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시사저널

2018년 5월 27일 [Sun]

KOSPI

2,460.8

0.21% ↓

KOSDAQ

868.35

0.57% ↓

KOSPI200

318.05

0.18% ↑

SEARCH

시사저널

사회

[국민 소외 개헌]② 국회, 민의의 전당 맞나?… 숙의형 시민토론회 ‘전무’

관련 예산 배정받고도 진행 안해…헌정특위도 계획 없어

지난 3월 4일 서울시청 한화센터에서 열린 국민헌법자문특별위원회 ‘국민헌법 숙의형 시민 토론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기본권 확대, 지방분권, 직접민주주의, 국회와 대통령의 권한조정 등 개헌의제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30년 만에 헌법 전문을 수정하는 개헌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만, 정치권의 개헌 논의 과정에서 국민은 사실상 배제되고 있다. 국회는 지난해 헌법개정특별위원회(개헌특위)에 이어 올해 헌법개정 및 정치개혁 특별위원회(헌정특위) 활동 과정에서도 숙의형 시민토론회를 열지 않았다.​ 개헌안 내용 마련 등 국회 개헌 절차에서 주권자인 국민의 목소리가 반영될 직접적인 통로가 없는 셈이다. 

헌법의 주인은 국민이기에 개헌 과정에서 국민의 목소리가 반영돼야 한다고 공언하지만, 실상 국민이 개헌 과정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국회는 개헌의 공을 정부로부터 넘겨받았다. 하지만 ‘민의의 전당’은 국민의 실질적 목소리를 개헌에 담는 과정을 진행하지 않고 있다.


정부가 내놓은 개헌안에는 시민들이 주체가 돼 개헌안을 토론하는 과정이 담겼다. 정부 개헌 발의안을 마련하기 위해 출범한 국민헌법자문특별위원회가 숙의형 시민토론회를 수차례 가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 발의안이 현재 원안 그대로 국회를 통과하기는 사실상 어려운 국면이다. 개헌 저지선을 가진 자유한국당 등이 정부 개헌안을 반대하고 있다. 결국 국회 개헌 과정에서 국민들의 참여가 중요하다. 

 

◇권역별 원탁토론 예산 7억원 배정 받고도 무산

 

시민단체 비례민주주의연대가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운영된 개헌특위는 숙의형 시민토론회인 원탁토론 예산으로 7억200만원을 배정받았다. 당초 전국적으로 4차례에 걸쳐 5000명의 시민과 원탁토론을 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무산됐다. 국회 관계자는 “민주당이 개헌특위를 통한 시민 대상 원탁토론회를 열자고 제안했지만 자유한국당의 반대로 무산됐다”고 말했다. 

지난 1월 구성된 헌정특위도 숙의형 시민토론회를 열지 않았다. 앞으로도 열 계획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헌정특위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번 국회 개헌특위에서 대국민토론회 등 국민들 의견 수렴절차가 있었기 때문에 헌정특위에서는 숙의형 시민토론회를 하지 않았다”며 “앞으로도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숙의형 토론회와 국민토론회는 엄연히 다르다며 국회가 시민들을 개헌 과정에서 제외시켰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민헌법자문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았던 하승수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는 “숙의형 시민토론회와 국민토론회는 국민 주체성 여부라는 점에서 전혀 다르다”며 “숙의형 시민토론회는 국민들이 토론자로 참여해 자신의 의견을 주체적으로 개진하고 논의한다. 반면 국민토론회는 전문가가 발제하고 국민들은 듣거나 질문하는 일반적 토론회다”고 말했다.

하 대표는 “국회는 숙의형 시민토론회를 진행해야한다”며 “주기적 개헌 공론화가 이뤄진다면 주기적 공론화 방식은 숙의형 토론회 등을 통해 시민들의 참여가 다양하게 보장되는 방식으로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홍명근 ‘세상을 바꾸는 꿈’ 사무국장은 “국회는 당연히 시민 대상 숙의형 토론회를 해야 한다. 국회는 민의의 수렴기관이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회는 개헌 과정서 시민들을 제외시켜 자신의 책임을 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 국장은 “시민들이 개헌에 관심 없어 보이지만 이전에 진행한 청년대상 개헌 공론장에서 열의와 수준 있는 토론을 보였다”며 “지난 수차례의 개헌처럼 전문가들이 알아서 해버리는 개헌은 국민들과 거리가 멀다. 시민 숙의형 토론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11일 헌법 개정과 선거제도 개혁을 촉구하는 957개 사회단체와 각계인사 351명은 성명을 통해 국회는 핵심쟁점에 대해 국민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숙의형 공론 절차를 마련하라며 지금 당장 경험을 갖춘 여론조사기관시민사회단체연구자들을 불러 모아 토론방식을 확정하고 그동안 국회와 청와대를 자문해왔던 전문가들과 핵심 쟁점을 선정해야 한다얼마든지 단기간에 신뢰할만한 숙의형 공론조사를 실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9일 여야 4개 교섭단체 원내대표들이 여의도 63빌딩 한 식당에서 조찬회동을 갖기에 앞서 손을 맞잡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김동철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노회찬 평화와 정의의 의원모임 원내대표. / 사진=뉴스1

국민개헌넷에 따르면 국민헌법자문특별위원회의 국민참여본부는 지난 3월 1일부터 4일 동안 충청, 호남, 제주, 영남, 수도권, 강원에서 각 권역별 200명을 대상으로 숙의형 개헌 시민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 대상자 800명 중 774명이 참석해 96.75%의 높은 시민 참석률을 보였다.

이 숙의형 개헌 시민토론회에서 시민들은 개헌의 쟁점에 대해 설명을 듣고 토의를 했다. 이 후 최종적으로 자신들의 의견을 표시했다. 이 과정에서 청소년과 청년도 별도로 모여 숙의형 토론회를 진행했다. 청년 참여율 역시 높았다. 토론회 당일 참석자는 181명으로 목표 인원 160명을 넘었다.

숙의형 시민 토론회 결과 시민들의 개헌 이해도와 만족도도 높았다.

국민개헌넷에 따르면 쟁점에 대한 참여자들의 이해도를 확인하기 위해 각 의제들에 대한 지식을 묻는 사전 사후 설문조사 결과가 있었다. 그 결과 토론을 통해 참석자들의 정답률이 최대 35%까지 높아졌다. 숙의형 토론회에 대한 만족도도 높았다. 이번 숙의형 토론회 만족 비율은 청소년과 청년에서 99.4%, 호남권 99.0%, 충청권 98.9%, 수도권 97.5%, 영남권 97.3%였다.

또 ‘토론회에 참여하면서 정치사회적 사안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다’, ‘정부는 앞으로 공론화과정을 통해서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일을 더 많이 해야 한다’, ‘다음에 시민자문단에 참여할 기회가 있다면 또 참여할 것이다’라는 문항에 그렇다고 답한 비율이 지역, 세대에 관계없이 모두 95%를 넘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prev
n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