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벽 위에 피어난 검은 꽃

    불과 몇 년 전이었다. 거리 위 벽면에 그려진 그림을 가리켜 사람들은 ‘낙서’라 불렀다. 그라피티를 포함한 스트리트 아트는 하류 문화로 치부되었고, 일탈을 꿈꾸는 어느 젊은이의 반사회적 행위일 뿐이라 여겼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이 같은 부정적 시선이 변하기 시작했다. 오랜 전통의 패션 하우스 구찌에서는 ‘구찌 고스트(Gucci Ghost)’라는 닉네임의 그라피티 아티스트 트레버 앤드루(Trevor Andrew)와 협업을 시도했고, 패션계 새로운 형태의 컬래버레이션 열풍을 야기했다. 사뭇 달라진 시각은 국내 또한 마찬가지였다. 얼마

  • 취향 저격 비누

    (왼쪽부터) 펄리셀렉션, 동백섬사랑도, 블랙테라피 비누가 세트로 구성된 랜드뮤지엄의 비누 세트 100g×3ea 9천원. 아름다운 자연의 풍경에서 영감 받아 간결하게 표현한 에이 피스 오브 얼스의 선라이즈/씨, 선셋/선 각각 100g 1만2천원. 탄생석의 마블링을 그대로 재현해 다채로운 빛깔로 빛나는 사봉젬므 by 러쉬룸의 10월 탄생석 오팔 보석비누 205g 3만9천원. 귀여운 문구를 새긴 컬러풀한 솝 바는 데이에프터데이의 DAD SOAP Feel So Good! Adult 195g 1만7천원, Bubble Bubble Kid 95

  • I’m Sorry 부모가 알아야 할 ‘사과’의 기술

    모델 엔조(7세) 도움말 손석한(연세신경정신과 원장) 의상협찬 쁘띠바또(02-6911-0792)​ 아이를 키우다 보면 감정이 앞서 화를 내거나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순간적으로 거짓말을 하는 등 부모 또한 잘못을 저지를 때가 있다. 전문가들은 이럴 때 아이에게 제대로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어린아이들은 부모의 말 한마디에 도 쉽게 상처받아서 부모가 사과 없이 지나치면 상처가 아물지 않고 오래 남기 때문이다. 반면에 부모가 진심으로 사과하면 아이가 입었던 마음의 상처는 잘 아물 수 있다. 이처럼 부모의 사과는 아이의 무너진 마음을

  • 몸 튼튼 뿌리 채소 간식

    요리·스타일링 김선주(@sunjoo_foodstylist) 당근팬케이크How to cook재료 팬케이크가루 150g, 달걀 1개, 우유 100g, 당근 80g, 시나몬파우더 ¼작은술, 식용유·메이플시럽 약간씩, 당근리본(당근 40g, 버터 1큰술, 메이플시럽 1작은술) ➊ 당근은 깨끗이 손질해 곱게 채 썬다. ➋ 볼에 달걀을 풀고 거품기로 젓다가 팬케이크가루, 시나몬파우더, 우유를 넣어 반죽한 뒤 당근채를 섞는다. ➌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약불로 달군 뒤 키친타월로 가볍게 닦아낸다. 그다음 ②를 동그랗게 부어 3분 정도 굽다가 반죽

  • 앱으로 쓰는 육아일기

    아이들은 말 그대로 ‘빛의 속도’로 자란다. 눈도 못 뜬 채 옹알이를 하던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뒤집기를 시도하고, 목을 가누려 애를 쓴다. ‘언제 이렇게 컸을까?’ 마음이 뭉클하면서도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이 안타깝기만 하다. 많은 엄마들이 순식간에 지나가버리는 아이의 성장 과정을 기록으로 남겨두기 위해 육아일기를 쓴다. 하지만 일상에 쫓겨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와중에 자리에 앉아 펜을 든다는 건 그리 쉽지 않다. 다행히 최근에는 육아일기를 쓰는 애플리케이션이 많아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간단하게 해결된다. 무료로 출판 서비스

