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수첩] 금융주 ‘밸류업’ 가로 막는 ‘관치 디스카운트’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정부가 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공개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랭하다. 저평가된 상장사들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주가에 찬물만 끼얹었기 때문이다. 대표적 수혜주로 거론됐던 금융주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구체적인 내용이 발표된 이후 주가 곤두박질쳤다.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이 예고됐을 때까지만 해도 주주환원이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고 이는 금융주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그러나 발표된 내용은 기업가치 제고에 대한 강제성 없이 인센티브를 통해

  • [기자수첩] 메리츠금융 주가 질주, 자사주 소각만이 밸류업 해답임을 입증했다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예전에 메리츠증권이나 메리츠금융지주 주가 그래프를 보면서 아름답다는 생각이 든 적이 종종 있었다.지난해 메리츠금융지주가 증권과 화재를 완전자회사로 편입하는 지배구조 개편이 이뤄진 이후 주가 추이는 어떤 면에서 무섭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메리츠금융그룹은 지난 2022년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을 통해 최소 3년간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의 50%를 주주에게 환원하는 내용의 ‘중기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했고 실제로 이행했다. 지난해에도 메리츠금융지주는 3월과 9월 각각 4000억원, 2400억원씩 자사주를 매입했다

  • [기자수첩] 신약 개발을 어렵게 만드는 것들

    [시사저널e=김지원 기자] “신약 개발은 한국인의 DNA에는 맞지 않는 영역이란 말도 많죠.”제약·바이오 업계를 취재하며 자주 듣는 종류의 말이 있다. ‘사짜가 많다’, ‘어디가 오를 것 같냐’. 다 다른 말인 것 같지만, 따지고 보면 결국엔 모두 신약 개발의 어려움과 관련돼 있다.신약 개발에는 평균 15년이 소요된다. 1만여개의 후보물질이 있다면 단 1개만이 성공한다. 사정은 전 세계 어디나 비슷하다.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이 지난해 11월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평균 신약 개발기간은 15년, 개발비용은 2~3조원이다.신

  • [기자수첩] 기업 밸류업 정책, 끝이 아닌 시작이어야 하는 이유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증시 저평가)를 검색어로 시간을 끝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2000년 초반에 한 기사가 나온다. 당시 기사를 인용하면 한 미국 애널리스트는 “소액주주를 무시하는 한국 기업은 같은 실적을 내는 미국 기업보다 주가가 낮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증후군에 걸려있다”라고 한국증시를 설명했다.이로부터 24년이 지났음에도 한국증시는 저평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코스피의 PBR(주가순자산비율)은 지난해 5월 기준 1배로 주요국 증시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PBR이 4.2배인 미국 증시와 큰 격

  • [기자수첩] 위기의 바이오, 영원한 위기는 없다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지난해 잠정 실적이 공개되고 있다. 연 매출 순위 상위권에 있는 제약사들은 역대급 실적을 발표하며 이목을 끌었지만, 캐시카우가 마땅히 없는 바이오 업계에서는 적자폭을 키우며 사업 지속성에 빨간불이 켜진 기업들이 늘어났다. 투자 한파가 지속되면서 자금 조달 불확실성이 커지자 업계의 위기감은 점점 고조됐다.지난해 바이오 업계는 우울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코로나19 엔데믹 전환, 고금리,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자본 시장 투자 한파로 매출원이 없는 바이오 벤처에 대한 투자 매력도가 급격히

  • [기자수첩] 청년 주택드림 청약통장 출시, 허탈감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청년 내집마련 123 주거지원 프로그램의 하나인 청년 주택드림 청약통장이 출시를 하루 앞두고 있다. 금리도 높고 이자소득 비과세와 소득공제 혜택까지 있지만, 벌써부터 서울 등 수도권에 거주하는 청년들에게는 허탈감만 안겨준다는 우려도 나온다. 청년층 거주지역 수요와 대출가능한 금액 기준 간의 괴리 때문이다.청년드림통장은 저축, 청약, 대출을 연계해 무주택 청년층의 주택구입과 자산형성을 동시에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기존 청년 우대형 청약에서 가입 대상과 지원 내용을 대폭 확대 및 개편한 것으로, 가입자

  • [기자수첩] SNS에는 '해답'이 없다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인스타그램이 연일 화제다. 정 부회장은 ‘대기업 오너 인스타그램’이라는 것 자체로 이슈몰이했고, 그 시장을 개척한 선두주자다. 그간 보기 어려웠던 대기업 오너의 일상을 낱낱이 보여준 인물이기도 하다.정 부회장의 인스타그램은 거의 매일 게시글을 올린다. 현재 정 부회장 인스타그램 게시물은 526개, 팔로워만 84만2000개에 달한다. 게시글에 올리는 글도 친근한 어투, 댓글로까지 소통하고 있다.과거에도 정 부회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SNS 활동을 한 적이 있다. 정 부회장 페이스북을

