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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2월 12일 [W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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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복지부·식약처 고위직, 권위의식 버려야

류영진 처장, 서울청 운지과장 영접 관행 개선해야…현 정부 모토 ‘적폐 척결’에도 부합

 

지난 2008년 8월부터 2010년 8월까지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근무한 전재희 전 장관은 계동 현대 사옥에서 일했다.

 

업무가 적지 않았던 기자는 오후 8시 전후 퇴근하는 경우가 많았다. 당시 전 장관이 휘하 직원들을 대동하고 청사를 떠나는 모습을 여러 번 본적이 있다.  

 

당시 여성인 모 장관 비서관이 보기에도 민망하게 90도 직각으로 전 장관에게 인사하는 모습을 보며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겠냐​라는 생각을 수십번도 더 했다. 

 

최근 진행된 지방자치제 선거를 앞두고 기자가 오전에 잠깐 머무르는 서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에 김승희 자유한국당 의원이 나타났다. 기자가 출근하며 본 모습은 과거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일 때와는 딴판이었다. 활동이 편리한 잠바 차림에 고개를 엎드리고 서울식약청 경비와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목격한 것이다. 

 

식약처장 당시에는 유난히 고개를 빳빳이 들고 근엄한 표정으로 서울청사를 드나들던 모습과 너무나 다른 상황에 기자는 내심 당황했다. 나중에 속사정을 알고 보니 서울청 부지에 선거유세 차량을 잠시 주차해도 되겠냐는 민원을 부탁하러 일부러 낮춘 자세였다.

 

이처럼 과거 복지부 장관이나 식약처장은 본인 능력이나 실력은 생각하지 않고, 특히 자신을 보좌하는 비서관이나 비서실 직원들에게 권위적 모습을 보인 적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적폐세력을 제거하고 새로운 대한민국 상을 정립하려는 문재인 정부 장관이나 차관급 공직자는 과거 고위직과는 다른 차원에서 행동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 류영진 식약처장은 지난해 7월 취임 직후 자질시비와 적격성 논란, 불필요한 발언 등으로 경황이 없는 시간을 보냈다. 취임 1주년을 맞는 최근 식약처 안팎의 시각은 류 처장에게 호의적이다. 처 업무를 대부분 파악했고 본인이 모르는 분야에서는 전문가들 의견에 최대한 귀 기울이며 차관급 공직자로서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류 처장이 좀 더 좋은 평판을 받기 위해서는 세심하게 배려해야 할 부분이 있다. 서울청 운영지원과장이 특별한 일이 없을 경우 서울청을 방문하는 식약처장을 영접하는 오랜 관행이 바로 그것이다.

 

류 처장은 오는 2020년 총선에서 부산지역 출마가 예상되는 유력 후보군이다. 그런데 정치의 기본인 ‘사람장사’에서 앞서 나갈 기회를 놓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식약처장이 직접 서울청 운지과장에게 본인에 대한 영접을 하지 말라고 지시를 내리면, 그러한 내용은 입에서 입으로 빠르게 퍼지게 된다. 그러면 권위적 처장에서 친근한 처장으로 탈바꿈할 좋은 기회가 되는 것이다.   

 

기자는 지금도 늦지 않았다고 본다. 류 처장은 본인이 서울청을 방문할 때 영접을 중단할 것을 지시하고 작은 것이지만 직원들 편에서 생각하길 바란다. 진심으로 류 처장이 향후 영향력 있는 정치인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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