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덕질은 유전되는가

    [시사저널e=장민지 경남대학교 미디어영상학과 교수] 나는 어릴 때부터 상대적으로 미디어에 관심이 많은 축에 속했다.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란 이름으로 호명되는 만큼 초등학생 때 컴퓨터를 사용할 기회가 생겼고, 중학교에 진학할 때는 가정용 캠코더로 친구들을 촬영해 텔레비전으로 상영회도 가졌다. 미디어 문화연구자가 된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미디어에 관심이 많아질 수밖에 없는 환경에서 자라났고, 그것이 나에게 큰 영향을 미친 것이라 분석할 수 있다.덕질을 시작하면서 나는 팬 수행성이 유전되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유전자에

  • [기자수첩] 정유업계에 찍힌 죄인이라는 낙인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정유업계가 정부에 ‘죄인’으로 단단히 낙인이 찍혔다. 기름값으로 서민의 ‘고혈’을 쥐어짜냈다는 이유에서다. 더욱이 글로벌 금리인상 및 경기침체로 국민 대부분이 어려움을 겪고 있음에도 기본급의 10배에 달하는 성과급을 받았다며 정부와 국회의 타깃으로 전락했다.정유사 임직원들은 기업 경영과정에서 나타난 호실적을 기반으로 성과급이 책정된 것인데, 이를 ‘불로소득’으로 규정해 적폐 세력으로 몰아가는 것에 환멸마저 느낀다고 말한다.조선 시대에 소작농을 괴롭히던 ‘마름’이나 ‘지주’와 같은 취급을 받는 것을 억울해

  • [기자수첩] 명과 암 분명한 빅테크 보험 진출···상생 방안 시험대 올랐다

    [시사저널e=김태영 기자] 빅테크 기업의 보험업 진출이 가시화되면서 시장 참여자들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최근 금융위원회가 네이버·카카오페이·토스 등 빅테크 플랫폼을 통해 보험상품을 비교·추천해주는 서비스를 이르면 상반기 중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경쟁 심화와 수익 감소에 몰린 전통 사업자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보험사와 빅테크 간의 충돌을 넘어 설계사까지 생존권 보장을 요구하며 갈등이 확산되고 있는 모습이다.최근 보험업계에서 뜨거운 감자로 다시 떠오르고 있는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는 온라인

  • [기자수첩] 토레스 이어 트랙스도 호평···르노코리아, 저가 공세 필요해

    [시사저널e=유주엽 기자] ‘르쌍쉐’가 달라지고 있다. 쌍용자동차는 KG모빌리티로, 한국GM은 GM한국사업장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소비자 시선도 달라지고 있다. 지난해 출시된 KG모빌리티 토레스에 이어 최근 공개된 GM한국사업장 트랙스와 관련해서도 호평이 쏟아진다. 인기 요인은 현대자동차·기아의 동급 차량 대비 ‘저렴한 가격’에 있다.토레스는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속하지만 3000만원이 되지 않는다. T5 트림 기준 2800만원이다. 현대차 싼타페 3252만원보다 400만원 이상 저렴하다. 주행성능이나 편의사양에서 차이

  • 변화하는 중고차 시장···가격조사 산정제도의 중요성

    [시사저널e=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 국내 중고차 시장은 연간 250만대 이상이 직접 거래될 정도로 큰 시장이다. 신차 시장에서 연간 170만대가 거래된다고 했을 때, 중고차 시장 내 거래 대수는 신차 시장의 1.4배로 약 30조원 규모에 달한다. 미국이나 일본 등 다른 선진 국가에선 중고차 시장의 규모가 신차 시장의 2배가 넘을 정도로 활성화돼 있어, 향후 국내서도 추가 성장이 기대된다. 선진 중고차 시장의 규모가 큰 이유는 투명성이 보장돼 있기 때문이다. 투명성은 거래 문화에 녹아있어 신뢰감을 형성하며 성숙된 시장을

  • [기자수첩] DB하이텍 물적분할, 주주 소통 없이 성급했다

    [시사저널e=이호길 기자] DB하이텍이 팹리스 사업을 분사하는 물적분할을 재추진하자 주주권익이 훼손될 것이라며 소액주주들이 반발하고 있다. 회사는 거래선 이해 상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반도체 설계 사업부를 자회사로 분리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물적분할은 존속법인이 신설법인 지분 100%를 보유한단 점에서 주주가치 하락 우려가 있다.물적분할과 인적분할 등 분사 방법을 떠나서 분할이란 이슈 자체가 주주들에게는 민감한 문제다. 이 때문에 분할은 신중하게 추진돼야 하고, 주주들과의 소통이 중요하다. 그러나 DB하이텍은 이런 과정 없이 물

