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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2월 15일 [S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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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일병원서도 '갑질' 성희롱…가해자는 달랑 1개월 정직후 복귀

지난해 송년모임서 여성 팀장 신체 접촉…병원직원들 "사무실·회식자리서 지속적 성추행"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최근 권력을 이용한 성추행이나 성폭행이 드러나 물의를 빚는 가운데, 한전의료재단 한일병원에서도 인사업무를 담당했던 간부직원이 부하 여직원을 성희롱한 사실이 드러났다. 가해자는 1개월 정직이라는 가벼운 징계를 받은후 최근 복귀한 상태다.   

 

13일 알리오(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한일병원 S총무부장은 지난해 12월 중순 송년모임에서 여성인 K팀장을 성희롱한 사실이 확인돼 1개월 정직 처분을 받았다.

 

당시 송년모임에서 S부장은 K팀장의 특정 신체부위를 만지는 등 신체적·언어적 성희롱을 가한 사실이 알려졌다. 회식에는 50여명이 참석했으며, 이중 일부는 감사부의 참고인 진술에서 K팀장 주장을 뒷받침하는 발언을 했다. 

 

K팀장은 기자와 만나 “당시 회식에서 S부장이 옆자리로 와 양말 속으로 손을 넣고 향후 예상되는 조직개편과 인사 이야기 등을 이야기했다”며 “그가 ‘너도 여자로서 끝이구만’이라고 험담을 했지만 회식 자리여서 참고 넘길 수 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후 K팀장은 지인들과 대책을 논의한 끝에 올 1월 5일 감사부에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감사부 직원 2명이 S부장과 K팀장을 대상으로 문답조사를 실시했다. 감사부는 조사 과정 중 K팀장을 배려해 여성 간부인 의료기사장을 참관토록 했다. 또 조사 결과에 대해 외부 법무법인에 자문도 받았다.

 

감사부 조사에서 S부장은 K팀장 주장에 대해 술에 취해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K팀장 진술이 구체적이고 세밀하며, S부장이 사건 발생 이후 K팀장 자택을 방문하고 문자메시지를 전송하는 등 사죄한 점, 과거 두 직원이 같은 부서 근무시 이와 유사한 사례가 발생한 일 등이 확인됐다. 

 

결국 감사부는 K팀장의 피해 진술이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S부장은 병원 내 성희롱예방을 책임지는 부서장으로서 성희롱 가해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엄중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냈다.

 

한일병원은 지난 2월 1일 인사위원회를 열어 임직원 행동강령 및 취업규칙 19조 위반으로 S부장에게 정직 1개월이라는 징계를 확정했다. 감사부에 따르면 징계는 견책과 감봉, 정직 등이 있다. 정직은 1개월에서 6개월 사이로 결정된다. 참고로 인사위원회는 박현수 병원장 등 7명으로 구성돼 있다. 당시 위원회는 표결로 이런 징계안을 확정했다. 

 

결국 S부장은 1개월동안 정직을 받은 후 지난 6일 병원에 복귀해 진료지원총괄팀장 발령을 받았다. 감사부는 부장인 그가 차장이 맡는 팀장 발령을 받은 것은 하향보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재락 한일병원 감사부장은 “외부 법무법인 자문에서 유사 사례를 근거로 S부장의 성희롱은 경징계가 타당하다는 의견을 전달 받았다”며 “그럼에도 중징계인 1개월 정직으로 확정된 것”이라고 밝혔다. 병원 입장에서 K팀장 진술과 정황증거를 토대로 부적절한 행위에 걸맞은 징계를 위해 최대한 노력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부장은 “지난 1937년 한일병원이 개원한 후 성문제가 공론화된 것은 S부장이 처음”이라고 확인했다.

 

하지만 병원 직원들은 이런 사례가 지난해 12월 송년모임에서만 발생한 것이 아니라고 반발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직원들은 S부장이 인사와 조직 업무를 맡고 있다는 점을 악용해 그동안 여직원들을 지속적으로 성희롱했다고 밝히고 있다. 주로 사무실에서 여직원의 어깨를 주무르는 행위를 했다는 것이다. 

 

한일병원에서 일하는 A씨는 기자에게 “회식 자리에서 S부장이 허벅지에 손을 얹는 행위는 너무 많아 일일이 예를 들기 어렵다”고 호소했다.

 

B씨는 “S부장이 사무실에서 여직원 어깨를 주무르는 것을 수차례 목격했다”며 “기업체의 성희롱 예방교육에서 나오는 부적절한 행위는 그가 다했다고 보면 된다”고 폭로했다. 

 

기자는 13일 오후 S부장과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통화가 되지 않아 입장을 들을 수 없었다.

 

한편 최근 서울대병원과 서울아산병원에서도 성폭력에 대한 여성들 폭로가 이어지면서 미투(Me Too) 운동이 의료계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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