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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2월 12일 [W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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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오디션 프로그램과 파라소셜 인터랙션(para-social interaction)

연예인과 팬 사이의 몰입감을 상호적으로 높여주는데 기여

집에서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시청할 때 가끔 시청자들은 방송에 출연하는 사람과 상호작용하고 있다는 환상을 제공받기도 한다. 실제로 1950년대에 홀턴과 월(Horton & Wohl, 1956)은 미디어를 통해 커뮤니케이션이 간접적으로 일어날 때 이전까지 존재하지 않았고 존재할 수 없었던 독특한 관계가 생성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관계에 대해 홀턴과 월은 ‘파라-소셜 인터랙션 (para-social ineraction)’이라고 칭했다. 그들은 관계가 전자 미디어를 통해 매개된다 할지라도 심리적으로는 면대면 인간관계와 유사하다고 주장한다. 한 예로, 우리는 아주 자연스럽게 길거리에서 연예인을 마주하면 아주 반갑게 인사한다. 연예인은 심지어 우리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실제로 그 연예인과 우리는 아는 사이가 아닌데도 말이다.

파라-소셜 인터랙션은 감정적인 연대를 바탕으로 가상적인 인간관계를 만들어낸다. 가상적 인간관계란 그 관계 자체가 실제가 아닌 상상에 가깝다는 것을 의미한다. 텔레비전 프로그램 시청자들이나, 블로그에 올라와 있는 글을 구독하는 미디어 이용자들은 실질적으로 미디어에 등장하는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더라도 그들과 실제적으로 교류한다는 상호 소속감을 갖고 감정이입, 유사성, 매력, 우정의 감정 등을 생산한다.

현재 미디어 환경의 변화는 어느정도 파라소셜 인터랙션의 상대적 밀도를 높였다고 할 수 있다. 심지어 연예인의 데뷔에 이용자들이나 시청자들의 참여정도가 높아지면서, 단순히 시청자와 연예인의 관계는 기존과 다른 위계를 보이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다시 말해 이 가상적인 관계가 실체를 갖고 어느정도 연예인과 팬덤의 관계에 영향력을 미치게 됐음을 의미한다.

오디션 프로그램은 이러한 파라소셜 인터랙션을 통해 이용자들이나 팬들에게 권력이 어느정도 이양됐음을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다. 오디션 프로그램은 시청자의 참여를 전제로 이뤄지기 때문에 프로그램의 생산에 시청자를 필수적인 요소로 갖는다. 시청자들은 아직 데뷔하지 않은 연습생들을 후원하고, 그들의 데뷔에 자신이 어느정도 권력을 갖고 관여할 수 있음을 인지하고 있다. 이건 연예인 또한 마찬가지다.

이러한 상황은 연예인과 팬 사이의 몰입감을 상호적으로 높여주는데 기여한다. 가상적인 관계라 할지라도 언제든 물리적 실체를 가질 수 있는 팬덤의 힘은, 최근에 일어난 마마무의 연말 콘서트 취소 건에서도 잘 드러난다. 이제 팬들은 스케줄을 직접 관리하고, 연예인들을 매니징하는데 거리낌이 없다. 문제는 이것들이 연예인의 사적인 영역을 침범할 때다. 공적인 영역과 사적인 영역의 경계가 서로 사라지기 쉬운 미디어 환경에서의 파라소셜 인터랙션은 연예인들과 팬 서로에게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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