  • 상처를 치유하는 도구, 책

    내 인생 최고의 책대학에서 프랑스어를 가르치던 에이바가 북클럽에 나가기 시작하면서 이혼의 아픔을 달래고 희망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소설. 북클럽 멤버들은 누군가에게 축하할 일이 생기면 늘 가장 먼저 축하해주고 상심한 사람에게는 맛있는 음식을 대접하며 위로해줄 뿐만 아니라 암 환자인 멤버를 돌아가며 병원에 데려다주는 등 서로를 각별하게 챙기는 친밀한 사이다. 책을 읽으며 멤버들은 서로 어떤 아픔과 상처를 지닌 채 살아왔고, 어떤 가치관을 지니고 있는지 차츰 알아나간다. 유방암으로 투병하거나, 여섯 아이를 키우고, 이혼의 상처를 지니

  • 너를 둘러싼 세상을 바라봐

    숲에서 보낸 마법 같은 하루엄마 손에 이끌려 시골 외딴집으로 여행 아닌 여행을 떠난 아이는 불만이 가득하다. 엄마는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글을 쓰느라 자신에게 관심도 없다. 아빠도 없어 함께 놀아줄 사람도 없다. 시위라도 하듯이 아이는 소파에 누워 게임만 하고, 엄마는 결국 게임기를 빼앗고 만다. 아이는 게임기를 다시 사수해 밖으로 뛰쳐나간다. 집을 나온 아이가 갈 수 있는 곳이라곤 숲밖에 없다. 그런데 숲은 아이에게 예상치 못한 경험을 선물한다. 나무에 올라가 먼 곳을 바라보고, 바람의 냄새를 맡고, 매끈하고 투명한 조약돌

  • 원샷 원킬, 이것은 볶음밥

    갖은 재료를 기름에 볶으니 맛있을 수밖에 없는 요리가 볶음밥. 하지만 김치 볶음밥, 햄 볶음밥, 칵테일새우 볶음밥 등 늘 뻔한 볶음밥이라 지겹다. 여기 특정 재료 한두 개만 달리해도 한 끗 차로 훨씬 맛있어지는 볶음밥이 있다. 입술은 물론 빈 속까지 번지르르 퍼질 맛있고 이색적인 볶음밥 4가지. 요리와 스타일링 이세미​ 마늘 향 솔솔 새우 볶음밥 재료 밥 1공기, 다진 마늘 3큰술, 빵가루 5큰술, 새우 5마리, 양상추 3장, 마늘종 3대, 청주 1큰술, 양념 가루(치킨스톡 가루 ½작은술,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식용유 1컵 만들

  • 단풍 빛 가을 그리고 식탁

    늘 푸를 것 같던 초록 나뭇잎이 수줍은 소녀의 볼처럼 빨갛게 물들어가는 이 가을. 지천의 과일이며 채소, 해산물도 맛있게 여물어간다. 1년 중 가장 영양 많은 가을 제철 식재료로 요리하고, 깊은 가을 정취를 가득 담은 덴비 ‘스튜디오 크래프트’ 라인의 ‘버치’와 ‘체스트넛’을 활용한다면 유명 레스토랑 부럽지 않을 계절 밥상이 완성된다. 요리와 스타일링 김보선(스튜디오 로쏘) 어시스트 전윤정 문의 덴비코리아(1644-6105, www.denby.co.kr)​ 가을 감성 담은 덴비 ‘스튜디오 크래프트’200여 년 전통의 영국 테이블웨어

  • COOKING NEWS

    당신을 위한 ‘노영희의 다이닝룸’‘집 같은 미술관’이라는 개념으로 일상생활에서의 아트와 디자인 컬렉션을 만날 수 있는 ‘구하우스’. 전방위 아트 디렉터 정구호의 에 이어 두 번째 기획전 을 연다. 푸드 스타일리스트, 요리 전문가, 미쉐린 1스타 한식당 ‘품’의 오너 셰프 노영희가 수십 년간 모아온 그릇과 소품들로 그만의 감각과 스타일을 담은 ‘다이닝룸’과 ‘티룸’으로 꾸민 전시다. 노영희는 국내 대표 푸드 스타일리스트로서 식문화 트렌드를 주도해왔고, 오랜 세월 음식을 다루면서 요리를 담아내는 식기와

