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시사저널

2017년 12월 15일 [Fri]

KOSPI

2,479.9

0.42% ↑

KOSDAQ

771.65

0.17% ↑

KOSPI200

325.98

0.38% ↑

SEARCH

시사저널

기업

현대차 블루핸즈, 재계약 빌미 가맹점에 사업포기 각서 요구 논란

현대차 "각서 알지도 못하고, 있지도 않다"…공정위 "각서 배경·목적 포함한 종합적 조사 필요"

 

현대자동차 정비 브랜드 블루핸즈가 가맹점주들에게 사업 포기 각서를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현대자동차 정비 브랜드 블루핸즈(이하 블루핸즈)가 가맹점주들에게 재계약을 빌미로 각종 각서를 요구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현대차는 ‘사실 무근’이라고 일축, 향후 적지 않은 논란이 예상된다.

 

11일 시사저널e 취재 결과 블루핸즈는 가맹계약 종료를 앞둔 일부 가맹점들에게 가맹계약 포기 각서를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블루핸즈는 가맹계약 연장 가치가 없다고 판단되는 가맹점들에게는 추후 재계약 가능성을 암시하며 가맹계약 포기 각서를 요구했다. 업계에서는 가맹계약 종료 과정에서 잡음을 없애기 위한 방편으로 각서를 들이민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또 가맹계약 연장 가치가 있으나 시설개선을 실시하지 않은 가맹점들에게는 시설개선 이행 각서를 요구했다. 시설개선에 대한 압박을 받은 가맹점주들은 시설개선 이행 각서를 작성해 제출했다. 블루핸즈가 시설개선 이행을 조건으로 가맹계약을 연장해 줬다는 게 가맹점주들의 주장이다.

 

특히 시설개선 관련 사항은 지난 201210월 공정거래위원회가 시설환경표준화를 강요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시정명령을 내린 만큼, 앞으로 적잖은 논란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가맹점주들은 블루핸즈가 공정위 시정명령을 의식해 암묵적으로 각서를 요구한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올해 블루핸즈 가맹계약 연장 불가 통보를 받은 김아무개씨(55)3월 가맹계약 종료를 앞두고 가맹계약 포기 각서를 쓰라는 요구를 받았다블루핸즈 측에서 지금 가맹계약을 포기하면 추후 재계약을 해줄 수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김씨는 이어 나는 가맹계약 포기각서를 작성하지 않았다. 나중에 재계약 해주겠다는 말을 누가 믿냐블루핸즈 본사에서 어르고 달래는 거다. 혹시 나중에라도 항의하면 내가 작성한 각서를 들이미려는 속셈이라고 주장했다.

 

김 씨는 포기각서에 반발해 현대차에 항의했으나, 사실무근이라는 답변만 돌아왔다. 현대차는 가맹계약연장 불가 이유를 설명하는 문서 안에 포기각서를 강조한 사실이 없다고 적시했다.

 

 

현대차가 블루핸즈 가맹점주에게 보낸 서류. / 사진=시사저널e

가맹계약 연장 불가 통보를 받은 또 다른 점주 이아무개씨(60)는 올 3월 블루핸즈로부터 위와 비슷한 내용의 가맹점 자진포기 요구를 받았다. 이 씨는 김 씨와 달리 블루핸즈가 내민 자진포기 서류에 서명했다.

 

이씨는 블루핸즈 쪽에서 영업권 자진포기 형식으로 처리하면 3년 후에 재인가를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또 올해나 내년에 가맹점을 양도 혹은 양수할 수 있는데, 자진포기가 전제돼야 한다고 했다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자진포기 서류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이 씨는 이어 전국에 서비스센터가 22개다. 22개 서비스센터에서 1400여 개소 가맹점을 모두 관리하는데 서울과 지방에서 같은 내용의 가맹계약 연장 포기 각서를 요구한 것을 보면, 포기 각서 요구가 블루핸즈 본사 차원에서 공통적으로 이뤄지는 지시며 단일 사건이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현대차 블루핸즈 본사가 요구한 블루핸즈 자진포기 각서. / 사진=시사저널e

블루핸즈는 가맹계약 포기 각서뿐 아니라, 가맹계약 연장을 조건으로 시설개선 이행 각서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현재 블루핸즈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는 박아무개씨(62)는 시설개선 미이행으로 계속해서 저등급 평가를 받아 상대적 불이익을 받아왔다고 전했다. 박 씨는 지금껏 시설개선 필요성을 못 느껴 불이익을 감수하고 기존 시설을 이용했다. 그러나 재계약 시점이 도래해 어쩔 수 없이 시설개선을 했다고 말했다.

 

박씨는 지난해부터 서비스센터 직원들이 찾아와 업소 환경이 깔끔해지면 손님들이 좋아하지 않겠냐고 말했다며 대놓고 시설개선이나 재계약에 대한 얘기는 꺼내지 않고 두루뭉술하게 압박했다고 설명했다.

 

박 씨는 이어 다만 센터 직원들은 센터장에게 보고해야 하니까 시설개선에 대한 의지를 문서 형식으로 제출해달라고 요구했다. 서류 작성에 대한 특별한 양식은 없었고 내가 직접 시설개선을 이행하겠다는 내용의 문서를 작성해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블루핸즈의 지금과 같은 각서 요구 등 갑질이 시작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블루핸즈는 지난 200741일 공식적으로 출범한 이후 올해 331일부로 정확히 10년째를 맞았다. 현 가맹거래법상 가맹갱신요구권은 10년으로 제한된다. 10년이 지나면 가맹본사는 별다른 이유 없이 가맹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이후 계약은 1년 단위로 갱신되기 때문에, 계약연장을 빌미로 갑질이 심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황의종 블루핸즈협회 카페 회장은 지난 720일 공정위에 현대차를 시정명령 불이행으로 직권조사요청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공정위는 이번 사안을 별건 신고사건으로 처리했다그러나 이번 포기각서 요구는 본사 차원에서 이뤄지는 조치다. 앞으로 모든 가맹점주들이 포기각서 요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안에 대해 공정위는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공정위 가맹거래과 관계자는 포기각서 내용이 10년 이후 상황을 가정해서 말하는 것이기 때문에 문제 없다고 보기 어렵다포기각서의 배경과 의도, 그리고 이로 인해 사업자들이 받는 불이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현대차는 가맹점주들에게 사업 포기를 요구하는 각서를 강요하는 일은 전혀 없으며, 그럴 이유도 없다고 반박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차는 현재 대부분의 블루핸즈 가맹점주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간혹 규칙을 어기는 업체들이 있는데 이들이 악성적으로 현대차에 대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prev
n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