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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2월 10일 [M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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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만원대 티켓이 100만원이라니…’ 매크로 악용한 암표거래 극성

단돈 3만5000원에 매크로 프로그램 구매 가능…문제 해결 위해 관련 법 개정안 발의

/그래픽 = 조현경 디자이너

좋아하는 가수의 콘서트 표를 예매하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콘서트 표 전문 암표상들이 매크로 프로그램(Macro Instruction)을 이용해 대량의 표를 선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관련 법규도 따로 마련되지 않아 표를 구하지 못한 팬(Fan)들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매크로 프로그램이란 단순 반복 작업(마우스, 키보드 조작 등)을 자동으로 처리하는 소프트웨어를 의미한다. 즉 여러 번 해야 할 동작을 한 번의 클릭으로 자동 실행시키는 프로그램이다. 원래는 프로그램이 반복 작업을 대신 해줘 일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개발됐다. 하지만 근래에는 암표상들이 콘서트 티켓 등을 대량 구매할 수 있게 도와주는 편법 수단으로 전락했다.

전문 암표상은 이렇게 구매한 콘서트 표에 웃돈(프리미엄)을 붙여 소비자들에게 되팔고 있다. 소비자들은 이들을 ‘플미충’(프리미엄+벌레 충(蟲))이라고 부른다. 웃돈이 붙은 표는 중고 티켓 판매 사이트나 소셜네트워크(SNS)에 약30배가 넘는 가격에 거래된다. 실제로 다음달 7일에 열리는 남자 아이돌 그룹 하이라이트 팬미팅 입장권이 매진되자 중고 사이트에는 100만원에 입장권을 판매 한다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이 표의 정식 금액은 회원 3만3000원, 비회원 5만5000원이다.

천정부지로 솟은 푯값 앞에 소비자들은 속수무책이다. 하이라이트 팬 9년차인 A씨는 “정가 11만원인 콘서트 표를 25만원 정도에 산 적이 있다”며 “콘서트에 너무 가고 싶어서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또다른 팬 신아무개씨는 “좋은 자리를 암표상들이 많이 차지하고 있다”며 “비싸도 자기 가수를 보러가야 하기 때문에 암표를 구입하는 팬들이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매크로 프로그램을 구매해 표를 예매하는 소비자들도 생겼다. 온라인에서는 “저번에 산 매크로로 티켓팅을 성공했다”, “맨 앞자리를 잡았다” 등의 후기 글들이 수두룩했다.

매크로 프로그램은 유명 포털사이트에 검색하면 쉽게 찾을 수 있다. 3만5000원에 매크로 프로그램을 판매하고 있는 B씨는 “매크로는 성공적인 티켓팅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다”며 “불법이 아닌 편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관련 법안이 발의가 된다면 판매를 중지할 생각이다”고 덧붙였다.

매크로 프로그램을 악용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지만 이를 제재하는 법적 규제는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법상 매크로 프로그램 활용이 소비자에게 피해를 주었다 해도 사업자가 경제적인 피해를 받지 않을 경우 처벌에 한계가 있다. 

 

또한 매크로 프로그램 사용 목적이 인터넷 사이트의 안정성을 방해하려는 의도가 아닌 경우 해당 행위를 처벌하기는 힘들다. 아울러 온라인 암표 매매 행위는 단속이나 처벌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법적 제재도 받지 않는다. 


이에 전희경 의원(자유한국당​)은 지난 1월 공연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국회에 대표 발의했다. 발의 내용은 누구든지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공연 입장권, 관람권 또는 할인권 교환권을 매입한 경우, 자신이 매입한 가격을 넘은 금액으로 다른 사람에게 판매할 수 없다. 위반할 시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이 법안은 현재 소관위 접수 단계에 머물러 있다.


전희경 의원은 개정법률안과 관련해 “해외에서는 이미 온라인 암표를 처벌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관련법을 정비해 시장 질서를 확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해외에서는 프로그램을 이용한 티켓 예매를 규제하고 있다. 미국 뉴욕주 예술문화법(Arts and Cultural Affairs Law)에 따르면 소비자가 의도적으로 표를 구매하기 위해 티켓구매프로그램(Ticket purchasing software)을 사용할 경우 최대 1500달러(우리 돈 약16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만약 소비자가 수익을 얻기 위해 티켓프로그램을 활용하게 되면 A급 경범죄로 처벌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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