  • 밥상 차리는 여배우

    ‘좋은 선수가 좋은 감독이 되는 건 아니다.’ 스포츠계의 불문율이다. 영화계도 마찬가지지만 더러 예외는 있다. 할리우드에서는 배우들이 제작사를 차려서 직접 프로듀서가 되거나 연출을 하는 경우가 많다. 돈을 떠나 자기가 출연할 작품을 직접 발굴하려는 의도가 크다. 그게 전통으로 자리 잡자 클린트 이스트우드, 조지 클루니, 벤 애플렉처럼 연기와 연출 모두에서 정상에 오르는 이도 생겼다. 아쉽게도 여자는 사정이 다르다. 요즘 리즈 위더스푼이 제작자로서 대활약을 펼치고 있지만 감독으로 성공한 여배우는 거의 없다. 그나마 꾸준히 연출을 하는

  • 걷는다는 것

    몽유병자처럼 걸어 다녔던 길을 기억한다. 거식증으로 위가 고체의 음식을 받아들이지 못한 지는 한 달쯤 됐다. 힘은 하나도 없었지만 걷는 것은 뜻밖에 쉬웠다. 수증기가 떠다닐 때 이런 기분일까? 밤길을 걷다 보면 부옇게 해가 뜨는 것이 보였다. 땀 흘릴 일도, 눈물 흘릴 일도 없이 꿈처럼 돌아오면 낮은 이부자리가 한결 나아 보였다. 그렇게 나는 내 안의 감정이 꽉 막혀 만들어낸 병에서 천천히 걸어 나왔다. 치유되기 위해서는 걸어야 한다는 걸 누가 말해준 건 아니었지만 이미 알고 있었다. 머리가 알기 전에 몸이 알았겠지. 걸으면서 웃기

  • 입술 프로들의 ‘초크초크’ 립 서비스

    1 립 패치 붙이기 “드라마 촬영 날에는 외부에 있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립밤을 꼭 휴대하며 수시로 바르는 건 기본이고 물을 많이 마셔요. 어느 정도 입술이 촉촉해지긴 하지만 환절기에는 립밤만으로 건조함을 해결하기엔 부족하죠. 유난히 입술이 건조하고 각질이 생긴 날에는 패치 타입의 입술 전용 팩을 입술에 붙여요. 얼굴에 마스크 팩을 하듯 입술의 보습을 위해 영양과 수분을 집중적으로 공급하는 아이템이거든요.” - 오주은(배우) how to 1 입술 전용 클렌저로 입술을 꼼꼼하게 닦는다. 2 패치 타입의 입술 전용 팩을

  • 新 결혼 풍속도7

    ‘나 홀로 결혼’ 비혼식1인 가족의 증가 그리고 젊은 세대가 결혼해서 보장받을 수 있는 미래 삶의 불투명함 등이 ‘나 홀로 결혼족’을 탄생시켰다. ‘미혼’이 아닌 ‘비혼’이 바로 그것. 결혼할 예정이지만 아직 하지 않은 사람과 결혼 계획이 전혀 없는 사람을 나누는 표현이다. 비혼을 선언한 사람들 사이에선 ‘비혼식’이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결혼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그동안 지출한 지인과 친구들 결혼식 축의금의 본전이 생각나는 사람들을 위한 이벤트다. 친구와 지인들을 초대해 ‘나 홀로 결혼식’을 열고 그간 냈던 축의금을 돌려받는

  • 서울 루프톱 트립

    이상한 나라의 미쓰윤재치 있는 병맛 광고로 주목 받은 편강 한의원의 광고 대행사 미쓰윤이 다이닝 라운지를 오픈했다. 동화 속 세상이라는 콘셉트부터 독특한데, 천장을 가득 채운 장미와 치마 속에 숨겨진 조명 그리고 화려한 타일로 동화 속 이상한 나라를 재현했다. 이곳에 가면 메뉴판을 꼭 읽어봐야 한다. 공간에 대한 이야기와 메뉴 설명, 인테리어 소품까지 동화로 풀어냈기 때문. 하이라이트는 미니 수영장이 있는 루프톱으로, 카바나에 앉아 있으면 부티크 호텔에서 휴양을 즐기는 기분이 든다. 가을 동안 비정기적으로 온수 풀 파티를 열기도 하

