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수첩] ‘함부로 하는 말’이 주목 받는 시대

    사람의 ‘품격’은 그 사람이 하는 ‘말’을 통해서 어느 정도 드러난다. 주로 사용하는 단어, 문장 등에서는 주된 대화 주제, 자주 방문하는 장소, 어울리는 집단 등 그 사람의 흔적이 묻어나기 때문이다.이 흔적을 통해 우리는 그 사람의 취향, 지적수준, 성격 등을 유추할 수 있다. 또한 이는 반대로 타인이 본인에 대해 판단하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입시·입사 면접, 소개팅, 상견례, 비즈니스 미팅 등에서 우리가 ‘말실수’를 하지 않으려 사전에 꼼꼼하게 준비하려는 모습도 ‘말의 중요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는 방증일 것이다.하지만 일반

  • [기자수첩] 韓 넘보는 中 디스플레이, 결국은 시간 싸움

    19세기 독일 철학자 헤겔은 당시 중국을 두고 “공간만 있고 시간은 없는 곳”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땅덩어리는 넓은 데 반해 이렇다 할 발전이 없다는 소리였다. 오늘날 중국엔 한참 맞지 않는 말 같다. 특히 디스플레이 산업에 있어선 더욱 그렇다. 현재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들은 선발 업체가 벌려놓은 기술 격차의 ‘시간’을 마구 좁히는 중이다.기자가 조언을 구한 전문가들은 중국과 국내 업계의 경쟁을 두고 “애초에 불공정한 게임”이라고 입을 모았다. 디스플레이 산업은 장치산업 특성상 대규모 생산설비가 기업 경쟁력을 좌우한다. 공장에 투

  • [기자수첩] 금융당국 등에 업은 IT공룡···금융생태계 교란 후폭풍 우려

    “핀테크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정책에는 공감합니다. 하지만 왜 그 혜택을 네이버와 카카오까지 누려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네이버, 카카오로 대표되는 IT공룡들의 금융업 진출이 본격화되자 은행과 보험, 카드 등 전 금융업계 관계자들은 일제히 위기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미 거대 플랫폼을 통해 확보하고 있는 수천만명의 고객들을 바탕으로 새로운 금융서비스를 출시하면 기존의 금융사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Untact) 문화 확산은 거대 IT기업의 금융업 진출을 더욱 가속화시키고

  • [기자수첩] 초강력 부동산 대책만 22번째, 효과 제대로 발휘하려면

    부동산 관련 이슈로 나라 구석구석이 시끄럽다. 서울의 적잖은 아파트들이 신고가 릴레이를 펼치는데 이어 정치인의 고가 아파트 사수 이슈까지 겹쳤다. 6·17 부동산 대책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7·10 대책이 나오기도 했다. 부동산 대책은 건전하고 안정적인 부동산 시장 건설을 위한 것이라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부동산을 시끌벅적하고 들썩이게 하는 사회이슈로 만드는데 일조하고 있는 모습이다.그래도 이번 대책은 강력했다는 평이 이어진다. 다주택을 보유한 개인의 종합부동산세를 두 배 가까이 올리고, 법인은 중과 최고세율인 6%를 단일세율로 적용

  • [기자수첩] 서울시만 신난 ‘청량리620’ 개발

    “이곳에 집창촌 박물관을 만들겠다니 말이 되는 얘깁니까. 자식들한테 ‘여기가 과거에 집창촌이었다’ 이럴 건가요?”. 청량리4구역에서 10년 넘게 성매매 업소를 운영했다던 한 세입자의 말이다. 1년이 지났지만 역정을 내던 그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청량리4구역은 한때 200여개 성매매 업소가 모여 있던 곳으로 미아·용산·영등포 등과 서울의 대표적인 집창촌으로 꼽혔다. 사람들은 이곳을 ‘청량리588’이라고 불렀다. 현재 청량리4구역은 최근 재개발 사업이 한창이다. 최고 65층 규모의 최고층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개발이 진행되면서

  • [기자수첩] ‘웰컴 투 비디오’ 손정우는 이미 ‘웰컴 투 코리아’ 했다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 손정우씨는 남의 집 어린 아이들을 성적으로 학대하는 영상들을 배포한 혐의를 받는 인물이다. 대상 중엔 태어난 지 6개월 밖에 안 된 아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아이도 부모가 있었을 것이다. 성학대 내용들 역시 차마 글로 담기 힘든 수준인 것들로 전해진다. 손정우씨는 이 영상들을 유통하여 돈을 벌었다.미국은 범죄인인도조약에 따라 이 손정우씨를 인도해달라고 한국에 요청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법원이 손씨를 미국으로 송환했으면 최소 징역 35년, 최대 무기징역도 받았을 것이라고 한다. 미국 법원은 아동성범

  • [기자수첩] 한반도 평화, 남이 만들어 주지 않는다

    국가적 명운이 걸린 한반도 평화가 위기에 처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우리가 확실히 알게 된 점이 있다. 한반도 평화는 미국 등 남이 만들어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문재인 정부가 사활을 걸고 추진한 한반도 평화와 번영, 비핵화가 다시 어려움에 처했다. 최근 북한은 탈북민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이유로 개성 남북공동연락소 건물을 폭파했다. 이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금강산과 개성공업지구 군대 전개 등 대남 군사행동 계획 보류를 밝혔지만 남북 간 통신선은 여전히 단절돼 있고 남북 관계는 후퇴했다.한반도 평화와 비핵화를 위한 북미 간 협상도

