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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8월 20일 [M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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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정책

[재난 사각지대 대한민국]④ 한반도 흔든 강진, R&D예산 증액은 ‘0’

안전지대 무색케 한 포항 강진 그후…정부 대책 일부 나왔지만 “지진 정보·전문 인력 태부족”

 포항지진이 발생한 지 2달이 지난 15일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대성아파트 출입문에 폐쇄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 사진=연합뉴스

대한민국이 더 이상 지진 재난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사실이 확인해준 포항 강진이 발생한 지 벌써 두달이 지났다. 역대급 한파에 한반도 전체가 꽁꽁 얼어붙은 가운데, 최악의 지진 피해를 입은 포항 지진 이재민 500여명은 아직도 냉랭한 체육관 등에서 하루하루를 버텨내고 있다. 일부는 집을 놔두고 컨테이너 박스에서 생활 중이다. 

 

포항 강진이 우리 정부와 국민들에게 시사하는 바는 여러 의미로 크다. 우선 대한민국이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인식이 국민들 뇌리에 강하게 자리잡았다. 또 2016년에 발생한 경주 지진에 이어 지난해 포항 지진 당시 보여진 정부의 미흡한 대처 수준도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포항시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포항 강진으로 인한 이재민은 565명을 기록했다. 이재민들은 흥해체육관에 357명, 기쁨의교회에 208명 배치된 상태다. 이 외 농촌지역 고령자들을 중심으로 61세대 정도는 지진 진앙지였던 북구 흥해읍에 위치한 성곡3리에 설치된 컨테이너 박스에서 생활하고 있다. 


포항시 재난안전대책본부 관계자는 “외부로 벗어나기 힘든 농촌지역 고령자들이 본인 집 마당이나 집 근처 부지를 얻어 생활하는 것”이라며 “집 보수 혹은 재건축은 기본 1년정도 걸리는데 (컨테이너 박스는) 임시 방편책이다. 정부가 계획하는 장기 후속 대책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아직도 ‘재난 땜질중’…세월호 교훈 무색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지진 대책과 관련해 크게 두 가지 문제점을 지적한다. 첫째는 지진이 발생할 때마다 출현하는 정부의 ‘땜질식’ 처방, 두번째는 활성단층 및 지진 교육 양성에 대한 미흡한 정부 지원이다. 

 

일단 국토교통부는 지난 23일 정부 업무보고에서 지진에 대비해 2019년까지 주요 사회기반시설(SOC)의 내진성능 보강을 완료하고, 시설물 관리 공공기관의 유지관리 예산비율도 지속 확대하기로 했다.

 

또 국토부는 건축물의 지진·화재 위험요인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해 고위험건축물부터 단계적 보강을 유도할 방침이다. 특히 최근 포항 지진과 제천 화재에서 취약했던 필로티 건축물은 방화문·피난통로·스프링클러 설치 등 안전기준 강화를 검토하기로 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해 11월17일 오후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에서 지진으로 기울어진 아파트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 사진=뉴스1

하지만 지진 예방 및 피해 관련 정부 예산 문제는 여전하다. 포항 지진이 발생하기 이전, 정부가 당초 내놓은 내년도 지진 관련 예산은 올해보다 14%가량 적은 규모였다. 포항 지진 발생 후인 지난 12월6일 국회에서 처리된 2018년 예산안에 따르면, 내년도 행안부 소관 지진 관련 예산은 122억1800만원으로 집계됐다. 포항 지진 발생으로 인해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4개 사업 예산 36억8700만원이 증액(2017년 대비 22.7%) 편성된 것이다.

 

특히 문제는 지진 대비를 위해 가장 중요한 R&D(연구·개발) 예산 증액은 거의 없다는 점이다. 증액 내용 중 R&D 예산은 빠져 있었고, 증액분은 재난관리 전문대학원 설립(10억원)에 가장 많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 대형 재난에 대한 부실한 사전·사후 대응을 여실히 보여준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정부의 대처를 보면 지진 대책에 대한 안일함도 미리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성찬 의원(자유한국당)은 지난 10월 해양수산부와 해양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통해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심해잠수산업 육성을 위한 해양고압기술센터 건립사업 추진을 위한 예산이 3년이 지난 지금까지 반영되지 않고 있다며 지적했다. 올해 예산안에는 설계비 10억원도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심해잠수 훈련시설은 해난구조인력 양성시설이다. 대형 해상재난 시 심해 수색구조에 따른 고위험·고난이도의 특수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상시 잠수 구조 기법을 개발·훈련할 수 있는 훈련센터다. 


세월호 참사 이후 심해잠수산업 육성을 위한 필요성은 예산 심의에서 매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3년이 지난 지금까지 설계비조차 반영되지 않고 있는게 현실이다. 심지어 스킨스쿠버 등 수중레저를 담당하는 해양수산부 내 해양레저과에서 심해잠수산업을 담당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심해잠수산업에 대한 예산은 예전에도 없었고 지금도 없다”며 “해경소관업무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진 재난 관련 정보부족, 최우선 해결 과제  


2016년 경주 지진, 2017년 포항 지진, 2년 연속 대규모 지진의 연속으로 국민들 사이 지진에 대한 불안이 크게 증폭됐다. 그런데 전문가들은 국민들의 불안감과 비교해 국내 지진에 대한 연구 및 정보 수준은 현저히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지난해 포항 지진 발생 직후 국내 한 지질학 교수는 “국내 지진 전문가가 워낙 부족하다보니 상황 파악도 제대로 되지 않는 상태”라며 “몇 안되는 인력으로 이번 포항 규모의 지진을 대비하는건 역부족”이라고 말한 바 있다. 


지진관련 국립연구원 한 연구원은 “정부는 세월호 이후 해양 전무가를 키우겠다고 호언장담했다. 그런데 아직까지도 말 뿐”이라며 “지진 전문가 양성도 굉장히 중요하다. 국내 지진 대처와 관련 정보와 전문가는 거의 전무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활성단층에 대한 정보가 아직 미비하다. 지진을 발생시키는 단층 위치에 대해 파악을 못 하고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최근 발생한 경주·포항 두 지진 모두 지하에 감춰진 단층에서 발생했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활성단층에 대한 조사가 완료되기까지는 10여년 정도 걸릴 것”이라며 “활성단층에 대한 정보가 미비한 상태에서 지진위험지도도 작성해야 한다. 이에 대한 구체적 논의가 시급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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