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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6월 22일 [F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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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던 정액제 게임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온라인 RPG 몰락과 함께 정액제도 사라질 위기…부분유료화로 과도한 과금 부과하는 게임사들 '눈총'


지금까지 정액제를 고수하고 있는 온라인 MMORPG '월드오브워크래프트' / 사진=블리자드

#직장인 김형민(29·가명)씨는 최근 핸드폰 소액결제 내역을 보고 깜짝 놀랐다. 소액결제에 찍힌 금액을 확인해 보니 25만원이 훌쩍 넘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얼마전 시작한 온라인게임이 생각났다. 해당 게임은 부분유료화 요금제를 채택하고 있었다. 김씨는 대수롭지 않게 하나둘 아이템을 현금으로 구매했다. 그 금액이 모이다 보니 어느새 25만원을 넘어선 것이다. 김씨는 “과거 정액제 시절에는 게임에 쓰는 돈이 한달에 3만원을 넘지 않았다”며 “이제는 돈이 없으면 게임을 즐기기도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정액제 게임들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이제는 남은 게임이 다섯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다. 현재 게임업계의 대표적인 과금 방식은 ‘부분유료화’다. 과거에는 정액제가 대표적인 과금 체계였다. 정액제 게임들이 사라지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유저 접근성이나 수익면에서 부분유료화가 정액제를 상회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부분유료화가 도입되기 시작하면서, 이에 따른 부작용도 발생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과도한 과금 유도다.

게임 과금 모델에는 크게 두가지가 있다. 정액제와 부분유료화다. 정액제는 매달 고정 금액을 지불해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식이다. 바람의나라, 리니지 등 2000년대 이전 온라인게임 대부분은 정액제를 채택했다. 정액제 비용으로는 월 2만~3만원이 책정됐다. 반면 부분유료화는 무료로 게임을 제공하고 일부 아이템에 과금을 물리는 방식이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대다수 온라인게임들은 정액제 방식을 고수했다. 특히 오랜기간 캐릭터 육성이 필요한 MMORPG들은 대부분 정액제 요금제를 채택했다. 당시만 해도 부분유료화 요금제는 짧은 시간 즐기는 캐주얼게임이나,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부족한 RPG들이 채택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10여년이 지난 지금, 정액제 게임을 찾기란 쉽지 않다. 이미 대다수 정액제 게임들은 서비스를 종료하거나 부분유료화로 전환한 지 오래다. 최근에도 엔씨소프트의 ‘아이온’과 ‘블레이드앤소울’이 정액제에서 부분유료화로 전환했다.

정액제는 돈으로 시간을 사는 방식이다. 보통 30일, 90일 등 한달 단위로 결제를 하거나 5시간, 30시간 등 시간 단위로 결제를 하게 된다. 사실 PC방 문화가 전국적으로 퍼져있는 한국의 특성상, 게임을 하기 위해 돈을 지불하는 것과 관련해 큰 거부감은 없다.

문제는 온라인 RPG 장르의 몰락이다. 국내 게임시장은 스마트폰 대중화에 힘입어, 2010년을 전후해 모바일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하게 된다. 여기에 AOS 장르인 ‘리그오브레전드’ 등이 큰 인기를 끌면서 온라인 RPG 장르의 인기는 급격히 식게 된다.

정액제는 사실상 온라인 RPG 장르에 특화된 요금제다. RPG 장르가 몰락하면서, 유저들은 게임을 떠나게 됐고, 게임사들은 정액제만으로는 수익을 내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액 요금을 올리는 것 또한 쉽지 않았다. 현재 정액제를 유지하고 있는 게임들 대부분은 10년전 요금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일부 게임은 오히려 요금을 낮추기도 했다. 아울러 정액제는 신규 유저 유입을 가로막는 일종의 장애물이기도 했다.

결국 게임사들은 정액제를 포기하고 부분유료화를 도입하게 된다. 이제는 남은 정액제 게임이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전문가들은 향후 정액제 요금제가 사실상 자취를 감출 것이란 의견도 내놓고 있다. 실제로 모바일게임의 경우, 일부 패키지 게임을 제외하곤 거의 대부분 부분유료화 요금제를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부분유료화는 ‘과도한 과금 유도’라는 부작용을 낳았다. 게임사들은 게임을 무료로 제공하는 대신 각종 아이템을 유료로 판매했다. 문제는 돈을 많이 쓸수록 자신의 캐릭터가 강해지는 게임이 많았다는 점이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확률형 아이템’ 역시 부분유료화 요금제가 낳은 폐해 중 하나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이미 부분유료화에 익숙해진 유저들이 매달 돈을 지불해야 하는 정액제 게임으로 돌아갈 가능성은 많지 않다”며 “그러나 곰곰히 살펴보면, 부분유료화에서 오히려 더 많은 과금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부분유료화 자체가 나쁘다기 보단, 이를 악용하는 게임사들의 반성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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