  • [기자수첩] 소방공무원들의 비위와 청탁금지법

    소방서장을 포함한 간부급 소방공무원들이 의용소방대장에게 선물을 받았다는 의혹이 있다고 기사를 썼다. 공금 ‘가장 신용카드거래’(카드깡) 과정에 소방공무원이 개입하고, 근무시간에 체육활동을 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의용소방대장으로부터 숙식제공을 받았다는 의혹도 있었다.서울소방재난본부 조사결과 의혹은 대부분 사실로 드러났다. 4명의 소방공무원이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징계를 받았다. 선물을 받은 공무원은 15명에 달했지만, 이 중 11명은 직무상 관련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징계를 면했다.4명 중 2명과 또 다른 공무원 1명은 카드깡

  • [기자수첩] 꼬일대로 꼬인 이스타항공

    최근 항공업계에서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인수합병 문제는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구조조정·셧다운·체불임금 문제를 두고 양 측이 책임공방을 벌이면서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연일 서로의 주장이 거짓이라며 반박문을 내고 있는가 하면 이스타항공 노동조합은 집회와 기자회견을 이어가며 제주항공과 정부 측에 비난의 화살을 퍼붓고 있다.원점으로 돌아가보자.이스타항공은 왜 회사를 매각하게 됐는가.작년 이스타항공은 야심차게 보잉사의 737맥스 2대를 도입하며 중장거리 노선까지 확대할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해당 항공기가 결함 문제로 추락사

  • [기자수첩] 소비쿠폰, 거리두기냐 소비냐 고민거리 되지 말아야

    이르면 이번 달부터 농수산물‧관광‧숙박‧외식‧공연‧전시‧영화‧체육시설 등 8대 분야에 1684억원어치의 할인소비쿠폰이 뿌려진다.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지만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소비쿠폰이 실효를 거둘지는 의문이다.지난 3일 국회에서 3차 추경안이 통과되면서 할인소비쿠폰이 약 1618만명에게 지급될 예정이다. 휴가철을 맞아 농촌관광에서 가장 먼저 소비쿠폰이 선보일 예정이다. 이어 수산물을 20% 할인해서 살 수 있는 소비쿠폰도 이번 달 안에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안타깝게도 하반기 들어서도 코로나19

  • [기자수첩] 복지부 행시파, 양진영 식약처 차장 사례 참고해야

    “다른 정부중앙부처는 사소한 일도 직원들을 위해 장차관이 나서 해결하려 노력하는데, 박능후 장관이나 김강립 차관은 도대체 직원들을 위해 무슨 일을 하는지 알 수 없다.” 보건복지부의 복수차관제 시행을 앞두고 최근 행정안전부와 진행하는 조직개편에 대한 의견조율이 생각대로 진행되지 않는 현실을 놓고 한 복지부 관계자는 울분에 가까운 토로를 내놓았다. 기자가 박 장관과 김 차관이 국민 건강을 위한 코로나19 대응업무에 바쁘다는 현실론을 이야기해도 소용없었다. 당초 복지부는 복수차관제 시행과 함께 건강정책국을 실로 승격시키거나 관련 실 신

  • [기자수첩] IT 인재들이 금융권에 모이지 않는 이유

    “IT 인재들은 금융사에 별로 오고 싶지 않아 해요. 혁신적인 서비스를 개발해보려고 해도 규제 탓에 시도 자체가 어려운 경우가 많거든요.”금융권의 IT 혁신에 대해 이야기하던 중 한 핀테크 업체 관계자가 들려준 얘기다. 금융당국은 하루가 멀다하고 금융권의 IT 혁신과 핀테크 활성화를 부르짖지만 정작 개발자들은 금융사에 적용되는 각종 규제 탓에 금융권에서 일하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다는 설명이었다.금융권에는 많고 많은 규제가 있지만 특히 IT 인력들을 괴롭게 하는 건 ‘망분리’ 규제다. 망분리는 보안 기법의 일종으로, 외부의 공격으로부

  • [기자수첩] 코로나19 반년, 바뀐 것들과 여전한 것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가 우리 사회를 엄습한지 꼭 반년이 흘렀다.올 초 중국에서 이상 바이러스가 우한지역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 중이란 외신이 심심치 않게 흘러나왔다. 기해년의 시작과 맞물려 각계의 기대감이 커지던 찰나였다. 이웃국가였지만 그들의 불행으로 치부했다. 돌이켜 보면 반성할 일이다.사실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 하더라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 그렇게 우한에서 출발한 바이러스는 황해를 건너 우리에게 찾아왔다. 설 연휴 직전 속속 코로나19 확진자가 국내서 출연하더니, 설 연휴 직후부터 급속도로 확산했

