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수첩] 판교에서 ‘등대의 삶’과 ‘저녁있는 삶’ 나뉜다

    [시사저널e=이하은 기자] 최근 발표된 ‘주 52시간제’ 개정안을 놓고 IT·게임업계가 뒤숭숭하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IT·게임업계 건물들은 ‘판교 등대’와 ‘오징어잡이 배’ 등으로 불렸다. 잦은 야근으로 늦게까지 불이 켜져 있었기 때문이다. 노동시장 개혁 방향을 두고 과거로 회귀하는 것 아니냔 불안이 나온다.고용노동부가 발표한 노동시장 개혁 추진 방향의 핵심은 주 52시간제 유연화다. 기존 1주 단위었던 연장근로를 한달 단위로 늘리고, 선택적 근로시간제의 정산기간도 확대할 방침이다. 고용노동부는 “일할 땐 일하고, 쉴

  • [기자수첩] 친환경과 무라벨 사이 불편함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올해 유통업계에서는 ‘무라벨’이 대세로 자리잡았다. 친환경을 내세워 요거트, 커피, 생수까지 용기 겉면의 비닐 포장재를 없앤 무라벨 제품이 늘고 있다. 분리수거까지 쉬워 무라벨 제품은 특히 1인가구에게 주목을 받았지만, 제품 정보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친환경은 미닝아웃 소비(구매를 통해 자신의 신념을 표출하는 소비 행태)를 추구하는 MZ세대들의 관심으로 유행처럼 번졌고, ESG경영을 유행어처럼 외쳤던 기업에게는 상품 제작 과정 중 필수로 자리잡았다. 이제는 편의점에서 캔 음료를 구매할 때도 용

  • [기자수첩] OTT 1일권 판매, 소비자 방패 삼은 ‘배신’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최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계에선 ‘OTT 1일권’ 판매와 관련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페이센스는 지난달 31일부터 넷플릭스, 티빙, 웨이브, 왓챠 등 6개 OTT 서비스의 1일 이용권 판매를 시작했다. 사이트에서 이용권을 구매하면 24시간 이용 가능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받는 방식으로, 페이센스가 직접 보유한 OTT 계정을 이용권 구매자들에게 하루씩 공유한다. 페이센스가 제공하는 1일 이용권의 가격은 넷플릭스 600원, 티빙·웨이브·왓챠와 라프텔은 500원, 디즈니플러스는 400원이다.이와 관련

  • 좋아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단 것은

    [시사저널e=장민지 경남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KBS 예능인 '주접이 풍년'에서는 주로 ‘덕질’을 하는데 있어 세대, 젠더와 같은 요소들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자신의 행복을 위해 덕질을 하는 다양한 팬 주체가 등장한다. 이 예능은 팬들의 팬 행위 또한 하나의 콘텐츠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누군가는 이를 보고 팬 문화가 ‘대중화’되어가고 있다고 판단할 수도 있을 듯하나, 동시에 팬덤을 하나의 예능 콘텐츠로 만들고 주목을 받는 것만큼이나 여전히 독특한 문화를 이루고 있단 것을 반증하고 있기도 하다.덕질이라고 하는

  • [기자수첩] 새정부 첫 부동산 대책 발표, 첫 술에 배부르랴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새 정부의 첫 부동산 정책 발표로 분양가상한제 규제 완화가 발표됐다. 정비사업 추진 과정에서 조합이 불가피하게 소비하는 필수비용을 분양가에 반영하고 자재값을 공사비에 신속하게 반영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또 분양가 책정 시 참작하는 인근 주택가격 기준은 준공 20년에서 보다 10년 이내로 상향 조정했다. 깜깜이로 이뤄지던 분양가 심사도 택지비 검증위원회를 신설해 투명하게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이로써 분양가가 1.5%~최대 4%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업계 전문가들은 공급 지연에 의한 숨통이

  • [기자수첩] 분양가 현실화도 좋지만···실수요자 혼란 해소해야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분양가 상한제 개편안 발표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개편안은 분양가를 현실화해 막혀있는 도심 주택 공급을 활성화하겠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그동안 시장에서 요구했던 정비사업 추진 시 소요되는 필수 비용을 반영하고 건축비에 원자잿값 상승분 반영, 분양가 심사 절차 합리화 등의 내용이 담길 전망이다. 다만 분양가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점쳐지면서 예비 청약자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는 분위기다.분양가 상한제는 ‘택지비+건축비+택지비∙건축비 가산비’를 산정해 주변 시세의 70~80%로 분양가를 제한하는 제도

  • 일부 전기차 화재···“전기차 전체에 대한 부정으로 이어져선 안 돼”

    [시사저널e=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부 교수] 최근 부산 전기차 화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가 톨게이트 충격방지대에 고속으로 부딪히며 화재가 발생하고 탑승자 두 명이 사망한 사건이다. 화재는 짧은 시간 안에 800도 이상으로 올라 확산됐다. 출동한 소방대원은 이동용 수조를 만들어 화재를 진압했지만 재점화된 불길로 아침까지 소화를 이어갔다.최근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를 대체하면서 매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수년 이내에 완전한 주도권을 쥐면서 오는 2025년 글로벌 기준으로 연간 2500만대에 가까운 판매

