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통’의 아이러니에 대해

    ‘중국통’, 중국에 대해 상당한 식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일컬어 칭하는 말이다. 중국어로 ‘通’이라는 개념은 한국에서 쓰는 한자의 의미와 유사하게 ‘통달하다, 통하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중국통이라는 용어는 중국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 사이에서는 널리 쓰이는 말로, 주로 상대의 식견을 칭찬할 때 쓰게 된다. 재미있는 사실은 중국에 오래 살수록, 중국 사업에 오래 참여할수록 이 중국통이라는 용어를 회피하고자 한다는 사실이다.그런 사람들은 보통 입을 모아 이야기 한다. “나라 크고, 사람 많고, 어떻게 통달 할 수 있겠습니까? 아

  • 팬들을 위한 서포트, 연예인의 역조공(易朝貢) 문화

    ​ 심심찮게 들려오는 조공문화(혹은 서포트)의 변화 양상 중, 연예인이 팬들에게 선물을 하는 경우들이 부쩍 많아진 것 같아 보인다. 일견에서는 이를 ‘역조공’이라고 명명하는데, 실제로 네이버에 오픈 사전에도 기재돼있듯이 팬덤에서는 아주 흔히 사용되는 신조어다. 역조공이란 주로 서포트를 받던 입장이었던 연예인이 자신들의 팬을 위해 반대로 그들에게 선물을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칼럼에서도 언급했듯, 조공이라는 의미가 연예인과 팬덤 사이의 권력관계를 상하로 고정시키기 경향 때문에 용어 사용이 자정되는 경우가 있으나, 이 역조공이라

  • 중국 창업, 공들인 도시 선택이 성공 지름길 된다

    수많은 스타트업 대표들이 중국시장에서의 사업 성공 방법에 대해 고민한다. 필자 또한 해당 명제를 가지고 10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동안 고민을 거듭했다.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수많은 사람들과 자리하며, 그 해답에 대해 질문했지만 명쾌한 대답을 들을 수도 없었다.하지만 그 가운데 동일한 답변은 다음과 같았다. “한 가지 사업을 중국 전역에서 성공시키는 방법에 대한 조언은 제가 드릴 수 없습니다. 저는 다른 지역의 특성에 대해 별로 아는 것이 없기 때문이지요. 만약 사업 범위를 우리 지역에 한정한다면 제가 도움 드릴 것이 있을 지도 모

  • 정부와 업체의 안일한 대응이 낳은 'BMW 화재'

    2000년대 중반, 독일 BMW 본사 엔진 연구소에서 주력 신형모델 520d 양산형 모델을 제작하면서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 520d가 2000cc급 프리미엄 베스트셀러모델을 목표로 하는 만큼, 엔진을 주축으로 다양한 기능과 성능을 발휘할 수 있는 시스템에 초점을 맞춰졌다. 특히 엔진의 고성능을 유지하면서 다양한 역할을 동시 수행케 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이 중 환경 기준 역시 중요하다고 판단돼 매연저감장치(DPF)와 배기가스재순환장치(EGR)의 기능 향상도 고려됐다. BMW는 고성능 엔진에 자신이 있던 탓에 2000cc 급에서도

  • 스타트업이 중국에서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기 어려운 까닭

    한국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 스타트업의 경우, 중국 진출에도 자신감을 가지는 경우가 있다. 실제로 중국시장에서 더 잘 통할 것 같은 사업 모델들도 몇몇 있다. 비즈니스 모델이 괜찮다고 판단되는 경우, 필자는 해당 스타트업의 대표에게 “중국 사업 관련 어떤 파트너(혹은 어떤 플랫폼과)와 이야기 중이신지?”라고 질문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질문에 자신 있게 대답하는 대표는 많지 않다. 많은 경우 “파트너가 필요한가요? 사기 당할 것 같고, 이윤이 적어질 것 같아서 혼자서 하려고 한다”고 답한다.‘파트너 십’이나 ‘다른 기업과의

