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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 25일 [S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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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강도 업무에 야한 춤까지’…커지는 ‘간호사 상대 갑질’ 논란

성심병원, 간호사 차출 선정성 장기자랑 파문…‧일부 병원, 수당 미지급 의혹도 제기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최근 한림대학교 성심병원이 재단 행사 장기자랑에 간호사를 동원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병원 간호사들에 대한 ‘인권 침해’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이밖에도 시간 외 수당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거나 사소한 의료사고에도 간호사 책임을 묻는 등 ‘병원 갑질’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정부와 간호협회는 병원 조사 등 후속 조치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성심대병원 간호사들은 지난 10일 SNS 페이지 ‘간호사 대나무숲’을 통해 강제적으로 장기자랑에 차출당한 후 선정적인 춤과 옷차림을 강요받았다는 사실을 제보했다. 매년 10월 성심대병원 간호사들은 강원도 춘천시 한림성심대 운동장에 모여 체육대회를 치른다. 신입 간호사들은 이 장기자랑을 위해 근무 외 휴식을 반납하고 춤 연습을 해야만 했다고 호소했다.  

익명의 한림대 성심병원 간호사 A씨는 “장기자랑에 참여하는 간호사들은 거의 신규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싫다는 표현도 제대로 못한다. 간호사를 보호해야하는 간호부장들 조차도 장기자랑에서의 복장에 대해서는 신경 써주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임금체불 문제 또한 수면 위로 떠올랐다. 한림대 성심병원은 ‘아침 직원 조회’ 명목으로 근로계약서 상 출근 시간보다 더 일찍 출근하도록 지시했다. 하지만 추가 수당은 지급하지 않았다. 고용노동부(노동부)는 성심병원이 체불한 금액만 240억원이라고 설명했다.

동시에 간호사들의 인권침해 논란도 일파만파 커지고 있는 모양새다. 13일 청와대 국민청원 에는 ‘전국 간호사 및 간호학생 처우 개선 청원글’이 올라왔다. 현재 시간 외 수당 미지급, 인력난으로 인한 피로 누적, 불편한 근무복 등 근무환경이 심각하다는 게 골자다.

서울 을지대병원에서는 비용절감을 이유로 간호사들이 직접 의료용품을 구매하게 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일부 간호사들은 의료용 가위와 체온계, 핀셋과 수술용 바늘을 직접 구입해 사용해야 했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었다. 간호사들이 노조에 가입하려 하자 고위 관리자가 노조 가입을 막기도 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노동부, 진상 파악 나서…간호사협회, 내년 간호사인권센터 가동

시민단체 ‘직장갑질119’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실제 피해를 입은 간호사들의 문의 메일이 40건이 넘었다. 간호사들이 피해를 입더라도 쉽게 대학병원을 고소하지 못하는 이유는 하나다. 자신의 신분이 드러나 보복을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직장갑질119의 자문변호사로 일하고 있는 권두섭 변호사는 “근로기준법을 위반하거나 근로자 임금을 체불한 사업장은 대부분 근로자에게 그렇게 하고 있을 확률이 높다. 그럴 경우 노동부 시정 요청을 통해 조사에 들어가야 하는데 그럴 경우 신고자 신분이 공개될 수 있다”며 “성심병원 사례 같은 경우에도 수당 문제가 거론이 되면서 (사업장인) 병원 재단 시정 요청이 들어갔다”고 말했다.

이어 권 변호사는 “간호사를 포함해 개인 근로자의 문제 해결을 위해 노동부 신고를 비공개로 처리하는 제도 개선도 필요한 문제”라고 덧붙였다.

한편, 복지부는 간호사 인권 침해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한병원협회에 협조공문을 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노동부는 한림대 성심병원을 시작으로 형제재단인 일송재단 산하 강남, 동탄, 평촌 성심, 춘천, 한강병원 등을 상대로 진상파악에 나섰다. 


같은날 대한간호사협회는 성명서를 통해 “원치 않는 병원 장기자랑 행사에 간호사가 강제 동원되고 선정적인 옷차림까지 강요받은 것은 지금까지 가져왔던 모든 간호사의 소명의식과 자긍심을 한꺼번에 무너뜨린 중대한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간호사협회는 또 “내년 가동할 간호사인권센터를 통해 간호사 특유의 태움(직장 내 괴롭힘을 뜻하는 용어) 문화를 비롯해 임신순번제·성희롱 문제 등 인권침해 사례를 개선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한림대 성심병원, 을지대병원 측은 이러한 의혹들을 모두 부인하고 있다.  성심병원 측은 “(간호사들이 강제적으로 장기자랑 강요를 받는 등) 내부 문제가 있다는 것을 몰랐다. 현재 노동부 조사에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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