  • [기자수첩] 고물가 시대, 성장보단 취약계층이 우선

    [시사저널e=최성근 기자] 전세계가 인플레이션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시중에 풀린 유동성에 더해 미중갈등으로 시작된 공급망 문제가 우크라이나 사태로 더욱 악화하면서 글로벌 물가가 치솟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올들어 점차 상승폭을 키우던 소비자물가는 지난달엔 전년 동월 대비 5%대 상승률을 기록하며 13년 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특히 식료품과 에너지 등 생필품 물가가 상승을 주도하면서 서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물가와 함께 금리도 뛰고 있다. 코로나 사태 이후 0.5%를 유지하던 기준금리

  • [기자수첩] 이마트·롯데마트 쉬게 하면 시장 갈 것이라던 사람들 어디갔나

    [시사저널e=엄민우 기자] 오너 경영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히던 것 중 하나는 총수가 주요 결정에 관여하면서 결과는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것이었다.그런데 이 같은 문제는 최근 몇 년 새 상당수 개선됐다는 평가다. 우선 세대교체가 이뤄지며 총수들이 젊어진 부분이 컸다. 또 사회적 분위기도 많이 바뀌어 직원들이 블라인드 등의 플랫폼을 통해 여과 없이 총수의 과오를 지적하게 됐다. 정보은폐도 쉽지 않아졌다. 또 개미투자자들이 대거 증시에 유입되며 주총장에서 총수를 향한 돌직구 질문을 던져 경영진의 진땀을 빼게 하기도 한다. 아직 부족한

  • [기자수첩] 대기업의 잇따른 바이오 진출을 보는 ‘엇갈린 시선’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바이오 산업이 폭발인 성장세를 보이면서 국내 대기업들의 바이오 시장 진출 도전장이 잇따르고 있다. CJ, 롯데, GS 등이 대표적인 예다. 다만 바이오 산업 특성상 신약개발의 성공 가능성이 매우 낮고 천문학적인 비용과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만큼, 장기적인 성장 모멘텀 발굴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달 초 롯데지주는 바이오를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키우기 위해 신규법인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설립했다. 롯데가 주목한 바이오 분야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같은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

  • [기자수첩] 오롯이 소비자가 감당?···개인정보 손해배상 책임 보장제도 활성화가 필요한 이유

    [시사저널e=김태영 기자] 최근 국내 카드사를 중심으로 부정결제 사고가 잇따르면서 사회적인 우려와 책임론이 불거졌다. 사고 원인을 두고 현재 금융당국과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업계에서는 피싱과 스미싱을 통해 도용된 고객정보가 결제까지 이어진 범죄로 추정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카드 부정결제 사고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10년 넘게 계속 반복되면서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했는데 부재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고 하지만 외양간도 제대로 고치지 못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전 세계적으로

  • [기자수첩] 성과급 400% 요구하는 ‘한국GM 노조’···신뢰 회복이 우선

    [시사저널e=유주엽 기자] 될놈될. 될 사람은 뭘 해도 된다는 의미의 줄임말이다. 때로는 낙관적인 단어로, 때로는 자조 섞인 뜻으로 사용된다. ‘어차피 될놈될이다’라는 말엔 운명에 맡기라는 의미도 담겨있다. 반대로 생각하면 안 될 사람은 뭘 해도 안 된다는 것처럼 해석되기도 한다.이번 코로나19 상황에서도 될놈될에 대한 재확인이 이뤄졌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 오히려 높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반면 중견 완성차 3사는 더 어려운 상황을 겪어야 했다.될놈될 기조는 우리 사회에 전염병처럼 퍼져나가며 은연 중에 절망감을

  • [기자수첩] 삼성준법위원장 ‘이재용 사면’ 발언, 과연 적절했나

    [시사저널e=이호길 기자] 이찬희 삼성준법감시위원회(준법위) 위원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론을 공론화했다. 삼성의 준법 경영을 위해 회사를 감시하고 견제해야 하는 조직의 수장이 이 부회장 사면을 언급했다. 견제 역할을 맡은 인물의 팔이 안으로 굽어버린 것이다.이 위원장은 지난 3일 삼성 서초사옥에서 기자들과 만나 “글로벌 기업인 삼성의 최고경영진이 재판 때문에 제대로 경영을 할 수 없다면 결국 국민이 피해를 보는 것”이라며 “그래서 국민의 뜻에 따라 결단을 내려주셨으면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앞서 그는 지난달 언론 인터뷰

