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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 16일 [T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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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수기 벗고 재계 ‘新 저승사자’ 뜨나…발동 거는 국민연금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한 달 앞두고 대한항공 압박 눈길…‘5%’룰 딛고 기업경영 영향력 행사 움직임 본격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 5월 30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사진=뉴스1

국정농단 사태로 ‘친(親)기업 거수기’의 오명을 썼던 국민연금이 새로운 재계 감시 기구로 등극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오는 7월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은 물론, 금융위원회에서 검토 중인 ‘5%룰’ 완화가 이뤄질 경우 국민연금의 재계 견제기구로서의 역할이 더욱 본격화 될 전망이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지난 4일 대한항공에 ​국가기관의 조사 보도 관련 질의 및 면담 요청​이라는 제목의 공개서한을 발송했다. 이 서한을 통해 국민연금은 “최근 귀사 경영진과 관련한 여러 국가기관의 조사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이 사안에 대한 입장과 이를 뒷받침할 근거자료를 요청하며, 경영진 및 사외이사와의 비공개 면담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은 대한항공 지주사 한진칼의 2대 주주다.


국민연금의 이같은 행보는 특히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한 달 앞둔 시점에 나온 터라 더욱 눈길을 끈다. 국내 대기업들의 주식을 상당수 갖고 있는 국민연금이 주주로서 본격적으로 기업경영에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되는 탓이다.

특히 재계에선 스튜어드십 코드보다 금융위의 5%룰 완화 추진 움직임에 주목한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스튜어드십 코드가 도입된다 해도, 이를 적용할 범위 및 효과는 한계가 있다”며 “오히려 금융위가 5%룰을 풀어준 것을 바탕으로 경영권에 대한 국민연금의 입김이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5%룰은 상장사 지분 5% 이상을 가진 투자자가 지분 변동이 있을 경우 5일 이내 주식보유 및 변동사항 등을 공시하는 규정이다. 그동안 보유목적이 ​경영 참여​인 경우 주식 보유상황을 더 상세하고 신속하게 공시해야 해 기관투자자의 부담이 컸었는데, 이를 완화해 공적 연기금은 약식보고만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금융위가 검토 중이다.


이처럼 국민연금의 입김이 강해질 것으로 예상되자 기업들은 벌써부터 긴장하는 눈치다. 국민연금이 주요 주주로 있는 한 대기업 관계자는 “기업들이 현 정부들어 주주친화적인 정책을 펼치고자 하는데, 국민연금까지 주주로서 경영에 본격 참여하면 또 다른 압박이 될 것”이라고 토로했다.

반면 시민단체 등에선 국민연금의 역할 확대에 대해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윤영대 투기자본감시센터 대표는 “그동안 국민연금은 주주권을 행사하지 않았던 것이 아니라, 대기업에 유리한 쪽으로 행사해 온 것”이라며 “공적기금을 다루는 주주로서 불법행위 등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것은 당연한 의무”라고 말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국민연금이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상장기업이 275곳, 10% 이상 보유하고 있는 곳은 84곳에 이른다. 보유하고 있는 지분도 상당하지만 공적 연기금의 성격으로 볼 때 보유하고 있는 지분 이상의 영향력 행사도 가능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기업 지배구조에 정통한 한 대학 교수는 “공적 연기금은 단순히 주주가 아니라 주주들의 대장과 같은 역할을 한다”며 “이 때문에 헤지펀드 등이 주주권을 행사하려 할 때 공적연기금의 동의를 이끌어내고 싶어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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