  • 웹소설과 팬픽션, 서브컬쳐와 니치마켓

    요즘 tvN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웹소설이 원작인 드라마다. 카카오페이지가 론칭을 시작할 때, 이 소설은 이미 웹소설 원작의 웹툰으로 상위권에 링크된 화제작이었다. 이처럼 웹소설의 드라마화는 2016년부터 꾸준히 진행돼 오고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 IP(지적재산권) 확장’에서 중요한 케이스로 빛을 발하고 있다. 아이유와 이준기가 출연한 ‘보보경심:려’는 중국 웹소설이 원작이었고 중국에서 이미 드라마화돼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작품을 국내에서 다시 제작했다. 심지어 국내에서 한동안 화제작이었던 중국 드라마 ‘랑

  • 중국 유니콘 기업의 전성시대

    올해 초 미국의 글로벌 시장조시 기관인 CB 인사이트는 ‘세계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스타트업) 기업 순위’를 업데이트 해 발표했다. 1위에서 10위까지 기업 중 5개의 기업은 우버, 에어 비 앤비 등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미국 기업이었다. 하지만 나머지 자리는 예상하지 못한 생소한 이름들로 채워졌다. 디디추싱, 샤오미, 메이퇀디앤핑, 토우티아오, 루닷컴 등 ‘중국’ 기업이 바로 그들이다.중국 유니콘들이 글로벌 톱으로 성장하는 속도가 정말 무섭다. CB 인사이트에서 조사했던 세계 유니콘 히스토리를 트래킹 해보면 세계 스타트

  • 블록체인의 경제, 토크노믹스

    온라인 게임을 해본 경험이 있다면 ‘게임머니’ 라는 것을 들어보았을 것이다. 이름 그대로 ‘게임 속에서 사용되는 화폐’를 말한다. 비록 게임일지라도 인플레이션, 개인간 거래와 사기, 노동에 대한 보상 등 그 속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현실 경제와 매우 흡사하다.현금처럼 손에 잡히지는 않지만 디지털 세계에서 가치가 부여된 화폐라는 점에서 암호화폐 역시 게임머니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암호화폐는 게임 속이 아니라 현실 경제와 맞닿아 있다.사람들로부터 가치를 부여받은 암호화폐가 발행되어 시장에 풀리고, 이를 이용해 서비스나 재화를

  • 조공에서 기부로, 팬덤이 사회를 바꾸는 법

    누군가의 팬이라면, 조공이라는 단어를 팬덤내부에서 심심찮게 들어봤을 것이다. 팬덤이 커지면서 어느 순간 팬과 연예인 사이에 ‘조공문화’라는 것이 생겨났다. 사실 국어사전에서 조공이라는 단어의 용법을 살펴보면 '전근대 동아시아 국제 관계에서 종속국이 종주국에 때를 맞춰 예물을 바치던 것, 혹은 그 예물'로 알려져 있다. 팬덤에서 초기에 활발히 사용되던 이 용어는 현재 ‘서포트’로 대체되거나 혼용되고 있다. 특히 조공이라는 단어가 셀러브리티와 팬 사이의 위계를 고정화시키는 부분이 있어 이 용어를 자정하고 있는 팬덤도 있다.이러한 서포트

  • 한국 스타트업이 중국 기업의 움직임을 알아야 하는 이유

    불과 5년 전까지 만 해도 ‘텐센트’, ‘샤오미’ 등 중국 스타트 업의 이름을 들어 봤다는 한국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이 기업들을 못 들어 봤다는 사람을 찾기가 더 어려워졌다. 아쉬운 것은 이름은 아는데 해당기업이 뭐하는 회사인지 정확히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게임 ‘배틀 그라운드’를 즐기는 사람이 PC방마다 가득한데도, 제작사 블루홀에 50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는 텐센트가 어떤 회사인지 알고 있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텐센트는 시가 총액이 500조가 넘는 글로벌 톱 ICT(정보통신기술)기업이다. 10억명