  • [기자수첩] 상생, 말은 쉽지만···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비유되기도 한다. 많은 대기업들이 인공지능이나 빅데이터를 활용해 기존 산업을 혁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미 대부분의 산업은 포화 상태이고, 어떤 기업이 먼저 혁신을 해 생존법을 찾느냐가 중요해졌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략은 잘만 해낸다면 황금알을 낳아주는 거위가 맞다. 스타트업들이 대기업과 다른 점이 있다면 창업 시작부터 거위를 키우고 있다는 정도다.그러나 소상공인에게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줄테니 꼬박꼬박 수수료를 내며 키워주세요”

  • [기자수첩] 재포장 금지 규제, 일회용컵 규제 선례 따라야

    환경부가 재포장 금지 규제의 집행 시기를 내년 1월로 미뤘다. 당초 7월부터 묶음 포장 규제를 받게 되는 줄 알았던 유통업체와 제조업체는 업무 혼선 등 예상됐던 급한 불을 끄게 됐다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시기가 미뤄짐과 동시에 금지 대상에 대한 재검토도 함께 이뤄지게 됐다.규제는 전면 철폐된 게 아니다. 단지 재검토를 위한 유예일 뿐이다. 그런만큼 다가올 1월의 변화를 맞아, 일반 소비자인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해보인다. 환경부가 정의한 ‘포장제품의 재포장’이란 포장돼 생산된 제품을 추가 포장하는 것

  • [기자수첩] 또 터진 환매 중지 사태, 언제까지 운용사 양심에 맡겨야 하나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환매 중지 사태가 잊히기도 전에 또 다시 유사한 상황이 벌어졌다. 대체투자 전문운용사인 옵티머스자산운용이 지난 17일 ‘옵티머스크리에이터 25·26호’ 펀드의 만기를 하루 앞두고 이 펀드의 만기 연장을 판매사에 요청한 것이다. 펀드 환매를 기다렸던 투자자들은 갑작스러운 환매 연기에 큰 불안에 빠지게 됐다.문제는 펀드 환매 중지 배경이 단순하지 않다는 데 있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이 투자자들에게 소개한 것과는 다른 방식으로 자산을 운용한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당초 옵티머스자산운용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공공기관 매

  • [기자수첩] 인기 끄는 1세대 게임 IP, 뒷맛 씁쓸한 까닭

    최근 게임업계에 1세대 게임 지적재산권(IP)이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시리즈를 비롯해 넥슨의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넷마블의 ‘스톤에이지 월드’ 등 모두 과거 1세대 게임 IP를 모바일로 재탄생시킨 것들이다.1세대 IP들의 경우, 과거 인기를 얻었던 IP인 만큼 고정 팬을 보유하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루에도 수백개의 게임이 출시되는 모바일시장에서 인지도가 있다는 점은 상당히 중요하다. 리니지 시리즈의 경우 현재 리니지2M과 리니지M이 나란히 매출 1위와 2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카트라이더 러쉬플러

  • [기자수첩] 불황에도 살 사람은 산다

    불황에도 살 사람은 산다는 말이 있다. 사치재가 대표적이다. ‘프리미엄’을 선호하는 사람들은 제품 사양을 이것저것 따져보기 전에 그 브랜드의 명성을 보고 지갑을 연다. 시장에선 이를 두고 ‘충성도’라고 표현한다. 간혹 이런 소비 동향은 비웃음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똑같은 제품도 로고 바꿔 달면 사겠냐는 것이다.그런데 올해는 상황이 좀 바뀐 것 같다. 코로나19 여파로 불황이다. 스마트폰 시장은 울상이다. 올초부터 해외 이동조치와 공장 가동 중단 여파로 스마트폰 시장이 얼어붙었다. 모든 산업이 배고파지는 시기다보니 소비자들의 지갑도

  • [기자수첩] ‘플로이드 사건’은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른바 ‘조지 플로이드 사건’으로 인한 미국 내 항의 시위가 더욱 확산되고 있다.사건이 발생한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를 중심으로 한 미국 전역에서 시민들은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조지 플로이드에게 정의를(Justice for George Floyd)’ 등이 적힌 팻말을 들고 시위를 이어가고 있고, 점차 약탈, 방화 등을 동반한 폭동과 총격 사건 등도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격렬한 시위가 지속되면서 미국 일부 도시는 ‘야간 통행금지령’을 발동했고, 워싱턴D.C, 캘리포니아주 등 12

  • [기자수첩] ‘택배’를 향한 이중적인 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으로 많은 변화가 생겼다. 인사는 눈인사로 대체된지 오래고 쇼핑은 비대면으로, 택배를 받는 것은 일상이 됐다. 택배, 빠르고 편한 존재를 넘어 코로나 시대 필수적인 존재인데, 이중적으로 누군가에겐 불편한 존재로 여겨지는 듯 하다.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 택배 기사로부터 “코로나19로 인해 문 앞에 둡니다”라는 문자를 일주일에 5번은 받는다. 그만큼 대면 접촉을 피하고자 택배 기사들이 초인종을 누르고 문 앞에 택배 상자를 두고 가는 일이 일상화된 것이다.기자에게 택배 기사는 주문한 물건을 가져다주

  •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