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이 공연예술을 지원해야 하는 이유

    최근 서울 혜화동 대학로서 연극 ‘감옥에 가기로 한 메르타 할머니’(연출 이우천)를 관람했다. 연극은 요양원에 사는 79세 메르타 할머니가 요양원보다 환경이 더 좋은 교도소에 가기위해 요양원 친구들과 5인조 노인 강도단을 만들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그렸다.'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의 할머니 판으로 읽히는 연극은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스웨덴의 현실을 반영한 작품으로,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 중인 오늘날 우리에게도 많은 점을 시사했다.무대는 간단했다. 배우들의 의상을 빼고는 대형 무대장치도 없고 크게 제작비가 들어가는 연극은

  • 많아도 너무 많은 국내 영화제

    10월은 전국적으로 문화행사가 많은 달이다. 서울을 포함해 전국 곳곳에서 다양한 주제의 축제가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영화제가 부쩍 늘었다. 경쟁적으로 국제적인 규모의 대형 영화제를 비롯해 크고 작은 영화제가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인권, 환경, 여성을 주제로 한 영화에서 비상업영화및, 독립영화까지 다양한 주제의 영화제가 열리고 있다. 그 수를 셀 수 없을 정도로 만들어지고 있다. 가히 영화제 춘추전국 시대다.120억 예산의 부산국제영화제(BIFF)를 필두로 20-30억 내외의 전주국제영화제(JIFF),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

  • ‘문화가 있는 날’에 만난 영웅들

    지난 25일 ‘문화가 있는 날’ 에 전쟁영화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을 봤다. 개봉 첫날과 반값 티켓 때문인지 제법 관객이 많았다. ‘문화가 있는 날’은 매달 마지막 수요일로, 영화관을 포함해 공연및 문화 행사장의 관람료를 반값 또는 무료로 즐길 수 있는 날이다. 극장에선 오후 5시~9시 사이 상영하는 영화를 5000원에 관람할 수 있다.‘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은 한국전쟁 당시 전투에 참전한 학도병 이야기다. 북한군을 속여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시킬 목적으로 펼쳐진 `장사상륙작전'을 다뤘다. 겨우 2주가량 훈련을 받은 772명의 학

  • 사라진 극장가 대목

    ‘반일(反日)’ 이란 사회분위기에 편승해 큰 재미를 볼 것으로 기대했던 영화 ‘봉오동 전투’가 큰 빛을 못 봤다. 정치권의 응원, 특히 여당의 단체관람에 힘입어 내심 천만관객까지 노렸던 영화는 ‘엑시트’ ‘분노의 질주: 홉스&쇼’ 등에 밀려 평범한 관객동원에 그쳤다. 원인은 지나친 국수주의·민족주의를 강요하는 이른바 ‘국뽕’ 영화였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영화는 손익분기점(450만명)을 넘기긴 했지만 500만 관객을 모으는데는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봉오동 전투’가 큰 흥행몰이를 할 것이라고 예상한 이유는 우리관객들이 정치적인 소

  • 문화와 문화산업

    얼마 전에 뮤지컬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제작: PL엔터테인먼트, 럭키제인타이틀)을 관람했다. 국내 초연한 이 작품은 ‘창작 초연’ 뮤지컬이라는 불리한 조건에서도 관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으며 이례적으로 흥행에도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객들의 ‘입소문’ 마케팅 덕이었다.이 뮤지컬은 외국 작품에 비해 유명도는 떨어지지만 젊은 연기자들의 열연과 ‘우리 전통의 것과 현대적인 것 간의 조화’ 라는 기획의도를 잘 살려 ‘ 한국적인 정서로 우리만이 만들 수 있는 한국 뮤지컬을 탄생시켰다’는 평을 받았다. 내용은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 ‘국뽕’보단 힐링(healing)이 낫다

    일본의 유니클로, 아사히맥주가 안 팔린다는 소식이다. 불매운동 때문이다. 미국과 무역마찰을 빚은 중국에서도 미국산 불매운동이 일고 있다고 한다. 이같은 국가 간의 경제 대립은 서로에게 이득이 될 것이 없다. 서로가 죽는 치킨게임이다. 특히 교역으로 먹고사는 우리나라로선 빨리 정상을 회복하는 것이 최상이다.이같은 경제 대립 상황과 달리, 문화계는 우호적이진 않지만 적대시하지 않는 분위기다. 얼마 전 막을 내린 제천영화제에서 일부의 반대에도 무릅쓰고 일본 영화가 선을 보였고, 방탄소년단의 최근 일본공연도 성황리 끝났다. 한일간의 경제전

  • 영화와 경제, 그리고 정치

    최저 임금제, 주 52시간근무제에 한일 경제전쟁, 미중 무역마찰 등 해외 악재가 겹치면서 국내 경제에 먹구름이 잔득이다. 금융시장도 불안해 보인다. 갈수록 경제가 어려워지는 형국은 확실해 보인다. 이러다가 경제적인 재난이나 오지 않을까 걱정하는 국민들도 적지 않다. 이런 나라의 정세와 연관이 있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재난영화 '엑시트'(감독 이상근)가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개봉 첫 주 300만 가까운 관객을 모으며 극장가 성수기중 하나인 여름시즌에서 승기를 잡았다. 손익분기점 350만명 돌파는 물론 500만 명이상이 점쳐진다. 제

