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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2월 15일 [S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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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의 승부수, 신동빈의 롯데를 위협하다

유래없는 위기 맞은 롯데, 신세계는 승승장구…낮은 해외 사업 비중은 여전히 열세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국내 두 유통 대기업이 상반된 길을 걷고 있다. 한 곳은 총수의 구속수감으로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고 다른 한 곳은 손대는 사업마다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바로 롯데와 신세계다.

국내 유통 공룡 중 한 곳이 롯데는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다. 그룹 총수인 신동빈 회장이 지난달 13일 1심 법원에서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으면서다. 그 일주일 후 신 회장은 한일 롯데를 사실상 지배하는 일본 롯데홀딩스의 대표이사직 사임 의사를 나타냈고, 롯데홀딩스는 이사회를 열어 이를 수용했다.

당초 롯데는 올해를 ‘뉴롯데’의 원년으로 삼을 계획이었다. 2년 전 롯데는 신격호 총괄회장의 장남인 신동주 전 부회장과 신동빈 회장의 경영권 다툼 과정에서 ‘롯데는 일본기업’이라는 왜색논란까지 벌어져 그룹 안팎에서 궁지에 몰렸었다.

이에 대한 타계책으로 신 회장은 지난해 10월, 향후 5년 간 인수‧합병(M&A)과 설비투자, 연구‧개발 등에 40조원의 대대적인 투자계획과 새 정부의 고용정책에 발맞춘 고용창출, 조직쇄신안 등 이른바 ‘뉴롯데’ 청사진을 제시했다. 그러나 총수의 부재로 사실상 수포로 돌아갔다.

국내 유통 분야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롯데가 총체적인 난국에 빠졌다면, 뒤를 바짝 쫓고 있는 신세계는 승승장구하고 있다. 롯데처럼 신세계 역시 올해를 일류기업을 향한 재도약의 원년으로 삼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기존과 같은 성장 방식은 앞으로 통하지 않는다’라는 정용진 부회장의 신년사 메시지처럼 ‘근본적인 차별화’와 ‘스토리가 있는 콘텐츠개발’에 역점을 두고 있다. 상품, 점포, 브랜드 등 바꿀 수 있는 모든 것을 고객의 니즈(Needs)에 맞춰 재편집해 그룹 핵심 성장동력으로 삼는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그 중심에는 복합쇼핑몰 스타필드와 이마트24 편의점, 이커머스(e-commerce) 사업이 자리하고 있다. 체류형 쇼핑테마파크로 콘셉트를 잡은 스타필드는 고객들의 체류시간이 기존 유통시설보다 2배 이상 됐고, 자율영업시간제를 시행하고 있는 이마트24는 대규모투자 계획을 밝히고 100일도 안 돼 업계 4위 미니스톱을 제치는 저력을 발휘했다.

그간 신세계의 약점으로 꼽혔던 온라인부분도 비약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정 부회장은 이커머스에 1조원 이상 투자를 유치를 이뤄냈고 향후 이 분야에서 1위에 올라서겠다고 공언했다. 현재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로 나뉘어져 있는 온라인 사업부를 통합해 이커머스 사업을 전담하는 신설회사를 설립, 그룹 내 핵심 유통 채널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신세계, 고무적인 트레이더스 성장세 

그간 신세계그룹의 주력 사업인 ‘스타필드’와 ‘이마트24’에 가려있던 ‘이마트 트레이더스’의 고속성장은 신세계의 행복한 고민거리다. 전국에 13개 매장을 갖고 있는 코스트코를 한 개차로 앞서고 있는 트레이더스는 지난해 27.2%(총 매출 1조 5214억원)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신세계 그룹의 신성장동력임을 스스로 확인시켰다.

트레이더스는 업계에서 독주체제를 지키고 있는 코스트코에 밀려 그룹 내에서 조차도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3년 연속 25%가 넘는 성장세를 이어가며 그룹의 미래 먹거리로 부상한 것이다. 트레이더스의 매출은 지난 2010년 구성점을 연 이후 7년 만에 30배 이상 증가했다.

유통업계는 트레이더스의 고속 성장의 비결로 코스트코에 있는 연회비가 없다는 것을 단연 1순위로 꼽는다. 실제 스타필드 고양점 트레이더스에서 만난 한 소비자는 “스타필드가 열기 전에는 인근에 있는 코스트코(일산점)에 종종 들렀다”면서 “수입품목 등에서 차이가 있긴 하지만 연회비도 없고 신용카드 사용도 자유로워 편하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올해 코스트코와 본격경쟁을 통해 창고형 매장의 진정한 1등을 가려내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대적인 프로모션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트레이더스가 선보인 PL 가전 상품 대용량 에어프라이어는 현재까지 누계 기준 2만4000대가 팔려나갔다. 지난달 22일 하남점이 경우 준비한 물량 800대도 오픈 1시간 만에 완판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그룹차원에서 보면 스타필드, 이마트24 등에 포커싱이 돼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마트 사업부문을 떼어놓고 보면 트레이더스 역시 성장동력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유통업계는 빈틈이 쉽게 보이지 않는 신세계의 사업전략과 사업부문들의 고속 성장이 롯데를 충분히 위협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롯데와 신세계를 보면 백화점, 대형마트, 면세점 등 많은 부분들이 겹친다. 물론 거대 유통공룡인 롯데 앞에 신세계는 여전히 작다. 하지만 성장성만 놓고 보면 10년 뒤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누구도 장담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일찌감치 해외진출로 사업다각화를 완성한 롯데와 달리, 성장기반이 약한 신세계가 롯데와 대결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의 해외 매출은 315억원으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1% 밖에 되지 않는다. 이는 롯데(12.5%),현대백화점(3.7%), CJ(3.4%) 등 국내 유통그룹사 보다 한참 뒤처진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와 신세계의 매출은 현재 비교조차 안 될 정도”면서 “롯데에 위기가 온 것은 사실이지만 국내외에서 전반적으로 여전히 안정적인 반면 신세계는 그 단계로 가는 과정”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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