  • [기자수첩] 본안 판단 없는 헌재의 검수완박 유효 결정 유감

    [시사저널e=주재한 기자] 헌법재판소는 23일 국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주도로 지난해 개정된 ‘검수완박’ 입법이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청구인 법무부장관의 청구인적격, 검사에 대한 권한침해 가능성을 부정했다. 위장 탈당 등 ‘꼼수 입법’ 논란, 검찰의 집단 반발, 법조계와 학계의 개정안 비판 등 11개월 간의 논란을 일부 정리했다는 점에서 평가할만한 대목도 있다.그러나 헌재가 검수완박 개정안 그 자체에 대한 판단을 따로 하지 않았다는 점은 유감이다. 검찰의 수사권 축소에 대한 사회적 논란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헌재가 일정한

  • [기자수첩] 현대차 생산직 열풍과 주 69시간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최근 직장인들 사이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는 이슈를 꼽으라면 단연 현대자동차 생산직 채용과 주 69시간 근로시간 개편이다.현대차 채용의 경우 채용 소식이 알려지면서 취준생은 물론 대기업, 공무원 등 직장인들 사이에서도 관심이 뜨거웠다.이에 채용 당일 수만명이 몰리면서 채용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접속자가 많아 대기 중”이라는 문구가 떴고, 온라인에선 이번 채용에 18만명이 몰렸다는 소문도 나돌았다.이 숫자에 대해선 현대차 측은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현대차 생산직에 지원한 것은 사

  • [기자수첩] ‘코로나19 국내 상륙 이후’ 감사 필요하다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오늘(20일)부터 대중교통에서 보건용 마스크 착용 의무가 자율화됐다. 지난 1월 실내 마스크 의무 조정에서 제외됐던 대중교통과 마트 내 약국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가 이날 해제된 것이다. 정부는 조만간 의료기관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도 자율화를 적극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0년 1월 국내에 코로나19가 상륙한 이후 단행된 여러 조치들이 해제된 상황에 접한 것이다. 이제 정부가 해야 할 과제는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상식선의 일이다. 우선 하루 평균 9000명대인 신규 확진자 숫자가 500

  •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부동산 정책···맞춤식 투자가 답이다

    [시사저널e=이동현 하나은행 부동산자문센터장] 지난해 하반기 이후 대한민국 부동산시장은 사상 초유의 약세장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집값 폭등세가 당연시됐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이제는 가격 급등이 아닌 급락에 따른 부동산시장 경착륙마저 고민해야할 형편이다. 이런 분위기 때문일까. 새해 벽두부터 윤석열 정부는 당초 예상을 훌쩍 뛰어넘을 만큼의 강력한 부동산시장 활성화 대책(일명 ‘1.3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다. 참고로 1.3 부동산 대책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서울 강남·서초·송파·용산을 제외한

  • [기자수첩] 무역장벽으로 변질되는 ESG 공시 강화에 적극 대응해야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ESG는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비재무적 정보를 일컫는 말이다.국내의 경우 그동안 ESG 관련 내용은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통해 기업이 자율적으로 공개하도록 했지만 이제 더 이상 자율이 아니다. 2025년에는 자산 2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 2030년에는 전체 코스피 상장사에 ESG 의무공시 규제가 적용된다.유럽연합(EU)과 미국에서도 이미 ESG 공시와 관련해 법적 규제가 본격화되고 있다.유럽의 경우 지난 2018년부터 ‘비재무 정보의

  • [기자수첩] 또 은행권은 여론전환용 카드였나

    [시사저널e=유길연 기자] “이러다 또 말겠죠.”금융권 관계자들을 만나면 자주 듣는 이야기다. 정부와 금융당국이 은행권을 향해 연이어 날 선 발언들을 쏟아내는 것에 대한 반응이다. 최근 정부는 단골 레퍼토리인 이자장사에 대한 비판을 넘어서 대형 시중은행의 과점 체제를 손보겠다고 선언했다. 대형 은행들이 과도한 이자이익을 취할 수 있는 이유는 소수의 은행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구조 때문이라는 이야기다. 하지만 시중은행 과점체계를 무너트리기 위해 제시된 방안들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대다수다. 유력안으로 나왔던 챌린저뱅크(소규모

  • 돈 벌고 싶다면 부동산을 리모델링하라

    [시사저널e=이동현 하나은행 부동산자문센터장] 최근 몇 년 사이 부동산시장에도 성형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리모델링을 통해 노후화된 건물의 내·외관을 개선시킴으로써 임대료와 자산가치 상승을 함께 도모했다는 얘기를 주변에서조차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을 정도다. 실제로 단독주택이나 상가주택을 근린상가빌딩으로 바꾼다든지, 노후화된 빌딩의 외관을 멋지게 단장하거나 증축하고,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는 형태가 주를 이루고 있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낡고 오래된 주택이나 건물을 매입한 후 리모델링 과정을 거쳐 재매각하는

  • [기자수첩] 조선족 출신 국회의원 탄생? 그 속에 담긴 뜻

    [시사저널e=최성근 기자] “조선족 출신 국회의원이 탄생할 수 있을까요?” 단순해 보이지만, 단순하지 않은 질문이다.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률이 역대 최저치인 0.7명대를 기록했다.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가 1명이 채 되지 않는 것이다. 통계작성 이후 사상 최저치임은 물론 전세계적으로도 가장 낮은 기록이다.정부는 저출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예산을 쏟아붓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회의적이다. 공식적 언급은 꺼리지만 기자가 인구 절벽 문제를 언급하면 대부분 골든 타임을 놓쳤단 진단을 내놓

