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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2월 15일 [F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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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심야약국 놓고 의·약계 밥그릇 싸움 가열…국민건강은 뒷전

의협 “실효성 떨어지는 정책” vs 약사회 “폄하 말고 국민 요구 따라 도입해야”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최근 공공심야약국에 대한 공식 개정법안이 발의된 가운데, 이를 두고 의사협회와 약사회의 밥그릇 싸움이 치열해지고 있다. 의료계에서는 처방없이 약사가 약을 제조할 수 있도록 계기를 만들게 될 것이라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이에 약사계에서는 근거없는 헐뜯기라며 팽팽하게 맞서는 양상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지방자치단체나 약사회가 자율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심야약국, 휴일지키미약국 등이 공휴일과 야간에 약을 판매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주관 달빛어린이약국 사업에는 의료기관 18개과 약국 29개가 참여 중이다.

그러나 심야약국 수가 현저히 적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공공심야약국에 대한 논의가 수면 위로 부상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14일 공공심야약국 도입을 위한 약사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하기도 했다. 개정안 내용은 시군구별로 1개씩 오후 10시 이후 새벽 시간및 공휴일에 운영하는 공공심야약국을 지원하자는 게 골자다.

이에 의료계에서는 공공심야약국에 대한 실효성이 떨어질 것이라고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국회예산정책처의 보고서를 인용해 예산이 과도하게 낭비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의협에 따르면 시군구에 공공심야약국을 1개소씩 지정해 지원할 경우 2018년부터 5년간 총 재정 1394억2000만원이 쓰여진다. 의협은 “투입대비 효과도 검증되지 않은 불투명한 정책에 예산 낭비가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일반의약품은 24시 편의점에서도 살 수 있고 전문의약품의 경우엔 병‧의원이 문을 닫으면 어차피 심야에도 판매할 수 없는 상황에서, 공공심야약국은 약사들이 의사 처방전 없이 직접 전문의약품을 불법제조‧판매하는 가능성만 높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약사계에서는 의협이 국민 생명과 건강을 위한 전문가 단체인지 의구심이 생긴다며 날을 세우고 있다. 대한약사회는 “공공심야약국 확대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지만 의협 반대로 난항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자신의 이익만 생각하는 의사 이기주의로 의원의 야간 당번 운영이 요원한 상황에서 공공심야약국은 국민들의 의약품 접근성을 수용할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망으로 봐야 한다​고 반박했다.


약사회는 경제적 효과와 더불어 여론도 심야약국이 필요하다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주장했다. 약사회가 발표한 대국민 인식도 조사에 따르면 공공심야약국이 ‘필요하다’는 의견은 88%에 달했다. 또 공공심야약국을 운영하면 환자 비용부담과 응급실 과밀화를 막을 수 있다는 게 약사회의 주장이다.

◇ 안정상비의약품 확대하자는 '의사' vs 취약 시간대 의료서비스 필요하다는 '약사'

현재는 공공심야약국이 필요하다는 약사계의 주장에 더 무게가 실린 상황이다. 약국 외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의약품이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의협은 공공심야약국 대신 안전상비의약품 품목을 확대하고 응급의료기관 지원을 주장한 바 있다. 보건복지부는 현재 안전상비약의 약국 외 판매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정춘숙 의원실에 따르면, 2012년부터 13종 안전상비의약품 부작용 보고건수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13종 의약품의 편의점 공급량은 5년동안 10배 가까이 증가했다. 그러나 부작용 보고건수 또한 124건에서 368건으로 대폭 늘어났다.

정 의원은 "이명박 정부시절 의약품 접근성을 늘리겠다며 도입한 안전상비의약품의 편의점 판매가 오히려 국민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며 "의약품 비전문가인 편의점 주인 또는 아르바이트생들에게 의약품판매를 맡기기보다는 전문가인 약사들이 심야 또는 공휴일에도 약구에서 의약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공공약국제도를 도입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현재 공공심야약국 논란이 국민들의 건강은 뒷전에 둔 채 의사와 약사 간 밥그릇 싸움으로 치닫고 있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환자들이 취약시간대에 이용할 수 있는 보건의료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는 데 양측 모두 논쟁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공공심야약국에 국가재정을 풀 수 있도록 충분한 사례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박실비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시민의 건강권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지원인지 자세하게 검토해야 한다. 응급의료서비스가 이미 있는 상황에서 국가재정이 투입되는 공공심야약국이 필요하냐는 질문이 나올 수 있다”며 “(공공심야약국이) 얼마나 필수적인지 사례들이 필요하다. 개인 약사 문제에서 나아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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