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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 25일 [S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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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구 부회장 '신뢰 경영', 초대형 IB 탄생 밑거름 됐다

유상호 사장 영입, 최장수 전문경영인으로 힘 실어줘…잇단 M&A 실패 위기 딛고 새로운 금자탑 일궈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 / 사진=한국투자금융지주

15년. 이는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이 직접 대학 채용설명회에 참여한 햇수다. ‘인재가 곧 회사’라는 그의 경영철학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수산전문기업 동원의 한 계열사에서 시작했던 옛 동원증권이 한국투자금융지주라는 우리 자본시장을 이끄는 중추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데는 이 같은 철학이 바탕이 됐다는 평가다.

한국투자증권이 ‘초대형IB(투자은행)’ 고지전에서 승리한 배경에도 인재 경영의 뚝심이 고스란히 배어 있다. 올해까지 11년째로 증권업계 역사상 최장수 최고경영자(CEO)이자 초대형IB 역사를 새로 쓴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을 영입한 것은 '신의 한수'라 할 수 있다. 김 부회장이 유 사장을 영입하기 위해 삼고초려한 것은 업계의 유명한 일화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유 사장은 대우증권 런던법인 부사장 시절인 지난 2002년 초 김 부회장의 러브콜을 받았지만 당시 근무 회사의 적극 만류로 이직을 포기하기도 했다”며 “그러나 이후에도 6개월간 후임자를 구하지 않고 기다리던 김 부회장에 감동해 결국 동원증권으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당시 김 부회장이 영입에 공을 들였던 유 사장은 촉망받는 증권맨이었다. 1988년 대우증권에 입사한 유사장은 1992년 대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 / 사진=한국투자증권

우증권 런던 현지법인으로 발령받아 능력을 만개했다.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한국 증시 관련 법률과 회계제도를 소개하는 책자를 기관 투자자들에게 돌리며 신뢰를 쌓았고 이를 토대로 당시 하루 국내 주식시장 전체 거래량의 5%에 해당하는 주문을 받아냈던  일은 전설로 남아있다.

인재를 중요시 여기는 철학은 유효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유 사장이 2007년 부임한 이후 크게 성장했다. 자기자본 규모는 2007년 1조7900억원에서 4조원대로 확대됐다. 수익성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도 2014년 7.15%, 2015년 8.6%, 2016년 6.3%를 기록했는데 이는 다른 증권사 ROE 2~4% 수준을 크게 넘어선 것이다. 올해 상반기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배 높은 2705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중간에 위기도 있었다. 2015년 ‘아시아 1위 증권사’를 내걸고 대우증권 인수 성공을 확신했지만 라이벌인 미래에셋증권(현 미래에셋대우)에 넘겨줬다. 자존심은 이듬해인 현대증권 인수 실패로도 무너졌다. 자기자본 확충이 필요한 상황에서 연거푸 실패하자 “예전 같지 않다”거나 “한국투자증권의 경쟁력이 다했다”는 평가도 나돌았다.

하지만 결국 유 사장은 김 부회장의 믿음 아래 한국투자증권을 국내 1호 초대형IB로 탄생시키는 새로운 역사를 일궈 냈다. 한국투자증권은 쟁쟁한 경쟁자인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이 인가 받지못한 발행어음 조달 업무를 하는 유일한 증권사가 됐다.

한국투자증권은 한국형 골드만삭스를 꿈꾼다. 유 사장은 국내 첫 증권사 발행어음 인가를 획득한 지난 13일 “무한한 책임감과 함께 업계 최고 수준의 IB 역량을 활용해 한국판 골드만삭스 모범 모델을 시장에 안착시키겠다”고 청사진을 밝혔다. 초대형IB 인가를 통해 글로벌시장으로 영토를 확장한다는 포부도 곁들였다.

인재를 중요시하고 이를 통해 성장을 추구하는 건 ‘월가의 인재사관학교’라 불리는 골드만삭스와 닮았다. 다만 실제 이러한 철학이 더 성공을 거두기 위해선 넘어야할 산이 많다. 우선 단기 금융 등 초대형IB 업무에서 성과를 보여야 한다. 나아가 정부가 설계한 초대형IB의 최종 단계인 ‘자기자본 8조원’ 조건 충족을 위해선 자기자본도 추가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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