  • 2017년 버전 10대 팬덤 문화

    좋아하는 가수의 사진 또는 출연한 방송이 녹화된 비디오테이프를 마치 신주 단지 모시듯 소중하게 보관하는 게 전부였던 과거와는 확연히 다르다. 지금은 직접 아이돌 멤버를 뽑아 키우는 시대다. 자신이 좋아하는 후보를 데뷔시키기 위해 직접 홍보 책자를 만들고, 커피차를 빌려 촬영장 앞에서 일반 사람들에게 커피를 나눠주며 좋아하는 스타에 대한 애정을 부탁하기도 한다. 이런 현상은 소위 말하는 부자 동네, 즉 강남에서 시작돼 전국적으로 퍼져나갔다. ‘팬질’ ‘덕질’이 진화하고 있는 셈이다. 변하는 팬심, 신흥 강자 몬스터엑스·위키미키요즘 1

  • 도시의 무인 시스템

    “영화 보고 밥 먹고 커피 마시는 데이트 코스에 질린 커플이라면 블록 게임 하나 들고 이곳을 찾아도 좋겠다. 러블리한 분위기 속에서 함께 책을 읽고 커피 마시고, 함께 ‘멍때리는’ 것만으로도 한 장의 추억을 만들 수 있다.”​ 사랑방 무인 카페 도심 한가운데 주인장이 없는 카페가 있다면 믿어질까. 지하철 4호선과 6호선이 함께 달리는 삼각지역 11번 출구에서 조금만 걸어가다 보면 오른쪽에 ‘캐OO’이라는 카페가 있다. 디자인 스튜디오 마즘(Maezm)에서 운영하는 무인 카페다. 2층을 사무실로 쓰면서 1층을 놀리는 게 아쉬웠고 ‘사

  • 예쁘지는 않지만 사랑스러워

    몽고메리의 유년기는 외롭고 힘들었다. 두 살 때 어머니를 잃고 같이 살게 된 외조부모는 아이가 감당하기에는 꽤 독특한 성격이었다. 몽고메리가 열 살 때부터 문학에 두각을 드러내고 이미 열여섯 살에 지역 신문에 시를 발표하게 된 데에는 재능이 가장 큰 역할을 했겠지만 외로운 어린 시절도 한몫했을 것이다. 그러나 작가의 길은 순탄하지 않았다. 스물네 살에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외할머니를 돕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간 몽고메리는 결혼조차 마흔 언저리로 미룰 수밖에 없었다. 그의 문학적 재능은 틈틈이 쓰는 짧은 글이 되어 지역 신문과 잡지

  • 제임스 본드가 여자라면?

    “샤를리즈 테론이 차기 제임스 본드가 되어야 한다.” 시리즈의 ‘토르’ 역으로 유명한 배우 크리스 헴스워스가 최근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전 세계 가십 미디어와 비평가들은 즉각 논쟁에 뛰어들었다. “끝내주는 아이디어”라는 환호, “정 하고 싶으면 새 시리즈를 만들면 되지, 왜 007을 건드리나”라는 반론이 엇갈렸다. 제임스 본드로 말할 것 같으면 남자들의 욕망을 집대성한 캐릭터, 남자들의 롤 모델, 남근의 수호신 같은 존재다. 바로 그런 상징성 때문에 실현 가능성이 지극히 낮더라도 이번 논의는 큰 의미를 지닌다. 디즈니

  • 뜻밖의 메뉴

    프릳츠커피컴퍼니의 크루아상마포에서 시작한 프릳츠커피컴퍼니는 질 좋은 원두와 클래식 & 빈티지 무드의 브랜딩, 성실한 품질 관리로 커피 마니아의 꾸준한 사랑을 받았으며 최근 원서점과 양재점도 문을 열었다. 편의점만큼 카페가 많은 논현동에 살고 있지만 아무리 바빠도 2주에 한 번은 기어이 이곳을 찾는 이유는 바로 ‘빵’. 3천원이 훌쩍 넘는 크루아상도 많이 먹어봤지만 여기만 한 걸 아직 못 만났다. 버터, 밀가루, 소금의 비율이 어찌나 완벽한지 양심의 가책만 피할 수 있다면 두 개쯤은 거뜬하다. ‘겉바속촉’ 소보루빵, 양질의 바닐라 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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