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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2월 17일 [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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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정책

[2017 국감] ‘제식구 감싸다’ 민낯 드러난 국세청

내부적발 시 파면은 고작 3.8%…자체 청렴도 조사 1위, 외부평가는 꼴찌 수준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1. 세무공무원 A씨는 신용카드 위장가맹점 정보가 조기 발령되면 그 정보를 카드깡업자에게 알려주고 100만원을 교부받았다. A씨는 이후에도 같은 명목으로 16회에 걸쳐 총 2250만원의 뇌물을 받아 왔다. 파면 처분

#2. 세무공무원 B씨는 모 세무법인으로부터 법인세 재무제표 수정 부탁을 받고 2000만원의 뇌물을 받았다. 파면 처분


#3. 세무공무원 C씨는 국세통합시스템에 접속해 납세자의 세금체납여부를 66회에 걸쳐 조회하고 유출해 사례명목으로 음식점에서 총6회 약 20만원 상당, 유흥주점에서 총3회 70만원 상당의 향응을 제공받았다. 정직 2개월


국세청 세무공무원들의 구체적인 비리 행위가 처음으로 공개됐다. 그간 국가재정수입 확보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로, 수면 아래에 감춰져 있던 국세청의 민낯이 국정감사장에서 여과 없이 드러난 것이다. 

 

과세정보를 몰래 빼내는 것은 물론 단속정보를 탈세범에게 미리 알려주고 정기적으로 상납금을 받는 등 세무공무원들의 비리 사례는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었다. 그간 국세청이 ‘정치권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비난을 받아온 터라 이참에 국세청에 강도 높은 개혁을 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1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이현재 의원(자유한국당)은 그동안 국세청이 법률 근거를 무시하고 제출을 거부했던 ‘징계의결서’ 사본 265건(2015년~2017년 6월)을 공개했다. 징계의결서에는 세무공무원들이 과세권력을 이용해 뇌물을 수수하고, 세무법인 등과 결탁해 세금을 줄여주거나, 대가를 받고 과세정보를 유출한 사실 등이 적시돼 있었다.

이 의원실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 2년6개월 간 금품수수·기강위반·업무소홀 등으로 징계 받은 국세청 세무공무원은 무려 687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징계를 받은 세무공무원 687명 중 공직추방(파면·해임·면직)을 받은 직원은 불과 82명(12%)에 불과했다. 특히 금품을 수수해 징계를 받은 219명 중 149명은 일선으로 복귀해 버젓이 업무를 하고 있는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비리행위에도 불구하고 국세청의 노골적인 제식구 감싸기는 도를 넘는 수준이었다. 내부적발로 인해 징계대상에 오른 금품수수 국세청 공무원 129명 중, 고작 5명(3.87%)만 공직추방(파면)을 당했다. 반면 경찰과 검찰 등 외부에서 적발된 90명의 세무공무원 중 65명(72.2%)이 국세청을 떠났다. 국세청이 내부적발된 직원들에 대해 솜방망이 처벌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 국민권익위가 발표한 국세청 청렴도는 18개 중앙행정기관 중 16위로 최하위권이었지만 내부 청렴도는 지난 4년간 1위로 조사됐다. 객관적인 평가에서 꼴찌 수준에 이르렀는데도 내부 비리에 둔감해 이율배반적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그동안 국세청이 감사결과를 공개하지 않은 사유도 황당했다. 감사원 답변제출 자료에서 국세청은 “감사결과 사항을 공개해 일부 납세자가 납세의무를 하거나 부정한 방법으로 탈세를 한 사실이 공개될 경우 대다수 납세의무자들에게 성실납세의 분위기를 해하게 돼 국가재정수입 확보에 문제가 발생된다”고 해명했다. 한 마디로 세금을 걷는 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비공개했다는 논리다. 

일각에서는 세무행정 투명화 차원에서 국세청에 대한 강도 높은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세무업계 한 관계자는 “납세자들이 세무사찰에 워낙 민감하고 국세청 직원들이 과세정보에 대한 접근이 비교적 쉬워 비리행위가 발생하고 있다. 본인 업무 외 과세정보에 대한 접근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내부적인 청렴교육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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