  • ‘천만영화’ 의 경제학

    봉준호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손익분기점은 350만명이니 시쳇말로 초대박을 쳤다. ‘극한직업’(1626만), ‘어벤져스: 엔드게임’(1392만)과 ‘알라딘’(22일 현재 1101만) 에 이어 올해 4번째로 관객 천만명을 동원한 영화가 된 것이다. 무엇보다 한국영화 첫 칸느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이 화제 몰이에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역대 26번째 천만 영화이며, 한국 영화로는 19번째다. 극장 관계자에 따르면 ‘기생충’의 50대 이상 관객 비율은 약 15%로‘어벤져스: 엔드게임’(7.2%)의 두 배다. 중장년층

  • 게임 산업을 보는 엇갈린 시각

    역시 게임 산업은 콘텐츠 분야 수출 '효자'였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2018 콘텐츠산업 통계조사'에 따르면 2017년도 국내 콘텐츠산업 수출액은 전년 대비 46.7% 증가한 88억1천444만달러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증가율(15.8%)과 비교하면 매우 높은 수치다. 수출액은 게임, 출판, 음악부문 등에서 높은 증가율을 보였고 방송, 광고, 영화 등에서는 감소했다.이 중 게임 산업 수출액은 2001년 1억3,047만달러에 비해 45배 이상 늘어나며 59억2,300만달러로 폭발적인 성장을 보였다. 종사자수 또한 같은 기간 2만3,

  • 흥행과 노이즈 마케팅

    고의적 구설수를 이용해 인지도를 높이는 마케팅 기법이 노이즈 마케팅(noise marketing)이다. 시장에서 제품의 질과 상품성과는 상관없이 여러 이슈를 요란스럽게 화제화해 소비자의 이목을 끌어 판매를 늘리려는 마케팅 기법의 하나다. 부정적이라도 많은 사람들에게 기억되고 입에 오르내려 그 상품에 대해 관심을 높혀 보겠다는 것이다.이럴 경우 해당 상품에 독이 될까, 약이 될까? 단기간에 인지도를 높이고 매출에 긍정적일 수 있으나, 자칫하면 부정적 이미지가 굳어져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을 수 도 있다. 지나친 노이즈 마케팅의 경우 소

  • 디즈니의 전성시대

    개봉 한달 째를 맞은 디즈니 영화 '알라딘'의 뒷심이 무섭다. 지난달 23일 개봉한 영화는 한국영화 '악인전', '기생충'과 같은 디즈니 영화 ‘토이 스토리4’ 까지 차례로 젖히며 흥행 선두를 달리고 있다. 관객동원 800만명을 넘어 1천만 명을 향하고 있다.'알라딘'의 흥행 질주는 쉽사리 끝나지 않을 것 같은데, 흥행의 주된 요인으로 화려한 영상미와 음악을 꼽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관객들의 음악 영화 사랑이 한몫했다. 주제곡 ‘어 홀 뉴 월드’를 비롯해 지니의 등장곡 ‘아라비안 나이트’, 자스민이 부르는 ‘스피치리스’ 등이 인기

  • 독과점, ‘기생충’은 되고, ‘어벤저스’는 안 되고?

    올해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영화 '기생충'이 흥행에서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700만명의 관객을 돌파하고 1000만명을 향해 순항하고 있다. 봉준호감독의 7번째 장편영화 '기생충'은 가족 모두가 백수인 한 가난한 가족이 고액 과외로 부자집 식구들과 엮기면서 벌어지는 블랙 코미디다.'기생충'은 평단의 호평과 관객들의 입소문으로 높은 판매율을 유지하고 있어 이 같은 상승세는 딩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디즈니 만화영화를 실사로 만든 '알라딘'이 박스오피스를 역주행하고 있는 것이 변수다. '알라딘' 은 최근 '기

  • 칸의 최고 영화 ‘기생충’의 흥행 성적은 ?

    올해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거머쥔 봉준호 감독의 영화‘기생충’이 절찬리에 상영중이다. 영화는 개봉 4일만에 300만명을 돌파했으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특수 효과 때문이다. ‘기생충'은 순제작비 135억원으로 극장 관객 손익분기점은 370만명 가량이다.‘기생충’은 식구 전체가 백수인 가난한 가족의 아들이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부자 집에 발을 들이면서 두 가족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이야기다. 우리 사회의 극단의 양쪽, 가난한 가족과 부자 가족을 대비해 계급의 갈등을 쉽고 깊이

  • 시장은 할리우드, 정책은 프랑스?