  • 치조골 보존에 신경써야

    안녕하십니까. 서울미소그린치과 원장 강인호입니다. 요즘 치과에 가시면 치조골 이식에 대하여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이번 글에는 치조골 이식술에 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치아의 뿌리는 치조골이라는 뼈에 치주인대라는 얇은 막을 통하여 단단히 묻혀 있습니다. 건강한 상태에서는 치조골이 잘 유지되어 치아가 잘 기능하지만, 치석 등이 치아에 붙어서 염증을 일으키는 경우 치조골이 소실됩니다. 치주질환의 정도가 심하고 오래 진행된 경우에는 치조골이 많이 소실됩니다. 조절이 되는 치주질환이라면 지속적인 치료와 유지 관리로 치아를 보존할 수 있지만

  • 블록체인은 제품이 아니다

    직장인들은 누구나 한번쯤 사업을 꿈꾼다. 나만의 예쁜 카페를 운영한다거나, 멋진 사업 아이템을 통한 성공은 생각만으로도 행복해진다. 실제로 사업을 시작하려면 어떤 형태로든 사업을 기획해야 한다. 어디에 입지를 하고, 어떤 제품을 만들어 차별화할 것인지 등, 충분한 사전 준비 후에 사업을 진행하게 된다. 블록체인 비즈니스를 준비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어떤 제품과 서비스를 활용해 블록체인 생태계를 만들지, 어떤 팀원들과 일할지, 차별점은 무엇인지. 많은 고민과 노력 끝에 사업기획서를 만들어 공개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대중으로부터 투자

  • 비무장지대(DMZ)를 아시아의 맨하탄으로

    ​남북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진행됐다. 국민들은 통일이 되면 평양 옥류관에서 냉면을 맛보고, 기차로 유럽까지 가고 싶다는 희망을 밝히고 있다. 한편에선 북한을 믿을 수 없다며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다가올 종전과 평화의 시대에 어떤 방법으로 국민들의 이런 희망과 걱정을 해결할 수 있을까? 한 가지 아이디어를 제시한다. 한 마디로 “비무장지대(DMZ)를 뉴욕 맨하탄과 같은 국제도시로 만들자”이다. 비무장지대의 면적은 907㎢으로 서울시 605㎢의 1.5배이다. 한편 비무장지대 외곽에는 민간인 통제구역(CCZ)이 별도로 존재하는데 남한

  • 나훈아에서부터 포레스텔라까지

    대한민국 공연문화는 10대에서 30대 위주로 흘러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이돌 그룹을 앞세운 공연이 기획되면, 티켓팅에 참전하는 팬들의 폭주로 서버가 다운되는 일은 부지기수다. 이는 뮤지컬 ‘웃는 남자’ 선예매 티켓팅 이슈에서도 잘 드러났다. 그로 인해 국내 공연 다수가 젊은 세대를 위한 형태로 변모해가고 이들을 타겟으로 한 다양한 마케팅이 이뤄진다. 그러나 사실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는 수요층이 있다. 높은 소비능력을 갖고 있으며 공연에 대한 잠재 욕구도 큰 ‘실버세대’다. 50대에서부터 70대는 문화계에서도 충분히 소

  • 진짜 ICO를 판별하는 법

    가상화폐 시장은 지난 2017년 하반기 유래 없던 상승장, 이어진 연초 대폭락을 거친 후 세 달째 횡보중이다. 며칠 만에 몇 배씩 오르던 가격 속에서 울고 웃던 투자자들은 횡보하는 시세에 흥미를 잃었다. 올해 3월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거래대금은 작년 12월 대비 10분의 1수준으로 떨어졌다. 새로운 투자처로 ICO(initial coin offering)시장이 각광받고 있다. 성숙되지 못한 시장에 돈이 넘치니 투기꾼, 가짜 ICO 프로젝트, 사기꾼들도 몰려든다. 모든 투자시장이 그렇겠지만 시장과 서비스의 본질을 읽는 투자자의 주의

