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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0월 17일 [T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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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혼탁해지는 재건축 수주전…정부는 손놓고 있나

이주비 소동 이어 초과이익환수 부담금 대납 약속까지…분양가 상승 등 사회적 비용 키워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서울 강남권 재건축 사업장을 둘러싼 건설사들의 혼탁한 재건축 수주전이 이달 들어서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이사비 7000만원 무상지급 공약에 이어 이달엔 초과이익환수 부담금 대납 조건까지 등장했다. 이처럼 정부 정책까지 무력화하려는 건설사들의 ‘던지기 식’ 공약으로 혼탁한 수주전은 계속되지만 국토부는 마땅한 제재 조치를 찾는 일에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조합원의 환심을 사기 위한 건설사들의 과도한 공약 남발은 결국 분양가와 주택가격 상승 등 사회적 비용을 키울 것이라는 점에서 당국의 명확한 가이드라인 제정과 규제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날 서울 송파구 미성·크로바 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이날 오후 늦게 시공사 선정 총회를 개최해 재건축 시공사를 결정한다. 이 사업장 시공권 획득을 위해 롯데건설과 GS건설이 겨루고 있다. 롯데건설은 그룹사 안방이자 심장부와도 같은 잠실을 경쟁사에 내주지 않기 위해 각종 파격적 공약을 제시했다. 이 가운데 세간의 이슈가 된 것은 ‘환수제가 적용될 경우 조합에 초과이익부담금 569억원을 지원하겠다’는 부분이다. 내년부터 부활하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로 조합원들의 수익성이 떨어질게 우려되는데, 이 부분을 메워주겠다는 약속으로 조합원들의 환심 사기에 나선 것이다. 이런 공세에 힘입어 롯데건설이 승리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점치는 상황이다.

이뿐만 아니다. 롯데건설은 해당 사업장이 환수제를 피하면서 부담금 대납이 적용되지 않을 경우 공사비 중 569억원을 감액하거나, 이사비 1000만원·이주촉진비 3000만원 지급이라는 2개 옵션 중 하나를 조합이 선택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계획도 덧붙였다. 이처럼 건설사들은 재건축·재개발 시공물량을 따내기 위해 수주전 때 수백억원 가량을 들여서라도 조합에 경제적 이익을 안길 수 있는 공약을 제시한다. 문제는 그 부담을 일반분양 가격에 떠넘겨 해당 사업장 분양가 상승 및 주택시장 전반의 상승세를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이다.

건설업계 역시 일단 수주를 하는 게 목표이다보니 출혈경쟁에 뛰어들고는 있지만 이에 대한 문제의식은 갖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물밑에서 개인적으로 오가는 금품제공 만큼이나 업체의 과도한 선심 공세도 큰 문제인데, 정부는 제도개선을 내놓지 않고 마냥 뒷짐만 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건설업계 관계자는 "사업 조건이나 경비들이 결국 재건축 사업비 인상과 분양가 상승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시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물론 이 문제에 대해 국토부가 아예 나몰라라 하는 것은 아니다. 앞서 반포주공1단지 수주전에서 나온 이사비 7000만원 지급 공약에 대해서도 공약을 내건 현대건설 측에 관련 사업 조항을 삭제하도록 했다. 또 초과이익환수제에 따른 세금대납 조건을 제시한 롯데건설 측에 대해서도 시정조치를 내렸다. 문제는 구체적 처벌이 없다보니 건설사들 입장에서는 조합원들의 환심을 살 선심공세를 펼치고 보자는 행태를 되레 조장하는 결과를 빚고 있다. 정부의 대응이라는게 "재건축에 쏟는 그 정성을 해외시장에 쏟아라"라는 식의 발언이나, "위법성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으름장 수준에 그치다보니 수주 곳간을 채워야하는 건설사들에게는 전혀 먹혀들어가질 않고 있다. 


올해 말로 유예가 종료되는 초과이익환수제 피하기를 위해 재건축 시공사 선정 일정을 잡고 있는 조합이 많다. 당장 오는 15일에는 반포주공1단지 다음으로 규모가 큰 1조원대 잠원동 한신4지구 시공사 선정 일정이 잡혀있고, 연말까지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조합 등도 시공사를 선정한다. 때문에 업계는 하루빨리 위법 소지가 있는 수주 경쟁에 대해서는 입찰자격을 박탈하는 등 처벌을 강화하고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고 주문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관련구청 및 조합에 ‘정비사업 클린 신고센터’를 설치해 시공사 선정 관련 금품 제공 행위 등에 대하여 조합원이 신고 할 수 있도록 한 상태이며 연말까지 합동점검반을 운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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