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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5월 21일 [M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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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정책

공장 폐쇄 강수 꺼내든 GM…정부는 ‘갈팡질팡’

군산 외 공장 미래 놓고 자금지원 압박 수위 높이는 GM…정부 실사협의 요청 그쳐, 사실상 ‘속수무책’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자회사인 한국GM의 군산공장 폐쇄 결정을 일방적으로 통보, 본격적인 ‘조치(action)’에 나섰다. GM은 한국 정부에 한국GM 경영정상화를 위한 지원에 나서달라고 요청했지만, 정부가 미온적 태도를 보이자 곧장 공장 폐쇄라는 강수를 꺼내들었다. GM은 “2월 말까지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뤄내야 한다”며 지원 결정 기한까지 작심한 듯 제시했다.

1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미국 GM은 배리 앵글 GM 해외사업부문 사장이 두 번째 방한에서 정부 관계자를 만나지 못한 채 돌아간 이후 하루 만인 12일 군산공장 폐쇄를 결정, 산업통상자원부에 유선 통보했다. 배리 앵글 사장은 지난해 말 첫 번째 방한에서 산업부 및 금융 관계자 등을 만나 지원을 요구했지만, 두 번째 방한에선 산업부 및 금융 관계자를 만나지 못했다.

이에 배리 앵글 사장은 이날 GM 공식 입장문에서 “한국GM과 주요 이해관계자는 사업성과 개선을 위해 긴급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면서 “GM은 글로벌 신차 배정을 위한 중요한 갈림길에 있으므로, 한국GM의 경영 정상화와 관련해 GM이 다음 단계에 대한 중대한 결정(신차 배정)을 내리는 2월 말까지, 논의를 통해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뤄내야만 한다”고 경고했다.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왼쪽)과 메리 바라 GM 최고경영자. / 그래픽 = 김태길 디자이너


◇ 정부, 긴급회의 소집했지만 방법 없어

정부는 곧장 긴급 차관회의를 소집해 군산공장 폐쇄 결정에 유감을 표명했지만, GM이 결정한 한국GM 군산공장 폐쇄 결정을 돌리거나 협의를 진행할 방안은 마련하지 못했다. 고형권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열린 관계기관 회의에는 이인호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손병두 금융위원회 사무처장, 이대현 산업은행 부행장 등이 참석해 경영상황 실사를 진행키로 했다.

정부 관계자는 “GM 측의 일방적인 군산공장 생산중단 및 폐쇄 결정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면서 “한국GM의 경영상황을 명확히 파악하기 위해 객관적이고 투명한 실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산업은행이 GM 측과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GM 측도 글로벌 선도기업으로서 책임 있는 자세로 한국 정부와 성실히 협의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GM이 전한 정부 지원 요청에 대주주 책임을 따지지 않았던 정부가 실사 방침을 정한 것은 긍정적이지만, 이미 시기가 늦었다는 지적이다. GM은 앞서 앵글 사장을 파견해 고형권 기재부 제1차관에게 정부 재정 지원을 요청했고 한국GM 2대 주주인 산업은행에 3조원 규모의 유상증자 참가도 요구했지만, 진척이 없자 공장폐쇄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로서는 정부는 미국 GM의 한국 철수를 막을 방법이 전무한 실정이다. 산업은행이 한국지엠 매각 등에 대한 거부권을 갖고 있었지만 이 권리는 지난해 10월 종료됐다. 당장 1만6000여명에 이르는 한국지엠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 3000여개 협력업체까지 고려하면 30만개 가까운 일자리가 위협을 받는다. 협상에서 카드를 쥐고 압박할 수 있는 쪽은 한국 정부가 아닌 GM인 셈이다.

 

13일 오전 폐쇄가 결정된 제네럴모터스(GM) 전북 군산 공장. / 사진 = 연합뉴스


◇ 노조·정치권 반발에도 압박 공세 강화하는 GM

한국GM 노조는 그동안 군산공장 정상화에 대한 노동조합의 요구를 무시한 결과로 빚어진 적자경영에 대한 책임을 오로지 노동자들에게 전가시키는 행태라고 적극 비판하고 나섰다. 노조는 “국민혈세를 지원해 달라는 날강도식 요구에 절대 동의할 수 없다”면서 14일 군산공장에서 긴급 확대간부회의를 열고 결의대회를 개회, 투쟁방침을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홍영표 국회 환경노동위원장 역시 국회에서 군산 공장 폐쇄 관련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군산공장 폐쇄는 “본사의 착취구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홍 위원장은 “본사 부채 문제와 금융 이자, 금융 부담, 부품을 더 비싸게 일부 가져오는 것, 특허료와 로열티, 이전가격 등 이런 문제가 있다”면서 “인건비가 높다거나 고비용 구조 때문에 이렇게 된 것이 아니다”라고 질타했다.

다만 GM은 오히려 정부 등에 대한 압박 공세를 강화하는 분위기다. 이날 군산공장 폐쇄 통보 이후 나온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댄 암만 GM 사장은 “군산 외 나머지 영업장인 부평1·2, 창원 공장의 미래는 한국 정부, 노조의 인건비 협의 결과를 바탕으로 수주 내 결정할 것”이라며 “(한국) 정부가 기꺼이 자금이나 다른 인센티브를 줄 수 있는 지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GM 공장폐쇄가 결정된 군산지역은 지난해 7월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가동 중단으로 심각한 고용불안에 빠진 상태여서 파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군산조선소 가동중단 여파로 전라북도 조선업종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700명으로 줄었다. 한국GM 군산공장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는 군산 인구는 5만명으로 군산시 전체 인구(26만명)의 5분의 1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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