  • 장기화하는 초저금리 국면의 두 모습

    # 공무원 A씨는 두 번째 상가주택을 짓기 위해 최근 대출을 신청했다. 그는 이미 상가주택 한 채를 지으면서 받은 대출이 있어 원리금으로 매달 200여만 원씩을 은행에 내고 있지만 전혀 개의치 않는다. 월세가 250만원씩 들어오고 있는데다 갈수록 원금이 줄어들고 있고, 금리가 낮기 때문에 추가 대출을 받아도 부담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한국은행은 지난 12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시중 통화량 조절에 사용하는 정책금리인 기준금리를 또 동결했다. 시장에서 예상했던 그대로다. 앞서 금융투자협회가 채권 전문가 100명을 대상

  • 대학생과 스타트업…그리고 워라밸

    청년 취업난이 심각하다는 소식은 더 이상 뉴스가 아니다. 안정적인 삶을 목표로 하는 많은 청년들은 오늘도 공무원 시험학원으로 향하고, 정부는 공무원 일자리를 늘리고 있다. 역설적이게도 한편에서는 청년창업을 이야기 한다. 각종 스타트업 경진대회, 네트워킹 행사, 강연 등 다양한 행사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개최되고 있다.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투자사들과 액셀러레이터들의 수도 매년 늘고 있다. 아직 수가 많지는 않지만 기업가치가 1조원이 넘는 유니콘 기업도 점차 탄생하고 있다.스타트업을 통해 신화를 만든 사례들이 홍보되고 창업을 권하는 사

  • 아이 컨택과 카메라 컨택 사이, 팬들은 왜 대포를 드는가

    팬 콘텐츠가 성행하면서 급격하게 부상한 직업군이 하나 있다. 카메라와 캠코더 대여소다. 영상화 시대에 발맞춘 대중적인 장소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고급스러운 하이엔드 시리즈의 캠코더와 카메라, 렌즈가 불티나게 대여된다. 네이버 검색창에 ‘소니 캠코더’를 치면 ‘아이돌 직캠용’이 자동완성에 상위 링크될 정도다. 그렇다. 대포여신의 등장이, 팬 실천의 판도를 점차 변형시키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멜론 뮤직 어워드에서 충격적이었던 장면은 화려한 라인업 및 무대가 아니었다. 몇몇의 가수들이 등장했을 때의 플로어 석에서 터지던 연사 소리와 망원

  • 블록체인과 가상화폐 그리고 ICO

    지난해에는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암호화폐 붐(boom)이 일었다. 어떤 이들은 변동하는 비트코인의 시세를 바라보며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이 다가오고 있다고 이야기했고, 다른 한 편에서는 폰지 사기나 거품이라고 비판했다. 이런 암호화폐에 대한 관심 속 그 한가운데에 ICO라는 익숙한 듯 낯선 개념이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이 무엇인지 잘 모른 채 누군가가 이것으로 돈을 많이 벌었다는 풍문만을 가지고 투자하거나, 타 기업에서 이를 통해 많은 자금을 끌어 모았다는 뉴스에만 의존해 다루기에는 ICO는 상당히 고위험군의 투자다. 그렇기에

  • 스타트업과 리버스 ICO

    스타트업계에 ‘리버스(Reverse) 암호화폐공개(ICO)’가 인기다. 서비스 기반을 ‘대충’ 갖춘 발 빠른 스타트업은 리버스 ICO부터 기웃한다. 스타트업은 암호화폐를 팔아 투자금을 충당받고, 암호화폐를 산 투자자는 향후 암호화폐 상장으로 수익을 얻는 효율 높은 거래다. 아울러 스타트업이 투자전문회사로부터 투자를 받기 위해 기업홍보(IR)로 바쁠 필요도 없으니 달콤하다. 리버스 ICO는 BOScoin으로 국내에 이름을 알린 소프트웨어개발 업체 블록체인OS의 ICO보다 진일보한 형태다. 블록체인OS가 17시간 만에 1700만달러 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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