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시사저널

2018년 9월 22일 [Sat]

KOSPI

2,339.17

0.68% ↑

KOSDAQ

827.84

0.82% ↑

KOSPI200

300.81

0.59% ↑

SEARCH

시사저널

기업

삼성폰의 경쟁자는 삼성폰?

갤럭시S9 잠잠한데 S8‧A8 힘 받는 분위기…스마트폰 진화 정점, 고가에 대한 반감 복합작용

삼성전자 신제품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9의 예약판매가 시작된 2월 28일 오전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 이 제품이 전시돼있다. /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 갤럭시S9에 대한 반응이 미지근하다. 그간 교체수요로 꼽힌 갤럭시S7 사용자 사이에서도 조금 더 기다려보겠다는 분위기가 읽힌다. 현장에서는 갤럭시S8을 찾는 모습도 엿보인다. 프리미엄 제품의 상당 기능을 탑재한 갤럭시A8이 대안이 될 가능성마저 감지된다. 이러다보니 마치 삼성전자 제품끼리 경쟁하는 모양새가 연출되는 형국이다. 정점에 달한 스마트폰 디바이스의 진화와 높은 출고가에 대한 반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이런 상황을 초래한 것으로 풀이된다.

갤럭시S9‧S9+가 오는 16일 정식 출시된다. 앞서 국내서는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8일까지 사전 예약을 진행했고, 9일부터 사전 개통에 돌입했다. 하지만 갤럭시S9의 사전예약 구매자 대상 개통 성적은 전작의 70%에 그쳤다. 디자인과 주요 기능 등이 갤럭시S8과 별 차이가 없다는 여론이 확산된 탓이다.

그간 시장에서는 갤럭시S7 사용자들에 주목해왔다.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사장)은 지난달 26일(현지시각) MWC가 열리고 있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갤럭시S7의 교체수요도 발생하는 만큼 전보다 더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갤럭시S7은 역대 S 시리즈 중 최대인 4700만대가 팔렸었다. 하지만 갤럭시S7 사용자들도 시장상황을 더 지켜보려는 심산이다. 

 

갤럭시S7을 사용하는 직장인 엄아무개씨(남‧36세)는 “갤럭시S9이 전시된 것을 봤는데 디자인을 보고 갤럭시S8인 줄 알 정도로 전혀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며 “개인적으로 이모지 기능이 큰돈을 내고 신제품을 살 정도로 필요한 것도 아니다. 갤럭시S8 가격이 떨어지면 구입하려고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당초 갤럭시S9은 뚜렷한 타사의 경쟁모델이 없어 독주가 예상돼 왔다. 정작 이 상황서 갤럭시S8이 떠오른 셈이다. 판매자들도 이런 분위기를 감지한 모습이다. 갤럭시S9 사전 개통 이튿날 서대문구의 한 대리점 관계자는 “갤럭시S9이 아니라 갤럭시S8 가격이 떨어졌냐고 묻는 문의가 오히려 더 많다”고 전했다.

그렇다고 갤럭시S8을 택하는 게 마냥 유리한 상황도 아니다. 14일 서울 중구의 또 다른 대리점 관계자는 “갤럭시S9가 나왔다고 단기간에 갤럭시S8에 대한 보조금이 늘 것 같지는 않다. 갤럭시S9에 대한 수요에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고, S9이건 S8이건 (당국의) 감시 때문에 (이통사나 유통망에서나) 무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1월 24일 전체회의를 열고 신규 가입자에게 과도한 스마트폰 보조금을 지급한 통신 3사에 과징금 506억3900만원을 부과한 바 있다. 갤럭시S8 출시 전후인 지난해 1~8월 통신업체와 휴대폰 판매점의 영업 실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른 움직임이다.
 

이러다보니 교체를 고려해 대리점까지 찾은 소비자조차도 별 다른 유인요소를 못 느끼고 있다. 갤럭시S7 사용자인 백아무개씨(30)“최근 약정이 끝나 대리점에 가니 갤럭시S9이 아니라면 갤럭시S8로 바꿔도 현재 요금제를 유지할 수 있다고 하더라. 고민하다가 현재 제품도 불편함이 없고 새 제품도 크게 나아보이지 않아 25% 선택약정으로 재가입해 1년을 더 쓰기로 했다. 그 후에 S8이건 S9이건 가격대가 유리한 것으로 살 것이라고 말했다

 

1월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성딜라이트샵에서 고객들이 삼성전자 '갤럭시A8'을 살펴보고 있다. / 사진=뉴스1

삼성전화 스마트폰 간 경쟁 양상은 여기에만 그치는 게 아니다. 지난 12일 찾은 서울 중구의 또 다른 대리점 관계자는 “(고객들이) 갤럭시S9에 관해 묻다가 디자인과 성능이 비슷한 갤럭시A8에 대해 문의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갤럭시A8은 삼성전자가 ‘영 프리미엄’을 기치로 내걸고 올해 1월 내놓은 제품이다. 이 제품은 전면에 각각 1600만 화소, 800만 화소의 듀얼 카메라를 탑재했고 후면에도 1600만 화소를 갖췄다.

특히 갤럭시A8은 베젤리스 디자인을 채택하고 삼성페이와 빅스비, IP68 등급의 방수·방진 기능과 기어 VR과의 호환까지 지원하는데도 출고가가 59만9500원이다. 최근에는 중저가 제품이 카메라 분야서 획기적으로 성능을 개선했다. 34만43000원인 갤럭시온7 프라임의 경우 전‧후면에 1300만 화소 카메라를 탑재했고 배터리 용량도 3300mAh다. 높은 사양이 필요한 게임을 즐길 용도가 아니라면 고가와 중저가 간 차이가 그리 크지 않은 셈이다.

스마트폰 디바이스의 진화가 정점에 달한 상황서 이런 사례는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안팎의 중론이다. 애플 아이폰X(텐)도 되레 아이폰8과 경쟁구도를 구축한 바 있다. 노근창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교체주기가 길어지는 스마트폰 산업의 성격상 선제적인 혁신이 주는 실익은 그렇게 크지는 않다”면서 “오히려 선구자들의 시행착오를 보완한 제품 전략이 단기적으로는 효율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출고가에 대한 반감이 점점 더 커지는 점도 제조업체 움직임을 제한하는 원인 중 하나다. 노 연구원은 “지난해는 출하량 감소에도 ASP(평균판매단가) 상승에 힘입어 출하액이 상승했지만 올해부터는 가격 상승이 그 이상의 출하량 감소를 유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추가적인 가격 상승에는 고민이 많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애플보다 다소 저렴한 출고가를 경쟁력 삼아온 삼성전자로서는 혁신적 기능을 많이 더해 원가를 높이는 게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갤럭시S9의 디자인이 갤럭시S8과 거의 유사하게 나온 이유도 여기서 찾을 수 있다. 디자인에 변화를 주려면 그에 맞춰 부품의 위치와 구성도 바꿔야 한다. 이는 고스란히 원가를 높이는 지렛대가 된다. 이와 관련 경쟁사 수장인 황정환 LG전자 MC사업본부장(부사장)조차도 갤럭시S9에 대해 “잘했다고 생각한다”면서 “디자인이 바뀌게 되면 수익성이 떨어진다. 하지만 전작과 비슷한 디자인을 채택함으로써 원가가 많이 낮춰져 마진이 늘어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prev
n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