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수첩] “공정경제 3법? 임대차 3법처럼 어차피 통과시킬 겁니다”

    [시사저널e=엄민우 기자] “공정경제 3법? 어차피 통과시킬 겁니다. 임대차 3법 보셨잖아요.”몇 개월 전 한 재계인사에게 들었던 말이 현실화되는 모습이다. 대한상공회의소 등 재계에서 수차례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표했지만, 결국 여당은 공정거래법 개정안 등 ‘공정경제 3법’을 밀어 붙이고 있다. 이럴 거면 토론회를 왜 했느냐는 소리가 터져 나온다.법 내용이 문제라고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공정경제 3법’ 등 지금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모든 정책이나 법안이 임대차 3법과 비슷한 과정과 방식을 거치고 있다는 점이 우려스럽다.윤희숙 국민

  • [기자수첩] 검찰의 판사 개인정보 수집, 법적 근거 있나

    [시사저널e=주재한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의 징계사유 중 ‘판사 개인정보 수집’ 혐의는 법조계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가 됐다. 명백한 ‘불법사찰’이라는 주장과 검찰의 ‘통상적 업무’라는 의견이 충돌하고 있다.법조계 이견에도 불구하고 흔들리지 않는 사실은 국가기관이 민간인이나 공적인물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려면 헌법과 법률에 근거해야 한다는 점이다. 공권력의 사적 영역 침투는 금지가 원칙, 허용이 예외이기 때문이다.판례는 개인정보 수집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1998년 민간인 사찰과 관련한 대법원 판례(96다42789)에 따르면, 국가는

  • [기자수첩] 투자하는 회사, 파업하는 노조···철수는 누가 부추기나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한국GM 철수설이 또 다시 나돌고 있다.이번에는 본사인 제너럴모터스(GM) 임원 입에서 나온 말이라 분위기는 더 심각하다. 스티브 키퍼 GM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노조 파업이 계속될 경우 더 이상 한국GM에 투자를 할 수 없다며 철수 가능성을 내비쳤다. 지금까지 GM 본사 고위임원이 한국 철수 가능성에 대해 공식적으로 언급한 적은 없다.한국GM의 철수설은 비단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GM 대우시절부터 지난 2018년 군산공장 폐쇄까지 한국GM은 위기 때마다 철수설 논란에 시달려왔다. 그 때마다 GM은 한

  • [기자수첩] 정부는 왜 감염병 전문가 말을 듣지 않는가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최근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조정 정책은 고개를 갸웃거릴 내용이 적지 않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앞서 정부는 거리두기 단계가 3단계에 불과해 세부적 내용을 제대로 반영하기 힘들다는 취지로 5단계로 세분화한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정책 결정 과정에서 전문가 의견을 일부 반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처럼 정부가 스스로 결정한 거리두기 단계 격상 조건을 충족했음에도 최근 수도권 지역에서 흔히 일컫는 ‘2단계+α’ 정책을 결정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수도권 2.5단계 격상을 주장해왔는데, 왜 정

  • [기자수첩] ‘감염병’을 바라보는 또 다른 입장

    [시사저널e=차여경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시작됐다. 연일 확진자가 400~500명을 기록하고 있다. 정부는 전날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유지하면서 수도권 지역에는 2+α 정밀 방역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특히 사우나, 실내체육시설 등 고위험 시설에 대한 방역조치가 강화된 것이 특징이다.일각에서는 2.5단계로 사회적거리두기 격상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다. 대한감염학회 등 의학 연구단체들도 코로나19 일상감염으로 고위험군 피해가 늘어나고 있다며 선제적인 조치를 하자는 성명서를 내기도 했다. 감