  • [기자수첩] 여야 정쟁 속 미궁에 빠진 부동산 규제 완화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정부가 지난해부터 부동산 시장 정상화를 위해 다양한 규제 완화책을 쏟아내 왔지만 시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야 대치 속에 많은 법안들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어서다. 법 개정으로 부동산 경착륙을 기대했던 실수요자들만 애가 타는 형국이다. 지난해 미분양과 거래 절벽 해소를 위해 내놓은 ‘다주택자 취득세 완화안’은 국회에 계류 중이다. 해당 내용이 담긴 지방세법 개정안은 야당 반대 속에 이달 임시국회 처리가 무산됐다. 정부는 2주택자에 1주택자와 같은 1~3%의 세율을 적용해 중과세를 폐지하고, 3주

  • 기로에 선 ‘퍼스널 모빌리티’ 산업···지자체의 현명한 정책 필요해

    [시사저널e=김필수 대림대 미래재동차학부 교수] 최근 ‘퍼스널 모빌리티(Personal Mobility, 이하 PM)’ 이용이 증가함에 따라 이용자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사고 건수는 늘어나고 있다. 행정안전부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 동안 개인형 이동장치 관련 사고는 15배 가까이 증가했다. PM에 대한 부정적 인식 또한 확대돼, PM 이용자를 ‘킥라니’로 표현하며 조롱하기도 한다. 지방자치단체들은 조례 제정을 통해 안전 정책을 내세우고 있다.PM은 실제로 위험한 이동수단일까? 데이터

  • 팬 수집가, 비물질 사회에서 현존하는 굿즈의 의미

    [시사저널e=장민지 경남대학교 미디어영상학과 교수] ‘슬램덩크’ 극장판의 인기가 한창인 가운데 이에 대한 기사나 칼럼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나 또한 어린시절 슬램덩크를 텔레비전 애니메이션으로 처음 접했고, 강백호와 서태웅을 응원하며 자랐다. 스포츠 장르 만화가 가진 서사구조나 코로나19 이후 오랜만에 느낄 수 있는 극장 단체 관람의 즐거움 등 몰입감의 요소를 하나하나 꼽자면 여러 가지겠지만, 무엇보다 이 열광 가운데 화제가 되고 있는 슬램덩크 굿즈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을 순 없을 것 같다. 굿즈는 일본에서 유래한 용어로 연예인을

  • [기자수첩] 삼성전자도 횡재세?

    [시사저널e=엄민우 기자] 정유업계를 중심으로 나오던 ‘횡재세’ 이슈에서 다른 대기업들도 자유롭지 못한 모양새다. 야당이 횡재세를 업종 상관없이 다른 대기업까지 적용하는 법안을 발의해놨기 때문이다.대기업 사업연도 소득이 직전 3개 사업연도의 평균소득금액의 20% 이상 초과한 경우, 그 초과분에 대해 법인세를 추가 부과토록 하자는 내용이다. 의석수를 감안하면 야당에서 발의되는 법들은 대부분 충분히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는 것들이라고 봐도 무방하다.‘횡재했다’는 말은 보통 길가다 돈 주웠을 때와 같이 뜻 밖의 이득을 얻게 됐을 때 하는

  • [기자수첩] ‘1+1=0.78’···저출산→무출산, 인구 사라지는 韓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1+1=2’의 시대는 우리나라에서 끝난지 오래다. 둘만 낳아 잘 기르자던 1970년대 슬로건이 무색하게 현재는 ‘1+1-0.78’의 세상이다. 갈수록 낮아지는 출산율에 저출산을 넘어 ‘무출산’이란 단어까지 등장할 정도다.1970년 출산율은 4.53명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출산율(여성 1명당 평균 출생아)은 0.8명대도 무너져 0.78명이 됐다. 즉, 남녀 성인 2명이 결혼해 평생 0.78명의 아이만 낳는다는 얘기다. 부부 50쌍(남녀 100명)이 탄생해도 태어나는 아이는 39명에 불과하다. 2018년 처

  • [기자수첩] 빌라왕 사태로 주목받는 신용생명보험···새로운 대안 될까

    [시사저널e=김태영 기자] 최근 '빌라왕 사건'으로 통칭되는 대규모 전세보증사기로 인해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한 피해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서 운영하는 전세보증보험을 믿고 집을 계약했지만 '빌라왕' 김씨가 사망하면서 보험에 가입했음에도 전세금 반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이에 전세보증보험을 포함해 여러 보증 형태로 판매되는 금융 상품의 공백을 메워줄 수 있는 대안으로 '신용생명보험'이 제시되고 있다. 신용생명보험이란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은 소비자가 우발적인 보험사고로 채무를 이행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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