  • [기자수첩] 제4이통, 장밋빛 미래보단 ‘디테일’이 중요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윤석열 정부가 지난달 31일 ‘제4이동통신’ 사업자로 스테이지엑스를 선정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3사의 과점체제를 해소하기 위한 정책 일환이다. 그간 정부는 2010년부터 8차례에 걸쳐 제4이통사 선정을 추진했지만, 실패를 거듭하다가 14년 만에 신규 사업자를 유치하게 됐다.그러나 사업 개시도 전부터 스테이지엑스가 당초 정책 취지대로 통신3사를 견제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스테이지엑스가 경매를 통해 할당받은 28㎓ 대역 주파수의 최종 낙찰가가 4301억원으로 당초 정

  • [기자수첩] 또다시 ‘철도 지하화’, 선심성 공약 언제까지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총선을 앞두고 여야가 앞다퉈 ‘철도 지하화’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철도 지하화 계획은 선거철만 되면 나오는 단골 공약이다. 하지만 사업성 문제로 번번이 무산됐다. 이번에도 공약만 있을 뿐 구체적인 계획이 없어 선심성 공약으로 끝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정부는 지난달 25일 교통 분야 민생토론회를 통해 65조2000억원을 투입해 철도와 도로를 지하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31일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총선 4호 공약으로 경기 수원 등 일부 구도심 철도 지하화를 발표했다. 일주일 뒤 박상우 국

  • [기자수첩] 정치인 테러 가짜뉴스 방지책 마련해야

    [시사저널e=최성근 기자] 나와 100% 똑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주변 이웃, 더 나아가 대한민국 국민 전체 머릿속이 제각각이기에 우리 사회는 필연적으로 갈등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개개인의 다른 생각을 존중한다. 이념적으로 격하게 충돌하더라도 선을 넘지 않는 수준에서 자유가 인정된다. 넘지 말아야 할 선은 바로 폭력이다. 여야 정치인들이 백주대낮에 잇따라 피습당하면서 5000만 생각들이 살아 숨 쉬는 민주주의가 흔들리고 있다. 연초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를 둘러보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 [기자수첩] ‘정치인’ 고동진·공영운도 성공할까

    [시사저널e=엄민우 기자] 최근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이 나란히 삼성전자와 현대차그룹 출신 기업인을 영입해 재계와 정치권의 이목을 끌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고동진 전 삼성전자 사장을 영입하고 같은 날 더불어민주당은 공영운 전 현대자동차 사장 영입사실을 밝혔다. 누가 봐도 두 당이 ‘경쟁하듯 영입했다’고 보는 게 맞는 상황이다.이처럼 정치권이 선거를 목전에 둔 무렵 대기업 인사들을 끌어들이는 이유는 명확하다. 경제와 관련해 유능한 정당 이미지를 가져갈 수 있다고 생각하고, 유권자들에게 있어 기업인에 대한 이미지가

  • [기자수첩] 기업 경영의 족쇄 ‘상속세’, 20년째 변함 없는 과세의 늪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가입국 중 우리나라의 상속세율은 최고 수준이다. 다른 국가의 경우 상속세 부담을 낮추거나 없애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지만, 한국은 20여년째 제자리걸음이다.일각에선 ‘정상’적인 경영승계를 통한 상속보다 회사를 매각하는 것이 낫다고 얘기하기도 한다. 과도한 상속세가 기업 경영 및 안정성에 심각한 족쇄가 된 셈이다. 한국의 상속 최고세율은 50%로 할증세율이 적용된다면 최대 60%까지 오른다. OECD 평균인 26%보다 약 2배 높은 수준이다.창업주 등이 기업 지분을 자녀에게 물려주

  • [기자수첩] 사라진 교훈 반복되는 눈물···은행 불완전판매 논란, 근본대책 세워야

    [시사저널e=김태영 기자]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대규모 투자 손실 사태로 불거진 불완전판매 논란에 시중은행들의 고위험·고난도 금융상품 판매를 전면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예·적금과 같은 원금보장과 안정성을 기대하고 은행을 찾는 금융소비자 특성상 애초부터 증권사가 아닌 은행에서의 판매 자체가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다.2021년 2월부터 홍콩H지수가 폭락하면서 지난달 26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NH농협은행 등 4대 시중은행에서 판매한 홍콩H지수 ELS 만기 손실액은 3121억원으로 집계됐다.