  • [기자수첩] 쩜오·준·알파···기상천외한 거리두기 단계

    [시사저널e=변소인 기자] 사회적 거리두기에 이번엔 알파가 등장했다. 수도권은 위험 시설과 활동에 대한 방역 조치를 강화하고 일부 지역은 2단계, 나머지 지역은 1.5단계로 일제히 상향 조치됐다.수도권의 경우 이번 단계를 두고 ‘2+α’라는 별칭이 붙었다. 정확히 2단계도, 2.5단계도 아니고 그 사이 어디쯤이기 때문이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일찌감치 1.5 단계 상향 시점에서도 2.5단계나 3단계를 외쳤지만 공염불에 불과했다.앞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에는 공식적으로 1.5단계, 2.5단계가 생기기 전부터 0.5단계가 존재했다. 한

  • [기자수첩] 저신용자 ‘대출 절벽’ 떠미는 금융당국 대출 규제책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전날(26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5월부터 이어지고 있는 역대 최저수준의 0.5% 금리다. 기준금리가 내려가면서 자연스럽게 예금금리도 떨어졌다. 그러나 의아한 점이 있다. 대출금리는 요지부동을 넘어서 오히려 오르고 있다는 사실이다.통상적으로 대출금리와 예금금리는 시장금리와 흐름을 같이한다. 대출금리는 시장금리에 은행이 정한 가산금리를 더해 산정하고, 예금금리는 시장금리에서 예치비용과 예금보험료, 업무원가, 해당 상품의 적정 마진을 빼는 방식으로 산정하기 때문이다.한국은행이 올해 들어 두

  • [팀장칼럼] 오해가 불러온 패착

    [시사저널e=유재철 기자] 얼마 전 지인들과 가진 모임에서 다소 뜬금없이 ‘국부(國富)’란 단어가 등장했다. 문제를 제기한 사람은 나라의 ‘부(富)’가 성장하기 위한 개인적인 견해를 말하면서 우리나라가 많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참 말을 이어가던 중에 그는 애덤 스미스를 향한 분노도 가감 없이 표출했다. 애덤 스미스가 틀려도 한참 틀렸고 ‘시장’은 절대 가만히 내버려두면 안 된다는 것이다.의 저자로 잘 아려진 고전 경제학자 애덤 스미스가 요즘 심심치 않게 얘깃거리로 등장한다. 아마도 대부분이 시장경제에 대한 신뢰를

  • [기자수첩] 惡선례 남겼을지 모를 정부주도 항공빅딜

    [시사저널e=김도현 기자] 전대미문의 바이러스가 지구를 휩쓸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다.인류의 이동범위는 태초부터 현재까지 줄곧 확장성을 이뤘다. 걷기 시작하면서, 말을 타면서, 자동차가 개발되면서 점차 늘어났다. 항공기가 보급되면서부터는 비약적으로 늘게 됐고, 현재는 대기권을 오갈 수 있는 우주여행 시대를 준비하는 단계에 이르렀다.훗날의 혹자는 올 한 해를 확장하기만 해 오던 인류의 가동범위가 급격히 제약된 한 해로 기록할지 모른다. 멈추지 않고 넓어지기만 했던 인류가 바이러스 유행으로 이동에 제약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 메타버스와 거울세계

    [시사저널e=장민지 경남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배틀로얄 게임으로 유명한 포트나이트에서 지난 4월 트래비스 스캇이 가상콘서트를 진행한 바있다. 트래비스 스캇의 아바타가 공연 퍼포먼스를 하는 동안 1200만명 이상의 포트나이트 플레이어 아바타들이 하늘을 나는 장면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현재 유튜브에서도 트래비스 스캇이 진행한 포트나이트 가상 콘서트를 시청할 수 있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해 변화하는 공연상황을 보여주는 단편적인 예가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온라인 게임은 그저 ‘플레이 할 수 있는 공간’일 뿐만 아니라

  • [기자수첩] 연말 다가오자 몸다는 공공기관 ‘불용예산 딜레마’

