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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8월 20일 [M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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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기자수첩] 남·북 경협주, 과거 테마주와는 다르다지만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가 불러올 전례없는 변화 기대감…실적 뒷받침될 종목 가려내는 분별력 지녀야

“이번엔 조금 다른 것 같습니다.” 가치투자자를 자처하는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가 최근 남·북 경제협력(경협)주를 평가한 말이다. 그동안 테마주라면 진저리치던 그가 상황을 새롭게 보기 시작한 것이다. 그만 그런 것이 아니다. 유명 가치투자 카페나 블로그에서도 남·북 경협주를 새롭게 보려는 분석글이 심심찮게 올라오고 있다. 그만큼 남·북 경제협력(경협)주가 뜨겁다.

올해 3월 4일 대북 특사단 명단을 발표하기까지만 하더라도 지금 벌어지는 상황을 상상하지 못했다. 다음 날 대북 특사단이 특별기로 평양에 도착할 때만 해도 미풍이려니 했다. 하지만 한반도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하자 증시 상황도 크게 달라지기 시작했다. 개성공단 입주 회사나 대북 송전 관련 업체, 금강산 관광 사업 등을 주도한 종목들이 먼저 튀어 올랐다. 이후엔 사회간접자본(SOC) 관련 건설주, 유틸리티주, 비료·종자 관련 농업주 등으로 범위가 확대됐다.
 

한반도 정세가 기존에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변화된다면 증시도 새로운 국면을 맞을 수 있다. 특히 통일에 준하는 협력 관계가 된다면 증시가 더욱 활력을 띌 가능성이 크다. 독일 닥스(DAX)지수는 베를린장벽이 붕괴된 1989년 11월 9일 1467에서 1990년 2월 5일에는 1939로 33% 상승했다. 통일 직후에는 통일 비용 부담에 지수가 일시적으로 내렸지만 그 이후에는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으로 지수가 우상향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경협주 돌풍을 조심해야 할 필요성은 있다. 세 달 전 지금과 같은 상황을 예상하지 못했듯 세 달 후 상황을 예견하기가 쉽지 않다. 북미 정상회담이 순조롭게 끝나더라도 북한의 변화가 빠르게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한국 자본보다 미국 자본이 선제적으로 들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게다가 경협에 직접적으로 수혜를 받는 기업들을 섣불리 예단하기도 쉽지 않다.

흔히 말하는 옥석가리기가 필요한 때다. 일부 개성공단 경협주는 과거 개성공단에 입주했던 시기보다 주가가 더 뛴 경우도 있다. 다시 개성공단에 입주하더라도 실적이 과거보다 더 나올 수 있다는 근거가 없는 상황에서 주가만 크게 상승한 것이다. 한반도 경제 협력 과정에서 실제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업종과 종목을 중심으로 실적 증가가 이뤄질 수 있는 종목 분별이 선행돼야 한다.

다른 측면으로 경협주를 바라볼 필요도 있다. 한반도가 통일의 길목에 놓인다면 특정 업종뿐만 아니라 증시 전체적으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에도 직접적인 남북 경협과 연관이 없더라도 실적에서 성과를 보이는 종목에 관심을 둬야 한다. 독일 BMW의 경우 당시 수혜 업종이던 건설이나 유틸리티 업종은 아니었지만 동독의 값싼 노동력과 저렴한 부동산 가격 등이 수익성 강화에 기여하면서 통일 이후 24년간 주가가 1000% 상승했다.

증시에 “시장이 다 아는 호재는 호재가 아니다”라는 격언이 있다. 남북 경협주 광풍이 부는 시장만 바라보면 한반도 비핵화는 이미 호재가 아니게된 상황이다. 그러나 지금 흐름대로 한반도 정세가 흘러간다면 호재는 국내 증시에 생각보다 더 크게 작용할 수 있다. 시장이 다 알지 못하는 진짜 경협주를 찾는 노력이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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