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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1월 14일 [W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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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예비 음악인들에게 각광받는 ‘24시간 연습실’…화재에는 '무방비'

24시간 생활할 수 있는 사실상 주거공간…다중이용시설서 빠져 있어 안전관리 사각지대

비상구로 가는 통로에 적재물이 방치돼 있다. /사진= 시민 제보

미래 음악인을 꿈꾸는 청년들 사이에서 ‘개인연습실’​이 신종 주거형태로 각광을 받고 있다. 24시간 음악작업을 할 수 있는 공간을 가지면서 숙식까지 가능하다는 점에서 주머니가 가벼운 예비 음악인들에게 새로운 주거문화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대형 화재로 안타까운 인명피해가 잇따르는 가운데 이들 개인연습실은 화재예방 등 안전관리가 극히 허술해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개인연습실은 합주 및 노래 연습을 이용자들이 편하게 할 수 있도록 방음시설을 갖춘 공간이다. 입주민들은 원룸, 고시원, 쉐어하우스 등 기존의 1인 주거시설과 마찬가지로 주방 욕실 등의 공용시설을 함께 사용한다. 최근 숙식이 가능한 24시간 연습실까지 출현하면서 가난한 젊은 예술인 사이에서 새로운 주거 공간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개인연습실 한 달 평균 임대료는 20만~30만원 수준으로 보증금은 한달치 숙박료 정도만 받는다. 가수 지망생인 A씨는 “숙박료가 원룸이나 오피스텔보다 훨씬 저렴해서 부담이 덜 된다”면서 “연습실에서 음악작업과 숙식을 함께 병행할 수 있어서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하지만 개인연습실은 아직 불특정다수가 이용하는 다중이용시설에 포함되지 않아 화재예방 점검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법상 다중이용시설은 관할 소방서가 불시에 소방점검을 시행한다. 아울러 다중이용시설 업주는 분기별 1회 이상 화재안전점검을 자율적으로 실시해야하는 의무도 있다. 그러나 개인연습실 같은 경우 다중이용시설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연습실 관리자가 소방점검을 해야 할 의무는 없다. 즉 화재예방 점검을 하지 않아도 위법성이 없다는 것이다.  

 

건물 업주가 사고 위험에 대처해 자율적으로 조치를 취하는 경우도 있다. 영등포구청역에 위치한 개인연습실에서 6개월 동안 거주한 B씨는 어느 날 갑자기 연습실 관리자로부터 한 달 안에 방을 빼달라는 연락을 받은 적이 있다. A씨가 이유를 묻자 관리자는 "최근 건물 주인으로부터 24시간 개인연습실 운영을 중단해달라는 요청이 왔다"며 “연습실이 주거공간으로 만들어진 시설이 아니기 때문에 화재안전관리가 다른 주거시설보다 미흡할 것이라 생각해 건물주가 직접 조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개인연습실. 화재경보기조차 설치되어 있지 않다. /사진= 시민 제보

실제로 서울시에 위치한 대부분의 연습실이 화재를 대비한 소화설비, 간이스프링클러 등을 제대로 구비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취재결과  연습실 10곳 중 단 5곳만이 화재에 대응할 수 있는 소방시설을 갖췄다. 서울시 광진구 군자동에서 개인연습실을 운영하고 있는 C씨는 “각 방에는 화재감지기가 설치되지 않았지만 복도에는 설치했다”면서 “화재안전관리는 필요할 때만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서울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건물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만약 건물이 소방점검 대상이 아니면 연습실 관리자는 자체적으로 소방점검을 해야 할 의무는 없다”며 “현재 재난본부에서 건물 화재안전관리 사각지대를 파악하고 문제점 개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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