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시사저널

2018년 4월 21일 [Sat]

KOSPI

2,476.33

0.39% ↓

KOSDAQ

889.17

0.73% ↑

KOSPI200

317.89

0.70% ↓

SEARCH

시사저널

기업

[흔들리는 자원공기업]① 광물·석유·가스, 손실은 있고 책임은 불분명

“투자 예측 복기해야 같은 실수 반복하지 않을 것”…민간기업처럼 원인 규명과 의사결정 주도자 확인 절차 거쳐야

해외 자원개발 공기업들의 투자 부실과 손실 누적에 위기감이 부각되고 있다. 광물자원공사는 최악의 경우 올해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할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사진은 광물자원공사 원주 신사옥 / 사진=뉴스1

해외 자원개발 공기업들의 투자 부실과 손실 누적에 위기감이 부각되고 있다. 광물자원공사는 최악의 경우 올해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할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이들 공기업의 부실 투자 논란은 수년간 지적된 내용이다. 일부 공기업은 파산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도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는 쉽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광물자원공사는 지난해 자본금 증액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한국광물자원공사법 일부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자본금 전액이 정부 출자금으로 구성된 광물자원공사는 지난 2016년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다. 관련 법상 자본금을 2조원까지 늘릴 수 있는데, 이미 1조9883억원까지 늘려 놓은 상태라 관련 법 개정 없이는 추가 증자가 어려운 상태다. 

 

이미 발행한 회사채를 새로 채권을 발행해 조달한 자금으로 상환하는 방식도 쉽지 않은 상태다. 광물자원공사 등 공기업들의 사채발행 한도는 누적자본금의 2배다. 현재 자본금이 2조원에 조금 못미친다는 점을 감안하면 발행할 수 있는 회사채는 4조원가량인데 이미 국내 및 해외 사채 3조7158억원을 발행했다. 추가로 발행할 수 있는 사채는 2600억원 정도다. 이 때문에 현재 상태에서는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을 상환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정부의 전격적인 지원 없이는 파산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감돈다.

 

해외 자원투자 공기업의 위험한 상황은 광물자원공사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석유공사와 가스공사 등 에너지 자원 관련 공기업도 부채비율이 높아 재무상태가 위험에 처한 대표적인 공기업이다. 이들 공기업들은 모두 해외 자원 투자후 예상했던 결실을 내지 못하고 손실이 누적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산업통산부에서 작성한 해외자원개발 실태점검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3개 공기업은 2008년 이후 33조8000억원을 투자해 13조30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손실의 원인으로는 부실한 사업 추진이 꼽힌다. 보고서에서는 투자 실패의 원인으로 낡은 발전모델을 적용한 점과 부실한 경제성 평가, 과도한 차입금 의존, 부실자산 매입, 관리소홀, 비전문가의 의사결정 주도 등을 꼽았다. 

 

투자 손실이 누적되면서 이들 공기업 3곳의 부채비율은 모두 치솟은 상태다. 광물자원공사는 손실로 누적된 결손금이 자본금을 넘어서는 자본잠식 상태라 부채비율을 계산할 수 없다. 자본잠식전인 지난 2015년 부채비율은 6900%를 넘었다. 석유공사가 지난해 반기말 기준으로 529.4%로 공기업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고 가스공사는 306.8%에 달한다. 부채비율은 회사의 부채총액을 자본 총액으로 나눈 수치로 자기자본 대비 부채가 몇배에 달하는지를 나타낸다. 부채비율이 500%라면 회사는 자본금 대비 다섯배에 달하는 돈을 빌려왔다는 의미다.

 

이런 상황에서도 이들 공기업에서는 부실 투자 책임에 대한 근본적인 재발 방지 등 대책 마련에는 소극적이다. 광물자원공사와 석유공사, 가스공사 등 3개 공기업들이 주무기관에 제출한 보고서에서는 투자 손실의 원인으로 예측과 전망이 맞지 않았다는 내용이 주로 언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공기업 특성상 투자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원 개발 투자의 경우, 초기 투자 이후 수익을 거둬들이는데 길게는 10년 이상이 소요된다. 이 때문에 사실상 투자 의사 결정을 담당한 사람이 사업의 마무리를 지켜보기 어려운 구조다. 

 

광물자원공사 등 자원개발 공기업들에 정부가 전액 출자했다는 특성상 정치권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도 거론된다. 정부가 대주주기 때문에 손실이 나더라도 거부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이번에도 정부가 개별 공기업에게 엄정한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예상이 나온다. 투자 과정과 결과에 철저하게 책임을 지는 민간 기업과는 다르다는 이야기다.

 

한 민간기업 해외 자원 투자 담당자는 투자 전 예측은 맞는 경우보다 맞지 않는 경우가 더 많은데, 예측이 빗나가서 손실을 냈다는 이야기는 당연한 이야기의 반복​이라며 어째서 맞지 않았는 지 복기해야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때문에 민간 기업에서는 철저한 원인 규명과 의사 결정 주도자가 누군지를 확인한다고 말했다. 

 

정부에서는 일단 올해 상반기 중으로 광물자원공사를 필두로 자원개발 공기업의 해외투자사업을 다시 평가할 예정이다. 이들 공기업들이 투자한 전체 자원개발사업을 재평가하고 떼어낼 것은 떼어내고 계속 투자할 곳은 투자하는 식으로 조정한다. 

 

정부 관계자는 광물자원공사 자본금 문제는 입법부에서 승인이 필요하기 때문에 언급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투자 과정에서 잘못된 부분이 있다는 고치고 수익성이 있는 부분은 유지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prev
n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