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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 16일 [T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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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 창업기 34] ‘어린이 안전을 꿈꾸다’ 류정하 크리에이터스랩 대표

우유로 만든 장난감 ‘카우토이’ 개발…화장품 등 사업범위 넓혀 소셜벤처 입지 다질 것

 

류정하 대표는 어리지만, 단단하다. 올해 대학을 졸업한 류 대표는 20대 초반부터 창업의 길로 뛰어들었다. 창업학 전공수업 중 하나인 ‘사회적 가치와 소셜벤처’를 듣다가 사업을 구체화시켰다. 젊은 창업가로서 첫걸음을 내딛은 셈이다.

몇 년전 류 대표는 저소득층 어린이 멘토링 수업을 진행했다. 수업 도구는 무독성 클레이였다. 무독성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어린이들의 손엔 빨갛게 발진이 일어났다. 류 대표는 ‘이대론 안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당시 많은 유아용 제품이 유해성 논란에 휩싸였다. 때마침 우유가 과잉공급이라는 언론 보도가 흘러나왔다. 류 대표는 그때부터 ‘우유로 만든 장난감’을 구상했다.

크리에이터스랩은 올해 말 법인 등록을 마쳤다. 예전 회사 이름인 카우카우를 과감히 버리고 새로운 회사명을 정했다. 아이들을 위한 친환경 제품들을 다양하게 출시하고 싶어서다. ‘모든 아이들이 안전한 세상’을 꿈꾸는 류 대표를 27일 서울 동작구 흑석동 중앙대학교 크리에이티브랩에서 만났다.

◇ “우유로 가득했던 1년간의 개발… 나중엔 카페라떼도 먹기 싫어졌다”

크리에이터스랩은 우유로 만든 DIY(Do It Yourself) 장난감 ‘카우토이’를 개발한 스타트업이다. 주로 어린이 교육과정에 적용되는 제품과 기본 만들기 키트, 유치원 B2B(기업 간 거래) 키트, 리필용 키트를 판매하고 있다. 우유라는 재료가 금방 상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크리에이터스랩은 원액이 아닌 분말상태로 제품을 만들었다. 분말상태의 우유는 유통기한이 최대 2년이다.

“창업 당시 어린이 제품 시장을 조사하다가 놀랐다. 유치원에서 쓰는 장난감 10개중 4개 정도가 (불량으로) 반환된다는 통계를 봤다. 어린아이들은 무엇이든 입으로 가져간다. 제품에 유해물질이 있으면 입 속으로 들어가는 셈이다. 이외에도 어린이 매트, 기저귀, 가습기 살균제 등이 유해물질이 발견되는 논란이 계속됐다.”

그러나 사회경험이 없는 상황에서 사업을 시작한 탓에 어려운 점도 많았다. 제품개발 단계에서 마주친 자금 문제를 피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류 대표는 운 좋게도 소셜벤처 경연대회와 크라우드 펀딩, 정부 지원사업에서 좋은 결과를 내며 자본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첫 완제품이 나왔을 때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행복했다. 우유를 이용해 점성을 내는 성분을 개발하기까지 1년 정도 걸렸다. 냉장고엔 항상 우유가 가득했다. 저지방 우유부터 시작해 다양한 우유들을 접했다. 나중엔 우유가 들어가는 카페라떼도 먹기 싫어지더라.”

 

 

27일 서울 동작구 흑석동 중앙대학교에서 류정하 크리에이티브랩 대표가 자신의 창업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 사진=노성윤 영상기자

카우토이의 주 사용연령층은 다양하다. 유치원 교구의 경우엔 4~7세 아동들이 대상이다. 카우토이는 5가지 유치원 교육과정에 모두 적용될 수 있다. 생각보다 초등학교, 중학교 학생들에게도 반응이 좋단다. 조소과 등 미술전공 친구들이 카우토이를 이용해 작품을 만들기도 한다. 내년부터는 유치원, 어린이집에 본격적으로 납품될 예정이다. 교구업체 한 곳과도 계약을 맺었다.

“카우토이에 대해선 신기하다는 반응이 가장 많다. 일부 부모들은 만드는 과정이 있는 탓에 귀찮아하기도 한다. 우리는 엄마와 아이가 함께하는 시간을 더 만들어 주고 싶었다. 카우토이에는 ‘부모 가이드북’이 있다. 아이와 어떻게 놀아야 하는지, 카우토이로 무슨 교육을 해야하는지 적힌 책이다. 어머니들은 가이드북을 통해 아이와 노는 법을 배운다.”

◇ 화장품 브랜드 론칭‧해외진출 계획…“회사가 행복해야 나도 행복하다”

크리에이터스랩은 소셜벤처다. 소셜벤처는 사회적 가치를 최우선으로 여기는 스타트업이다. 그들이 만드는 제품과 서비스는 ‘사회’를 기반으로 시작된다. 류 대표는 ‘모든 아이의 안전’을 꿈꾸고 있다. 가정형편을 떠나 모든 아이는 안전해야 한다는 게 류 대표의 신념이다.

“아동제품 시장은 크다면 한없이 크고, 작다면 한없이 작다. 저출산인 상황에서 아이는 점점 적게 태어나고 있다. 그러나 그만큼 내 아이에게 더 안전한 것을 주기 위한 노력이 커지고 있다. 아이를 위해 돈을 아끼지 않는다. 크리에이터스랩은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으로 국한되지 않고 제품 자체만으로 사회적 가치를 지니는 회사가 되고 싶다. 사회적기업 대신 소셜벤처라고 (우리를) 정의하는 이유다.”

류 대표는 새해에도 쉴새없이 달린다. 카우토이 제품 5종 리뉴얼 작업을 마무리하고, 본격 출시에 나설 예정이다. 최근 류 대표는 카우토이 외에도 ‘바이노바’ 화장품 브랜드를 만들었다. 유기농 원료를 사용해 엄마와 아이가 함께 쓰는 화장품을 만드는 게 목표다. 중국, 홍콩 등 해외진출도 구체적으로 그리고 있다.

“지금은 회사의 행복이 나의 목표다. 회사가 행복해야 나도 행복할 수 있다. 내년엔 카이스트 사회적 기업가 MBA과정을 밟을 계획이다. 회사와 공부를 잘 병행하는 것이 개인적인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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