    [시사저널e=이승욱 기자] 해마다 연말이 다가오면 관가는 술렁인다. 이른바 ‘불용(不用)예산’ 처리를 두고 머리를 싸매야 하는 정부부처와 지방자치단체, 신하 기관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통상 1년간 사용할 예산을 편성해놓고 집행기간 동안 사용하지 않은 예산을 불용예산이라고 말한다. 불용예산과 이월예산은 매해 이른바 ‘결산 전쟁’ 때마다 논란의 대상이 돼 왔다. 이광재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기획재정부와 행정안전부, 교육부 등에서 받은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2010~2019년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교육재정의 이월액 및 불용액은

  • 항공판 막장드라마와 한국형 클리셰

    ‘큰 딸의 음주 땅콩 갑질’‘작은 딸의 물컵 갑질’‘엄마의 상습 폭언, 폭행’‘엄마를 향한 아들의 쇠꼬챙이 폭력’그리고 ‘아빠의 죽음’.여느 막장 드라마나 조폭 영화에서도 찾기 힘든 극단적 설정들.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대한항공 총수일가의 ‘리얼 스토리’다.타인을 향한 갑질, 폭행으로 촉발된 스토리는 아버지의 죽음을 맞아 본격적인 '자식들의 싸움'으로 이어졌다. 주식시장에서는 2년전부터 지배구조개선을 선언한 사모펀드 KCGI, 흑기사, 백기사들이 대거 등장하는 '돈 싸움'이 가열됐고, 폭등하는 주가와 함께 경영권 분쟁도 한층 뜨

  • [기자수첩] 새로운 가능성 보여준 온택트 지스타

    [시사저널e=원태영 기자] 올해 지스타는 사상 처음으로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으로 개최됐다. 매년 수십만명이 방문하는 행사 특성상, 코로나19에 특히 취약하기 때문이다.‘새로운 세상을 경험하라’ 등 매년 슬로건을 내세웠던 지스타는 올해 별도의 슬로건을 정하지 않았다. 대신 방향성을 정의하는 키워드로 ‘온택트(On-Tact)’를 제시했다. 온택트란 비대면을 일컫는 ‘언택트(Untact)’에 온라인을 통한 외부와의 ‘연결(On)’을 더한 개념이다.올해 지스타는 온라인채널 ‘지스타TV’를 통해 지스타 기간동안 게임 이용자들과 소통했다.

  • [기자수첩] ‘오직 온라인’만 외칠 수 없는 이유

    [시사저널e=박지호 기자] 올해 유통업계 화두는 온라인이다. 코로나19로 실적 악화에 시달리는 유통업계에 ‘온라인 전환’은 상황 반전의 유일한 열쇳말로 여겨진다. 당연한 변화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9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에 따르면, 온라인 유통업체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0.0% 증가했다. 같은 기간 백화점, 대형마트, SSM, 편의점 등을 영위하는 오프라인 유통업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마저도 추석의 힘을 빌린 결과다. 그나마 대형마트와 편의점, SSM의 상황은 나은 형편이다. 백화점 매

  • [기자수첩] IPO 제도 개선 나선 금융당국, 가격 발견 기능부터 회복시켜야

    금융당국이 IPO(기업공개) 제도 개선에 나섰다. 고액 투자자가 아니더라도 최소 청약 증거금만 납입하면 추첨이나 균등배정을 통해 공모주를 동등하게 배정받을 수 있게 했다. 일반청약자 공모 물량도 현행 20%에서 최대 30%로 늘릴 예정이다. 자산가에게 유리한 복수 계좌를 통한 중복 청약도 제한한다는 계획이다. 종합하면 일반 투자자들의 공모주 배정 기회를 확대시키겠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올해 IPO 시장에서는 공모주 배정에 대한 불만이 많이 나왔다. 초대형 IPO에 자금이 몰리면서 소액 투자자들이 이른바 ‘따상’(공모가 두 배