  • [기자수첩] 원숭이두창 확산세 심각···WHO, 이번엔 늑장대응 안 된다

    [시사저널e=염현아 기자]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대유행이 소강상태에 접어들면서 원숭이두창이라는 새로운 감염병이 등장했다. '제2의 팬데믹' 우려는 기우라는 평가가 있지만, 원숭이두창 확진 사례는 빠르게 늘고 있다.2일 세계보건기구(WHO)는 현재 30여개국에서 550명 이상의 원숭이두창 감염 사례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지난달 7일 영국에서 원숭이두창 확진 사례가 처음으로 보고된 이후 27일 만이다. 한 달이 채 되지 않았지만, 현재 아시아 국가를 제외한 전 대륙에서 모두 발병했다.원숭이두창은 천연두와 유사한 바이러스성 질환으로,

  • [기자수첩] 법무부의 인사검증 ‘사법부 독립침해’ 우려 해소해야

    [시사저널e=주재한 기자] 법무부 장관 직속으로 인사정보관리단을 신설해 공직자 검증기능을 맡기는 것을 골자로 한 정부 직제 개정안이 지난달 31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과거 대통령 민정수석실이 맡았던 인사검증 기능을 법무부에 넘기는 법적 절차가 마무리된 것이다. 단장 포함 최대 4명의 검사가 참여하는 관리단은 이달 초 출범할 예정이다.관리단은 정치권력의 내밀한 영역에 있던 인사검증을 양성화하겠다는 윤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법무부 역시 “부처 통상 업무로 인사검증을 하는 것이 5년 뒤 모든 자료를 파기하는 기존 청와대 방식

  • [기자수첩] 車 반도체 대란에 속 터지는 소비자, 속으로 웃는 기업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이미 내년치까지 차가 다 팔렸다. 더 팔고 싶어도 팔 차가 없다.”한 완성차 업계 영업사원 말이다. 최근 인기 자동차 브랜드 영업사원들 사이에선 영업을 할 필요가 없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그도 그럴 것이 차량용 반도체 대란이 이어지면서 자동차 생산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해프닝이 2년 넘게 계속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주문 대기 물량(백오더)이 지난달 기준 100만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그룹 1년 내수 판매량이 120만대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대기 물량만 한 해 판매의 8

  • [기자수첩] 국민연금 자산배분 계획을 보면서 번뜩인 음모론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국민연금이 발표한 2023∼2027년 중기자산배분안을 계획을 보고 ‘헬조선’에서는 서학개미만이 살길이라는 확신이 들었다.중기자산배분안은 국민연금이 매년 제시하는 5년 단위 운용전략이다. 국민연금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는 지난 27일 ‘2023∼2027년 국민연금기금운용 중기자산배분안’을 심의·의결했다.이번 의결안에 따르면 국민연금의 국내자산(주식+채권) 비중 축소는 계속된다. 지난해 의결안에서는 2026년까지 국내주식 비중을 14.5%까지 줄이기로 했는데 올해는 2027년 국내주식 비중 목표치로

  • [기자수첩] 정호영 낙마 사태의 교훈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최근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낙마 사태는 기본적인 중앙행정부처 장관의 필수요건을 생각하게 한 사건으로 풀이된다. 정호영 후보자는 지난 23일 저녁 “윤석열 정부 성공을 위하고 여야 협치를 위한 한 알의 밀알이 되겠다”며 후보자 사퇴를 발표했다. 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지는 43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마친지는 20일 만이었다. 그동안 정 후보자 거취에 대해 정치권은 물론 사회 각계에서 잡음이 적지 않았다. 아들과 딸의 경북대 의대 학사편입과 관련된 의혹이 적지 않았다. ‘제2의 조국’이라

  • [기자수첩] 연이은 은행권 횡령 사고···‘사후약방문’ 급급한 금융당국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최근 우리은행과 신한은행 등 시중은행에서 횡령 사건이 터지는 등 은행권 내 금융사고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당국은 사태가 터진 이후에야 사고 원인 및 경위 파악에 나서는 등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보다는 사후약방문에 급급한 모습이 계속되면서 금융당국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금융당국의 책임론이 불거진 시작점은 우리은행 본점에서 발생한 600억원대 횡령 사건이었다. 우리은행 본점에서 근무하던 기업개선부 소속 차장급 직원인 A씨가 지난 2012년부터 2018년까지 회사 자금 약 614억

  • [기자수첩] 금융당국, ‘RBC 급락 사태'에서 보험사 건져내줘야

    [시사저널e=유길연 기자] “금리가 오르고 있어 보험사 사정도 한결 나아졌습니다.” 지난해 말부터 보험사 관계자들을 만나면 쉽게 들을 수 있던 이야기다. 보험사는 고객들로부터 받은 보험료를 가지고 주로 채권에 투자에 이익을 낸다. 금리가 오르면 채권으로부터 얻는 이자이익도 커져 운용수익률도 오른다. 보험사 입장에서 금리 상승이 호재인 이유다. 하지만 최근 금리가 너무 빠르게 오르자 보험사들은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자본건전성 지표(RBC)가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150%를 밑도는 보험사들이 속출했다. DGB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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