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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1월 16일 [F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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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팬 투어와 셀러브리티 장소성

장소가 의미를 갖고 변화하거나 확산되는 순간, 그것은 또 다른 콘텐츠가 된다

한국에서 ‘랑야방’이라는 중국 드라마가 성황리에 방영되고 난 뒤, 국내 여행사에서는 랑야방 여행 패키지 상품을 내놓았다. 랑야방의 드라마 팬들이라면 한 두 번은 들어봤을 이 덕투어(덕후+투어)상품은 실제로 중국 내부에서도 인터넷 기사로 떠돌 만큼 화제가 됐다.

그도 그럴 것이 중국 드라마 랑야방의 한국 팬 70여명이 중국 드라마 촬영지를 직접 방문하고, 드라마에서 주인공인 매장소의 역할을 맡았던 호가의 개인 레스토랑에서 단체로 식사를 하는 등 철저히 드라마의 팬들을 위한 ‘팬 투어’였기 때문이다.

랑야방은 온라인문학(웹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중국의 TV 드라마다. 실제로 국내에서 중화TV 역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중국 웹소설이 번역돼 출판까지 된 상태다. 중국문학이 한국으로 소개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영상화를 바탕으로 원작이 궁금해진 팬들은 랑야방의 소설 버전을 구하기 시작했고 이는 실제로 한국어 번역을 통해 국내에 출간돼 화제가 됐다. 이는 웹소설 IP 확장이 어떤 식으로 물리적인 힘을 갖게 되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큰 예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영화나 드라마의 세트장이 단순한 외국 여행지가 아니라 팬들에게는 또 다른 의미를 갖게 되는 건, 그 장소가 내러티브를 통해 새로운 장소성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같은 장소라 할지라도 스토리를 통해 그 장소는 다양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영국의 런던은 누군가에겐 물리적인 위치에 불과하지만 누구에겐 해리포터가 탄생한 곳이다.

이러한 장소에서 사진을 찍거나, 방문하는 행위를 통해 팬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이야기나 셀러브리티의 일부를 ‘공유’했다는 감각을 갖게 된다. 그 곳에 자신이 좋아하는 대상이 실존하지 않더라도 이 감각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팬 투어에서 팬들이 실제로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이나 주인공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장소에 팬들이 존재하는 순간, 자신이 좋아하는 대상과 무언가를 함께 했다는 느낌을 받기 때문에 끊임없이 그곳을 방문하는 것이다.

장소가 의미를 갖고 변화하거나 확산되는 순간, 우리는 그것이 또 다른 콘텐츠가 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방문 이유야 무척이나 다양하겠지만, 그 수많은 이유 중 한류 콘텐츠가 큰 축을 차지하고 있다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다. 방탄소년단이 자주 가는 밥집, 아이유의 뮤직비디오가 촬영된 카페, 워너원의 지하철 광고가 진행되고 있는 지하철역. 이처럼 IP는 우리가 이전까지 생각하고 있었던 장르에 국한 된 것이 아니라 이미 가지고 있던 위치에 덧입혀질 수 있는 확산성까지 가지고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것을 의미화하는 팬들의 능력이란, 실로 대단한 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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