  • [調査別曲] 국세청 세무조사 주요문제­-수입금액 누락

    [시사저널e=유재경 파트너세무사] 필자가 국세청에서 십수년 간 세무조사를 해본 경험에 의하면 무엇보다도 수입금액 누락이 세무조사시 가장 빈번하게 발견되는 주요 문제이다. 그렇다면, 사업자들은 수입금액 다시 말하면 매출을 정상적으로 신고하지 않고 일부를 누락하고자 하는 유혹을 왜 갖고 있는 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개인사업자가 수입금액을 누락하면 부가가치세, 소득세를 줄일 수 있다. 반면 법인사업자는 수입금액을 누락하면 부가가치세, 소득세 외에 법인세를 추가로 줄일 수 있다. 사업자가 이러한 수입금액 누락을 통한 세금을 줄이는 행

  • 신차교환·환불·레몬법 유명무실해졌다

    [시사저널e=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작년 2019년 1월부터 발효된 ‘레몬법’, 신차 교환 및 환불 프로그램은 2년이 지난 현재 완전히 무용지물 상태다. 실제로 이 법에 의해 신차가 교환되거나 환불된 사례는 전무하다. 중간에 협의를 통해 해결하거나 무마시키는 사례가 즐비해 실질적인 효과는 없는 셈이다.해당 법안이 통과되면서 소비자들의 권리가 보호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으나, 최종 결과는 무용지물이 된 이유는 무엇일까?우선 이 법이 탄생하기 전인 2018년 필자는 수차례 레몬법이 만들어 질 수 있는 조건이 성립되지 않으면

  • [기자수첩] 내 맘대로 대출금도 못 쓰는 나라

    [시사저널e=이용우 기자] “주택금융 시스템이 고장 나지도 않았는데 수리했고, 그러고 나니 더 고장이 났다.”존 케이가 쓴 ‘금융의 딴짓’에 나온 문장이다. 현재 정부가 벌이고 있는 ‘대출 틀어막기’ 정책들이 이 한 문장으로 잘 설명되고 있다고 본다. 금융당국은 8월부터 신용대출이 크게 증가하자 놀라는 눈치였다. 부동산 구매로 이어질 것을 염려한 것이다. 결국 대출 조이기에 나섰고 먼저는 은행들에 월 신용대출 증가액을 2조원 안팎에서 관리하라고 했다. 최근엔 이런 정책에 이어 금융소비자의 대출 씀씀이까지 파악해 규제하겠다고 나서 논

  • [기자수첩] 코세페, 내년이 더 기대되는 이유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코로나19 사태 속 시작된 코리아 세일 페스타(코세페)가 이번 주말(15일)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감염 우려, 성과 저조 등 많은 우려와 소비 진작에 기대가 공존됐던 코세페. 기대 이상의 중간 성과를 냈지만 아직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중국 광군제과 같은 글로벌 쇼핑 행사로 버금가기엔 요원하다.정부는 올해 코세페를 기존의 ‘쇼핑 행사’ 개념에서 벗어나 전국적인 쇼핑 분위기를 조성하는 ‘대한민국 쇼핑주간’으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정승일 차관을 단장으로 코세페 업종별 지원단을 꾸려

  • [기자수첩] 격풍 부는 반도체 시장에 투자금도 '쑥'

    [시사저널e=윤시지 기자] 반도체와 같은 장치산업은 흔히 치킨게임으로 불리는 설비 경쟁이 통하는 시장이다. 패가 좋지 않아도 판돈을 키우면 죽는 상대가 생기는 포커 게임과 비슷하다. 2~3년마다 장비를 바꿔야 하는 메모리 업종 특성상 선제적인 설비 증설과 기술 역량이 업체 간 생존을 좌우한다. 지난 2017년 치열한 메모리 증설 경쟁 속에서 승리를 거머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와 같은 반도체 업계에 잘 맞는 비유라고 생각했다.다만 올해 반도체 시장엔 이같은 비유가 바로 들어맞기 어려웠다. 올해는 지각변동의 연속이었다. 코로나19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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