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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9월 23일 [S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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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포1단지 파격적 공약한 현대건설, 이행할까?

계약 미이행으로 지난 6월 법원서 패소 전력…사업권 획득→계약서 문구로 공약 교묘히 피하기 시도→대금 미지급

 

단군이래 최대규모 정비사업장인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전경. 업계는 총 사업 규모만 8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한다. 오는 27일 총회에서 시공사 선정을 할 예정이다. 현재 기호1번 GS건설과 기호2번 현대건설의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 사진=뉴스1

반포주공1단지 시공권 획득을 둘러싼 건설사들간 경쟁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특히 현대건설은 이사비로 가구당 7000만원 무상지급 등 파격적 공약을 내세워 세간에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문제는 실현여부다. 현대건설은 수도권 한 정비사업장에서 조합과의 계약 미이행을 이유로 최근 항소심에서 패소한 전례가 있던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은 지난 6월 현대건설·롯데건설 컨소시엄(이하 현대건설 측)에게 안산시 단원구 선부동 3구역 재건축조합(이하 조합)에 사업추진비 미지급 혐의로, 조합이 청구한 추진비용 17억5000만원 전액과 함께 비용을 다 갚는 날까지 연 15%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조합에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앞서 조합은 시공사 선정 총회를 거쳐 결정한 현대건설 측과 재건축 공사 도급계약을 맺었다. 이 둘은 한도금액 200억원 내에서 조합이 현대건설에 요청할 경우 사업 추진비를 무이자로 지급할 것을 계약했다. 조합운영비나 조합원 금융비용, 감정평가수수료 등 재건축사업 추진 과정에서 드는 비용을 시공사가 조합에 무이자로 대여해주는 건 업계에서 통상 있는 일이다. 실제 현대건설은 현재 반포주공1단지 조합에도 마찬가지로 시공권 획득을 위해 같은 조건의 공약을 내건 상태다.

그러나 현대건설은 약 1년 6개월 간 조합의 수차례 요청에도 대여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계약서대로라면 자사가 무상으로 대여해 줄 의무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면서 계약서에 ‘시공사는 금융기관을 알선해 조합이 금융비용을 조달할 수 있도록 협조하거나, 또는 시공사는 조합에게 별도로 정하는 대여조건에 따라 대여할 수 있다’고 적혀있는 항목을 근거로 들이밀었다. 다시말해 현대건설 측 주장은 조합이 비용을 대여할 수 있도록 시공사는 금융기관을 소개해 주거나 대여해주거나 둘 중 하나만 하면 되며, 둘 중 하나의 방법은 자사가 알아서 결정할 일이라는 것이다.

법원은 이같은 현대건설 측 주장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봤다. 시공사 선정 경쟁 당시 현대건설은 사업제안서를 통해 무이자 사업추진비 대여금 지급을 공약으로 내걸었고, 공사계약 이후 별도로 작성된 계약서에도 대여금 지급의무가 명시돼있다는 판단에서다. 정리하자면 현대건설 측은 공약을 통해 시공사로 선정된 뒤 공약을 교묘히 피할 수 있도록 계약서 문구를 교란하고, 결국 공약을 이행하지 않았던 것이다.

결국 해당 재건축 사업장은 현대건설 측과의 계약을 해지하고 지난달 시공사를 재선정했다. 현대건설 측에 대한 신뢰도 하락과 사업비 대여 미지급에 따른 지체된 사업에 속도를 낸다는 차원이다. 선부동3구역 재건축 조합 관계자는 “이전 시공사의 공약 미 이행으로 소송까지 4년 여 시간만 지체됐다”면서 “시공사 선정 전과 후가 마치 화장실 들어갈때와 나올 때 다른 것처럼 태도가 변하더라. 대기업이 하는 약속이라고 다 믿어선 안된다는 말을 실감했다. 반포 사업장도 조심해야 한다”고 혀를 내둘렀다.

이에 대해 한 주택업계 관계자는 “최근의 반포주공1단지는 강남의 한강변이라는 입지적 상징성이 있다 보니 시공사 선정 과정서 공약을 남발하는 경향이 있을 순 있다”라며 “공약이 지켜지지 않거나, 관련 비용이 사업비에 추가돼 건축비 상승이나 부실 공사로 이어질 수 있는 점도 조합은 유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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