가 비극으로 치닫고 있다. 투자 손실은 사실상 확정됐고 일부 펀드의 경우엔 전액 상각도 피할 수 없게 됐다. 지난해 자산 회수에 자신을 보였던 라임자산운용은 투자 손실이 1조2000억원이 넘는다는 보도에 6000억원에 그친다는 소심한 반박 자료만 낼 뿐이다.혹자는 이번 사태를 두고 희대의 사건인 삼성증권 ‘유령주식’ 사태보다 더 심각한 사안이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유령주식이 자본시장의 근간을 흔든 사태이긴 하나 이번처럼 투자자들의 손실이 직접적으로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라
정부는 최근 게임법 개정에 착수했다. 14년만에 이뤄진 게임법 개정이라는 측면에서 업계가 거는 기대도 남달랐다. 그러나 정작 초안이 공개되자 여기저기서 불만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여전히 게임을 규제하는 내용이 많았기 때문이다.이와 관련해 정부측 관계자들은 이번 초안은 말 그대로 초안일뿐, 개선의 여지가 많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동안 규제 일변도의 역사를 겪어 왔던 게임업계 입장에서는 이를 곧이곧대로 믿기 어렵다.국내 게임산업은 산업 발전과 더불어 규제와의 전쟁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게임산업의 경우 정부 도움 없이 스스로
“졸업식을 안한다고?”매년 2월 곳곳에서 들리던 졸업식 소식이 올해는 잦아들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라 어쩔 수는 없다지만, 당사자가 아님에도 어딘가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것은 지난해 12월8일로, 코로나19 사태는 벌써 두 달째 지속되고 있다. 길다면 긴 시간인데 코로나19는 잠잠해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기자의 지인은 크게 두 분류로 나뉜다. 취업을 했거나, 대학 졸업을 앞두고 있거나. 그러다보니 최근 이들로부터 가장 많이 들었던 대화 주제 역시 취업과
올해 2월은 유난히 썰렁하다. 날씨가 아닌 전자업계 얘기다. 매년 이맘때 줄 잇던 대규모 국내외 전자업계 행사들이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취소되거나 미뤄졌다. 국내선 반도체 장비 및 소재 박람회 세미콘은 물론, 한국판 CES, 해외 전시회도 모두 막을 올리지 못 했다. 대기업은 한 해 사업 전략과 포부를 밝힐 자리를, 중소·중견기업은 업체 간 교류의 기회를 잃었다. 업계 동향을 한 눈에 살필 수 있는 행사가 사라져 개인적인 아쉬움도 크다.스마트폰 업계도 울상이다. 올해 최대 영업 대목이 사라졌다.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는
이성희 신임 농협중앙회장이 취임 이후 연일 현장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 4일 취임식 대신 임직원 30여명과 함께 강원 홍천군의농촌 현장을 방문해 공식업무를 시작했다. 민선 회장 시대가 열린 이후 회장 취임식이 현장 활동으로 대체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또한 지난 6일에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생업에 큰 타격을 입은 충북 화훼농가를 찾아 현장의 어려움을 청취했다. 같은날 충북 보은농협 하나로마트 로컬푸드 직매장에도 방문해 현장직원들과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이러한 이 회장의 행보는 농민과 현장을 최우선으로 하는 그의 평소
주택거래 시장이 꽉 막혔다. 12·16 부동산 대책 발표를 기점으로 서울의 주택거래량은 이전 대비 대폭 급감했다. 국토부는 홈페이지에 대책발표 이후 15억 원을 초과하는 주택이 하락세로 전환했고 서울 집값 상승세는 둔화됐다며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거래량이 줄고 오름세가 둔화하는 건 당연해 보인다. 각종 서류로 거래를 어렵고 불편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서울의 한 지자체는 주택 매도자에게 매도 자금 활용계획은 어떤지를 묻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이 와중에 대출문도 닫아버렸다.정부가 근본적으로 원하는 것은 시장 안정화를 통한 무주택
“전·월세 상한제 도입하고, 상가임대차 증액 한도 설정권을 달라.”박원순 서울시장은 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과 함께 상가임대차 증액한도 설정권을 지방자치단체장에 위임해달라고 정부에 꾸준히 요구해 왔다. 서울시의 임대료 상승문제를 직접 챙기겠다는 것이다.하지만 정작 서울시 자치구가 관리하는 한 전통시장에서는 임대료 상승으로 인해 상인들이 거리에 나앉을 위기에 쳐했다. 갈등을 빚고 있는 곳은 서울 서북권 최대 전통시장인 마포농수산물시장이다.마포농수산물시장은 서울시가 지난 1998년 폐기물처리장을 리모델링해서 만들었다. 시는 난지도매