    영화 '악인전'(감독 이원태, 제작 비에이엔터테인먼트)이 흥행이 되는 모양이다. 관객이 150만명을 넘어 멀지않아 손익분기점인 200만 관객을 쉽게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히트작 '어벤져스: 엔드게임'을 누르고 흥행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악인전'은 할리우드 식의 전형적인 범죄 액션 영화다. 우연히 연쇄살인범의 표적이 되었다 살아난 조직폭력배 보스와 범인 잡기에 혈안이 된 강력반 형사가 연쇄살인범을 쫓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다.여자 경찰이야기인 ‘걸캅스’ 공포영화 '0.0MHz’ '범죄도시’를 연출한 강윤성 감독의 새영화 '롱 리브

  • 독과점과 스크린 상한제

    마블 스튜디오가 제작한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감독 안소니 루소・조 루소)이 국내 관객 1300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 또한 전 세계 시장에서 23억 달러를 벌어 들였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미국에서 다섯 번째로 높은 수익을 낸 영화로 등극했고, 미국에서만 6억 6천 4백만 달러(한화 7821억 9200만 원)의 수익을 기록했다.전편 ‘인피니티 워’ 이후, 지구의 마지막 희망이 된 살아남은 어벤져스 군단과 악당 빌런 타노스의 대결을 그린 영화가 크게 흥행에 성공한 것은

  • 관광지와 영화

    최근 미주 여행을 했다. 미국 워싱턴과 뉴욕, 캐나다 퀘벡을 둘러 봤다. 이 여정은 미국영화 속 명소의 순례길 다름 아니다. 나이아가라 폭포, 백악관, 워싱턴 기념탑, 링컨 동상, 브루클린 덤보(Dumbo) 등은 미국영화 촬영의 보고(寶庫) 다.미국과 캐나다 국경에 걸쳐 있는 나이아가라폭포는 장관이었다. 쉼없이 그 많은 수량을 쏟아부는 폭포가 경이스러울 정도다. 발터 벤야민이 말한 아우라(Aura)를 느낄 수 있었다. 풍부한 자연경관을 갖고 있는 미국과 캐나다는 참으로 복 받은 나라라는 생각이 들었다.영화 ‘나이아가라’가 생각났다.

  • 더 이상 비수기는 없다

    얼마 전, 서울에 할리우드 스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브리 라슨, 제레미 레너가 나타났다. 영화 '어벤져스:엔드게임'의 한국 개봉을 앞두고 홍보차 우리나라에 온 것이다. 일본 중국 등 아시아 기자들을 상대로 한 기자회견을 서울에서 했다. 오는 24일 세계 최초로 우리나라에서 개봉하는 '어벤져스:엔드게임' 은 인피니티 워 이후 세계 인구의 절반만이 살아남은 지구에서 마지막 희망이 된 어벤져스의 영웅 이야기를 담았다.할리우드가 만든 블록버스터를 한국에서 세계 처음으로 선 보인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 시장이 커졌다는 것을 입증한다. 우리

  • 벚꽃과 저작권료

    벚꽃이 한창이다.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분홍빛이 감도는 하얀 꽃잎이 눈부시다. 그 옆으로 하얀 목련과 분홍빛의 진달래, 노란색의 개나리, 그 밑으로 옹기종기 모여 있는 산수유까지 어울리면 이 봄날은 그야말로 축제다. 온통 꽃 세상이다. 예전의 봄꽃들은 순차적으로 피었는데 요즘은 한꺼번에 일제히 경쟁이라도 하듯 펴 보는 이의 마음을 황홀케 한다. 여기에 미세먼지까지 없으면 금상첨화다. 이런 날 집에 있으면 먼가 크게 손해보는 것 같다.봄이 오면 역시 벚꽃이다. 겨우내 움츠리고 봄을 기다리던 사람의 마음을 그 화사함으로 제일 먼저 반긴

  • 지금까지 이런 영화관람은 없었다

    최근 흥미로운 조사 하나가 눈에 띠었다. 정부가 발표한 2018년 문화예술행사 관람 조사가 그것이다. 이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18년 한해 동안 우리 국민들이 가장 많이 한 여가 활동은 영화관람 이었다. 분야별로 보면 영화가 4.0 회로 가장 많이 관람한 것으로 나타났고 그 다음으로 미술 전시회와 연극이 각각 0.3회, 문학행사가 0.2회, 서양음악이 0.1회, 무용이 0.03회로 조사됐다. 또 독서는 OECD 국가 가운데 꼴찌인 것으로 나타났다.조사는 우리 국민들의 여가생활이 지나치게 영화로 쏠려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멀티 플렉

  • ‘승리 게이트’와 국민연금

    이른바 '승리 게이트'로 K팝을 대표하는 엔터테인먼트 주요 상장사의 시가총액이 6000억원 가까이 날아갔다고 한다. 투자자 불신으로 K팝 산업 전체가 피해를 본 것이다.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아이돌 가수 승리가 속했던 YG엔터테인먼트, 최종훈과 이종현이 속했던 FNC엔터테인먼트 등 5곳의 시가총액이 지난달 26일 이후 지난 18일까지 5870억 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투자자들도 피해를 입었다. 국내 증시의 '큰 손'인 국민연금은 이번 '승리 게이트'로 3주 사이 330억원 가량 손실을 봤다. 국민연금까지 불똥이 띈 것이다.증권가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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