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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9월 23일 [S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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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가 고급·고성능차에서 ‘KIA 브랜드’ 지우는 이유

중저가 이미지 탈피 필요성 대두…대형 SUV, 고급 세단 중심 개별 브랜드 확대

중국의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보복과 내수부진 등 악재에 직면한 기아자동차가 ‘KIA(기아)’ 브랜드 지우기에 나섰다. 

 

기아차는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하비, 고성능 스포츠 세단 스팅어에 이어 내년 초 내놓을 예정이 K9 후속 모델에도 기아차 로고가 아닌 독자 로고를 부착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차가 가진 중저가 이미지를 지우고 수익성도 강화하겠다는 복안이다.

2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가 올해 상반기 기록한 영업이익은 404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47.6% 급감했다. 올해 상반기 3896억원에 그친 기아차 당기순이익 역시 지난해 상반기보다 52% 넘게 줄었다. 업계에선 기아차가 수익성이 높은 대형 SUV와 고가 세단을 중심으로 개별 브랜드를 내놓고 있는 것을 놓고 선택 사항이 아닌 당연한 수순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아차 영업이익률은 3%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2.3%포인트 줄었다. 당기순이익률은 5.7%에서 절반 수준인 2.9%로 떨어졌다. 특히 판매 부진 타격이 가장 큰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기아차 판매 부진 원인이 브랜드 이미지에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기아차 판매 원동력이었던 중저가 브랜드 입지가 중국 자동차 업체에 의해 잠식당하고 있는 탓이다.

중국에서 자동차 부품 생산 공장을 운영하는 한 중소기업 대표는 “중국 바이어 사이에서 기아차가 중저가 브랜드를 고수하는 이상 향후 5년을 버티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면서 “중국 토종 자동차 브랜드 기술력이 올라오면서 중국 시장에서 기아차가 유지해 온 ‘저렴하지만 탈 만한 차’라는 이미지는 지리자동차 등 중국 업체로 넘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 기아차, 모델별 개별 브랜드 출시 가속

기아차는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한 중저가 이미지를 벗어던질 필요성을 올해 초 이미 감지했다. 이형근 기아차 부회장은 2017 상하이모터쇼에서 “고급차와 고성능차에 새로운 로고를 부착해 시장 변화에 대응할 것”이라며 “현대차그룹 안에 있는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로 인해 새로운 고급차 브랜드를 만드는 것은 어렵지만, 고급차 상품군은 확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형근 기아자동차 부회장. / 그래픽 = 조현경 디자이너


앞서 이형근 부회장은 제네시스 장벽으로 고급차 브랜드 출시가 불발된 데 따라 각 일부 차종을 개별 브랜드화 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개별 브랜드를 단 대형 SUV 모하비가 꾸준한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는 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개별 브랜드를 단 고급차 상품군 확대 두 번째 차종인 스팅어는 출시 4개월 만에 5000대가 팔리며 긍정적인 시장반응을 이어가고 있다.

이 부회장은 모하비와 스팅어를 잇는 개별 브랜드로 대형 세단 K9을 지목하기도 했다. 그동안 K9은 기아차를 대표하는 대형 세단임에도 기아차라는 대중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극복하지 못하며 국내외 시장에서 고전했다. K9은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국내에서 1027대가 판매되는데 그쳤다. 같은 기간 제네시스 대형 세단 EQ900 판매량 7741대의 13%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기아차가 내놓은 이 같은 개별 브랜드 확대 전략이 국내·외 시장 판매량 확대를 위한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 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자동차 업계 한 전문가는 “기아차의 고급차 판매 신장을 가로막는 것은 기아차라는 브랜드였다”면서 “이형근 부회장이 고성능, 고급 모델에 기아차를 지우는 방식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고 말했다.

◇ 수익성 악화일로, 기아차 개별 브랜드가 대안 될 것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기아차의 수익성 하락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기아차 영업이익률은 ▲2011년 8.1% ▲2012년 7.5% ▲2013년 6.7% ▲2014년 5.5% ▲2015년 4.8% ▲2016년 4.7%로 계속 떨어지는 추세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전년보다 1.7%포인트 감소한 3%로 집계됐다. 기아차는 하반기 판매 목표를 수익성 강화로 변경하기도 했다.

이에 기아차는 올해 하반기 사업 전반에 대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경쟁력 점검과 원가 경쟁력, 브랜드 전략 등 확보에 중점을 둔 뒤, 내년 초 K9 개별 브랜드화를 통해 영업이익률 반등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고급차는 판매 가격이 높아 기아차 주력 차종인 경차, SUV보다 영업이익률이 높다.

이에 대해 기아차 관계자는 “기아차 고급 플래그십 차량이었던 K9의 후속 모델에 대한 개별 브랜드 출시 여부는 밝힐 수 없다”면서 “K9 후속 모델은 여타 차량과 다르게 차별화된 파워트레인으로 스팅어와 함께 고성능과 고급차 시장 수요를 끌어와 기아차 수익성 악화를 방어하는 차종으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자동차 스포츠 세단 스팅어(왼쪽)와 고급 세단 K9, 대형 SUV 모하비. / 사진 = 기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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