  • [기자수첩] 인간 손준성의 양심

    [시사저널e=주재한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이던 시절 검찰이 2020년 총선을 앞두고 당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측에 범여권 주요인물들의 형사고발을 사주했다는, 이른바 ‘고발사주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손준성 차장검사(검사장)에게 징역 1년이 선고됐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는 무죄 판단이 내려졌지만, 고발장 전달 등 사실관계가 인정되면서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가 유죄로 판단됐다.재판부는 ‘손준성 보냄’이 붙은 텔레그램 메시지에 대해 “피고인(손준성)이 이 메시지들을 최초 생성한 후 다른 사람에게 직접 전송했다고 봐야 한다”고

  • [기자수첩] 연두색 번호판, 주홍글씨일까 부자증표일까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올해부터 고가 법인차량에 대한 연두색 번호판을 부착하는 제도가 시행된다. 법인차량의 사적 사용을 제한하기 위한 취지에서다.법인차는 구입비 뿐 아니라 보험료, 주유비 등 각종 차량 유지비용도 필요 경비로 분류되기 때문에 세금 감면 혜택 효과가 크다당초 법인차량은 업무용으로만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굳이 고가 차량으로 구입해야할 이유가 없지만 일부 기업 대표나 임원들이 슈퍼카, 스포츠카 등 수억대 고가 차량을 사적으로 사용하면서 오랜 기간 문제가 제기됐다.이에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법인차 번호판 색을

  • [기자수첩] 수입車업체·딜러사 판매 경쟁에 ‘등 터지는’ 딜러들

    [시사저널e=최동훈 기자] 지난해 국내 판매된 수입차는 전년(32만1364대) 대비 7.6% 감소한 29만6984대로 집계됐다(한국모빌리티자동차산업협회). 코로나19 특수가 사라지고 고물가, 고금리 등 요인으로 인해 수입 신차 수요가 수년째 줄어드는 실정이다.시장 파이가 축소되는 것은 영업 일선의 판매경쟁이 더욱 격화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최근 수입차 영업사원(딜러)들은 유력 브랜드의 딜러사에서 근무하든, 그렇지 않든 뜨거워진 판매 경쟁에 많이 데인 모양새다.최근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의 1위 딜러사 입지가 흔들리고 있는 한성자동차

  • [기자수첩] ELS 투자자 손실배상, 해야하나 하지말아야 하나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자본주의는 차갑다지만 요새 ELS 사태를 보면 그렇게 차가운 것이 정당한 것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홍콩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주가연계증권(ELS)의 만기가 속속 도래하면서 대규모 손실이 확정되고 있다.ELS는 통상 3년이 만기인데 만기시 기초자산으로 삼은 지수가 가입 당시보다 65~70% 밑으로 떨어지면 하락률에 비례해 손실을 보게 된다. 홍콩 H지수는 3년 전 1만2000 이었지만 현재는 5000 초반에 그치고 있다. 말 그대로 ELS 가입자들은 원금이 반 이상 날

  • [기자수첩] 갤S24 AI 반응 성공적···남은 건 소비자 신뢰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삼성전자가 꺼내든 첫 인공지능(AI)폰에 대한 초기 반응이 심상치 않다. 갤럭시S24 시리즈 공개 이전부터 실시간 통화 통역과 문자 번역 등 기능은 이미 예상한 것이었음에도, 실제 기능을 실행했을 때 반응 수준이 꽤 높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면서 관심이 높다.번역 기능은 과거 SF 영화 속 장면처럼 원활한 구현은 어려울 것이란 의심을 어느 정도 해소했다. 특히 서비스 초기부터 13개국 언어를 지원한다는 점도 놀랍단 반응이다. 익숙한 영어를 번역할 때까지 크게 와닿지 않았던 기능이, 생소한 힌디어나 베트남어까

  • [기자수첩] 한미약품과 OCI 통합을 보는 두 가지 시각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최근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의 통합 발표는 연초부터 제약업계에 큰 영향을 준 사건이다.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이 각 사 현물출자와 신주발행 취득 등을 통해 그룹 간 통합에 대한 합의 계약을 각 사 이사회 결의를 거쳐 체결했다고 발표한 날은 지난 12일이다. 주말을 앞둔 금요일 저녁 발표된 사안인만큼 다소 늦게 인지한 관계자도 있었는데 업계에서는 그 다음 주 내내 화제였다.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풍부한 대기업과 R&D(연구개발) 능력이 우수한 대형 제약사가 손을 잡았으니 업계 관심이 쏠린 것은 당연

  • [기자수첩] 최대 290만명 신용사면···‘선심’에 가려진 것들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정부가 올해 5월 말까지 대출 연체자 최대 290만명의 연체 이력을 삭제해주는 ‘신용사면’을 단행한다. 이번 신용사면을 통해 정부는 2021년 9월부터 이달 말일까지 발생한 2000만원 이하 연체를 오는 5월 말까지 모두 상환하면 연체 이력 정보를 금융기관 간에 공유하지 않고 신용평가사의 신용평가에도 미반영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로써 전체 연체발생자의 98%에 달하는 290만명의 연체 이력이 삭제되며 이 중 250만명의 신용점수가 상승할 전망이다.서민과 소상공인의 신용회복 지원을 도와 취약차주의 재기를 돕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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