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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 25일 [S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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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거래 사이트 타고 퍼지는 몰카…온라인 구매 ‘횡행’

더 싸고 은밀해진 몰카들 판매 줄이어…‘고육지책’ 탐지기 판매도 전년 대비 29% 늘어

#. 직장인 A씨는 최근 온라인 쇼핑몰에서 몰래카메라 탐지기를 구입했다. 곳곳에서 터져나오는 ‘몰카 증언’ 탓에 불안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A씨는 “공중화장실을 최대한 이용하지 않으려고 하지만 어쩔 수 없이 가야할 때 몰카 탐지기를 가져가서 의심이 드는 곳에 테스트를 한다”면서 “누가 카메라로 나를 지켜보고 있다고 생각하며 불안할 바에야 번거롭더라도 챙겨서 다니는 편이 안심”이라고 밝혔다.

몰래카메라 범죄로 인한 피해가 점차 늘고 있지만 온라인상에서는 여전히 몰카를 쉽게 구매할 수 있다. 특히 개인 간 거래가 주(主)인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는 ‘자동차키형 몰카’, ‘라이터형 몰카’ 등 겉으로 봐서는 몰카인 지 알 수 없는 과거보다 더 은밀한 ‘위장형 카메라’ 거래가 버젓이 이뤄지고 있다. 
 

중고 거래 사이트에 올라온 초소형카메라 판매글 캡처.

13일 온라인 중고 거래 사이트에는 ‘동전 크기 카메라’, ‘초소형 라이터 카메라’, ‘초소형 무선 카메라’ 등 몰래카메라로 악용될 가능성이 높은 초소형 카메라를 판매한다는 글이 게재돼있다. 이들 제품은 ‘기타 카메라 악세서리’, ‘디지털 캠코더’, ‘기타 영상관련제품’, ‘기타 중고’ 등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판매되고 있었다. 게재된 게시글에는 “렌즈가 작아 사용하기 편리하다”, “적외선 촬영이 가능해 어두운 데서도 잘 찍힌다”는 등의 상세한 설명도 달렸다.

가격은 최저 몇 만원에서 20만원 안팎까지 ‘성능과 디자인에 따라’ 다양하다. 개인 간 거래인 탓에 구매 제한 등의 장벽이 없어 청소년 일지라도 돈만 있다면 몰카를 쉽게 손에 넣을 수 있다. 이처럼 구매가 손쉬운 만큼, 몰카로 인한 범죄 역시 일상화된 공포가 됐다.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은 지난달 13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우리는 위장형 몰카에 일상적으로 노출돼있다”면서 “이런 몰카들을 의원실에서 구입하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었고 비용도 10만원이 채 안 들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물론 중고 거래 사이트 운영진 역시 문제를 인지하고 있지만 인력에 한계가 있다고 주장한다. ‘개인 간 거래 금지 품목’에 몰래카메라가 포함되어 있지만, 감시할 인력에 비해 월등히 많은 게시글이 올라오는 탓에 이를 모두 제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중고 거래 사이트 한 관계자는 “몰래카메라가 거래되지 못하게 막는다”면서도 “다만 모니터링 요원이 있어도 하루에만 사이트에 18만 건 씩 판매글이 올라오기 때문에 전부 잡아낼 수 없는 것이 한계”라고 설명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몰카 거래를 규제할 만한 법적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볼펜, 시계, 거울 등의 외형을 한 위장형 카메라 일지라도 전파법상 적합성 인증만 받으면 누구나 판매할 수 있다. 현행 전파법상, 몰카를 제조 또는 판매하려는 자는 지정시험기관의 적합성 평가 시험을 거친 후, 이 사실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부)에 등록만하면 해당 제품 판매가 가능하다. 

이처럼 과기부에 적합등록만 된다면 누구든지 위장형 몰카를 판매할 수 있는 탓에 경찰이 몰카 관련 단속을 벌이더라도, 전파법상 적합성 인증 여부만 가릴 뿐 그 외에 제조나 판매에 대해서는 제재할 근거가 없다.

진선미 의원이 과기부로부터 받은 ‘2013년 이후 새롭게 등록되고 있는 위장형카메라 인증 현황(안경, 시계, 볼펜, 거울, USB 등 문구를 포함하고 있는 카메라를 조회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2013년부터 지난 6월까지 총 162건이 적합 등록됐고, 1건이 적합인증을 받았다. 이들 모두 몰카에 악용될 수 있지만 당장은 ‘합법적’으로 시중에 판매가 가능한 카메라인 것이다.

이에 진 의원은 이달 내로 위장형 카메라 판매자와 소지자 등에 대해 등록제를 실시하도록 하는 ‘위장형 카메라 관리에 관한 법률안(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몰카 공포증에 ‘몰카 탐지기’ 판매량 늘어 


대구경찰청 여성청소년과 직원들이 지난 7월 오후 대구 달서구 두류동 워터파크 화장실에서 몰카범죄예방을 위한 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뉴스1

몰카 범죄에 불안감을 느끼는 여성들은 자구책 찾기에 나섰다. 그 중 하나가 바로 몰카 탐지기다.

몰카 탐지기는 말 그대로 몰래카메라 설치 여부를 알려주는 전자기기다. 전파탐지형과 렌즈탐지형으로 구분돼 있으며, 전국 지방청 통틀어 92대가 구비되어있다. 다만 해당 대수가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에만 5185건이었던 몰카 관련 범죄에 비해 경찰 구비 몰카 탐지기 대수가 턱 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 탓에 “경찰이 못 하면 나라도 하겠다”는 일반인도 늘고 있다. 국내 대표 오픈마켓인 G마켓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몰카 탐지기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9% 올랐다. 20만원을 호가하는 가격에도 판매량이 늘고 있는 것이다.

연세대학교 총여학생회에서는 비싼 가격 탓에 개인별 구매가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몰카 탐지기를 구비하고, 원할 경우 이를 대여해주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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