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당국, 가상화폐서 뭘 바라나

    한국은 가상화폐를 규제하는 것인가, 아니면 양성화하려는 것인가. 정부는 가상화폐에 대한 원칙을 정하지 못한 것인가, 아니면 정치적 고려 때문에 대응을 미루고 있는 것인가. 이 같은 의문에 대해 정부는 명확한 답을 주지 않고 있다. 지금 가상화폐 정책 가운데 명확한 것은 아마도 모든 게 불명확하다는 것뿐일 듯하다.최근 가상화폐에 대한 세계 각국의 규제가 점차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 여전히 미온적인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시장에선 정부 정책에 대한 해석이 제각각으로 나오고 있다.◇가이드라인으로 변한 ‘특별대책’정부가 지

  • 스타트업이 빠지는 ‘기획의 역설’에 대해

    정보통신(IT) 기반 기술 스타트업은 성장 단계서 이른바 ‘기획의 역설’에 빠진다. 빠르게 변하는 시장과 고객 요구 대응을 위해 기획보다 실행에 맞춘 기술개발이 한계를 맞는 시기가 오는 탓이다. 기획자가 거시적인 개발 목표와 계획을 세우고 개발자, 디자이너 등이 각자 임무를 수행하는 전통적인 기술개발 방식을 따르지 않았던 스타트업은 곧장 혼란에 빠진다.스타트업은 사업 초기 ‘인스턴트식 개발’에 기초해 사업을 시작한다. 장기적인 계획 아래 각자 맡은 업무를 차례로 수행하기보다 당장 구현하고자 하는 일부 기능만을 단기간에 개발해 시장에

  • 자동차 ‘순정품’은 공식 명칭이 아니다

    자동차 부품은 다양하다. 종류도 워낙 많지만 제작 단계에서 사용하는 부품이 있는 반면, 수리용으로 사용되거나 심지어 대체품이나 리사이클링을 거쳐 재활용된 부품 등 부류에 따라 다시 나뉜다. 문제는 노후화된 자동차에 새로운 부품을 사용하는 경우 배보다 배꼽이 큰 경우도 많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즉 100만원 짜리 자동차 가격에 200만원 상당의 단순 자동차 부품을 교체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분명한 낭비다. 신제품과 비교해 품질 측면에서 큰 차이가 없을 경우 가격이 저렴한 공식 인증된 부품을 사용하면 당연히 당사자에게 이득이

  • SNS 시대의 유사연애와 ‘남친짤’

    ‘남친짤’이라는 단어를 한번쯤은 들어보셨을 것이다. 네이버 오픈사전에도 나와 있는 이 단어는 남자 연예인의 일상 사진에서 마치 ‘자신의 남자친구’인 것처럼 친밀감을 느끼는 것을 뜻한다. ‘남친짤’의 쓰임새가 가장 활발한 영역은 SNS 프로필이다.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이나 SNS 계정의 사진이 ‘남친짤’로 바뀌면 ‘남자친구야?’라고 묻는 댓글이 심심찮게 올라오는 게 단적인 예다. 스타는 팬들과 미디어를 통해 가상적 관계를 맺는다. 그런데 개중에는 다양한 형태의 이미지 소유가 이루어지기도 한다. 초기 아이돌 그룹의 포토카드나 팬시 용품

  • 한국은행, '자산 인플레이션' 마냥 모른체할건가

    정부가 치솟는 서울지역 아파트값을 잡지 못해 안달인데 한국은행은 방관하는 것 같은 모습이어서 대조를 이루고 있다. 고차원적인 정책을 펴는 곳이라 아파트값 정도는 관심을 두지 않는 것인지, 아니면 그 정도는 호들갑 떨지 않고 내버려둬도 된다고 판단한 것인지 궁금하다. 올해 들어 서울지역 아파트값은 경제의 핵심 이슈로 부상했다. 가뜩이나 빈부격차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특정지역 아파트값이 거침없이 뛰면서 위화감을 조장하고 있을 뿐 아니라 시중자금이 비정상적으로 흐르는 양상까지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은 최근 경제전망보고서에서 지난해

  • 스타트업, 성장하려면 피칭 ‘잘’해야 한다

    스타트업이 피칭(Pitching)에 나서야 하는 순간은 반드시 온다. 야구에서 투수가 포수를 향해 공을 던지는 행위를 의미하는 피칭은 스타트업 업계에서 ‘투자 유도 발표’라는 뜻으로 쓰인다. 피칭으로 얻은 투자는 스타트업 성장에 핵심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성장하려면 피칭해라’라는 말이 스타트업 업계에서 나오는 이유다.피칭 시간은 행사의 성격에 따라 최소 3분에서 최대 30분까지 다양하다. 시간이 얼마든 스타트업 피칭은 '이해와 설득'으로 이어져야 한다. 투자자는 사업을 이해하고, 투자 이후 성장 가능하다는 사실이 설득돼야 투자에

