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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유기업 신용도…"정부 지원가능성부터 판단해야"

한신평·무디스, 중국회사채 시장 크레딧 이슈 점검

중국 공기업 회사채의 신용도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해당 기업의 펀더멘탈은 물론 시장내 지위, 출자 기관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다만 중국 기업 특유의 정보 접근 제한성과 회계기준 차이 등을 감안할 경우 정확한 신용도 판단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 때문에 중국국저에너지화공집단(CERCG)의 ABCP 디폴트 이후 차가워진 국내 투자 심리가 회복되기에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9일 한국신용평가는 무디스(Moody's)와 함께 중국 회사채 시장 점검 세미나를 열고 중국 국유기업(SOE) 신용도 판단기준에 대해 설명했다. 

 

크리스박 무디스 전무는 "예전에는 미성숙한 채권시장으로 금융위기가 전이될 수 있다는점 때문에 정부가 나섰고 채권은 무조건 상환된다는 인식이 있었다"며 "그러나 지금은 중국 정부에서 무조건적인 구제금융(Bail Oue)은 없다는 분위기"라고 지적했다. 

 

이어 "태양광 사업자에서 첫번째 채무불이행(디폴트)이 발생한 이후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추세인데 2015년 이후 철강 등 시장내 공급과잉이 나타난 분야에서 디폴트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중국 금융당국의 채권시장 규제 움직임과 디폴트 현실화로 중국 시장에서는 우량회사와 비우량회사들의 신용도 차별화가 진행됐다. 채권투자자들은 보다 신중해졌고 신용도가 취약한 회사들의 리스크는 과거 보다 커진 상황이다.

 

크리스박 전무는 "채권 발행 규모는 2016년 9조위안으로 역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대부분의 회사채 만기가 3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18개월간 만기도래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크레딧 시장에서 리스크가 부각되는 가운데 국유기업인 SOE들의 리스크는 차별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6년말 기준으로 중국 내에는 13만개가 넘는 SOE들이 존재하는데 이들 기업들은 지배 형태에 따라 전혀 다른 기업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한신평에서는 중국 SOE들이 한국 공기업과 비슷하면서도 차이가 있다고 지적한다. 정부의 보증과 지원에 대한 내용이 관련 법이나 규정으로 명시된 국내 공기업과 달리 중국 SOE들은 암묵적 지원 가능성만 있을 뿐 명시된 지원 규정이 없어서다. 이 때문에 SOE로 분류된다 해도 신용등급에서는 차이가 크다.

 

 

중국 지방정부 산하 국유기업 위기상황 발생시 대응 사례 / 표=무디스


출자자가 중앙정부인지 지방정부인지에 따라서도 신용등급에는 큰 차이가 발생한다. 지방정부 SOE의 경우 예산을 통해 지원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따라서 중국 지방정부는 상대적으로 우량한 SOE를 통해 재무상태가 불안한 SOE를 합병하도록 하는 식으로 지원한다. 이 같은 우회 지원은 위험상황 발생시 즉각적인 대응이 쉽지않다는 단점을 갖고 있다.

 

강교진 한신평 기업평가본부 선임연구원은 "현재까지 중앙 및 지방 국유기업 채권 디폴트 사례는 공모기준으로 총 6건"이라며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철강 등 과잉생산 업종에 속하는 기업이며 정부의 구조조정 원칙에 따라 정부 지원이 작동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암묵적인 정부의 지원가능성 때문에 중국국유기업들의 디폴트 리스크가 낮다고 평가됐으나 중국 정부가 비효율적이라고 판단하는 분야의 기업들은 정부 지원 가능성이 없다고 봐야 한다"며 "이들 기업은 펀더멘탈 확인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중국 SOE들과 국내 공기업의 또 다른 차이점으로는 공공성이 지목된다. 공공성이 필요한 분야에만 진출해 있는 국내 공기업과 달리 중국 SOE들은 다양한 분야에 진출해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공공성이 없는 분야에서도 타 기업과 시장 경쟁을 벌이는 셈이다.

 

한신평에서는 공공성이 높은 사업의 경우 디폴트 발생시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정부 예산에서 정기적인 지원이 이뤄진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공공성이 높은 SOE에 한해서는 정부의 지원 가능성을 높게 볼 수 있다. 반대의 경우는 사실상 정부 지원을 배제한 채 신용등급을 판단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중국 기업들의 정보 접근 제한성은 판단을 어렵게 하는 요소다. 중국에서도 대형 상장사의 경우 IR자료나 분기자료를 얻을 수 있지만 지방정부 소유의 SOE는 감사보고서 정도만 확인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정부의 실제 지원 사례나 지원 수준 등을 확인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회계기준의 차이점도 판단을 어렵게 하는 요소다. 중국 역시 국제회계기준(IFRS)을 도입했으나 일부 항목에서는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가장 큰 차이로는 공정가치평가가 꼽힌다. 중국내에서는 아직까지 공정가치평가를 제한하고 있어 역사적 원가를 적용하는 경우가 많다. 손익계산서 내에서 재무비용이나 투자수익, 자산처분수익 등이 영업이익에 포함되는 것도 국내와 다르다. 

 

강 선임연구원은 "중국내 신용평가사들은 SOE들에게 AA등급 이상을 부여하고 있기 때문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SOE들과 직접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관련 자료를 요구하거나 직접 방문하는 식의 접근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업종 분류에 따른 무디스 신용등급 및 유사시 지원가능성에 따른 상향조정 현황 / 표=무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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