최근 우체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따른 항공편 축소로 ‘중국행 소포 접수 중지’를 고객들에게 하루 전 고지하고 몇 시간 만에 철회한 일이 있었다. 그 사이 중국에 가족이 있는 국민들은 혼란을 겪었다.지난 3일 현장의 일부 우체국과 우편취급국은 고객들에게 ‘4일부터 중국행 소포 접수 중지를 고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중국과 한국 사이 비행기 운항 횟수가 줄은 반면 중국행 물량은 500% 이상 늘었기 때문이다.우체국이 당장 내일부터 중국행 소포 접수를 중지하겠다고 하자 시민들은 우왕좌왕했다. 중국에 가족이 있
크게 두 가지 이유 때문에 외교와 관련해선 함부로 평가를 하지 않으려고 한다. 우선 우리가 강대국이 아니기 때문이다. ‘왜 눈치 보기 외교를 하느냐’고 지적들 하는데 강대국의 외교와, 그 외 국가의 외교는 당연히 다를 수밖에 없다. 우리가 미국이나 중국처럼 외교 전략을 구상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정부도 늘 머리가 많이 아플 것이다.또 하나의 이유는 외교는 공식적으로 드러나는 것 보다 보이지 않게 이뤄지는 것들이 많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국가 간 어떤 이야기와 계산이 오가고 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함부로 이야기하기가 힘들
우리나라에서는 진실한 사실을 말해도 처벌받을 수 있다. 법조계 말로는 ‘사실적시 명예훼손’이라고 하는데, 이는 케케묵은 논쟁거리다. 폭로나 고발 활동을 하는 언론인들 사이에서는 이 처벌 규정을 없애자는 주장이 우세한 것 같다.그러나 나는 사실적시 명예훼손 폐지를 선뜻 동의하지 않는 입장이다. 내가 공개를 원하지 않는 사실이 타인을 통해 알려져 내 명예가 훼손된다면 참 힘들 것 같기 때문이다. 내 동의 없이 은밀한 사생활이나 가족사 등이 공개된다고 생각하면 끔찍하다.그런데 최근 생각을 달리해 본 일이 있다. 양육비 채무자의 신상을 공
닮아도 너무 닮았다.조원태 대한항공 회장과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 이야기다. 둘은 국내 항공업계를 대표하는 한진과 금호그룹 3세다. 1975년생 동갑내기로 각자 대항한공과 아시아나항공을 이끌어갈 차세대 리더로 주목받았다.조 회장은 2017년 대한항공 사장에 취임한 후 경영 전선에 뛰어들었으며, 박 사장은 2018년 아시아나 IDT 사장으로 임명됐다. 아시아나항공 매각 이슈가 없었더라면 박 사장은 아시아나IDT를 거쳐 아시아나항공 사장을 맡게 됐을 것이다.순탄할 줄 알았던 박 사장에게 시련이 다가왔다. 부친인 박삼구 전 금호그룹
정보기술(IT) 강국인 우리나라지만 재난 사태가 있을 때 마다 대응이 아쉬울 때가 많다. 이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도 비슷하다. 최신 IT 기술은 온데간데없고 국민들은 통화 중이라 연결되지 않는 전화만 붙잡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의심될 때 바로 병원으로 직행하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고 질병관리본부는 강조했다. 많은 이들과의 접촉을 막기 위해서다. 그러나 질병관리본부 홈페이지는 접속조차 쉽지 않았고 질병관리본부가 제작한 포스터나 동영상도 홍보가 제대로 되지 못했다.질병관리본부 콜센터 ‘1339’는
최근 전 세계에서 급속도로 확산되는 우한 폐렴에 대해 대한민국에 한정할 경우 낙관론과 신중론이 병립하고 있다. 어떤 시각과 전망이 맞을지 주목되는 시점이다. 우선 낙관론은 지난 2003년 발생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2015년 메르스 사태에 비해 현재는 발달된 의료 시스템과 방역 시스템을 갖고 있다는 판단을 근거로 한다. 특히 메르스 사태를 호되게 겪었던 종합병원 등 의료기관은 현재 철저한 2차 감염 방지를 진행하고 있다.기자가 지난 28일 방문한 모 종합병원은 기존 출입구를 폐쇄하고 하나의 출입구만 활용하고 있다.
덕질의 스펙트럼은 얼마나 될까. 필자의 사적 경험에 따라 이전까지의 덕질을 헤아리거나 뒤돌아볼 때, 덕질의 대상을 제외하고도 우연히 겹치거나 떠오르는 얼굴들이 있다. 이는 다시 말해 내가 어떤 대상에 대해 덕질을 하게 돼 만난 사람들이 인생의 한 귀퉁이를 함께 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는 뜻이기도 하다. 결과적으로 취향의 공동체라는 것이(덕질 메이트) 자신을 이루는 정체성의 한 부분이 되고, 이는 결과적으로 인생에 있어 중요한 포인트가 될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기본적으로 취향이라는 것은 만들어지는 것이다. 타고난 것도 분명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