  • ‘덕심’으로 대동단결

    몇 달 전 JTBC ‘팬텀싱어’를 애청하던 어머니(60대)가 카카오톡으로 짧은 동영상을 끊임없이 보내시기 시작했다. 응원하시던 싱어(singer) 포레스텔라 공연 영상을 말이다. 그러다 결승전 날이 다가왔다. 가족 단체 카톡방은 문자투표 장려 메시지로 가득했다. ‘한 사람당 한 표’. 포레스텔라가 우승하면 저녁을 쏘시겠다는 이야기와 함께. 필자 또한 포레스텔라에 푹 빠진 시기였다. 소셜 미디어를 통해 문자투표 장려 홍보 동영상을 제작한 직후기도 했다. 이것이 영업(팬이 아닌 사람들을 팬으로 만들기 위한 기존 팬들의 다양한 활동)이

  • 스타트업의 난해한 사업 소개…“명확한 메시지 담아야”

    스타트업을 만나 소개를 부탁한 뒤 느끼는 감정은 하나다. 난해하다. 스타트업은 난해하게 사업을 소개한다. “저희는 세상을 바꾸는 가치를 제공하는 기업입니다.” “​당신의 삶에 비전을 제공하는 빛과 같은 기업입니다.”​ “​문화 콘텐츠로 시간의 가치를 올려 드립니다.”​ 누구도 명확하게 알 수 없는 소개다. 최근 스타트업 관계자들이 모여 소식을 나누고 교류하는 자리가 부쩍 많다. 규모가 큰 자리에는 100여개 넘는 스타트업이 오기도 한다. 스타트업은 이곳에서 ‘10초 스피치’라는 소개 시간을 가진다. 그리고 앞에서 밝힌 난해한 소개를

  • 스프레더블 미디어, 참여문화와 팬 콘텐츠

    4차산업혁명의 기술 중에서도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사람과 사람을 즉시, 혹은 동시적으로 이어주는 초연결적인 디지털 환경이다. 이제 모바일은 보편적인 기기가 됐다. 사람들은 이동 중일 때나 머무르고 있을 때나 모바일에 접속해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을 이어간다. 커뮤니케이션의 감각이 변화한 것이다.이 감각들은 기존에 우리가 생각하고 있던 경계들을 끊임없이 허문다. 모바일을 통한 연결은 이전까지 홀로 고립되어있거나 교류가 없었던 문화를 서로 융합시킨다. 때로 이 과정에서 충돌과 잡음도 발생하는데, 그 크기는 가치판단이 힘들 정도로 광대하다

  • 수소연료전지차보다 순수 전기차 개발·보급이 먼저다

    내연기관 자동차 이후의 자동차로 순수 전기차가 주목받고 있다. 내연기관과 순수 전기차 기술을 절반씩 나눠 쓰는 하이브리드차는 이미 시장에 완전히 안착했다. 올해 수입차 시장 점유율 20%를 차지한 토요타·렉서스·혼다 등 일본차는 하이브리드차로 점유율 확대를 이뤘다. 해외 시장에선 배터리 기능을 보강한 플러그 인 하이브리드차가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현대자동차는 이보다 앞서 간다. 현대차는 수소연료전지차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2013년 현대차는 세계 최초로 양산형 수소연료전지차를 생산해 보급하기 시작했고 이제는 2세대 모델을 생산 중

  • 산으로 가는 가상화폐 규제 대책

    최근 가상화폐를 놓고 온 나라가 시끌벅적하다.가상화폐가 돈이다 아니다 하는 논쟁으로부터 시작해, 가상화폐로 떼돈을 벌었다느니, 막대한 손실을 봤다느니 하는 것에 이어 가상화폐를 규제해야 하느냐 말아야 하느냐 하는 것으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정부조차 전면 규제를 하느냐 아니면 거래를 사실상 허용하느냐로 입장이 엇갈리는 듯하더니, 이번엔 가상화폐 대책 자료를 사전에 유출하는 사건까지 번져 갑론을박이 확산되고 있다. 게다가 언론에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그 사이에 정부 내에선 가상화폐 대책을 어느 부서에서 주도하느냐를 놓고 신경전을

  • 관치(官治)금융에 대한 오해와 진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컬럼비아 대학의 조셉 스티글리츠 교수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시장에서 ‘보이지 않는 손’이 보이지 않는 것은 그런 손이 없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아담 스미스 이후 경제주체들이 이기적 목적의 이윤이나 효용의 극대화를 자유롭게 추구하도록 놔두면 모든 것이 ‘보이지 않는 손’(invisible hand)에 의해 조정되어 사회 전체의 효율을 최대화할 것이라는 시장만능주의자들의 주장에 정면으로 반기를 든 것이다. 2008년의 금융위기는 ‘신자유주의’(neo-liberalism)로 불리는 시장만능주의의

  • [내일의 창] CSR 없이 경제 발전 없다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은 기업의 사회책임경영을 의미한다. 기업이 왜 사회와 책임이라는 단어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지에 대한 논쟁은 이미 끝났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이 논의의 의미조차 모르는 경제인들이 적지 않은 듯 싶다. CSR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기업이 마땅히 지녀야할 책임이라는 당위성을 이야기하려는 것이 아니다. CSR의 내용이 원래 기업이 갖추려고 하는 경쟁력의 기반임을 이야기하려는 것이다. 조선시대 거상 임상옥은 장사란 이익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남기는 것이라고 했

