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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9월 25일 [M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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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드라이브스루 장례식장, 국내 도입은 ‘시기상조’

보수적 장례 문화 특성 및 국민 정서와도 거리 멀어…전문가 “사업화 무리”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일본에서 드라이브 스루 장례식장 도입을 준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화제가 됐지만, 국내에 들어올 가능성에 대해서는 냉랭한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 장례문화 특성상 보수적인데다, 국민 정서와도 동떨어져 있어 국내 도입되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관측이다.

앞서 17일 일본 나가노현의 장례기업 관혼상제 아이그룹은 나가노현 우에다시에 일본 최초로 드라이브 스루 장례식장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레식장에 마련된 전용 차선을 통해 차에서 내리지 않고 장례식에 참석하는 방식이다. 아이그룹은 올해 안에 이 장례식장을 선보일 예정이다.

원래 드라이브 스루는 차에 탄 채로 쇼핑할 수 있는 상점을 말한다. 따로 주차하지 않고 간편하게 지나가면서 이용할 수 있어 편리함이 특징이다. 아이그룹은 거동이 불편한 노인이나 장애인들이 쉽게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서 이런 시스템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또 바쁜 현대인들이나 장례식에 맞는 옷차림을 갖추지 못한 사람들도 장례식에 더 많이 참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의도도 깔려 있다. 앞서 2012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리스에서도 이런 장례식장을 선보인 바 있다. 차를 타고 지나면서 유리로 고인의 모습을 지켜보고 조문하는 형식이다.

하지만 이번에 일본에 설치되는 드라이브 스루 장례식장에는 태블릿PC가 등장한다. 태블릿PC로 이름을 기록하고 부의금을 낸다. 카메라를 통해 장례식장에 있는 사람들이 드라이브 스루 조문객의 얼굴을 스크린으로 볼 수 있다. 정보기술이 상조문화와 접목된 셈이다.

다만 일본 내에서도 드라이브 스루 장례식장 도입을 놓고 부정적인 의견이 불거지고 있다. 일본에 거주하고 있는 코이치(남‧33세)씨는 “일본은 형식을 중요시 여기고 결혼식도 미리 초대장을 배부하고 확답을 받은 후에 자리를 배치할 정도로 신중한 문화를 갖고 있다”며 “드라이브 스루 장례식장은 너무 무성의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국내 관련 전문가도 드라이브 스루 장례식장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이라는 반응이다. 특히 중요한 의식에 있어서 만큼은 보편적인 형태를 선호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기 때문에 새로운 문화가 자리 잡기는 힘들 것이라는 의견이 높다.

이철영 을지대 장례지도학과 교수는 “장례식은 굉장히 보수적인 문화다. 가까운 사람의 장례를 치를 때 앞선 세대의 이야기를 듣게 마련”이라며 “일본에서 준비 중인 드라이브 스루 장례식장은 지금 상황에서 국내에 도입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이어 “정보화 사회에 살고 있지만 장례문화에선 여전히 농경문화가 남아있다”며 “부고를 받으면 사람들은 검정색 옷을 걱정하며 준비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먼저 한다. 이런 습관이 몸에 배어있는 한 우리 장례문화에는 직접 찾아서 인사를 드리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덧붙였다.


사이버 추모관, 온라인 부의금 결제 등 상조관련 서비스를 준비 중인 한 스타트업 관계자 역시 “아직 한국 정서상 맞지 않을 것 같다”며 “드라이브 스루 장례식장을 주력으로 사업화하긴 무리가 많을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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