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시사저널

2017년 9월 25일 [Mon]

KOSPI

2,388.71

0.74% ↓

KOSDAQ

648.95

1.84% ↓

KOSPI200

316.71

0.48% ↓

SEARCH

시사저널

기업

靑서 MC메타 꼬집은 ‘음원수익분배’, 개선 수혜는 공룡 몫?

도종환 장관 “음원수익분배 창작자 몫 올릴 것”…대형 플랫폼 수혜 더 클 듯

2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정부 출범 100일 기념 국민인수위원회 대국민 보고대회 모습. 이 자리에 참석한 랩퍼 MC메타(단상 뒷줄 왼쪽에서 두 번째)는 도종환 장관에게 음원수익 불공정 문제 개선안에 관한 질문을 던졌다. / 사진=청와대

오랫동안 한국 대중음악계의 뜨거운 감자였던 ‘음원수익분배’ 문제가 다시 쟁점이 됐다. 문재인 정부 국민인수위원회 국민보고대회 질의응답 과정서 등장한 덕이다. 주무부처 수장인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이 질문을 꺼낸 랩퍼 MC메타의 질문에 호응하면서 개선 의지를 공개적으로 표명했다.

이에 따라 예측보다 더 빠른 시점에 새 안이 등장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다만 창작자 수혜가 예상되면서도 되레 대형 음원 플랫폼 업체들의 수혜 몫이 더 클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20일 저녁 8시부터 1시간 동안 열렸던 국민보고대회는 여러 가지 이야깃거리를 남겼다. 그중 한 가지가 한국힙합 1세대의 대표주자인 MC메타(본명 이재현‧46)의 등장이다. MC메타는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국민인수위원으로 활동했다.

이날 MC메타는 “힙합 음악을 하는 음악인이지만 한국에서 음악으로 먹고 살기가 너무 힘들다.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불공정한 음원수익 구조에 원인이 있다”면서 도종환 문체부 장관에게 “정부에서 창작환경 보장을 위한 노력을 해왔다고 하지만 여전히 현실은 차갑고 힘들다. 어떤 개선안을 가지고 있나”라고 질문했다.

이에 도 장관은 “정부는 음원 창작자의 수익구조 개선을 위해 2012년과 2015년 음원사용료와 권리자 배분비율을 단계적으로 인상했다”며 “하지만 여전히 유통사에 비해 창작자의 몫이 적고 일부 상품의 할인율이 과다하다는 지적이 있다. 가수와 작사·작곡자들에 대한 음원 수익의 배분율을 높이고 (음원) 할인율은 낮춰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현재 음악 스트리밍 상품의 경우 창작자에게 가는 몫은 매출의 60%다. 곡당 단가 7원 중 60%가 권리자 몫이 된다는 뜻이다.​ 문체부 설명에 따르면 7원의 10%0.7원은 저작자(작사, 작곡, 편곡자)에게, 6%0.42원은 실연자(가수)에게 배분된다. 나머지 44%3.08원은 제작사 몫이다. 스트리밍 1억 건이 재생되더라도 가수의 통장에는 4200만원만 입금된다는 의미다.

 

이런 상황 탓에 그간 현장 음악인들을 중심으로 줄기차게 개선요구 목소리가 터져 나왔었다. 이 과정서 등장한 조직이 대안 플랫폼 구축을 목적으로 둔 바른음원 협동조합(바음협)이다. 로엔엔터테인먼트의 멜론(melon) 등 대형 플랫폼 업체들은 스트리밍 매출로 발생하는 40%를 유통 수수료로 갖고 간다. 바음협은 20%까지 낮추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었다.

지난해 12월 기자와 만난 신대철 바음협 이사장(시나위 기타리스트)은 “세계에서 가장 값싼 물건이 한국 음악이다. 제작자나 창작자가 ‘이 곡을 얼마에 팔아야겠다’라는 자유가 없다”라면서 “문체부(당시는 박근혜 정부)가 결국은 기업편이더라. 기업의 입장을 대변하는 발언을 하더라. 넘기 힘든 벽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었다. 정권이 바뀌고 장관 자리에 강력한 개혁론자가 들어온 이상 문체부 대응 역시 바뀔 가능성이 높다.
 

힙합뮤지션 MC메타. / 사진=뉴스1

업계 안팎에서는 시기가 관건일 뿐 결국 정부가 음원수익 분배 문제를 손질하리라는 데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그간 공론화 수준이 숙성된 덕이다. 문제를 적극 제기해온 신대철 이사장이 문재인 대선 캠프 문화예술정책위원회에 참여한 점도 업계 안팎의 이목을 끈 대목이다. 당시 위원회 상임공동위원장이 도종환 장관이었다.

다만 일각에서는 설사 개선안이 나와도 창작자 작업환경의 질적 향상보다 대형 음원 플랫폼 매출의 양적 증대가 더 클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도 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3월 멜론의 월정액(무제한) 스트리밍 상품의 경우 기존 6000원에서 7900원으로 1900원 인상된 반면 저작권료는 기존 3600원(6000원×60%)에서 4740원(7900원×60%)으로 1140원 늘어났다. 물가감시센터는 “서비스사업자가 저작권료 증가액을 소비자에게 전부 전가함은 물론이고 그보다 더 높게 판매가격을 올려 이윤을 증가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문재인 정부가 내놓는 새 개선안 역시 음원 값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은 이런 맥락에서 등장한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정부가) 창작인의 저작권 수익분배기준 강화의 목적으로 음원 수입 분배를 조정을 적극검토 중”이라며 “이 논의는 결국 음원 가격 인상으로 귀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할인율 제한 규제 등이 현실화하면 수익성 방어를 위해 소비자가격을 인상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애널리스트는 “2019년 1분기 음원가격이 인상될 것이다. 스트리밍 기준 1만원으로 오를 것”이라면서 “음원 가격 인상시 수혜는 플랫폼, 저작권자, 소비자의 순으로 높다”고 덧붙였다.

로엔엔터테인먼트 입장에서도 가격 인상은 불리할 게 없는 카드다. 로엔은 2분기에 1349억원의 매출(22.2%↑)과 262억원의 영업이익(27.3%↑)을 거둬들여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가격 인상에도 매분기 유료가입자가 급증하고 있어서다. 2분기에만 13만명이 늘었다. 가격 인상 수혜를 입는 가운데 가입자까지 늘고 있기 때문에 성장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

명분도 좋다. 음원 역시 소비재지만 플랫폼 업체가 가격을 인상해도 ‘창작자를 위해서’라는 명분을 들이밀 수 있기 때문이다. 원재료 값 상승과 같은 틀에 박힌 이유로 물가 인상의 이유를 설명하는 식품기업들의 사례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지점이다. ‘서민 등골 휘게 한다’는 반박 프레임 구도가 먹혀들기 쉽지 않다는 뜻이다.

한 문화예술계 인사는 “기본적으로 한국 시장에서 음원 값이 너무 저렴하게 책정돼 있다. 대형 업체들이 음원 인상에 나서도 ‘창작자 생태계 개선’이라는 홍보를 하는 게 가능하다”면서 “‘무료는 불법’이라는 인식도 소비자 사이에서도 늘고 있기 때문에 인상에 대한 저항감이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prev
n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