  • 배우 김주혁씨 교통사고가 시사하는 점

    배우 김주혁씨 교통사고 사망 사건이 여전히 화제다. 정확한 사망 원인은 파악되지 않은 채 운전자 신체 이상과 차량 결함 추측이 맞서고 있다. 결과는 있고 원인이 없기 때문이다. 부검 결과 최초 지목됐던 심장마비 등 신체 이상은 “가능성이 낮다”는 소견으로 일단락됐다. 하지만 차량 결함 원인은 조사는 지지부진한 채 화제만 키우고 있다.경찰은 수사 방향을 차량 결함여부 쪽으로 두고 조사를 진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국립과학수사대에 차량을 보내 조사 중이지만, 해결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차량 결함 쪽으로 방향이 틀어지면 대부분 원인

  • 이제 ‘주주가치 경영’에서 ‘이해관계자 경영’으로!

    현대 경제 경영분야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베스트셀러 두 권을 꼽자면, 하나는 토마 피케티(Thomas Piketty)의 '21세기 자본'이고, 다른 하나는 팀 콜러(Tim Koller) 등이 공저한 '밸류에이션'일 것이다. 일견 전자는 불평등을 다뤘고, 후자는 주주이익 제고를 다뤄 상호 대척점에 위치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두 권의 책은 오늘날의 고용 없는 성장과 금융위기를 초래한 금융회사들의 문제를 공히 다루고 있다. 지난 미국 대선 캠페인에서 화두 중 하나는 기업부문으로의 이익집중화 문제였다. 밸리언트(Valeant)는 연구개발

  • 바이오경제 시대의 글로벌 신약개발 출구전략

    전 세계적인 헬스케어 패러다임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규제당국과 보험당국, 환자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시장이 요구하는 가치 기반의 혁신이 필요하다. 바이오경제시대의 목표시장 내에서 고객이 요구하는 수준의 가치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가치사슬과 연계되는 내·외부 역량의 분석과 보유 또는 미 보유 기술포트폴리오에 대한 가치평가, 가치 기반의 산업적인 해석과 글로벌 대응이 중요하게 됐다.첨단 바이오의약품 분야의 부상 등 기술 환경 변화와 신흥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혁신역량강화를 통한 시장경쟁 가속화, 국가별 안전성규제와 비관세 장

  • 지독한 한국의 주식 기피증 언제까지

    한국은 경제규모가 커지고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이 계속 증가하고 있음에도 주식형펀드는 오히려 급격히 위축되고 있으니 기현상이 아닐 수 없다. 세계 주요 국부펀드들이 주식 비중을 지속적으로 늘려 고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정부나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GDP는 170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여 5년 전에 비해 23% 정도 늘어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 지난 10월말 기준 시가총액은 2012년 말에 비해 41%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이처럼 경제 규모가 커지고 주식시장 규모 또한 커졌지만 한

  • 귀 기울여야 할 금융위원장의 쓴소리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달말 제2회 금융의 날 행사에서 "금융은 이익을 좇아 빠르게 움직이는 속성이 있고 경제·사회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지만 금융기관의 이익에 도움이 되는 곳으로 자금이 몰린다"고 하면서 "이런 금융의 쏠림현상이 버블의 형성과 붕괴로 이어지기도 한다"고 했다.그리고 "금융은 있는 사람을 더욱 부유하게, 없는 사람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속성이 있다"면서 "거래실적이 좋은 우량고객은 더 낮은 이자로 쉽게 돈을 빌릴 수 있고 각종 우대혜택도 받지만 정작 돈이 절실한 사람은 돈 빌리기가 어렵고 돈을 빌리더라도 감당하기 어려운

  • 기관투자가 바로잡아야 경제가 산다

    지난 9월 순자산 규모 1조 달러를 넘어선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운용자산의 65% 정도를 주식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보유 종목수는 9000여개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노르웨이 국부펀드 뿐 아니라 선진국 주요 기관투자가들은 국내 기관투자가들에 비해 전체적으로 높은 수준의 주식투자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 선진국 기관투자가들은 자산의 40% 정도를 주식으로 들고 있다. 또 과거에 비해 대형주 비중은 줄이고 중소형주 비중을 높이고 있는 추세다. 펀드나 보험, 일반연금 등 전통 기관투자가들보다 헤지펀드나 국부펀드 등 대체

  • 정부, 전기차 보급 위해 중장기 대책 세워라

    최근 열린 디트로이트 모터쇼의 화두는 역시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였다. 전기차는 자율주행기술을 적용하기 쉬운 이점까지 갖춰 글로벌 자동차업계의 실질적인 화두가 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각국마다 정부 차원에서 내연기관 차량의 판매중지 선언도 늘고 있고, 전기차 위주로 개발 판매하겠다는 글로벌 메이커도 증가하고 있다. 이제 전기차가 미풍이 아닌 자동차의 주류로 자리잡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물론 작년 생산판매된 차량 9400만대 중 전기차는 아직 약 80만대 수준이어서 전위부대 역할이라고 평가절하 하는 의견도 있지만, 예상 외로 빠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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